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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보령(대천)의 신도심인 명천동 일대에서 목격한 뉴그랜저 3.0입니다.





































경기37. 경기도 부천시에서 발급된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었는데, 목격 된 곳은 충청남도 보령시.


아무래도 이 근처에서는 처음 보는 차량이다보니 여행을 왔거나 볼일을 보러 오지 않았나 싶은 생각입니다. 그래도 보존의 가치를 인정받아 소장하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1세대 각그랜저보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훨씬 더 보기 힘들어진 2세대 그랜저입니다.



딱히 흠 잡을 곳이 보이지 않던 매우 깔끔한 상태의 뉴그랜저입니다.

93년 10월에 최초로 등록 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1980년대. 기술제휴 관계에 있던 미쓰비시와의 공동개발로 탄생된 1세대 그랜저인 각그랜저가 한국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낸 뒤 2세대 그랜저이자 3세대 데보니어인 뉴그랜저가 탄생했습니다. 이후 98년 본래 마르샤의 후속모델로 기획되었던 XG에 그랜져라는 이름을 달아 출시하기 전까지 대략 6년간 판매되었지요.


이후 고급형 모델로 다이너스티가 파생되어 2004년까지 판매되었고 그럭저럭 도로 위에서 흔히 보이던 차량이지만 어느순간부터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1세대 모델은 가치를 인정받지만, 후속모델로 탄생한 뉴그랜져는 상대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같은 모델인 미쓰비시의 데보니어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현대의 그랜저는 1세대에 이어 2세대까지 대박을 치며 이후 상급 모델인 에쿠스(프라우디아)의 공동개발 과정에서는 현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짙은 틴팅이 되어있습니다만, 당시 고급 옵션을 표시하던 스티커는 뒷유리에 그대로 붙어있었습니다.


ABS와 DUAL AIRBAG이 적용된 차량이네요. 93년 당시만 하더라도 호화로운 안전사양이였습니다. 이러한 메이커들의 옵션 자랑은 2007년 대우의 레조가 단종되며 모두 사라졌습니다. 물론 요즘이야 사실상 기본사양으로 취급되는 안전사양입니다만, 만 27년 전 그 당시만 하더라도 어지간한 차량에서는 옵션으로도 선택조차 할 수 없었던 첨단사양이였습니다.


그리고 뉴그랜저는 저가형 모델인 2.0 가솔린부터 2.4 2.5 가솔린 및 LPG 3.0 가솔린 및 LPG 모델과 대우의 아카디아 출시 이후 최대 배기량 타이틀을 빼앗기자 94년 부랴부랴 출시했던 3.5 가솔린 모델까지 다양한 엔진이 적용되었던 차량입니다. 물론 다이너스티의 등장 이후 3.5 모델은 2년간 소수 생산된 뒤 단종되었지만, 다양한 배기량의 엔진이 적용되었습니다.


대부분 2.0 모델에 레터링만 V6 3000 혹은 3500으로 바꿔 달고 다녔던지라 가짜 3.0 혹은 3.5가 많았는데, 이 차량은 진짜 3.0 모델이더군요. 93년 10월이면 3.5 모델이 등장하지 않았던 시점이니 당시 돈으로 3천만원대의 최고사양 모델로 추정됩니다. 



햇님 모냥의 휠이 아닌 살이 많은 3.0 전용 휠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느낌입니다.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15인치 휠. 제가 타고있는 삼각떼가 17인치 순정휠이 장착되어 있는데 그 시절엔 상상도 하지 못했을 사이즈였겠죠. 지금이야 중형차 깡통모델도 최소 16인치 휠이 적용되어 나오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15인치 이상의 휠은 쉽게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여튼 짝충 3.0이 아닌 진퉁 3.0 뉴그랜져입니다. 문콕하나 보이지 않았고, 휠의 분진을 제외한다면 딱히 흠잡힐 부분도 없었습니다. 여러모로 차주분의 병적인 관리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만 할 뿐이죠.



그렇게 뉴그랜저와 나란히 달리며 상태를 감상합니다.


진짜 흠 잡힐 부분이 없습니다. 몰딩 하나 벗겨진 부분이 없고요. 굳이 흠을 잡아야 한다면 세차를 하면 지워질 휠의 분진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하이패스 단말기는 근래에도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증표가 아닐까 싶네요. 고속도로를 달릴 만큼 컨디션도 괜찮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뉴그랜저의 앞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앞질러 나아갑니다.


