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좀 이것저것 자격증이라도 취득하며 보내려고 지난 연말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했습니다.
연말 끝자락에 카드가 도착했고, 2020년 1월 2일에 카드를 찾으러 우체국에 갔었네요. 5년간 500만원의 한도로 국비가 지원됩니다. 이 카드를 가지고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혹은 취직을 목적으로 자격증을 취득 할 수 있지요. 일단 카드를 받았으니 근처에서 운영되는 구직자 혹은 근로자 과정 중 괜찮은 프로그램이 무엇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당진 외곽에 중장비를 다루는 직업학교가 있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천장크레인이 괜찮다고 천장크레인 운전기능사를 취득하라고 추천을 받았지만, 주말반은 운영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무려 주 5일로 한달간 훈련을 계속 한다고 하는데, 그리 된다면 생계에 큰 어려움이 생기겠지요.
뭐 여튼 천장크레인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배우기로 하고 일단 주말에 수강이 가능한 과정이 무엇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도로에 가끔 보이는 건설기계인 대형 크레인으로 대표되는 기중기운전기능사와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워크레인운전기능사 과정이 개설된다고 하네요.
막연하게 고민하다가 타워크레인 운전을 배워보기로 합니다.
수강비는 90만원이 넘는 금액이였지만, 약 22만원의 자기부담금만 지불하면 됩니다.
여튼 그렇게 일이 없던 지난 목요일 학원 등록을 마쳤고, 토요일인 11일 오전 9시. 첫 수강이 있었습니다.
올해 직업학교에서 학원으로 전환된다고 합니다.
나랏돈을 지원받아 교육을 받다보니 출결관리가 꽤나 엄격합니다. 교육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에 부여되는 한시간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현장교육과 실내교육이 이루어집니다. 여튼 이 학원은 현재 굴삭기와 지게차 기중기와 타워크레인 천장크레인까지 중장비 위주의 과정을 운영중입니다만, 2022년까지 새 건물을 올리고 드론이나 태양광 특수용접과 같은 새로운 과정이 추가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래 사무동에서 출석을 체크하고 이 전원주택 비슷한 건물로 들어가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누가 봐도 시골에 있는 전원주택처럼 생긴 건물입니다. 물론 생긴것은 전원주택이지만, 1층은 강의실로 2층은 평일 과정을 수강하러 온 수강생들을 위한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건물 안에는 거의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믹스커피가 있었습니다.
입소식과 강사 소개에 이어 과정에 대한 안내가 있었습니다.
매 분기별로 정기시험이 진행되지만, 타워크레인의 경우 3분기에는 시험이 없다고 하더군요. 년 3회 진행됩니다. 곧 필기시험의 접수가 있고, 필기시험을 합격해야 실기시험의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네요. 타워크레인 수강생 8명 중 저를 포함한 세명만 필기시험을 합격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대부분 독학으로 필기시험을 합격한 뒤 실기때문에 오신 분들이셨습니다. 수업도 실기 위주로 진행됩니다. 다른분들이 크레인을 타러 올라가는 시간에 필기공부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3월까지 주말마다 탑승하게 될 타워크레인의 소개 및 주요 조작장치의 소개가 이어집니다.
다른 학원에서는 이미 현장에서 퇴역했을법한 80년대 90년대에 제작되어 일본에서 쓰다 넘어온 노후한 크레인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만,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장비였습니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시는 같이 수업을 듣게 된 수강생 아저씨께서 지금도 현역으로 굴리는 장비라고 말씀하시네요.
2009년식 이제 10년 조금 지난 국산. 한국타워크레인(HKTC)에서 제작한 HK 290HC-H(708) 모델입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내구연한이 없던 타워크레인에 20년이라는 내구연한이 생겨났고, 이후 3년짜리 연장검사를 거쳐 운용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타워크레인은 좌측과 우측 두개의 스틱으로 조향합니다.
최대한 쉽게 풀어보자면 좌측 레버는 크레인의 붐대를 회전시키거나 붐대 트롤리(Trolley)에 달린 줄을 앞뒤로 당기는 조향에 사용하고, 우측 레버는 줄을 당기고 내리는데 사용됩니다. 물론 움직이고 올리고 내리는 모든 부분 역시 3단까지 존재하는 기어로 속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특이점으로는 우측 레버를 누르고 있어야 기기의 전원이 꺼지지 않습니다. 실수로라도 우측 레버를 누르고 있는 힘을 풀어버린다면 마치 클러치 조작을 잘못하여 시동이 꺼진 수동변속기 자동차처럼 다시 전원을 켜줘야 합니다. 이 역시 레버에 기어가 물린 상황이라면 중립에 놓아야 전원이 켜집니다.
여러모로 연관성은 없지만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자동차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본격적으로 강의실에서 실습장으로 나가봅니다.
표적처럼 생긴 지점이 두군데가 존재합니다. A라는 지점에서 드럼통을 들어올린 뒤 장애물을 통과하여 B 지점에 착지시켰다가 다시 돌아오것이 타워크레인운전기능사 실기시험의 전부라고 합니다.
꽤나 간단하게 느껴집니다만, 승하차를 위해 올라가고 내려오는것까지 시험에 포함된다고 하더군요.
한가운데 세워진 장애물을 통과하면 됩니다.
드럼통 위로 파이프가 세워져 있었는데, 그 파이프 높이 이상 올라가지 않고, 드럼통 사이에 깔아놓은 판자를 건드리지 않아야 합니다. 시험장 구조 이야기는 이후 자세히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튼 후크에 걸린것은 드럼통입니다.
드럼통 안에는 콘크리트로 가득 매워져 있습니다. 대략 300kg정도의 무게를 가진 이 드럼통을 안전하게 옮기는것이 시험의 핵심입니다. 그렇게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는 두명씩 조를 나누어 타워크레인에 올라갑니다.
두사람이 같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강사님의 설명을 듣습니다.
대략 아파트 8층 수준의 높이입니다. 더 높은곳까지 올라가는 타워크레인도 많은지라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만, 한 반정도 올라가니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냥 사다리를 타고 올라갑니다. 하염없이 올라갑니다. 그래도 같이 올라가신 아저씨는 생각보다 잘 올라가셨는데, 저는 매우 더디게 올라왔습니다.
1일차인 오늘은 기본적인 조작 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저 멀리 대한전선 타워도 보이네요.
모니터에는 무게와 거리를 비롯한 현재 상황이 수치로 나타납니다만, 검정중에는 학원에서 모니터에 나오는 수치대로 공식을 알려주어 합격시키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모니터를 가린다 하네요.
양쪽 레버는 마치 시외버스 팔걸이처럼 위로 올라갑니다.
레버를 위로 올려 좁은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착석합니다.
착석하면 대략 이런 느낌이네요.
그렇습니다. 앞으로 3월 초까지 주말마다 이런 모습을 지겹게 볼 예정입니다. 뭐 재밌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웅장한 소리와 함께 살살 흔들리는것이 무서웠는데 조금 있다 보니 금새 적응되어 그리 무섭지는 않더군요. 풍속이 세다면 정말 무섭다고 느낄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느정도 안정되고 적응되니 재미있었습니다.
타워크레인 운전기능사 자격증 취득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탑승과 관련된 사진은 계속 올릴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