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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드디어 7일 차 이야기입니다. 끝이 보이네요.

 

5~6일에 시고쿠를 돌고 다시 큐슈로 돌아왔습니다. 7일 차에는 본래 목적대로면 후쿠오카현 내에서 자려고 했습니다만, 저렴한 호텔을 찾다 결국 밤늦게 간몬교를 넘어 시모노세키로 돌아와 버렸네요. 그간 지나가기만 했던 오이타현 곳곳을 돌아다녔고 저녁즈음에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가 텐진 메이드리밍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 나왔네요.

 

아 그리고 7일 차에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1세대 파제로와 함께 나란히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1~6일 차 이야기를 보고 오지 않으셨다면 먼저 보고 오시길 추천드리고요. 바로 이어집니다.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1) 시작. 부관훼리 하마유호 선적 및 하선

기존 여행기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일단 같이 병행하여 털어내려고 합니다. 요즘 일본 자차여행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이 늘어나서 정보도 많고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부관훼리 홈페이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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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2) 2일차 사가현-나가사키현-구마모토현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2부가 이어집니다.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1) 시작. 부관훼리 하마유호 선적 및 하선기존 여행기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일단 같이 병행하여 털어내려고 합니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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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3) 3일차. 가고시마현(鹿児島県) 최남단 투어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1) 시작. 부관훼리 하마유호 선적 및 하선기존 여행기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일단 같이 병행하여 털어내려고 합니다. 요즘 일본 자차여행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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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4) 4일차. 미야자키(宮崎)에서~후쿠오카(福岡)까지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1) 시작. 부관훼리 하마유호 선적 및 하선기존 여행기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일단 같이 병행하여 털어내려고 합니다. 요즘 일본 자차여행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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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5) 5일차. 시고쿠(四国) - 에히메현(愛媛県) 마쓰야마시(松山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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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6) 6일차. 시고쿠(四国) - 카가와현(香川県) 고치현(高知県)~다시 큐슈

갤로퍼로 일본 여행하기. 벌써 6일 차 이야기입니다. 이날도 주행거리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타카마쓰에서 출발하여 카가와현 마츠야마를 경유하여 토쿠시마현 미요시시를 거쳐 고치현 고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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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뷰

 

전날 뻗었다 일어나니 하늘은 화창합니다. 그리고 호텔 창문 바깥으로는 철거뷰네요.

 

전날 시끌벅적했던 유흥가의 모습은 사라지고 조용한 화요일 아침과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니 천천히 씻고 나와서 아침 TV프로그램인 ZIP를 보며 옷가지를 정리하며 뭔가를 밟았는데..

 

돔 공연 축하해

 

키링이 깨졌습니다.

'돔 공연 축하해' 당했네요.

 

전날 입었던 바지 안에 차키가 있었나 봅니다. 차에만 놓고 쓰던 키와 키링인데 결국 깨져버렸네요. 그렇게 짐을 챙겨서 전날 주차했던 주차장으로 나가는데 미친 듯이 더웠습니다.

 

아침부터 38도

 

아침부터 실외온도 38도. 실내온도는 37도가 찍혀있네요.

 

미치고 환장하는 날씨입니다.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출발합니다. 오이타현의 현청 소재지인 인구 47만의 오이타시와 그 옆에 온천으로 유명한 인구 11만의 벳푸시는 차로 20여분 거리입니다. 사실상 코 옆에 붙어있는 같은 생활권이라 보면 되는데 이 두 도시에 오이타현 인구 절반이 살고 있다고 하네요.

 

방통차마저 깔끔하다

 

호텔을 빠져나와 큰 도로로 나가는데 방통차가 보입니다.

 

방통차마저도 깔끔하네요.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총중량 25톤이 넘어가면 이렇게 트레일러 같은 연결차량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국은 단순히 축중량에 대한 규제만 있어 단일 5축 차량으로도 사실상 트레일러와 같은 짐을 싣고 다니는데, 한국만 그렇다고 하더군요.

 

델리카 밴

 

지나가다 한 꽃집에서 사용중이던 3세대 델리카 밴도 잠시나마 거쳐가며 보고요.

 

벳푸로 가는 길

 

푸른 바다가 펼쳐진 10번 국도를 달려서 벳푸로 이동합니다.

 

오이타와 벳푸는 이렇게 다니기 좋은 길로 이어져 있어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라 봐도 무방하겠더군요.

 

벳푸 시내 입성

 

벳푸 시내에 들어옵니다.

 

시내로 들어오니 당연하게도 차가 많고 신호도 많네요. 신호에 걸려가며 천천히 빠져나갑니다.

 

벳푸타워

 

100m 높이의 벳푸타워도 보이네요. 전망대는 55m에 있다고 합니다.

 

요즘 기준으로는 100m가 넘어가는 건물들이 많아 100m나 전망대가 있는 55m나 그리 높게 보이지 않습니다만, 이 타워가 건설되던 1956년만 하더라도 지역의 마천루 역할을 해냈었겠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20층의 높이가 타워 전망대보다 더 높으리라 생각되는데 벳푸시에 그리 높은 건물이 있지 않아 후기를 보니 타워 위에 올라가면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보인다고 합니다. 

 

GR야리스

 

지나던 길에 GR 야리스도 목격합니다.

 

전에 렌트로 야리스 신차를 탔던 기억이 있는데 1000cc 엔진이 적용된 차량이라 그런지 크기도 주행질감도 차량 감성품질도 그냥 모닝이었습니다. 연비도 그럭저럭이었고요. 그래서 그냥 야리스는 그럭저럭인 차량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만, 고성능 모델인 GR 야리스는 4세대 야리스 플랫폼과 코롤라 플랫폼을 준용하여 만든 사실상 껍데기만 야리스인 그런 차량입니다.

 

한국에도 병행수입으로 들어온 차량이 몇 대 있긴 합니다만, 정식 수입은 GR86과의 판매간섭을 우려하여 앞으로도 이루어지지 않을 듯합니다.

 

츠루미산을 향해

 

그렇게 좌회전을 하여 화산인 츠루미산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벳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인 벳푸 지옥도 있고 벳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고 하더군요. 지옥을 가기 전에 먼저 차가 없으면 가기 어렵다는 유케무리 전망대(湯けむり展望台)로 향했습니다.

 

유케무리 전망대(湯けむり展望台)

 

유케무리 전망대(湯けむり展望台 )

주택가 한복판에 작은 주차장과 작은 전망대가 있었습니다.

