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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13 후쿠오카,다자이후 여행기 (4) R&B 호텔 하카타 에키마에 다이치(R&Bホテル博多駅前第1), 텐

2024.09.29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8/12~13 후쿠오카,다자이후 여행기 (3)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海の中道海浜公園), 동물의 숲(動物の森) 8/12~13 후쿠오카,다자이후 여행기 (3) 우미노나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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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차 시작과 함께 다자이후로 향했습니다.

 

오봉 연휴였던지라 하카타 버스터미널은 사람들로 붐볐고, 그 인파를 뚫고 다자이후행 버스 탑승 대기열에 줄을 섰습니다. 지난해 8월 오봉 연휴에 후쿠오카에 왔을 때 역시 다자이후에 갔었고 이번 오봉 연휴에도 다자이후에 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신사인 다자이후 텐만구가 있어 항상 붐비는 곳인데, 이번에는 다자이후의 대표 관광지인 텐만구 대신 다른 신사에 가보려 다자이후행을 택했습니다.

 

다자이후행

 

다자이후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후쿠오카공항 국제선 터미널행 줄과 다자이후행 버스 줄이 따로 나뉘어 있습니다. 물론 다자이후행 버스 역시 후쿠오카공항 국제선 터미널을 경유하여 다자이후로 향합니다만, 공항에서 다자이후로 가는 승객만 태울 뿐이지 구간영업은 하지 않습니다.

 

다자이후행 버스 승차

 

다자이후행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티켓을 발권하여 타도 됩니다만, IC 교통카드가 있으면 따로 티켓 발권 없이 교통카드를 찍고 타고 찍고 내리면 알아서 결제됩니다. 예전에 만들어 놓은 파스모 교통카드를 애플페이에 이식한 뒤 일본에 갈 때마다 잘 쓰고 있습니다.

 

연휴라 정체

 

통상 텐진에서 다자이후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 40여분이면 도착합니다만, 두 배 가까이 걸렸습니다.

 

도시고속도로를 통해 후쿠오카를 빠져나가는 차들이 많아 정체가 생기더군요. 작년 오봉 연휴에도 연휴라고 차가 밀려서 한참 걸렸었는데 그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다자이후 도착

 

어쨌거나 다자이후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하차합니다. 다자이후역 앞 버스센터에서 하차하면 바로 좌측에 이치란 라멘 다자이후산도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항상 줄이 길게 서있어서 어디 가서 기다리는 걸 제일 싫어하는 성향상 지나치던 곳이었는데 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 이치란라멘 대기줄에 서보기로 합니다.

 

이치란 다자이후산도점(一蘭 太宰府参道店)

 

이치란 다자이후산도점의 시그니처 메뉴. 합격라멘을 먹기 위한 줄입니다.

 

후쿠오카에서 시작하여 일본 전역으로 퍼진 돈코츠라멘 프랜차이즈 이치란은 항상 느끼지만 어디 가서 먹어도 별반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돈코츠라멘 맛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본점이고 어디고 밤이고 낮이고 대기줄이 없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 정도로 항상 줄이 길게 서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긴 한데 대기하는 사람들 중 일본인들도 있지만 대만이나 한국인 관광객들의 비중도 꽤 컸습니다.

 

컵라면 봉지라면도 판매한다.

 

일본 전역의 어느 돈키호테를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이치란 컵라면과 봉지라면입니다.

 

긴 대기줄을 보고 식사를 포기하는 경우 대안으로 구입해서 집에 가서 끓여 먹어도 맛의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1년에 후쿠오카만 대여섯 번씩 다니는 제가 느끼기론 저 인스턴트 라멘이나 직접 매장에서 먹는 이치란 라멘이나 그렇게 생각됩니다.

 

주문용지

 

대기하며 주문용지를 작성합니다.

 

직원이 대기열 맨 앞사람에게 이 주문용지를 건네주면 주문용지를 작성한 뒤 뒷사람에게 계속 넘겨주는 방식입니다. 라멘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조합하여 원하는 맛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점선 표시가 되어있는 항목이 추천값인데 마늘만 한쪽 다 넣었네요. 마늘향이 좀 더 느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합격세트 합격라멘

 

합격세트는 1410엔. 합격라멘은 980엔입니다.

