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중부내륙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마산방향 39km지점 창녕군 일대.


지난주 예비군 훈련 탓에 업무를 강제로 쉬면서 열심히 돌리던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지 이제 막 1주일을 채워가는 상황인지라 홍보를 위해 가는 방향의 대도시인 부산으로 가는건지, 아니면 스티커 제거를 위해 탁송을 통해 업체로 움직이는건지 모르겠다만 졸면서 진해를 향해 내려가다가 재미난거 봤다고 열심히 따라갔다.



멀리서 보면 뭐지? 싶어서 가까이 가니 게임 홍보용 풀랩핑 버스.


보통 영업용으로의 내구년한을 넘겨 대차된 전세버스를 자가용으로 부활한 차량을 사용한다. 굴곡이 별로 없는 대우버스가 이런 홍보용 버스의 주류를 이루고 있긴 하다만, 이전세대 현대 에어로 시리즈나 그랜버드 역시 간간히 보이는 편.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본다.


스티커가 잘 뜰 수 있는 굴곡(엔진룸 도어 손잡이 및 몰딩)도 잘 붙어있는걸로 보아 랩핑한지 그리 오래되진 않은듯 보인다. 그게 그거같은 버스라지만 정확한 차종 확인을 위해 가까이 다가가니 둥글둥글한 라이트가 장착된 동글이크루저. 차량번호로 차적을 찾아보니 05년 4월에 처음 등록된 차량이다.



별다른 내용 없이 '벽람항로 GRAND OPEN'이라 적힌게 전부.


버스도 요리조리 추월해가며 꽤나 밟던 상황이고 기름이 없어서 영산휴게소에 들어가서 주유를 한 뒤 다시 잡으러 나왔지만,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너무 졸려서 미치고 환장하던 상황에 봤던 졸음방지 특효약이 아녔을까..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벌써 세월이 그리 흘렀습니다. 곧 대차를 앞둔 버스가 되었습니다.


시기는 2006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마 5월로 기억하네요. 당시 중학생이던 저는 자전거가 아닌 버스로 통학을 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사를 간 뒤론 터미널이 멀어진지라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었지요. 그 당시 아침마다 타고 다니던 버스는 도시에서 사라진지 한참 된 프론트 엔진 버스. 즉 구동박식이 FR이던 버스 BF105였습니다. 


같은 운임을 주고 버스를 타는데 누구는 로얄미디(BM090)를 타고 누구는 BF105를 타던게 불만이던 그 당시, 충남77자5525호 BF105가 따끈따끈한 새 버스로 대차가 되었습니다. 그러곤 얼마 지나지 않아 노선 개편 이후로 합덕지역에서 자취를 감췄었지요.


그랬던 추억의 버스가, 곧 대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다시 봤네요.



제가 알던 그 버스가 맞습니다.


비록 그시절 깔끔하고 광이나던 외관은 어디로 가고, 몬드리안 도색의 노란빝은 다 바랬고 라이트 부근으론 덧칠을 한번 했던걸로 보입니다. 10년동안 저도 많이 바뀌었듯이, 이 버스도 모진 풍파를 겪었겠지요.



측면으로는 부식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전착도장이 이루어지는 대우버스인지라, 이미 20여년 전 전주공장 생산 개시부터 전착도장을 시작해 온 현대상용차에 비해 심한 피부병을 겪는 차량은 훨씬 더 많습니다.



휠하우스 주변으로도 울퉁불퉁.. 


차내 역시 깔끔하던 그시절 모습을 뒤로하고 오래된 버스가 되어있습니다. 운전자가 쓰는 공간은 준수한 편이지만, 승객들이 쓰는 공간은 그렇지 않네요. 저상형 차량인지라 휠하우스 위 좌석이 꽤 높이 올라와 있는 차량인데, 저상형 차량임을 외부에서 알리는 엠블럼(BS106L) 역시 다 바랬습니다.



전면과 측면에 비한다면, 후면은 비교적 제칠 그리고 제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걸로 보입니다.


요즘 여기저기 도시가스 공사니 하수도 공사니 갈아엎는 구간이 많은지라, 암만 깔끔히 세차를 하고 다녀도 더러워지는건 한순간이죠. 그런걸 감안하고도 10년 된 버스 치곤 외관 상태는 좋아보입니다. 



중문 상태는 영 좋지 않네요.


중문은 이미 썩을대로 다 썩은지라 구멍이 뚫렸고, 문 주위로도 심각한 부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문 상태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달린 센서 역시 제대로 작동할진 모르겠네요.



버스의 내구년한은 9년. 그리고 6개월씩 연장검사를 총 네번 받을 수 있습니다. 


2006년식인 이 버스는 시기상 지금쯤 마지막 연장검사를 받겠지요. 그리고 길어봐야 6개월 안팍으로 새 버스가 같은 번호판을 달고 시내 곳곳을 활보하겠지요. 그리 된다면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타국에서 제2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비록 내구연한을 다 채워 사라진다 할지라도 10년 전, 새 버스를 타고 등교한다는 사실에 기뻐했던 그 기억은 영원할겁니다. 사진 역시 인터넷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곳에 영원히 박제되겠죠.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