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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喪)을 치루고 수영장에 다녀 오는 길에 세차장에 들렸습니다.


보름 넘게 쏟아지던 비가 내일은 내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런고로 차량 실내도 매우 더럽고 하니 세차를 하고 집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그동안 차에 사람을 태울 일이 없어 걍 쓰레기고 짐이고 아무곳에나 던져놓고 다녔지만, 막상 며칠 사람이 타다보니 그게 좀 불편하게 느껴지긴 하더군요.



근 한달 가까이 묵어있는 때를 불리고 벗겨냅니다.


폼건을 뿌리고 살살 미트질을 해줍니다. 휠도 닦아주고요. 곧 일반보증기간의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빨리 수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수리를 하고 봐야합니다. 대략 500km만 더 타면 이제 제 돈을 주고 교체하거나 그냥 인내하고 타야하는 부분이니 말이죠.


실내세차까지 마치고. 지난 토요일에 대형마트에서 구입했던 틈새쿠션(크랙쿠션)을 장착하기로 합니다.



브론즈 사이드 크랙쿠션. 틈새쿠션 혹은 틈새커버라고도 부르는 물건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조잡해보여서 썩 좋아하지 않던 물건이지만, 핸드폰이 정말 꺼내기도 힘든 공간으로 자주 빠지다 보니 짜증이 나서 마트에서 판매중인 이 물건을 집어왔습니다. 두개 해서 9,900원에 판매중이더군요. 조금 비싼 감은 없지 않지만, 내내 인터넷 최저가를 선택하고 배송비를 내도 사실상 비슷한 가격이니 그냥 감내하기로 합시다.



포장을 뜯어봅니다. 마치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을 연상시키는 스티치가 들어가 있네요.


시트와 콘솔 사이 틈으로 들어가면 보이지 않을 부분인데 왜 저기 스티치를 박아놓았는지 모르겠네요. 차라리 저런 데코레이션 대신 가격을 조금 낮췄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못해도 몇백원은 저렴해질텐데요.



그냥 길쭉한 쿠션처럼 보여도, 안전벨트 버클이 들어갈 자리엔 구멍이 나 있습니다.


안전벨트 버클을 이 구멍으로 집어넣고 시트와 콘솔박스 틈새 사이로 꾹꾹 눌러 집어넣어주면 매우 간단한 설치작업이 끝납니다. 딱히 설치라 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시트와 콘솔 사이에 꾹 눌러 넣어 줄 힘만 필요합니다.



아 생각보다 삼각떼의 시트와 콘솔 사이 공간은 좁은편이네요.


경차나 SUV들이 아마 넓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만큼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조잡해보이는 모습이 싫어서 이런 크랙쿠션을 사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핸드폰이 빠져서 그걸 찾기 위해 지랄발광을 하는 것 보다야 훨씬 낫다고 느껴지니 결국 장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전석으로 향합니다. 


조수석이야 따로 걸리는 부분이 없지만, 운전석쪽으로는 사이드브레이크 레버가 걸립니다. 뭐 오토차량이라 수동처럼 활용빈도가 높지 않아 한달에 한두번 언덕이 아닌 이상 올릴까 말까 합니다만, 그래도 걸리작거리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꾹꾹 눌러 집어넣습니다.


뭐 싸구려틱한 레자가죽 시트에 레자가죽으로 덮인 크랙쿠션이라 위화감 없이 잘 맞습니다만, 사이드브레이크를 사용 할 때는 조금 불편하게 생겼습니다. 여튼 써보고 정 불편하고 보기 싫으면 다시 걷어다가 마티즈에 가져다 달던지 해야겠습니다.


당장은 핸드폰이 시트 틈으로 빠지고 그걸 찾는 일이 짜증이 나 구매했지만, 오래 가진 않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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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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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대우자동차의 고급 준대형 세단 브로엄입니다.


새한자동차 시절 도입했던 오펠의 레코드 E형을 기반으로 대우자동차 시절 로얄 시리즈로 준중형부터 대형까지 이거저거 다 찍어내던 V-플랫폼이 적용된 마지막 차량입니다. 이 차체에 국내에선 처음으로 승용차에 디젤엔진을 적용하기도 했었고, 1.5리터부터 3리터까지 다양한 배기량의 엔진이 적용되기도 했었습니다. 


