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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평택-제천 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길에 폐차장으로 향하던 버스를 목격하여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KD 운송그룹의 핵심인 경기고속에서 화성 안녕동에서 수원을 거쳐 분당까지 올라가는 720-2번 노선에서 사용하던 버스들이네요. 계열사들이 대부분 버스회사인 이 그룹에는 KD 오토리사이클링이라는 버스 전문 폐차장이 계열사로 존재합니다. 상태가 좋은 차량은 자가용으로 매각하거나 수출을 보낸다고 합니다만, 일단 폐차장에 들어간다는 얘기는 자동차로서의 생명을 다 했다는 이야기겠죠. 그렇게 마지막을 불사지르며 음성 생극면에 소재한 이 회사의 폐차장으로 가는 길로 보이네요.

 

2011 DAEWOO BUS BS106 F/L

마치 검은 사이드미러가 팬더를 연상시켜 흔히 '팬더곰'이라고 부르는 버스입니다.

 

차량의 길이에 따라 BS090 '로얄 미디'와 BS106 '로얄 시티'로 나뉘긴 합니다만, 좀 더 길은 버스와 짧은 버스의 차이는 확연하니 육안상으로도 쉽게 구분이 가능합니다. 측면 유리창의 개수로도 구분이 가능한데, 이 차량들은 다섯 칸인 BS106입니다.

 

버스의 내구연한은 9년이지만 연장 검사를 거쳐 최대 11년 6개월까지 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한시적으로 차령을 1년 더 늘려줬으니 12년 이상 굴릴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지요. 이 차량들은 2011년식 차량이니 기본 내구연한을 모두 채웠고 이후 검사를 거쳐 노선버스로 최근까지 운용했을겁니다.

 

현행 모델인 NEW BS 시리즈가 2012년에 출시되었으니, 11년식인 이 차량들은 사실상 팬더곰 끝물 모델입니다. 이마저도 거의 다 대차되어 이전처럼 도로 위에서 쉽사리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개체들도 이렇게 사라져 갑니다.

 

2011 DAEWOO BUS BS106 F/L

뒤 따라오는 버스는 좌측 헤드램프가 없네요. 그럼에도 큰 위화감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두 대의 국내생산 대우버스가 사라졌습니다.

 

해당 차량들은 8월 말 중국산 전기버스로 대차 되었다고 합니다. 대우버스만 주야장천 출고하던 KD운송그룹 역시 대우버스의 공장 폐쇄로 인해 고속/시외버스는 현대차를, 시내버스는 자체적으로 판매업체를 세워 중국산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우 계열 자동차 회사들의 모태가 된 신진자동차도 드럼통 버스를 만들며 성장했던 회사였고 한 때 최고로 쳐주던 버스를 만들던 회사인데 최대 고객에게도 외면받는 이 현실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최근 새 주인을 찾은 쌍용차의 회생에는 정치권도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만, 내내 비슷하게 직간접적으로 수천 명의 밥줄이 달린 대우버스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공장 문을 닫았습니다. 몇몇 진보정당이 관심을 가져줬던 게 전부네요. 비록 기술개발에서 뒤처지며 경쟁력을 상실했지만 중국산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하여 국산 버스라고 판매하는 중소업체와는 달리 그나마 현대/기아의 경쟁 상대라도 될 수 있는 이런 회사 하나가 개도국 시장용 메이커로 전락하고 70년의 역사를 함께 했던 대한민국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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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토요일) 업무차 호남고속도로의 여산휴게소에 들어갔는데, 귀한 버스가 한 대 있었습니다.



보기 힘든 레어템입니다. 선롱버스보다 먼저 국내에 상륙했었던 비운의 중국제 고급버스.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잠깐 국내에 수입되었던 중국제 버스입니다.


독일 MAN의 자회사 네오플란(NEOPLAN)과 중국 저장성 진화시(金华市)에 소재한 청년기차(青年汽车)그룹이 합작으로 세운 중국 현지 법인에서 생산하여 영맨오토모빌코리아라는 업체를 통해 국내에 수입되었던 버스입니다. 당시 국내 수입 가격은 약 3억. 국산 고급 하이데커급 버스의 두 배 수준이던 가격이였습니다.


물론 오리지날 진퉁 독일제 네오플란의 시티라이너와 약간은 다른 중국형으로 개량된 모델인지라 중국제임을 알면서도 독일제 네오플란(네오플랜) 버스라 얘기를 하곤 합니다. 독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이지만, 엔진은 한국형 모델 한정으로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생산한 430마력의 DV11과 ZF사의 6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되었습니다. 국산 엔진으로 유지비 부담을 덜었다고 홍보하던 내용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2000년대 후반 국내시장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3.7m라는 최고의 전고와 12.4m라는 최장의 전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차량이지만 일부 기록은 국산 버스에 의해 깨지게 되었고 그동안 스포일러를 비롯한 악세사리로 몸집을 키워 온 국산 버스 대비 종전만큼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식 모델명은 JNP6126KE 스타라이너 유로. 진화청년자동차의 엠블렘과 영맨 레터링이 붙어있습니다.

지금은 사실상 기본사양에 해당하는 ASR과 ABS가 장착된 차량이라고 자랑스레 붙어있네요.


이 차량의 제원표상 전폭은 2,500mm로 2,490mm의 대우 하이데커와 기아 그랜버드. 2,495mm의 현대 유니버스보다 체감하기 힘들 수준으로 경미하게 넓습니다만, 디자인 탓인지 상대적으로 좁게 보여집니다. 높이 역시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대우의 하이데커를 제외하곤 어지간한 버스들보다 훨씬 크고 웅장해 보였지만, 2020년대를 바라보는 2019년 4월에 분주히 돌아다니는 버스들과 비교하니 스포일러로 전고를 뻥튀기 한 국산 버스들과 큰 차이는 없더군요.



약 10여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온 후미등은 이미 바랠대로 바랜 상태입니다.


본래 하단의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을 제외하고 미등과 제동등 자리는 빨갛게 코팅이 되어 있었습니다만, 이미 색은 다 바래버린 상태입니다. 중국제의 한계일까요. 내구년한을 약 2년정도 남겨둔 이 버스에서도 일부 외판의 부식과 단차가 맞지 않는 부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버스만의 특장점. 더블액슬타입의 후축입니다.


알코아 알루미늄휠이 적용된 두개의 후축은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합니다. 종전에는 외국이나 나가야 볼 수 있었지만, 근래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광역급행버스에 더블데커 차량이 다수 도입되어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지요. 2축은 복륜, 3축은 단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타이어 역시 중국제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고요.



그렇게 독일의 기술을 받아 중국에서 한국제 엔진을 사용하여 생산한 이 버스는 먼저 갈 길을 떠났습니다.


2010년 4월 이맘때 즈음 최초등록된 차량으로 차주가 바뀌지 않고 소속된 회사에 약 9년째 운행중인 차량이더군요. 등록원부를 보아하니 아직까지 검사를 받거나 차령연장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지 않은걸로 보아 느지막에 차령연장을 받거나 그리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사라질 운명으로 보입니다. 


그리 많이 팔리지도 않았고 최근 5년간의 목격담이 인터넷에 올라온 일은 거의 없는지라 사실상 전멸이라 봐도 되겠습니다만, 전국 어딘가에는 영업용 번호판을 달고 남아있는 차량이 있겠지요. 부디 얼마 남지 않은 기간만이라도 잘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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