오늘은 개쓰레기 타타대우차의 억까 이야기입니다.
어지간하면 터지지 않는 호스가 아무런 전조증상도 없이 객지에서 터져버렸네요.
주로 앞사바리라 부르는 카고 혹은 덤프트럭에는 1축과 2축이 조향축인 차량에는 2축 조향을 위한 실린더가 존재합니다. 그 실린더로 이어지는 호스 하나가 갑자기 터져버렸고 파워스티어링 오일을 냅다 뿜어대는 상황이었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주행 중이 아니라 하차지에서 계근대에 올린 상태라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피 아니 파워스티어링 오일을 내뿜고 있습니다.
처음에 계근대에 올리고 퍽 소리가 나더니 핸들이 무거워지더군요. 일단 세우고 내렸는데, 계근을 하는 사람이 아래에서 뭐가 엄청 떨어진다고 해서 보니 파워오일이었습니다. 후진으로 겨우 차를 빼놓고 내려서 상황을 확인합니다.

보통은 호스가 터져도 호스를 찝어놓은 부위 근처에서 터집니다만...
그보다 한참 위에 플라스틱 커버가 살짝 들어올려진 부분에서 터졌습니다.
아니 애초에 딱히 터질 일도 없는 호스입니다. 정말 호스가 노후화되어 터졌다면 100만km 이상 탄 차에서 가끔 벌어지는 일인데 이제 40만km 넘긴 차에서 호스가 터져서 지랄발광 파워스티어링오일 대잔치가 벌어졌네요.
일단 상황파악을 하고 하차를 대기하는 앞차 아저씨께 혹시 근처에 아는 출장정비소가 있냐 물어보니 자기 일처럼 알아봐주셨습니다. 친목회도 같이 하는 정비소 사장님을 통해 소개를 받았는데 전화도 싸가지 없게 받고 이걸로 50만원을 부른다고, 자기가 도와줄테니 부속 사다가 고치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결국 공구를 빌려다 직접 현장에서 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호스를 풀기 위해서는 실린더에 붙은 맞보드를 풀고 프레임 위쪽으로 붙은 맞보드도 풀어야합니다.
당장 맞는 스패너도 하나 말곤 없고 이래저래 열심히 끙끙대며 풀고 있으니 하차를 마치고 나오신 앞차 사장님께서 도와주셔서 금방 풀 수 있었습니다. 대우차를 타는 사장님들이 다 관심을 가지고 보시며 이거저거 옆에서 도와주셔서 옷도 손도 기름 범벅이 되었지만 어쨌거나 탈거를 할 수 있게 되었네요.

경산 진량에 소재한 타타대우 경산정비사업소.
흔히 갑을정비라고들 얘기하는 이베코차도 함께 보는 경산의 대규모 사업소입니다.
앞차 사장님께서 집이 대구인데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휴가를 가게 되었다며 시간이 널널하다며 자기 차를 타고 함께 가자기에 앞 사장님 차를 타고 타타대우 경산사업소 접수처에 들어가서 부품을 구입합니다.

혹시나 다를까봐 탈거된 고품도 함께 들고갔습니다.
실린더쪽에 붙은 호스는 아예 돌려서 찢어버리고 탈거해서 두동강이 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부품도 있었고, 파워오일까지 10만원 이내에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P3434302140 러버 호스-파워실린더(2)
가격은 30,340원.
호스값 부가세까지 해서 3.3만원 수준. 다 뿜어버린 파워스티어링오일도 6통 구매. 혹시 몰라 두통 더 구매했네요. 부품값은 부가세까지 다 해봐야 1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호스 닛불의 형상이 달라서 닛불 하나만 옮겨 달고 장착했습니다.
먼저 프레임쪽부터 살짝 끼워놓고, 상대적으로 끼우기 쉬운 실린더쪽도 잘 돌려서 끼워줬습니다. 스패너로 꽉 조여준 뒤 파워스티어링오일을 채워주러 갑니다.

우측은 말 그대로 보조통이라 해당 없고, 좌측 통이 아예 텅 비어있었습니다.
파워오일을 어느정도 붓고 시동을 걸어줍니다. 시동을 걸어주니 오일이 쭉 빠지네요. 그래서 계속 보충하고 또 보충해준 뒤 10시 40분이 넘은 시간에 겨우 하차를 진행하러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핸들이 조금 무겁더니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종전과 차이 없는 수준까지 돌아오더군요.
당장 당일착은 힘들고, 근처에서 아산행 맨홀뚜껑을 들고 올라왔습니다.

광복절 연휴를 앞둔 금요일에 자기 일처럼 도와주신 앞차 사장님의 도움으로 무탈히 올라올 수 있었네요.
점심으로 소고기라도 대접해드릴테니 같이 먹자고 하니 앞차 사장님께서 답례를 한사코 거절하시고 가시기에 차에 붙은 전화번호를 사진으로 찍어뒀다가 10만원짜리 파리바게트 기프티콘을 보내드렸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시간과 기름을 쓰고 거기에 공구까지 빌려가며 도와주셔서 그 이상의 답례도 아깝지 않았는데 이후 10만원은 너무 과분하다며 5만원짜리 베스킨라빈스 기프티콘으로 돌려주시더군요.
저 역시도 올해 봄쯤에 비슷하게 다른 차주분을 도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만, 초면인 사람들이라도 내 일처럼 도와주는게 아직 우리 사회에 정은 살아있다 느끼는 계기가 아녔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 타타대우차를 타는 사람들은 직영이고 어디 정비소를 가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 하나씩은 달고 사는 것 같더군요. 참 대우스러운 차입니다. 그러니 대우차 타는 다른 사장님들도 직접적으로 도와주시지는 못해도 다들 자기 일처럼 걱정을 해 주고 가지요. 참 대우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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