중후한 분위기를 뽐내는 헤드램프와 그릴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아래로 범퍼 속에 내장된 안개등이 점등되어 있네요. 좌측 안개등 전구가 그리 밝지 않아보이지만, 뭐 전구만 갈아 주면 될 일이니 큰 문제는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매우 깔끔하고 문콕이나 자잘한 기스 하나 보이지 않던 초기형 뉴그랜저. 만 27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 온 만큼 앞으로도 오랜 세월 주인과 함께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이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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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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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와 예산군의 군계. 신촌이라 부르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목격한 점보타이탄입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아시아자동차의 AM420CS 견인차와 함께 피견인차로 사용되던 후기형 점보타이탄을 짧게나마 보고 갔었고, 올해 2월에는 점보타이탄의 후속모델인 트레이드를 목격했었죠. 안타깝게도 천안에서 목격했던 2.5톤 트레이드는 얼마 전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그 자리를 2012년식 마이티가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여튼 이번에 목격한 점보타이탄은 동명의 마쓰다 타이탄을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입니다. 기아자동차는 1세대 타이탄을 1971년 출시하여 판매하였고, 처음에는 사실상 마쓰다 타이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기아자동차의 독자적인 부분변경 움직임에 의해 1987년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점보타이탄이 탄생했습니다. 이후 자잘한 변화를 거쳐가며 후속모델인 트레이드의 출시 이후로도 1997년까지 생산 및 판매되었습니다.


물론 트레이드 역시 2세대 점보타이탄을 기반으로 생산된 차량이지만, 장축 및 고급형 차량으로 후속모델인 트레이드를 판매하면서 6년 이상 1세대 타이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구형 모델인 점보타이탄을 병행하여 판매하였습니다. 지금도 현대자동차에서 신형 마이티(WQ)를 판매하면서 폭이 좁은 내로우캡 전용 2톤 모델로 구형 차량을 판매하는것과 같은 상황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한적한 시골 도로변에 세워진 점보타이탄 1.4톤 모델입니다.


물론 지금은 봉고 기반의 1.4톤 트럭이 생산되고 있습니다만, 이 시절만 하더라도 타이탄의 고유 영역이였습니다. 아직 마쓰다의 색채가 강하게 남아있던 초기형 타이탄과 슈퍼타이탄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2세대 모델의 등장으로 사실상 구형모델을 판매하게 된 시점부터 동명의 마쓰다 타이탄과는 다른 독자적인 디자인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 도로 위에 보이는 타이탄들은 위와 같은 87년 이후 생산된 점보타이탄입니다. 점보타이탄 역시 기아자동차 로고가 바뀌기 전의 초기형과 타원형 로고가 적용된 중기형 그리고 그릴의 형상이 변경된 후기형으로 나누자면 나눌 수 있는데, 이 차량은 1991년 8월 최초로 등록되었으나 그릴은 타원형 로고가 박힌 그릴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적재함은 예전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덧칠을 올린건지 옛 칠의 흔적드이 보이기도 하네요.


여러모로 시골에서 농기계를 옮기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점보타이탄입니다만, 지금의 임무를 부여받기 전에는 회사 도색을 하고 돌아다녔으리라 유추가 가능합니다. 적재함의 형태와 구조는 같은 년식의 2.5톤 트레이드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등화관제등은 우측만 살아있네요.


물론 정상적으로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도 우측 등화관제등만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차령 30년을 바라보고 있는데다가 누가 보더라도 등화관제등이 작동하는게 신기하게 여겨지는 상태이니 말이죠.



이미 다 부식된 휠과 하체. 시골에서 굴리는 낡은 트럭들의 상태가 뭐 다 그렇지요..


생각보다 시골에서도 차를 오래탑니다. 물론 농번기에 여러 농기계를 수송하는 목적으로나 사용하고 별다른 주행이 없다보니 큰 고장이 나지 않는 이상 차를 바꿀 이유가 없지요. 도시에 비한다면 검사 기준도 느슨하고 진짜 최소한의 차량관리만 된다면 굴러다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러한 낡은 농업용 트럭들 역시 근 1~2년 내에 대다수가 폐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올해 7월 1일부터 충청남도는 금산군을 제외한 모든 시/군이 대기관리권역에 포함됩니다. 다른 도에서는 주요 공업도시와 그 주변의 군단위 지방자치단체만 대기관리권역에 포함되지만, 충청남도만 내륙 오지인 금산군을 제외하고 모든 지자체가 대기관리권역에 포함된다고 하네요. 