브로엄은 그동안 올드카 목격담에서 지겹게 다뤘던 프린스와 뿌리가 같은 고급형 모델입니다. 200년대 기아차의 옵티마와 고급형 모델인 리갈의 관계와 르노삼성의 2세대 SM5와 SM7의 관계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선형의 중형차 프린스는 1991년 10월에 풀체인지에 준하는 로얄 프린스의 마이너체인지 모델로 탄생했습니다. 같은 시기 준대형으로 판매되었던 로얄살롱과 고급형 모델인 슈퍼는 '슈퍼 살롱(Super Salon)'이라는 이름으로 마이너체인지가 되었습니다.


프린스가 마치 돌고래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모습으로 젊은층을 어필했다면, 슈퍼살롱은 프린스와 대비하여 조금 더 길은 본넷과 중후하고 보수적인 디자인으로 중장년층에게 어필했습니다. 당시 슈퍼살롱은 마이너체인지 전 모델처럼 고급사양과 일반사양의 디자인이 상이했는데, 고급 트림의 명칭이 영국의 고급 마차를 의미하는 명사인 '브로엄(BROUGHAM)'이였습니다.


즉 1991년 '슈퍼 살롱 브로엄'으로 출시되었던 차량인데 이후95년형이 출시되며 프린스와의 판매간섭으로 판매량이 저조했던 슈퍼살롱은 단종되고 고급 사양인 브로엄만 살아남아 브로엄으로 개명합니다.



99년 12월까지 판매되었던 브로엄이지만 프린스보다 훨씬 더 보기 힘듭니다.

도로 위를 달리는 브로엄을 본 건 꽤 오랜만이지 않나 싶습니다.


대우의 독자개발 중형차인 레간자의 출시와 함께 브로엄보다 훨씬 먼저 단종된 프린스는 간간히 볼 수 있지만, 말년의 판매량은 저조했어도 21세기 직전까지 판매했던 브로엄은 정말 오랜만에 본 느낌입니다.


검정색 브로엄은 그렇게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2.0 DOHC 엔진이 적용되었음을 알리는 레터링과 일반적인 대우마크가 붙어있는 뉴-브로엄입니다.


초기형 모델에는 알파벳 D를 대칭하여 붙여놓은 엠블렘이 사용되었지만, 후기형 모델에는 흔히 보이는 민무늬 대우 엠블렘이 적용되었습니다. 즉 후기형 차량이라는 이야기겠죠. 휀다가 살짝 찌그러진 모습은 보기 그렇지만 그래도 광이 날 정도로 꽤나 준수한 상태로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번호판은 녹색 전국번호판. 후미등 역시 바랜 부분이 없고, 휠 역시 백태없이 깔끔합니다.

IMF 여파로 아카디아와 함께 눈물의 재고처리를 진행하던 99년 4월에 등록된 최후기형 차량이네요.



옆으로 지나갑니다.


노부부가 타고 계시고, 지금도 쉐보레 차량에 붙어 나오는 OK 스티커가 선명히 붙어있습니다. 대우시절을 부정하는 쉐슬람들에게는 지우고 싶은 흔적이겠지만, 여튼 한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고급 미제 브랜드를 표방하는 쉐보레 차량에는 대우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후기형이기도 하고 제 마티즈와 나이가 같습니다만, 20년 넘는 세월동안 돌아다닌 차량 치곤 꽤나 준수한 상태를 자랑하더군요. 지하주차장이 있는 아파트나 개인 차고가 있는 주택에 거주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90년대 대우차에서 또 다른 90년대 대우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후드탑 엠블럼 역시 일반적인 대우마크입니다. 다만 방향지시등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검게 변색된 상태였습니다. 대다수의 브로엄의 방향지시등이 깔끔하지만은 않으니 고질병으로 보이는 느낌이네요.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제 갈 길을 갔습니다.


상태로 봐선 어르신이 운전을 그만 하시는 그날까지 어르신과 함께 도로를 누비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략 9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생산되었지만, 상대적으로 프린스 대비 보기 어려운 귀한 차량을 볼 수 있어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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