 

탕(湯)을 유(ゆ)라고 읽고, 히라가나로 적힌 케무리(けむり)는 연기를 의미합니다. 연기 연(煙) 자를 케무리라 읽습니다. 즉 탕에서 나오는 연기. 수증기가 보이는 전망대라는 이야기겠죠.

 

사진과 같은 상황을 기대하고 왔으나..

 

사진처럼 츠루미다케도 보이고 곳곳의 온천에서 수증기가 펼쳐지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만...

 

휑 하다.

 

크고 작은 온천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덥기만 겁나게 더웠고요....

 

그냥 가긴 뭐하니 휴식

 

그냥 가기도 뭐 하고 잠시 그늘 아래에서 쉬다 내려갑니다.

 

낮에는 그럭저럭일지 몰라도 야경이 괜찮다고 하더군요. 이 전망대에서의 야경은 2010년에 일본 야경 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다음엔 밤에 찾아와 보기로 하죠. 다음을 기약하며 근처의 가마도지옥으로 향합니다.

 

가마도지옥 かまど地獄

 

일단 벳푸 7지옥 중 가장 유명한 카마도지옥 앞에 주차하고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첫날 이미 운젠지옥에 다녀왔긴 합니다만, 벳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인데 한 번 가봐야지요.

 

입장료

 

입장료가 있습니다. 7지옥 자유관람권은 성인 기준 2,400엔. 여기만 보고 가려면 500엔입니다.

 

일단 여기만 보고 다른 곳을 더 보고 갈지 결정할 생각으로 500엔 티켓을 끊었습니다.

 

かまど地獄

 

500엔을 주고 티켓을 받습니다.

 

이 가마도지옥 내부에는 1초메부터 6초메까지 하나의 마을처럼 구성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작은 면적에 그럴만한 곳이 있으려나 싶었는데 작게 조형물마다 혹은 온천수가 나오는 곳마다 하나의 마을처럼 만들어 놓았더군요.

 

관람 시작

 

화살표를 따라 관람을 시작합니다.

 

온천수가 뿜어져 나온다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는 곳이 1초메.

 

2초메

 

비슷하지만 악귀 조형물이 있는 이곳이 2초메

 

더운데 굳이?

 

겨울이라면 몰라도 습하고 더운 여름에 굳이 수증기를 흡입할까 싶은 여기가 4초메..

 

뭐 이런 식이었습니다. 솔직히 여기를 먼저 보고 운젠지옥을 갔더라면 모르겠는데 자연 그대로의 곳곳에서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고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입장료까지 없는 운젠지옥을 보고 온 이상 벳푸 지옥들은 그저 시시하게 느껴지더군요.

 

설명을 해주는 아저씨

 

보다 보니 직접 에어건을 불어 온천수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보여주는 직원 아저씨도 계셨고요.

 

공사중?

 

입장료는 입장료대로 받고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도 있었습니다.

 

500엔 내고 들어오기엔 아깝네요. 렌터카던 자차던 대중교통이 아닌 자동차로 이동하실 예정이며 일정상 나가사키 운젠지역에 갈 수 있으시다면 벳푸 지옥 대신 운젠 지옥을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말요.

 

여튼 실망이 컸던 가마도지옥의 구경을 마치고 다시 나옵니다. 북쪽 우사시 나카스시 방향으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다시 해안도로로

 

다시 해안도로를 타러 나옵니다.

 

주변에 벳푸대학이 있어서 그런지 관광객이 아닌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잘 가다가 오래된 철길을 보고 신기한 무언가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길을 잘못 들어갔다 나오게 됩니다.

 

작은 철길을 건넌다

 

사실상 방치된 폐가와 좁은 도로를 지나 다시 철길을 건너 나옵니다.

 

좁은 건널목은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준이었습니다. 건널목을 나오니 보이는 차가 한 대 있었네요.

 

델리카 스페이스 기어

 

스타렉스. 아니 미쓰비시 델리카 스페이스 기어 4륜 모델입니다.

 

스타렉스가 이 차량을 참고하여 만들어져서 그런지 익숙합니다. 4륜구동 차량 역시 이전의 델리카처럼 파제로의 4WD 시스템을 채택했고요. 이 델리카 스페이스 기어를 가져다 중국에서 현지 생산했던 차량을 전동화시킨 차량이 전면부만 알파드스럽게 꾸며놓고 아이온 EV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보조금을 받고 팔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델리카 스페이스 기어를 마주친 뒤 지나가는데...

 

파제로

 

그토록 보고 싶었던 파제로의 모습이 보입니다.

 

1세대 후기형 L14x 계열 차량이네요. 본넷에 인터쿨러 구멍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88년~90년 사이의 최후기형으로 추정됩니다. 그렇게 일본 땅에서 갤로퍼의 원본 모델인 초대 파제로를 마주하게 됩니다.

 

역사적인 순간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40년 가까운 차생을 살며 생전 보지 못했던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한국에서 온 복제품을 마주하게 된 파제로와, 33년의 차생을 살면서 낯선 일본땅을 밟고 있는 지금의 상황도 생소한데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차를 우연히 마주하게 된 갤로퍼입니다.

 

마침 주인 할머니도 앞에 나와계셔서 한국에서 왔고 이러이러해서 길을 잃었다 같은 차가 있어서 같이 놓고 사진을 찍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사진을 촬영합니다.

 

신기한 광경은 파제로 주인 할머니도 마찬가지

 

신기한 광경인 것은 이 파제로 주인 할머니도 마찬가지였겠죠.

 

촌구석 골목길에 한국에서 비슷하게 생긴 차가 와서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말입니다. 마지막에 나가는 길도 알려주셨고, 선물로 전날 도쿠시마현 미요시시에서 사 왔던 과자를 하나 드리고 왔습니다.

 

GALLOPER / PAJERO

 

갤로퍼와 파제로가 나란히 세워져 있습니다.

 

공통점이라면 둘 다 디젤에 와이드 바디킷이 없는 투톤 차량이라는 점. 차이점이라면 하나는 물론 터보에 숏바디고, 하나는 터보 인터쿨러에 롱바디 사양이라는 점. 그리고 제가 타고 온 갤로퍼는 5속 수동. 저 파제로는 4속 자동변속기 모델이라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미묘한 차이점은 많았습니다. 당시 한국에서는 이런 민수용 지프차와 화물차에 전시 징발을 위한 등화관제등을 의무적으로 장착했어야 하는지라 범퍼 자리에 등화관제등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범퍼가 바디컬러와 동일한 갤로퍼와 달리 파제로 후기형 모델들은 반짝이는 크롬 재질의 범퍼가 적용되었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미묘한 차이를 하나씩 얘기하긴 길어지겠지만 나란히 세워두면 사실상 같은 차는 맞습니다. 