 

딱히 배가 고프지는 않았던지라 세트까지는 그렇고 합격라멘에 차슈만 추가하여 먹기로 합니다. 카드결제는 불가하며 현금결제만 가능합니다. 자동판매기에 현금을 넣고 티켓을 받습니다.

 

주문용지와 티켓

 

라멘 980엔. 차슈 260엔. 합계 1240엔.

 

줄이 평소 보던 수준보다 길지 않아 섰습니다만, 정확히 1시간 30분 소요되었습니다. 앞에 서있던 사람 한 명은 실신해서 이 일행은 티켓을 환불받아 돌아갔고요. 사람이 실신하니 직원들이 그제야 일회용 종이컵과 찬물이 담긴 주전자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줄이 길어지니 끊어버렸다.

 

제 뒤로도 줄이 저 끝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직원이 나와서 줄을 끊어버렸네요.

 

그럼에도 제 뒤로 약 20여 명 이상이 더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아마 저보다 한 시간 이상 더 기다려서 들어갔을 겁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렇게 줄 서서 먹을만한 맛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옆 가게들은 한산하다

 

이치란 옆에 우동집이 두 곳 있습니다만 이치란과 달리 한산합니다.

 

기다리다 보니 본격적인 점심시간에 도래하긴 했는데 옆의 우동집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두 가게가 모두 우동집이다 보니 서로 가게를 홍보하는 입간판을 세워두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이런 상황이라면 이치란을 기다려서 먹을 바에 차라리 한산한 우동집에 여유롭게 들어가서 식사를 할 겁니다.

 

드디어 문 앞

 

드디어 문 앞까지 왔습니다.

 

다 먹고 사람이 나온 뒤 자리가 정리되면 바로 직원이 들어오라고 불러줍니다. 그럼 문 앞의 공석안내판에 불이 들어온 자리에 가서 착석하면 됩니다.

 

착석

 

마치 독서실 자리 같은 느낌입니다.

 

착석하여 주문표와 티켓을 발 너머의 직원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아르바이트 스태프 대모집!

 

자리에 구인광고가 붙어있네요.

 

주 1일 1시간부터 근무 가능, 일당제도 가능, 교통비 1일 최대 500엔 지급, 사회보험 고용보험 완비, 유급휴가가 있음을 홍보합니다. 시급은 1000엔부터라고 하네요. 그냥 다 때려치우고 워홀비자나 받아서 라멘집 알바나 할까 순간 혹했었습니다.

 

추가주문 및 의견카드

 

추가주문 및 의견을 적어 낼 수 있는 종이와 종업원에게 보여주는 팻말이 존재합니다.

 

추가주문이나 직원에게 전할 말은 딱히 없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라멘이 나왔습니다.

 

합격라멘과 차슈

 

이치란 다자이후산도점의 시그니처 메뉴. 합격라멘이 나왔습니다.

 

일본어로 합격을 ごうかく라고 읽는데,  오각(ごかく), 59와 발음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합격이라 적혀있는 오각형 그릇에 59cm의 긴 면이 합격라멘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냥 학문의 신을 모시고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의 참배객들이 많은 다자이후 텐만구 근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충 이름만 붙인 것이 아니라 이런 요소까지 다자이후산도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합격라멘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다 먹었다

 

다 먹었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빨리 자리를 비워줍니다.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의 그릇과 59cm의 긴 면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맛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라면 뭔가 기운을 얻고 갔을 텐데.. 딱히 이 시점에서 임박한 시험은 없었던지라, 그냥 먹고만 나왔습니다.

 

라멘으로 점심도 먹었고.. 이제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카마도(竈門) 신사입니다.