물론 대기권리권역에 포함된다면 수도권과 광역시 그리고 인구 50만 이상의 특례시에 적용되는 부하검사 방식으로 훨씬 엄격한 기준의 종합검사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검사비용은 두배 수준이고, 여러모로 어지간히 매연을 뿜는 차가 아닌이상 대부분 합격 기준 안에는 들어오는 정기검사 허용치의 절반 수준인지라 시골의 관리 안된 대다수의 차량들이 부적합 판정을 받으리라 생각되네요.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고, 국내 요인만 휘어잡다보니 중국하고 바다를 두고 맞닿은 충청남도의 시골까지도 수도권 및 광역시 수준의 까다로운 검사기준을 요구합니다. 노후경유차는 아니 저감장치가 달린 요즘 나온 경유차까지도 적폐이자 미세먼지의 주범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번호판은 '충남80 가'

위에 링크를 걸어놓은 천안에서 목격했던 트레이드와 같은 기관에서 발급된 번호판입니다. 


천안에서 대략 96년 즈음에 발급된 번호판인데, 아마 그 즈음에 번호가 변경되어 대략 25년을 같은 번호판을 달고 운행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릴의 기아자동차 엠블렘은 타원형인 신형입니다. 와이퍼암 한쪽은 도망간지 오래고 캡 역시 흰색으로 재도장이 된 상태인데 그 위로 부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매우 노후된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타이탄 1.4톤 모델의 모델명인 K2500. 그리고 낡은 사이드미러.


백색 도장이 벗겨진 상태를 보아하니 캡도 한번 더 도색이 된 상태로 보입니다. 아마 적재함과 짝을 이룬 도색이였을건데 세월은 흐르고 흘러 덧칠 속에 숨어있는 본래의 색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농번기에나 사용되는 목적으로도 20년이 넘었으니 상대적으로 주행거리는 짧고 실내의 노후화는 도시에서 매일같이 주행을 하는 차량에 비한다면 덜 되었겠지만, 외관은 매우 험합니다. 



낡은 휠과 트레드가 얼마 남지 않은 낡은 타이어. 

현재도 생산중인 타이어 모델인 한국타이어의 AH03이지만 옛 로고가 박혀있습니다.


한국타이어의 로고가 소문자로 표기된지도 10년이 넘어습니다. 그 이전에는 한국타이어의 영문 상호를 대문자로 표기하였는데 OO자리를 타이어 모양으로 표기하게 된 것은 대략 20여년 전 일입니다. 그런고로 최소 15년정도 지난 타이어라는 이야기겠죠. 타이어의 트레드도 거의 다 닳았습니다만, 아마 새 타이어로 교체되는 일은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내부 상태는 농업용임을 감안해도 깔끔한 축에 속합니다.


후속모델이자 병행 생산되었던 트레이드와 같은 핸들이 적용되었습니다. 그 외의 차이점이라면 1971년 출시부터 97년 단종시까지 핸들컬럼식 수동변속기가 적용다는 부분입니다. 실내 디자인 역시 그 당시의 기아차와 별 차이 없는 형태로 디자인 되었고, 여러모로 70년대 초반 출시되어 부분변경만 여러번 거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수준의 내부 인테리어입니다.



가죽 아니 비닐시트와 도어트림의 상태도 30년 된 차량 치곤 준수했습니다.


시트 아래가 조금 찢어진것을 제외하면 순정상태의 시트와 도어트림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물론 얼마 타지 않더라도 시트가 찢어지거나 도어트림이 갈라지는 문제가 생기는 차량도 많은데 암만 시골 농업용 트럭이라 한들 그래도 그늘이나 차고같은곳에 세워 상대적으로 온전한 실내상태를 보이지 않나 싶네요.


못해도 1년 안에 최소한 충청남도 안에서는 이러한 시골 트럭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정기검사 대신 종합검사가 시행된다면 검사에 합격하기 위해 큰 돈을 들여 차를 고칠 확률보다 검사를 포기하고 폐차를 하게 될 확률이 높으니 말이죠. 시골에 숨어서 단거리만을 움직여 잘 포착되지 않는데다가 승용차가 아니라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저같은 사람들이나 주목하는 이런 낡은 트럭들 역시 금산을 제외하고 모든 시/군이 수도권 및 광역시와 동일한 기준에서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충청남도에 한해서는 대부분 자취를 감추리라 생각됩니다.


30여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떠나갈 점보타이탄의 명목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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