 

베이지톤 실내

 

베이지톤의 실내. 엑시드가 아니라 직물시트지만, 상당히 깔끔하게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80년대 차량임에도 오디오에 옥스 단자가 있어 이 옥스 단자를 통해 노래를 듣고 계신 듯 보였습니다. 대시보드의 구성은 좌우 대칭이라 보면 얼추 맞습니다. 갤로퍼와 달리 파워윈도 스위치가 도어트림에 붙어있고 쪽유리도 개폐가 가능합니다.

 

모두가 풍요로웠고 미국을 위협할 수준으로 한참 잘 나가던 쇼와 말기 헤이세이 초기의 일본인지라 도어트림도 차량의 전반적인 모습도 90년대 초반 옆 개도국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판매하던 갤로퍼와는 달리 상당히 고급스러웠네요.

 

PAJERO

 

99년 이전의 두 자리 번호판입니다.

가니쉬가 달린 와이드 모델은 차폭이 조금 더 넓어서 3 넘버. 일반 모델은 5 넘버로 분류됩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승용 승합 화물 특수로 분류되지만, 일본의 경우 일반 승용차도 차량 크기와 배기량에 따라 3 넘버와 5 넘버로 나뉘고 3넘버가 좀 더 큰 차량으로 분류됩니다. 당연히 5넘버 차량의 세금이 더 저렴하지요. 현행 기준대로라면 5넘버 기준을 충족하려면 배기량도 2000cc 미만이여야 하지만 이 시절엔 배기량 규정이 없었던지라 와이드 가니쉬가 없는 파제로의 경우 배기량이 커도 5넘버 차량으로 인정받습니다.

 

짧은 만남 큰 영광

 

짧은 만남이었지만 제게도 갤로퍼에게도 큰 영광이었습니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초대 파제로와 함께 사진을 찍는 일은 약간의 조력이 있었지만 성공했습니다.

 

남은 버킷리스트는 초 카와이한 일녀를 차에 태우고 사진을 찍는 것이었는데 객관적인 난이도로 그보다 더 어려운 거의 40년 다 된 초대 파제로와 함께 사진 찍는 것은 어느 정도의 조력으로 성공했지만, 존잘 알파메일들에겐 아니 대다수에겐 쉬운 일이고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몇 없는 차를 찾아서 함께 사진을 찍는 것보다 더 쉬운 난이도의 '초 카와이한 일녀를 갤로퍼에 태우고 사진 촬영하기'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네요.

 

아 '초 카와이'의 기준이 너무 높지 않냐고요? 전혀요. 저 눈 정말 낮습니다.

근데 그마저도 못 하는 불쌍한 사람입니다.

 

더미순찰차

 

그렇게 파제로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조금 나가니 더미 순찰차가 보이더군요.

 

과속을 방지하고 운전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런 퇴역한 순찰차를 도로 가장자리에 세워둔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옛날에 봤던 기억이 있고, 요즘은 고속도로 패트롤카로 사용했던 렉스턴 W를 고속도로 곳곳에 세워두더군요. 뭐 그런 것과 비슷합니다.

 

차종은 코로나 엑시브(ST180) 전기형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엑시브

 

한 때 지역을 누비던 순찰차는 이렇게 더미 순찰차로 도로 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91년형부터 그릴의 엠블럼이 변경되었다고 하는데 변경 이전 엠블럼으로 보아 89~91년식의 전기형으로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갤로퍼보다 나이가 많네요. 아까 보고 왔던 파제로와 동년배 차량입니다.

 

달리고 또 달리고

 

한적한 시골길이라 쓰고 국도 10호선이라 읽는 도로를 달리고 또 달립니다.

 

목적지는 우사시를 지나 나카스시인데 그냥 한적한 길을 가다 라멘집이 나와서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하기에 라멘이나 먹고 가기로 합니다. 인구 2.8만명 수준의 키츠키시(杵築市)의 끝자락. 영어로 USA라 표기하는 우사시(宇佐市)와 경계에 있던 라멘집이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라멘숍 야마가

 

간판에는 그냥 라멘가게라고 라멘숍(ラーメンショップ)만 적혀있어서 몰랐는데..

가게 이름은 라멘숍 야마카텐( ラーメンショップ  山香店)이라고 합니다.

 

승용차도 꽤 많이 세워져 있고, 화물차들도 좀 세워져 있는 그냥저냥 오래된 라멘집이기에 들어가 봅니다.

 

대기

 

거의 혼자 오는 손님들이라 1인 좌석만 없네요. 그래서 앞 쇼파에 앉아 대기합니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죄다 차를 타고 지나가던 아저씨들이네요. 화물차 기사도 보이고요. 대기하며 메뉴판을 보고 뭘 주문할지 고민하니 잠시 후 자리가 날 듯 하니 주문을 받습니다. 1140엔의 차슈멘 대자를 주문했네요.

 

생각보다 많다

 

大라도 얼마나 많겠어 했는데 정말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돈코츠라멘 베이스에 돼지 뼈 연골을 으깨 넣은 국물이 특징입니다. 이곳의 주력 메뉴가 파가 들어간 네기라멘이라고 하는데 다음에 가게 된다면 네기라멘을 먹어봐야겠네요. 여튼 다 먹고 나왔습니다.

 

구형 화물차 박물관

 

우사역 방면으로 가던 중 보이던 오래된 트럭들.

 

사진상 보이는 차량들은 다 히노차입니다. 한국에서는 기아자동차와 자회사인 아시아자동차 시절 대형트럭들이 죄다 히노의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된 차량들입니다. 우측에 70년대에 생산된 2세대 레인저도 보이고요 나머지 두 대는 슈퍼돌핀 트랙터와 6X4 형태의 차량으로 보입니다.

 

아마 제 나이 또래나 저보다 좀 더 나이를 드신 분들은 8~90년대에 생산되었던 아시아자동차 AM트럭과 프런트 마스크 그리고 캡의 형태가 얼추 비슷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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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차를 한국에서 라이선스 생산했던 차량들이 위 링크의 차량들입니다.

 

후소 더 그레이트도 보인다

 

가운데 보이는 슈퍼돌핀은 냉장윙바디네요.