 

카마도신사 가기 위해서 언덕 고바위를 약 3km 걸어가야 합니다만, 100엔짜리 커뮤니티 버스가 상시 운행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단거리 마을버스와 비슷한 개념의 버스인데 운임도 저렴하니 이 버스를 타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버스를 타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버스 승강장은 역 맞은편에

 

커뮤니티버스 승강장은 다자이후역 바로 옆 후쿠오카은행 앞에 있습니다.

 

하차 시에는 다자이후역 안의 버스승강장에서 내려줍니다만, 승차는 저 정류장에서만 가능합니다. 커뮤니티 버스도 여러 노선이 있습니다만, 우치야마(内山)행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됩니다.

 

버스정류장

 

정식 명칭은 니시테츠 다자이후역 버스 정류장입니다.

 

조금 기다리면 버스가 도착합니다. 평일에는 배차간격이 40분까지 벌어지기도 합니다만, 주말에는 30분 내외로 나름 촘촘하게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버스 도착

 

이 커뮤니티 버스의 이름은 마호로바호(まほろば号)입니다.

 

마호로바(まほろば号)가 '좋은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98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던 다자이후시의 커뮤니티 버스는 신규 대차분으로 히노 폰쵸같은 카와이한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6호차는 2002년식 닛산디젤 스페이스러너 RN형이라고 하네요. 내구연한이 10년인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20년 넘은 버스입니다.

 

탑승

 

에어컨은 시원한데 맨 뒷자리에 타니 엔진음도 잡소리도 엄청납니다.

한국에선 영업용으로 십수 년 전에 사라진 아시아자동차 AM937을 타는 그런 느낌이네요.

 

그래도 10여 분만 올라가면 되니 참을 만은 했습니다.

 

도착

 

우치야마 종점에서 하차하면 바로 카마도 신사 진입로가 보입니다.

 

호만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이어지기에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들도 드문드문 보이더군요.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대부분 신사로 향했고 버스는 잠시 대기한 뒤 다시 하행합니다.

 

도리이

 

신사의 입구임을 알리는 도리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삼국시대 말기인 664년에 지어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장소입니다. 일본 초대 천왕의 어머니인 타마요리히메를 모시는 이 신사는 예전부터 인연을 맺어주는 신사로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참배객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물론 텐만구에 비하면 한적하지만, 외딴 산기슭에 소재한 신사임에도 사람들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여름 신사 감성

 

여름 신사 감성을 제대로 만끽합니다.

 

계단을 조금만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도리이
풍경

 

바람이 불면 은은한 소리를 내는 풍경(風磬)이 걸린 길을 지나 또 계단을 올라갑니다.

 

도리이와 풍경에서 느껴지는 여름의 감성을 만끽하며 올라갔습니다.

 

카마도신사

 

손을 씻고 참배합니다.

 

'개 ㅈ같은 인간들좀 제발 꼬이지 않게 해주시고 초 카와이한 일녀 만나서 결혼하게 해주세요'라고 빌었습니다. 저런 소원을 빌고 동전을 던졌는데 막상 소원을 빌은 저 역시도 실현 가능성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에마

 

에마를 구경합니다.

 

이 신사가 연애신사 말고도 다른 의미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었는데, 카마도(竈門)가 귀멸의 칼날 주인공 가문의 성과 한자가 같습니다. 카마도 탄지로 카마도 네즈코의 그 카마도가 이 신사의 이름과 같은지라 비공식 귀멸의 칼날 성지가 되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귀멸의 칼날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그려놓은 에마가 많았습니다.

 

에마 구경

 

이런 에마 구경 역시 신사의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사무소

 

이 신사. 사무소가 꽤나 특이합니다.

 

지난 2013년에 재건축된 건물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는 건축가들이 참여했고 세계적인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벤치와 의자가 있다고 하는군요. 이 신사 사무소에 대한 리포트가 있어 퍼왔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designdb.com/?menuno=1283&bbsno=2478&siteno=15&act=view&ztag=rO0ABXQAOTxjYWxsIHR5cGU9ImJvYXJkIiBubz0iOTkxIiBza2luPSJwaG90b19iYnNfMjAxOSI%2BPC9jYWxsPg%3D%3D

 

왔으니 기념품을 사가야죠. 여타 다른 신사처럼 에마도 있고 부적도 있고 한데 '인연의 실'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인연의 실

 

1500엔. 인연의 실을 구입했습니다.

