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피도주 사고'에 해당되는 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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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지난 일이긴 합니다만, 시간이 없어 포스팅을 못 했네요.

 

요약하자면 차량이 파손되는 물피도주 피해를 입었고, 바로 주변 아파트를 수색한 결과 범인을 검거해서 수리를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본가 인테리어로 인해 한동안 별장이라 부르던 할머니댁에서 주로 생활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티코를 타고 서울에 다녀왔던 날인데, 11시에 가까워진 시간이라 차를 바꿔 타고 집에 가자니 애매하고 그냥 거기서 자고 가기로 했죠. 티코를 차고에 넣어놓기 위해 투싼을 잠시 뺐다가 다시 차고 앞으로 바짝 붙여 주차했고 사건은 티코를 차고에 넣어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고 합니다. 저는 일찍 잠에 들어 듣지 못했지만, 밤 23시 30분 즈음 펑하는 소리가 서너 번 들렸다고 합니다.

 

물론 거기까지만 놓고 본다면 그냥 그랬을 일입니다만, 다음날 아침 깨진 범퍼 조각을 발견하고 전날 밤 사고가 벌어졌음을 인지하게 됩니다.

 

깨진 올 뉴 K7 범퍼

분명 전날 이런 물건은 없었는데, 바닥에 무언가가 버려져 있습니다.

뒤집어 보니 올뉴 K7의 범퍼입니다.

 

이젠 하다 하다 골목길에 담배꽁초나 온갖 생활쓰레기를 비롯하여 별 걸 다 버리고 가는구나 생각하고 처리하려는데 분명히 전날 티코를 차고에 집어넣을 때 없었던 물건이라 이게 왜 여기 버려져 있지? 싶어 잠시 위를 올려다보니 투싼 범퍼 역시 긁혀있습니다.

 

휠 타이어 가니쉬 범퍼

네. 휠과 타이어에 무언가가 닿은 흔적이 있고, 가니쉬와 범퍼까지 긁혀있네요.

말 그대로 박고 튄 겁니다. 물피도주죠. 일단 상황을 파악해 봅니다.

 

지나가거나 주차하는 차량도 이 주변에 살고 있거나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곤 거의 없지만, 밤에 들어올 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거기에 충분히 차량 한 대 지나갈 공간 놔두고 굳이 세워둔 차를 박고 갈 일도 없고요. 지적도상 '전'입니다만, 오래전부터 관습상 시내 중심가의 지름길 수준의 도로로 활용되고 있었고 최근 지적 재조사 사업으로 지적도를 다시 그리며 통로 일부를 시에서 매입했습니다.

 

대충 상황 파악

사진을 찍는 위치에서 차가 들어와서 모닝 범퍼를 긁고 나가다가 투싼을 긁었습니다.

 

퍽퍽 소리가 수차례 들린것으로 보아 멀리서부터 여기저기 박고 왔다고 추정해 봅니다. 투싼의 블랙박스를 뒤져보니 상황이 생기기 전 전압이 떨어져서 꺼졌고, 삼각떼 블랙박스는 아예 꺼놓았습니다. 모닝을 타시는 저 앞에 꽃집 아주머니도 불러오고 걸어서 40초 거리의 파출소에 들어가 출동을 요청합니다.

 

입구 전부터 여기저기 때려박았던 흔적

경찰관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전부터 여기저기 때려박고 온 흔적이 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물인 범퍼 잔해물이 있긴 합니다만, 촬영된 영상이 없네요.

 

통로의  CCTV 역시 하나는 가짜. 또 하나는 녹화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영상 자료의 확보는 실패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물이 있어 잡히는데 그리 어렵지 않을거라 합니다. 현장에서 잡았더라면 음주측정을 하고 음주운전으로 입건되겠지만, 일단 도망갔으니 음주로 추정만 할 뿐 음주운전으로 잡아넣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단 범퍼 조각을 증거물로 가져가고 경찰들은 철수했습니다.

 

일단 이 도로 자체가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아닌 외지인의 경우 굳이 차를 타고 들어올 이유가 없는 곳이고, 늦은 밤까지 시내에서 술을 먹고 집에 갈 사람이라면 분명 시골이 아닌 시내 번화가 근처에 살고 있으리라 추정해봅니다.

 

그래서 시내 근처에 살며 K7을 타는 사람으로 특정하고 주변 아파트 주차장을 뒤져보기로 합니다.

분명 술을 마시고 뻗었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증거를 인멸하지는 않았을겁니다.

 

물피도주차량 검거

역시나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사고장소에서 직선거리로 800m 떨어진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범퍼가 부셔진 K7이 있었습니다.

 

일단 경찰관을 다시 부릅니다. 차량에 연락처가 적혀있긴 합니다만, 따로 전화해서 이래라 저래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피도주 사고로 경찰에 접수하면 알아서 처리를 위해 연락이 올겁니다. 도망간 댓가로 벌금은 덤이겠죠. 제 추론이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물피도주범을 잡아냈습니다.

 

측면 역시 걸레짝

좁은 골목길에 들어오며 쇠파이프에 비비고 담벼락에 비벼서 측면도 걸레짝입니다.