 

우측에 보이는 현대트럭 아니 후소 더 그레이트 역시 스틸바디 냉탑으로 보이지만, 슈퍼돌핀처럼 측면으로 문이 열리는 윙바디는 아닌 듯합니다. 사실상 70년대 차량인 2세대 레인저를 비롯하여 80년대 차량인 슈퍼돌핀 그리고 더 그레이트 후기형이 90년대 초반 생산일 텐데 사실상 도로 위의 구형 트럭 박물관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아는 사람들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이렇게 저처럼 보고 감탄사를 날리고 갔겠죠.

 

그렇게 우사까지 갔다가, 뭔가 깜빡한 느낌이라 다시 갔던 길을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돌아간 이유는..

 

니시야시키역(西屋敷駅)

 

일본에서 가장 이용객이 적은 전철역. 니시야시키역(西屋敷駅)을 놓쳤었네요.

 

JR 큐슈 닛포 본선에 소재한 이 작은 무인역은 그나마 좀 큰 우사역에서 약 3km. 아까 밥을 먹었던 라멘집 바로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작은 시골마을을 배후에 둔 평범한 시골의 무인역인데, 공식 집계 당시의 일 이용객은 13명. 지금은 이용객이 그보다 적어 공식 집계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한 한국인 유튜버가 이 역에 다녀온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유명해지며 의외로 한국인들에게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제가 타고 온 갤로퍼 말고도 노란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이 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이야기겠죠. 전철을 타고 어딘가에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저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겠지요.

 

시골 전철역

 

조립식 판넬과 함석 지붕으로 만들어진 오래된 시골 전철역입니다.

 

알아서 교통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하고 탑승한 뒤 내려서도 알아서 찍고 가면 된다고 합니다. 감시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열차는 한 두 시간에 한 대 정도 정차하네요.

 

건너편에 보이는 라멘집

 

열차 하나 지나지 않아 조용한 승강장.

 

논 하나를 두고 같은 선형으로 난 국도 10호선과 함께 빨간 간판의 라멘집이 보입니다.

 

반대방향 승강장으로

 

반대방향 승강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철길 아래의 작은 굴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풀벌레 소리와 매미 소리만 가득한 시골 무인역. 밤에 온다면 엄청 무섭겠지만 낮이라 괜찮네요.

 

굴다리 아래

 

굴다리를 타고 쭉 넘어가면 반대편 마을로 넘어갑니다.

 

굴다리 중간에 계단이 있는데 그 계단을 타면 반대 방향 승강장으로 올라갈 수 있더군요.

 

반대편 승강장

 

낡은 계단을 타고 반대편 승강장으로 올라갑니다.

 

반대편 승강장으로 가는 길

 

계단을 타고 낡은 휀스를 따라 걸어갑니다.

 

그렇게 걸어가면 반대편과 같은 승강장이 나옵니다.

 

니시야시키

 

지금 지도를 보니 이 부근에선 10번 국도를 기준으로 시 경계가 나뉘는군요.

 

아까 라멘집은 키츠키시고, 도로 경계 너머의 니시야시키역은 행정구역상 우사시라고 합니다.

 

반대편 승강장도 비슷

 

같은 조립식 판넬과 함석으로 지어진 역사인데 그나마 이쪽이 좀 더 보존상태가 좋네요.

 

의자 등받이까지 살아있었습니다. 특이사항으로 이쪽은 교통카드 단말기가 나란히 붙어있네요. 열차가 올 시간은 아직 멀었고, 다시 반대편으로 돌아와서 갈 길을 가다가 유명한 우사신궁같은 관광지 대신 논바닥 위에 특이한 장소에 끌려 그 곳에 가 보게 되었습니다.

 

城井1号掩体壕

 

城井1号掩体壕

 

한국식으로 읽으면 '성정1호엄체호'라 읽히는데, 城井의 발음이 뭔가 찾아보니 죠이(じょうい)라고 한답니다. 엄체호는 엔타이고(えんたいごう)라고 읽는다고 하고요. 쉽게 한국식으로 풀자면 비행기를 보관하던 격납고입니다. 평범한 논바닥 한 가운데에 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기를 보관하던 격납고가 있었다는 이야기지요.

 

원래 해군 비행장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이 자리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우사 해군 항공대가 주둔하던 해군 비행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두꺼운 콘크리트로 비행기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덮어 위에서 내려다 본다면 그냥 언덕처럼 보일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당시 미군의 공습으로부터 항공기를 지켜내려 했겠지요. 이곳의 사진을 올리니 제주도의 알뜨르 비행장에 다녀오셨던 분들이 그곳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하는데, 알뜨르 비행장 역시 일본 해군 항공대가 징발하여 만든 비행장이었으니 당연하게도 비슷할 겁니다.

 

방공호에 남은 프로펠라

 

방공호 안에 비행기의 프로펠라가 남아있습니다.

 

매년 8월 15일에 위령제가 열린다고 하네요. 이런 격납고 겸 방공호가 11기 있다고 하는데, 이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주변 농민들의 농자재 창고로 이용중이라고 합니다.

 

프로펠라만 남아있다.

 

종전 직전에 미군의 폭격을 맞고 사실상 비행장이 괴멸해버렸기에 멀쩡한 기체는 없었겠지요.

 

그래서 프로펠라만 남아있습니다.

 

주차장도 넓고 화장실도 있다

 

비행장은 현재 논으로 이용중이고, 적당한 주차장과 화장실도 존재합니다.

 

적당히 구경하고 적당히 쉬다 가네요. 이 곳에 평화박물관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 시에서 관리하는 사적으로만 지정되어 있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듯 합니다.

 

주유소 자동세차

 

지나가던 길에 3000엔 이상 주유하면 자동세차가 무료라기에 주유 후 자동세차기에 들어갑니다.

 

전날 비도 조금 맞았기도 하고 그냥저냥 공짜인데 손해는 아니겠거니 생각하고 세차기에 들어갔네요. 직원이 안테나가 괜찮냐길래 괜찮다고 얘기하고 세차기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네요.

 

망한 빠칭코

 

그렇게 후쿠오카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망한 파칭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어느 지역을 가도 도시고 시골이고 흔히 보이는 곳이 파칭코와 슬롯머신이 있는 게임장입니다. 심지어 전날 달렸던 오보케 협곡에서도 대형 점포와 큰 주차장에 화려한 조명을 켜고 영업하는 파칭코를 봤었는데 이렇게 문을 닫은 파칭코의 모습도 보게 되는군요. 폐업한지 꽤 오래된 느낌입니다.

 

세차했더니 비가 내린다

 

자동세차기에 들어갔다 나왔더니 또 비가 내립니다.

뭐 어쩌겠어요. 갈 길 가야죠.