 

팔찌처럼 차고 다니다 한국에 돌아왔는데 포장은 집에 남아있지만 이 실이 어디갔나 보이지 않네요. 다음에 가서 다시 사오던지 해야겠습니다.

 

대리석 벚꽃의 향연

 

대리석 재질의 벚꽃이 천장과 벽을 매우고 있었습니다.

 

조명이 켜진 저녁에 오면 또 다른 느낌이겠죠. 신사의 기품이 우아하게 느껴집니다.

 

이게 그 의자

 

테라스로 나가 특이하게 생긴 의자도 구경하고요.

 

산 중턱이지만 다자이후 시내가 내려다 보입니다. 주변이 죄다 단풍나무라 단풍철에 가면 꽤 아름다울것 같습니다.

 

하산

 

신사에서 내려오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카와이한 폰쵸네요. 버스를 타고 다자이후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텐진으로 이동합니다.

 

다자이후역
후츠카이치행

 

마침 다자이후선 열차 출발시간도 임박했네요.

 

바로 후츠카이치행 열차를 타고 나갑니다. 그렇게 텐진에 가서 쇼핑을 좀 하다 메이도리민에 들어갔는데.. 그 이야기와 다음날 귀국까지 한번에 몰아서 완결을 내려 합니다. 6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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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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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여행기 1부 내용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8월 후쿠오카(福剛),사가(佐賀) 여행기 (1) 당일 예약 즉흥 여행의 시작

3월 4월 5월 6월 그리고 8월까지. 올해 총 다섯 번의 일본여행이 있었습니다. 3월 여행처럼 즉흥적인 항공권 예매에서 시작되었지만 8월 여행은 이전부터 항공권을 관망하다가 집을 나오는 시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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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 연휴 초입 예상치 못한 교통체증에 공항에서 25분 늦어도 30분이면 갈 거리를 무려 80분이나 걸려 오긴 했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와서 다자이후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다자이후를 언제 왔었나 돌아보니 지난 2015년 4월에 방문했었네요. 8년 만의 방문입니다.

 

2015년 4월 방문 당시 신사 경내와 그 옆 국립박물관 근처까지 둘러보고 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한여름 무더위에 장사 없다고 이번에는 신사 경내만 둘러보고 왔습니다. 2015년 당시 포스팅이 꽤나 알찹니다. 보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큐슈 여행 이야기 (2) 다자이후 가는 길, 다자이후 텐만구 -1

2015/04/25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큐슈 여행 이야기 (1) 인천 국제공항 ~ 후쿠오카 국제공항 후쿠오카 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티스도리.. 결국 다자이후행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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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 여행 이야기 (3) 다자이후 텐만구 -2

2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2015/04/25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큐슈 여행 이야기 (1) 인천 국제공항 ~ 후쿠오카 국제공항2015/04/26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큐슈 여행 이야기 (2) 다자이후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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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 여행 이야기 (4) 다자이후 텐만구 -3, 큐슈국립박물관

2015/04/25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큐슈 여행 이야기 (1) 인천 국제공항 ~ 후쿠오카 국제공항2015/04/26 -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 큐슈 여행 이야기 (2) 다자이후 가는 길, 다자이후 텐만구 -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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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후역(太宰府駅)

다자이후역입니다. 역 바로 앞으로 버스가 정차합니다.

 

일반적인 소요시간 대비 두 배 가까이 걸려 답답해하는 승객들이 앞다투어 내립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더위가 실감되네요. 일단 백팩 먼저 역 내부의 코인락커에 넣어두고 돌아보기로 합니다.

 

녹차 하나 뽑아서 100엔짜리 동전을 만든다.

지난 여행 당시 축적해뒀던 동전들도 100엔짜리는 없습니다.

그런 고로 1000엔 지폐 하나를 자판기에 넣고 녹차를 뽑아 먹으며 동전을 만듭니다.