 

견적이 꽤 나오겠네요. 물론 제 알 바 아닙니다. 긁고 간 차량들의 손상은 경미한 수준이지만, 자기 차 수리비는 꽤나 나올겁니다. 뭐 어쩌겠어요. 술쳐먹고 곱게 들어갔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인데 말이죠. 그나마 음주 안걸린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으려나요?

 

경찰 도착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하여 사진을 촬영하고 전화번호를 적어갑니다.

 

약 5일 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K7 차주가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보상해준다고 합니다. 꽃집 아주머니 모닝도 보험처리를 원해서 대물 접수를 받았고, 투싼 역시 대물 보험 접수를 받아 공업사에 입고시켰습니다. 며칠 전 꽃집 아주머니를 뵜는데 구구절절 자기가 외지사람이라 잘 몰랐다 어쩌고 그런 문자가 구구절절 왔다고 하는데 그런 인간이 도망을 갔다니 참 어이가 없죠. 음주운전이 걸려서 면허가 짤리고 수백만원대의 벌금을 내는것보다 물피도주 벌금과 보험 대물처리로 훨씬 싸게 먹혔다고 좋아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장에서 잡히지 않아 안타깝네요.

 

여튼 물피도주 사고 인지부터 범인 검거까지 수월하게 풀려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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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등 커버 랩핑작업과 관련된 포스팅 당시에 안개등이 깨졌다는 이야기를 잠시 풀었을텐데 말이죠. 그 이야기를 좀 자세히 풀어볼까 합니다. 



범퍼를 탈거하고 집에 올라가 잠시 랩핑작업을 진행하던 사이에 있던 일입니다. 돗자리를 하나 깔아두고 범퍼를 내린 다음에 집에 올라가기 전 부품들을 한 구석에 모아두고 올라갔습니다. 다만, 안개등 하나가 옆 주차공간에서 나뒹군다는 사진을 받았고, 작업을 마친 뒤 내려가보니 상황이 다음과 같습니다.



무언가 깨진 잔해들이 보이고.. 자세히 살펴보니 안개등 브라켓이 깨져있더군요.

돗자리 역시나 안개등을 올려두었던 부분이 찢어져버렸습니다.


그래도 램프 부위는 멀정합니다만, 처음엔 초딩이나 누가 발로 까고 도망간 줄 알았습니다. 일단은 제가 집에 들어갔다 나온 시간에 대해 특정이 가능하고 24시간 연중무휴로 계속 돌아가는 CCTV는 모든 사실을 보고 기록해두었으리라 믿기에 경비실로 향했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근무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신 분이라 CCTV 조작법이 익숙하지 않으시다 하셔서 그래도 일하면서 CCTV 기기 조작도 종종 하는 제가 직접 영상을 돌려가며 기록을 살펴보았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모습부터 32배속으로 쭉 돌리다 보니 차 한대가 들어옵니다. 


무려 수입차! 혼다의 CR-V입니다.



비어있는 자리에 주차를 하려 합니다만, 후방카메라와 감지기가 있음에도 조금 힘든듯 합니다.


그렇게 한번 넣었다가 빼고 다시 한번 더 차를 넣기 위해 천천히 진입을 합니다만...



뭔가가 데굴데굴 굴러서 들어가더랍니다.


뭐 그러합니다. 뭔가 퍽소리가 나는걸 느꼈는지 요 은색 CR-V는 다시 차를 빼서 지하 2층으로 내려가더군요. 대충 어느자리에 주차하는지까지 확인을 하고 경비실 밖으로 나섰습니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물피도주를 하는 상황입니다.



지하 2층에 태연스럽게 주차된 CR-V. 주차번호판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봅니다.


받지 않습니다. 


계속 걸어봅니다. 


그래도 받지 않습니다.


집에 올라와서 인터폰으로 동 호수를 누르고 전화를 걸어봐도 받지 않습니다.


뭐 여튼 어찌해야 좋을까 한참을 생각하던 와중에 전화가 옵니다.


혼다차 타는 차주는 맞다네요. 다만 자신은 하루종일 차를 움직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차 번호를 불러주니 그 차는 아버지 차라고 얘기를 하더군요. 

이래이래 연락을 통해 주차장에서 접선하기로 합니다.


늦은 밤, 촬영해온 CCTV 영상을 보여줍니다. 여러번 돌려본 끝에 무슨 소리가 나는것같아 확인을 해 보았으나 벽에 닿지 않은것 같아 그냥 내려갔다 합니다. 안개등 파손과 관련된 잘못 역시 인정하고 겨우 안개등 하나가지고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끼리 범퍼를 갈아달라 진상피우고 과도한 요구를 할 필요까진 없는 일이니 부품을 사서 새로 장착하고 견적서를 사진으로 보내서 비용을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주문한 부품도 왔고, 곧 새 안개등 장착을 위해 범퍼는 또 탈거될 예정이군요.


언제나 저에게는 시트콤같은 일상이 계속됩니다. 그런 제 일상 속에서 재미를 느끼시니 티스도리닷컴에 들어오셔서 꾸준히 구독하시는 여러분들께서 이 글 역시나 보고 계시겠지요.


시트콤스러운 하루하루, 앞으로는 좀 기쁘고 행복한 일만 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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