 

이번에는 고속도로 대신 험난한 산길을 타고 후쿠오카에 진입하려 합니다. 일본 3대 심령스팟으로 불리는 이누나키(犬鳴) 지역을 거쳐 가려는 것이 목적인데, 구 이누나키 터널 안쪽으로는 지도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치외법권의 이누나키 마을이 있다는 도시전설이 내려온다고 합니다. 당연하게도 구 이누나키 터널은 출입이 통제되어 갈 수 없고, 이누나키 마을은 이누나키댐이 건설되며 수몰되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심령스팟이라는 구 이누나키 터널과 댐에 수몰된 마을은 갈 수 없지만, 이누나키댐과 신 이누나키 터널을 건너보려 합니다. 이누나키 마을과 이누나키 터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꺼라위키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누나키 마을

이누나키 마을 ( )은 일본 의 도시전설 로, 후쿠오카현 미야와카시 이누나키 지구에 있는 고개와 주변 부

namu.wiki

 

이누나키 터널

구 이누나키 터널 (旧犬鳴トンネル) 한국어로 읽으면 개 울음소리를 뜻하는 견명(犬鳴)이므로 한자명은 견명터널(犬鳴터

namu.wiki

 

이누나키로 가는 길

 

이누나키로 가는 길은 왕복 2차선의 지방도입니다.

 

고갯길을 올라가서 고가도로를 타고 신 이누나키터널로 넘어가는데 70년대에 선형개량을 마친 도로 치곤 선형이 나쁘진 않습니다. 후쿠오카 도심으로 향하는 도로라 항상 통행량은 많은 편이고, 댐 건설로 인해 마을이 수몰되어 민가는 존재하지 않고, 당연하게도 인적도 드뭅니다. 그래서 이 근처에서 살인 및 시신 유기사건이 일어났었고 도시괴담과 더해져 무서운 곳이라는 분위기를 느끼게 되지요.

 

이누나키댐(犬鳴ダム)

 

댐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마침 댐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고,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네요.

 

계획은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철도 터널 건설 문제도 있고 여러 문제에 직면하여 공사가 늦어졌고 94년에 완공되었으며, 97년에 계획 수위까지 담수를 마쳤다고 합니다. 이제 겨우 30년 즈음 된 댐인데, 차를 세우고 낮잠을 자는 사람들 말곤 조용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무섭게도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이누나키 댐

 

그렇게 큰 댐은 아닙니다만, 우산을 쓰고 댐 수문 위를 걸어봅니다.

 

아까 건너왔던 큰 다리

 

아까 건너왔던 큰 다리가 보이고, 이 다리를 지나는 차량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진 상태애서 확인하니 경찰차가 사이렌을 켜고 출동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주변에 사람도 없고 비는 내리고 사이렌은 음산하게 울려서 꽤나 무서웠지만 말이죠.

 

알 수 없는 건물

 

댐 전망대 주차장 앞에 도로변에 알 수 없는 건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댐 홍보관? 관리소? 어떤 목적의 건물인지는 몰라도 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관리가 되지 않아 타일이나 천장 텍스가 떨어진 모습도 보였습니다. 무서워서 더 탐구하긴 어렵고 빠르게 이누나키댐을 빠져나가기로 합니다.

 

신 이누나키 터널

 

신 이누나키 터널(新犬鳴トンネル)

 

1975년에 개통되었고, 괴담의 중심이 되었던 구 터널은 한동안 개방되었다가 사고가 잦아 94년에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신 터널이 개통된지도 무려 50년이 흘렀는데, 신 터널에서도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괴담은 구 터널에 대한 것이라고 합니다.

 

거짓말처럼 이누나키 터널을 지나 내려오니 소나기가 그쳤습니다.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후쿠오카 시내로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후쿠오카 시내로 향합니다.

 

주말이었던 지난 토요일보단 퇴근시간 전이라 그런지 확실히 차가 적네요. 도시고속도로 텐진키타IC로 진출하여 텐진으로 향합니다.

 

현대 유니버스

 

그래도 일본땅에서 흔히 보이는 현대차. 유니버스와 나란히 섰습니다.

 

울산공장 출신 갤로퍼와 전주공장 출신 유니버스가 이번에는 텐진에서 만났습니다.

 

따라오는 유니버스

 

노선버스가 아니라 관광차로 기억하는데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한참을 같이 가더군요.

 

미나텐진 사거리

 

텐진역 북쪽 미나텐진 건물이 보이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니시도리로 진입하려 합니다.

 

화요일 오후에 또 다시 텐진에 오게 되었는데. 온 목적은 당연하게도 안 봐도 뻔하죠.

 

내 차로 메이드리밍

 

내 차를 타고 지나가는 익숙한 건물.

 

토요일에 주차했던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고 보니 자리가 없습니다. 주변 다른 주차장도 만차고요. 그렇게 복잡한 니시도리를 한번 더 돌고 다음 블럭의 주차타워에 주차를 하러 들어가는데 짐니 한 대가 따라와서 굳이 옆에 주차를 하더랍니다.

 

고베 임시번호판 짐니

 

차에서 내리는데, 짐니에 타고 계신 분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시더군요.

렌터카도 아니고 임시번호판인데 한국사람이 타고 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 한국분이세요? 하니까 한국사람이고, 한국 번호판을 달은 갤로퍼가 보여서 반가운 마음에 따라왔다고 합니다. 왜 임시번호판 짐니를 타고 계시냐 물어보니, 유학생인데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며 이삿짐으로 한국에 가져갈 목적으로 구입한 차량이라고 하시더군요.

 

일본 내 거주지는 도쿄 하치오지인데, 졸업에 맞춰 한국으로 돌아가며 가져갈 목적으로 짐니 신차를 구입해놓았고, 그 짐니를 하카타항에서 배에 태워 부산항으로 가져갈 목적으로 후쿠오카까지 왔다고 하시더랍니다. 일본에서도 인기가 좋아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짐니인데 그런 인기를 반영하듯 정식 수입이 되지 않는 한국에서도 5~6천만원대의 상당히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가져가서 상대적으로 쉬운 이삿짐으로 인증을 받고, 한국 번호판을 달고 마음껏 타다 팔아도 차값에 경비까지 빠지고 오히려 이득인 차량인 것이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30분 넘게 나누고, 서로의 차를 구경합니다.

 

짐니

 

휠은 옵션으로 넣었는데, 오디오는 옵션은 어차피 한국에 가져가선 호환되지 않으니 넣지 않았다고 하네요.