 

녹차는 가방에 크로스백에 넣어두고 무거운 백팩을 코인락커에 넣은 뒤 움직입니다.

 

이치란 라멘 다자이후점(一蘭 太宰府参道店 )

후쿠오카식 돈코츠 라멘의 대표주자 이치란(一蘭)의 체인점입니다.

 

예전에는 없었는데? 라고 생각했었는데 8년 전에도 있었네요. 다자이후점은 특별히 합격을 기원하는 오각형 그릇에 라면을 담아준다고 합니다. 이치란 라멘 체인점은 널리고 널렸는데 모두 줄이 길게 서있네요. 줄 서서 기다리는 건 싫어하는 성격인지라 그냥 패스합니다. 아점을 먹고 와서 그리 배가 고프지 않은 것도 있고요.

 

표참도와 상점가

다자이후역에서 다자이후 텐만구로 향하는 오모테산도(表参道)입니다.

 

한자를 읽으면 '표참도'가 됩니다. 길 이름입니다. 다자이후 텐만구로 가는 길. 오모테산도 주변으로 상점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론 현대식 건물들이지만, 신사의 분위기에 맞춰 전통적인 느낌을 살려두었습니다. 이 거리에 입점한 스타벅스까지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다들 그늘로 걷는다

덥긴 더우니 다들 양쪽 그늘로 걸어갑니다.

 

그늘로 걸어가며 상점가에서 판매하는 기념품도 구경하고 찹쌀떡도 먹고 가니 장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게 앞으로 사람들이 엉켜서 지나간다고 해도 딱히 손해 볼 건 없습니다.

 

스타벅스 다자이후 텐만구 오모테산도점(太宰府天満宮表参道店)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의 다자이후텐만구오모테산도점입니다.

 

긴 이름을 가진 이 스타벅스는 일본의 건축가 쿠마 켄고의 작품인 이 건물은 '자연 소재에 의한 전통과 현대의 융합'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설계되었고, 짜여있는 목조의 구조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다들 이 스타벅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지나가네요. 저 역시 대충 사진으로 남기고 갈 길을 떠나봅니다.

 

본격적인 신사의 시작

도리이를 몇개 거쳐서 들어오니 본격적인 신사가 나타납니다.

 

이곳에 대한 소개가 조금 늦었네요.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満宮)는 일본에서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 道真)'를 모시는 신사입니다. 물론 텐만구(天満宮)라는 이름이 붙은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시는 신사는 일본 전역에 다수 존재합니다만, 교토의 기타노텐만구(北野天満宮)와 함께 2대 텐만구. 더 나아가 야마구치현 호우시의 호우텐만구(防府天満宮)와 함께 3대 텐만구로 불린다고 합니다.

 

다른 텐만구와 달리 다자이후에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고,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인만큼 중요한 시험의 합격이나 학업성취를 기원하며 찾는 참배객들이 몰린다고 합니다. 2015년 방문 당시에는 수학여행단의 모습도 볼 수 있었지요.  

 

고신규(御神牛)

고신규(御神牛) 앞은 오늘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쇼와 60년(1985년) 히로히토 일왕이 이 신사에 하사한 소인데, 이 소의 머리와 뿔을 만지면 큰 시험에 합격하고, 자신이 아픈 부위를 만지면 병이 낫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이 소를 만지고 가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고, 차례대로 소를 만진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갔습니다. 8년 전에 한 번 만져봤고, 날도 더운데 긴 줄에 서기 싫어서 그냥 보고만 왔네요. 다음에 선선할 때 와서 만지고 갑시다.

 

신노지이케(心字池)와 타이코바시(太鼓橋)

신노지이케(心字池)와 타이코바시(太鼓橋)

 

마음 심(心)자 모양으로 생긴 연못 신노지이케(心字池)와 그 연못을 건너가는 타이코바시(太鼓橋)의 모습입니다. 지난 2015년 포스팅을 보니 당시 한국인 패키지 관광객 뒤를 따라가며 설명을 들었던 내용이 있는데, 뒤도 돌아보지 말고 건너야 한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걸었습니다.