 

지나가는 짐니만 봤지 짐니 실내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긴 처음이었습니다. 한국도 경차 사이즈에 이런 오프로드 타입의 SUV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요. 경차 선택의 폭이 넓은 일본이 내심 부럽기도 합니다.

 

접이식 2열은 매우 좁다

 

3도어 모델인지라 갤로퍼처럼 보조석 의자를 앞으로 밀고 타야하는데, 2열 좌석도 엄청 협소합니다.

 

트렁크 공간도 2열 좌석을 열어놓으면 엄청 좁고요. 2열 좌석을 접어도 그리 넓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진귀한 임시번호판 짐니 구경을 마치고 짐니 차주분과 헤어졌습니다. 아마 지금쯤 이 짐니는 인증을 마치고 한국 번호판을 달고 한반도 어딘가에 주차되어 있겠지요. 짐니 차주분도 인턴 활동을 위해 다시 일본에 들어온다고 하셨는데, 여러모로 좋은 일만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메이도리민

 

평일 오후부터 마감타임까지 있었는데 손님도 많지 않고 딱 좋았습니다.

 

토요일이랑 라인업이 한명도 겹치지 않았고, 갈때마다 출근이 겹치지 않아 오랜만에 보는 메이드도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견습 메이드의 뭔가 무미건조하고 쿨한 모습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기도 했고요.

 

대충 체키 찍고 퇴각

 

라이브 리스트에 K-POP을 열심히 늘려나가는 이쵸쟝으로 라이브 열심히 태우고 체키까지 찍고 나왔습니다.

애초에 이 곳에 빠지게 된 메이드는 지난번에 그만뒀지만, 이젠 이쵸쟝 보러 다닐려구요. 

 

이날 기준 3주 전에 사레루인지 사세루인지 정확하진 않은 혼잣말을 듣고 괜히 바쁜데 라이브를 시켜서 미안했었는데, 그 얘기를 하니 오히려 미안해 하네요. 사레루인지 사세루인지 분명히 들었는데 혼잣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며 오히려 내가 그걸 괜히 시킨게 아닌가 걱정했다 하니 미안하다고 하는데 진실은 본인만이 알겠죠.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팬서비스도 더 좋아졌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얘기하는데 작년에 있었던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더군요. 뭐 여튼 그랬습니다.

 

본래 목적은 메이드리밍을 나가기 전에 후쿠오카나 못해도 기타큐슈 근처에 숙소를 잡으려 했습니다만 후쿠오카 근처 숙소가 죄다 비싸네요. 기타큐슈 고쿠라 근교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시모노세키에 4000엔대에 조식도 주는 저렴한 숙소가 있어서 예상보다 일찍 간몬교를 건너기로 합니다.

 

간몬교

 

후쿠오카에서 시모노세키까지 대략 한 시간 조금 더 걸렸습니다.

 

그래서 본래 예정대로라면 일본에서의 마지막날 일정을 기타큐슈에서 점심을 먹고 느지막에 시모노세키로 들어가려 했었습니다만, 야마구치 일대를 돌아보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숙소에 들어오니 11시

 

숙소에 들어오니 밤 11시. 대욕장에 가서 씻고 어쩌고 하니 12시가 다 됐습니다.

 

그렇게 일본땅에서의 마지막날 밤을 보냈습니다. 8부에서 8일차 이야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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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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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내 차는 아닌데 내 차를 사서 등록하고 온 기분이네요.


지난 2018년 가을 울산까지 가서 8만km를 주행한 민트급 갤로퍼를 구입해서 소장하는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새차도 있고 소장용 차도 있고 데일리카도 있고 자동차를 다섯대나 가지고 있는 매우 부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제 갑자기 엔카 링크를 보여주면서 차를 또 사네 마네 하더군요.

톡방에 올라온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완전 민트급 갤로퍼가 있었습니다.



93년 1월에 등록된 빨간색 갤로퍼 터보엑시드 숏바디 승용입니다.

28년이라는 세월을 버텨왔음에도 13만7천km밖에 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스테프와 휠하우스쪽으로 보여지는 외판상의 부식은 일부 있지만 올순정에 민트급 키로수를 자랑하는 차량이 350만원에 올라왔는데 끌리지 않을 수 있나요. 제가 먼저 봤더라면 아마도 자문을 구하고 당장 가서 질렀을겁니다. 저도 가지고 싶은 차는 많습니다. 다만 그럴 돈이 없어서 그렇죠.


얼마 전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던 차량 역시 같은 년식에 논터보 엔진이 적용된 차량이였는데, 이 차량은 터보차저가 달려있습니다. 외관상의 차이는 데칼의 표시를 제외하곤 없지만, 여튼 이 차량이 훨씬 잘 나갈겁니다.



자칭 올드카를 사랑한다면서 리스토어라 쓰고 인스타감성용 튜닝카를 만드는 분들이 가격을 꽤 많이 올려놓았던지라 30년 다 된 차가 350만원이면 매우 착한 가격입니다. 친구가 바로 전화를 했다는데, 계약금 걸고 그런건 없고 먼저 와서 보고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랍니다. 그러면서 제게 부탁을 아니 거의 모든 권한을 위임합니다.


차는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있다고 하네요. 저 역시 이 매물을 봤던 9월 15일 화요일은 서울에 갈 수 없는 상황이였고, 다음날 직접 가서 보려 했습니다만 누군가가 먼저 와서 잡아갈 느낌인지라 방법을 모색하여 여러모로 개꿀탁송을 운영하면서 자주 배차를 드리던 기사님께 부탁하여 차를 대신 봐주기로 합니다.


물론 제가 구매여부를 판단 할 수 있는 권한은 없기에 차를 파는 사람과 차를 대신 봐주는 사람과 차를 사려는 사람을 연결해줍니다. 그렇게 화요일 오후에 제가 차량 확인을 의뢰한 기사님께서 차를 보셨고 차주에게 사진을 보내줬습니다.



2005년 현 차주가 분당에 살던 시기에 이전을 받았던지라 초록색 전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원부를 확인하는데 지금껏 취미삼아 자동차등록원부를 보고 연구하던 사람이지만 생전 처음 보는 일련번호로 기록되어 있어 명확한 확인은 어렵지만 용산구 후암동에 사는 사람인지 법인인지 모를 누군가가 최초로 등록하여 99년 사실상 동일한 주소지의 법인인지 사업자인지 외국인인지 모를 누군가에게 이전된 뒤 지금의 주인에게 오게 된 것이였습니다.


여튼 현 차주분이 당시에 분당에 주소를 두고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북가좌동과 근처의 증산동으로 주소를 여러번 옮기셨던 흔적을 등록원부 확인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량을 세워두었던 카센터만 다녔다고 하더군요.


2005년에 차량을 이전받은 뒤 보조금을 지원받아 3종 매연저감장치(DOC)를 장착하였더군요. 암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몰려와서 정권에서 적폐로 규정한 5등급 자동차의 운행을 제한하여도 저감장치를 장착한 차량이기에 마음껏 활보하고 다닐 수 있습니다. 


DOC의 장착지원은 2000년대 후반을 끝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은 달고싶어도 달지 못하는 저감장치지만, 이 당시 1종 혹은 2종 매연저감장치인 DPF와 P-DPF가 아닌 DOC를 달은 사람들은 지금 와서 보면 승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구형 차종의 경우 DPF가 나오지 않을뿐더러 DPF대비 이점이 매우 많습니다.



차량을 띄워 하체사진도 보내주셨더군요. 일부 누유의 흔적은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합니다.


차생을 서울과 근교 분당에서 지냈던 차량이고 아마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모셔져 있었을겁니다. 그러니 30년 된 차가 상대적으로 준수한 하체 상태를 가지고 있겠죠. 여튼 차주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구매하는쪽으로 가닥이 잡혀 제가 먼저 계약금을 송금해 주고 차주의 인적사항을 받아 매도용 인감의 발급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9월 16일. 차를 찾으러 갑니다. 


차를 봐주신 기사님 편으로 내려도 될텐데 걱정된다며 저보고 가져와달라고 부탁하네요. 오전에 가려 했으나 오전에 일이 생겼습니다. 뭐 어쩔 수 없으니 제 삼각떼를 타고 가서 이 갤로퍼를 끌고 내려오고 제 차를 기사님께 맏기기로 하고 서울로 올라갑니다.



오전 일정이 꼬여버려 매우 귀찮은 상황이 생겨버렸습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한가하게 서울로 올라가 이전등록까지 마칠 생각이였지만, 오전 일정을 다 마치지 못하고 점심 즈음 출발합니다.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은 두시가 넘어가면 슬슬 차량이 많아지고 세시쯤부터 정체가 시작되는데 오전 일정을 한가하게 마쳐놓고 한시즈음 올라가려 했지만 다 틀어졌습니다.


여튼 오전 일정 탓에 다시 돌아와야 하니 조금 서둘러 움직이네요.



다행히 서부간선도로도 그리 극심하게 막히지 않습니다.


통행이 원활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니는데는 문제 없네요. 성산대교도 그럭저럭 통행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차량이 있는 북가좌동의 카센터를 향해 달려갑니다.


가좌동 일대는 DMC 개발로 인해 생겨난 신도시와 이런 구도심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뭐 여튼 옛 흔적이 남은 공간들도 곧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으니 시골 읍내를 지나가는 기분도 머지 않아 느낄 수 없게 되겠죠.



알려주신 주소를 찍고 가니 카센터가 나옵니다. 마침 에어건으로 차량 내 먼지를 불어내고 계시네요.


차를 가지러 왔다고 인사를 드리고 차량 실물을 확인합니다. 흔치 않은 빨간색에 순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행거리마저 민트급인 차량을 영접하다니 참 영광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스테프 부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차주 특성상 대구의 손판금 장인을 찾아갈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없을 순 없지요.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루는 차량들도 꽤나 우수한 상태임에도 하나둘씩 세월의 흔적은 보이니 그래도 이정도면 매우 준수하다고 생각됩니다.



운전석에 앉아봅니다. 차량 출고 당시만 하더라도 타원형 현대 로고를 사용하지 않던 시기라 하네요.


혼캡만 따로 교체한듯 합니다. 약간 와꾸가 다른 느낌인게 뉴포터용 혼캡으로 보입니다. 이후 사각형 헤드램프로 변경된 모델부터는 핸들이 4스포크로 변경됩니다. 그런고로 이 핸들은 초기형. 구형 갤로퍼에서만 볼 수 있죠.



80년대 미쓰비시차를 그대로 가져왔으니 80년대 일본차 느낌의 직물시트가 적용된건 당연한거죠.


갤로퍼는 미쓰비시 파제로를 그대로 라이센스 생산했던 차량입니다. 이후 여러번의 부분변경을 통해 파제로의 흔적은 점차적으로 사라졌지만 파제로의 품번을 그대로 공유하니 완전히 미쓰비시의 흔적이 사라진건 아니겠지요. 구형 갤로퍼의 경우 그냥 한국생산 파제로입니다. 


반일감정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을 정의롭다고 지지하면서도 사각형 헤드램프가 적용된 뉴갤로퍼 심지어 거의 다른차라 봐도 무방한 갤로퍼2를 구매하여 특유의 원형 헤드램프를 장착하고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에서 생산한 파제로를 따라하지 못해 안달인 사람들이 많은데,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내가 하는 일본차 코스프레는 한국차라 괜찮다고 하겠지만 부품이 다 미쓰비시 부품인건 어째요. 둘 중 하나만 합시다.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던 갤로퍼 숏바디처럼 파워스티어링을 장착을 강조하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93년 1월 당시 가격으로 대략 1700만원 수준. 지금은 뭐 경차 풀옵션 수준의 가격이지만, 당시 유일했던 경차인 티코 풀옵션이 300만원대에 판매되었던 시절이고 뉴쏘나타(Y2)의 2.0 골드 풀옵션의 가격이 1500만원대였음을 감안하면 대략 지금 화폐가치로 얼추 두배 조금 넘는 수준. 즉 4천만원정도라 생각하면 되겠네요.


뒷자리에 탑승하기 힘든 문짝 두개짜리 지프차가 지금 화폐가치로 4천만원 수준이면 당대 어느정도 돈 좀 있는 사람들이 타고 다녔다는 이야기겠죠. 그 돈이라면 중형차 풀옵션을 사고도 남는데 말입니다.



뒷좌석에 탑승하기 위해 조수석 씨-트를 당겨야만 합니다.


요즘의 외래어 표기법과는 많이 다릅니다. 씨-트 등받이를 앞으로 당긴 뒤 리어 씨-트에 들어온 후 원위치 시켜 놓으라고 합니다. 웬지 촌스러워 보입니다만, 대략 30여년 전 그 시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디오만 이후 세대 차량에 적용되던 신형 오디오가 장착되어있네요. 나머지는 순정입니다.



뉴갤로퍼의 등장과 함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변화가 있었지만, 구형 갤로퍼는 파제로 그 자체입니다.