 

신노지이케(心字池)

신노지이케의 수질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만, 더운 날씨까지 더해져 녹조까지 끼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작은 연못에 살고 있는 잉어도 구경하고 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잉어는커녕 물속의 모습을 아예 볼 수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잉어도 잘 살아있겠죠.

 

수많은 관광객들

역시나 3대 텐만구로 불리는 다자이후 텐만구를 찾는 관광객은 더운 여름임에도 많습니다.

 

한국어도 적당히 들리고 중국어도 적당히 들립니다. 나머지는 현지인들이고요. 따로 누가 설명해주지 않았음에도 뒤를 돌아보는 관광객은 없었습니다. 가이드를 껴서 오는 단체관광객 뒤를 따라가면 설명도 듣고 좋은 정보도 얻곤 하는데 요 근래 여행에서는 한국인 단체관광객 뒤를 따라가는 일이 없어서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물은 더러워도 조경은 괜찮다.

물은 더러워도 조경은 뛰어납니다.

 

호수 속 작은 섬 역시 8년 전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누문 앞 풍경터널

누문 앞 도리이에 풍경터널이 생겼습니다.

 

한국에서는 풍경(風磬)이라고 부르지만, 일본에서는 풍령(風鈴). 후링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작은 종처럼 생겨서 한국에서는 절이나 가야 볼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가정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후링 소리 그 자체로도 여름을 연상시키도 하고요.

 

유리 풍경

살살 바람이 불어오며 풍경 터널에 걸려있는 풍경들이 은은한 소리를 냅니다.

 

그늘진곳이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냥 가만히 앉아서 아이스크림 하나 빨아가면서 풍경 소리만 듣고 멍 때려도 평온해질 겁니다. 다만 그럴 공간이 없네요.. 사람도 많고요..

 

테미즈야

신사 참배 전 테미즈야에서 손을 씻고 갑니다.

 

예전에는 바가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히샤쿠라고 하는 바가지가 없고 졸졸 흐르는 물에 손을 잘 닦으면 된다고 합니다.

 

누문

본격적으로 신사의 누문을 지나 본전으로 향합니다.

 

오래된 본전은 현재 복원공사중이고 그 앞으로 참배를 위한 임시 본전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네요. 언제까지 복원공사가 진행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옛 모습을 보고 싶다면 2015년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참배객

합격 혹은 학업성취를 비는 참배객들이 많습니다.

 

백 엔짜리 동전을 하나 던지고 참배했습니다. 학문의 신께 방통대 마지막 학기 남았는데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빌고 왔네요. 어차피 이수학점 다 채워서 낙제를 맞아도 졸업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무탈히 마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공사중인 기존 본전 건물

복원공사가 진행 중인 기존 본전 건물의 모습이 보입니다.

 

임시 본전 건물 뒤에 가려져 있어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고 넘어갈 관광객들도 많아 보입니다.

 

오마모리나 에마를 판매하고 있다.

참배를 마친 뒤 신사 주변을 둘러봅니다.

 

일본식 부적인 오마모리나 에마와 같은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좀 유명한 사찰을 가도 경내에서 염주나 부적 기왓장을 판매하듯이 일본의 신사도 참배객을 상대로 다양한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에마

신사 한편에는 에마가 걸려있습니다. 한국어로 적힌 에마도 보이네요.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인지라 대부분 학업성취를 기원하는 내용들입니다. 절에 가서 기왓장에 가족 이름들 적고 만수무강을 기원하듯 한국인 관광객이 적고 간 에마의 모습도 보이네요.

 

오미쿠지 100엔

오미쿠지를 뽑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새 100엔 동전을 다 써서 짤짤이를 모으는데 딱 90엔이더군요. 딱 100엔을 넣지 않아도 나오는 양심에 맡기는 형태인데, 차마 양심상 90엔을 넣거나 그냥 쏙 빼는 어글리 조선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고로 오미쿠지는 패스합니다. 어차피 재수라곤 1도 없는 인생이라 대흉(大凶)이 나올 거 같기도 해요.

 

후링

다양한 소원과 소망을 적고 걸어둔 후링도 보입니다.

 

저도 고민 끝에 에마를 하나 적기로 결정하고 1000엔을 주고 에마를 구입했습니다.

 

에마

구입한 에마입니다.

 

복잡한 신사 뒤편에 에마를 적는 곳이 따로 있으니 그곳에 가서 적으라고 하네요.

 

絵馬記入所

絵가 繪의 간체자라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말로는 에마가 회마(繪馬)라고 읽히겠네요.

 

억까 없이 살고 싶다

안전운행

무사고 기원

억까 없이 살게 해 주세요.

 

제발요. 제발요....

 

임시 본전과 참배객들

임시 본전 지붕 위로 수풀을 심어놓아 복원공사 중인 기존 본전을 가리고 있습니다.

 

에마를 쓰고 나오니 본전에서 무슨 의식이 진행되고 있더군요.

 

선택받은 참배객들?

일반적인 참배객과 달리 자리에 착석하여 의식을 진행하네요.

 

정확히 무슨 의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좀 보다 나왔습니다.

 

우메가에모찌

다자이후에서 판매하는 찹쌀떡. 우메가에모찌(梅ヶ枝餅)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다자이후에 와서 이 우메가에모찌를 먹으면 병마를 막고 하는 일이 잘 풀린다고 합니다. 역시 더운 여름에 뜨거운 찹쌀떡은 그냥 안 넘어갑니다. 아까 구입했던 녹차와 함께 먹으니 좀 넘어가네요. 8년 전 방문 당시엔 여러 개를 구입하여 호텔에 가서 먹었습니다만, 눅눅해져서 별로더군요. 그래서 딱 먹을 만큼. 하나만 구입해서 먹었습니다.

 

더운 여름이 아닌 겨울에 오면 충분히 먹을만할 겁니다. 

 

다자이후역

다자이후역에 왔습니다. 전철을 타고 가려고 합니다.

 

버스를 타고 왔다가 정체로 인해 시간을 엄청 허비했던 것도 있었고, 목적지가 하카타거나 후쿠오카 공항이라면 버스편이 낫겠습니다만, 텐진이라면 전철이 더 유리합니다. 물론 전철도 한 번 환승을 해야 합니다.

 

니시테츠 타이토(旅人)호

니시테츠 다자이후선을 운행하는 타이토(旅人)호입니다.

 

텐진에서 다자이후로 직통 운행하는 시간대는 한정적이고 대부분 텐진오무라선의 지선인  2.5km 남짓의 다자이후선 구간만 다닌다고 합니다. 결론은 이 열차를 타고 본선이 지나가는 후츠카이치(二日市)역에 가서 본선 열차를 타고 텐진까지 가야 합니다.

 

좌석열차

전동차는 전동차인데 나름 괜찮은 좌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운행 구간은 짧지만 편히 앉아 후츠카이치역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환승객은 계단을 타고 반대편 플랫폼으로 가세요.
친절한 안내

마치 수도권 전철 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금정역을 보는 느낌입니다.

 

환승을 위해 계단을 타고 옆 플랫폼으로 향합니다. 마침 급행 열차가 들어왔네요. 냅다 뛰었습니다.

 

텐진 특급

니시테츠후쿠오카(텐진)역으로 향하는 특급열차입니다.

 

일반 완행열차와 특급열차가 함께 서 있네요. 다자이후선을 타고 온 환승객들이 바로 텐진급행으로 환승하는 시간까지 고려한 개념배차입니다. 특급 열차의 좌석도 내내 비슷했습니다. 그냥 맨 뒷칸에서 운전실을 바라보며 서서 가기로 합니다.

 

6호차 운전실

우측 운전석에는 차장이 타고 있습니다.

 

비어있는 좌측 운전석을 보며 텐진까지 빠르게 왔습니다. 확실히 특급열차와 두 곳에서만 정차하고 바로 텐진에 도착하여 내려주네요. 그렇게 텐진역에 왔습니다. 텐진에서의 이야기는 3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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