좌우대칭 그리고 일부 옵션의 차이만 있을 뿐 파제로의 대시보드를 그대로 옮겨두었습니다. 심지어 기어봉까지도 파제로와 동일합니다. 아니 그냥 한국생산 파제로라 보는게 옳을겁니다.



도어트림까지도 매우 깔끔하고 우수한 상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찢어지거나 파손된 부분 없이 파제로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전서류도 받았고 차량 확인도 했고 마저 대금을 입금한 뒤 출발합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이긴 하지만 마포구청이 훨씬 더 가까워 마포구청에 가서 이전을 할 생각으로 왔습니다. 다만 오전 일정이 틀어져서 일단 빨리 서산으로 내려가야 하기에 서산에 내려가 이전등록 절차를 밟기로 합니다.



계기판 필름의 컬러가 파제로는 진한 노란색 구형 갤로퍼는 하얀색임을 제외하면 그냥 파제로입니다.


살살 성산대교를 달려 서울을 빠져나갑니다. 대도시 서울과 근교에서만 차생을 보내다가 이제 저 멀리 지방으로 내려가는 갤로퍼입니다. 남은 여생 복잡한 대도시가 아닌 한적한 지방에서 편히 보내겠지요.



8키는 총 두개. 타원형 현대로고 대신 알파벳 HYUNDAI가 새겨져 있습니다.



온도계와 경사계 고도계로 구성된 트리플미터도 정상 작동합니다.


자칭 올드카를 복원한답시고 빈티지 튜닝카를 만드는 사람들이 자주 제거하는 부품 중 하나입니다. 태생이 오프로드를 염두해두고 만들어진 차량인지라 이런 장비를 마련해둔것인데, 뭔 내셔널지오그래픽 로고에 카멜 로고 박아놓고 오프셋팅 해놓고 복원이 아닌 레트로풍 튜닝카를 만들면서 왜들 제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올드카 탄다고 거들먹거리면서 빈티지 튜닝카 만들어 타고다니며 관심받고싶어 안달난 사람들을 극혐하지만 차주 될 사람도 그런 부류들을 극혐합니다. 그러니 탈거당할 일은 없을겁니다.



썬바이저도, 차량 천장 내장재도 정말 깔끔합니다.


파리똥이나 벌레를 잡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28년간 13만 7천km 탄 차가 더럽고 험하다는게 말이 되겠습니까.


그렇게 서울을 빠져나와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비가 내리네요.


차주 될 사람은 병적으로 비를 맞추지 않으려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비가 꽤 많이 내립니다. 대략 8~90km/h의 속도를 유지하며 왔습니다. 터보차저가 있어 가속이 크게 답답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휠 밸런스가 맞지 않는것인지 노면이 좀 좋지 못하면 핸들이 요동을 치네요. 뭐 그래도 이렇게 장거리를 다닐정도면 괜찮은겁니다.



서해대교를 통과합니다.


빗길에 주의하여 80km/h로 주행하라 합니다. 저는 당연히 준수하고 갑니다만, 다른 차량들은 그냥 쌩쌩 달려가네요. 여튼 내려오면서도 이 빨간 갤로퍼보다 오래된 차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내려오니 비가 그쳤네요.



작은 콘솔과 그 아래로 붙어있는 파워윈도우 스위치.



짐칸 대신 자리잡고있는 2열 직물시트.


승용형 모델인지라 화물 적재공간 대신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시트가 있습니다. 쿠션도 그대로 살아있고 청소만 잘 해준다면 청결한 상태로 오래오래 유지 할 수 있을겁니다.



2010년대 독일차 옆에 80년대 일본차가 주차됩니다.


BMW X4가 생각보다 크고 넓네요. 여튼 요즘차에 비하면 좁고 작아보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서민은 엄두도 못내는 꽤나 먹어주던 차량임을 잊으면 안됩니다.



여튼 급한 불을 꺼놓고 자동차 이전등록을 위해 서산시청을 찾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내차고 남의차고 자동차 이전등록만 몇번째인지 이젠 기억도 안납니다.


거의 한두달에 한 번 수준으로 자동차 이전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사 별관에 세무과와 교통과(차량등록)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류는 다 가지고 왔고 매수자의 신분증도 가져왔습니다. 위임장과 함께 인감증명서를 제출했는데 인감증명서는 필요없다고 다시 돌려주네요. 코란도 이전등록시에는 필요했는데 말이죠.


여튼 같은 타 광역시/도에서 진행하는 차량등록 대비 자신이 살고 있는 시/도에서 등록하는것이 조금이나마 이전등록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여튼 이전절차를 마쳤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공인연비가 17.7km/l네요.


산화촉매장치(DOC)를 장착했다는 구변내역도 비고사항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자동차 이전등록을 정말 질리도록 해서 절차가 까다롭거나 어렵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내 차나 주변 지인들 차의 이전을 해주곤 하는데, 행정사 자격증이라도 따서 아예 등록대행을 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나름 고배기량 차량인지라 지역개발채권 3만 5천원을 구입해야 합니다.


바로 판매하니 764원이 나오네요. 3천원짜리 수입인지도 함께 구입합니다.



취득세는 30년 가까이 된 차량임에도 과세표준액이 99만 8천원이나 잡혀 69,860원을 납부했습니다.


취득세 69,860원 채권 764원 인지 3,000원 등록증 발급비 1,000. 총 74,624원을 사용했습니다.



차주가 원하는 장소로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일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직관적인 계기판과 경고등. 예열등의 경우 예열이 완료되면 사라지는게 아니라 녹색으로 표시되네요.



단순하지만 정말 아름답습니다. 잠시나마 내 차처럼 타고 다녀보니 저도 갤로퍼 하나 사고싶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당진으로 이동합니다. 가속력도 괜찮고 엔진소리도 괜찮습니다.


가끔 요철을 밟으면 시트에서 잡소리가 조금 나긴 하지만, 뭐 감내해도 될 수준입니다. 28년된 차라 믿기지 않을 수준임은 틀림없습니다. 거기에 저감장치까지 장착되어 있으니 서울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지요.



여튼 모종의 장소에 차량을 세워두고 미리 탁송기사님이 주차해둔 제 삼각떼를 타고 퇴각합니다.


차주가 수집을 목적으로 구입한 차량이고 아마 끝까지 가지고 갈테니 주인이 더 바뀔 일은 없을겁니다. 여러모로 손을 봐야 할 곳이 보이긴 하지만, 남은 차생 한적한 지방에서 병적으로 관리하는 주인 만났으니 앞으로 새 보금자리에서 새 주인과 함께 편히 지내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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