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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파란만장한 일대기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니 여기선 언급을 않겠습니다.


뭐 입원도 많이 했었고,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내원도 했었지요. 다만 작년부터는 1년에 한번 꼴로 검진을 받으러 성바오로병원에 내원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기 검진의 수준인데 작년까진 별 탈이 없었으나 올해는 문제가 좀 있다고 하네요.


일단 뒤에 가서 얘기 해 보도록 하죠.



성바오로병원은 청량리. 그것도 청량리역 6번출구 바로 앞에 있으니 차를 끌고 갈 일이 없습니다.


복잡한 서울 시내에 차를 끌고 들어가는 일도 참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고, 용산이나 서울역에서 전철을 타고 가면 쉽게 접근이 가능한데 굳이 차를 끌고 갈 일은 없죠.


금요일 오전이다보니 상경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열차를 타고 용산역으로 향했습니다. 용산에서는 청량리까지 1호선 국철을 타고 가면 금방이지요.



청량리 근처는 어르신들로 가득합니다. 


물가가 저렴한것도 있지만 경동시장이나 그 근처로 어르신들을 위한 시설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역 근처의 유동인구는 대부분 중장년층입니다. 물론 주변에 대학교들도 있고 하니 젊은이들도 보이곤 하는데, 그래도 대부분은 어르신들입니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청량리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병원. 지금이야 큰 병원들이 많이 생겨서 위상이 예전같지는 않다지만 그래도 알게 모르게 입소문 타고도 지방에서도 올라오곤 하는 병원입니다. 페인트 칠도 얼마전에 새로 한 듯 해보이네요. 한때 청량리 재개발과 관련하여 병원도 이전을 한다 말이 많았지만, 병원은 그대로 남는걸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이왕 이리된거 병원도 옆에 큰 신축건물이라도 하나 지었음 좋겠네요..


뭐 여튼 그건 그렇고, X-RAY상에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검사를 좀 해보자고 하네요. 2월 초에 입원 예약까지 다 잡아 둔 상태입니다. 부디 큰 이상은 아니길 빌어야겠습니다..



성바오로병원 근처에 지인분께서 일하시는 오일샵에 잠깐 들려서 담소를 나눴습니다.


뭐 이래저래 손님이 오셨고, 저도 휴학신청서를 내러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라 오래 있지는 못했었네요. 사진은 3D 도라에몽 영화 홍보용 풀래핑 버스입니다. 둘 다 로얄크루저(BH120F) 차량인데 앞에 가는건 각크루저 뒷차는 둥그런 라이트로 바뀐 크루저네요. 어짜피 그래봐야 영업용 내구연한은 지난 차량입니다.



천안까지 내려가는 길엔 ITX-새마을호 열차를 탔습니다.


기존 구닥다리 새마을호의 내구년한 도래로 인해 새롭게 도입된 열차지요. 디젤을 연료로 하는 기존의 pp동차는 다 퇴역했고, 전동차가 이 새마을호를 견인해가며 사람을 수송합니다. 물론 전철화 작업이 되지 않은 장항선같은 노선에는 기존에 무궁화호를 견인하고 화물을 견인하던 7400번대를 비롯한 디젤동차가 견인을 합니다.


시승 소감은 후기형 무궁화호 느낌...? 누리로는 그냥 전철 타는 느낌이였고, 무궁화호보단 좌석 간격이 넓은편이지만 그래도 그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간이 테이블도 종전 새마을호의 그것이 훨씬 더 사용하기 편했고 넓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게 천안에 와서 학교에 들렸습니다. 1년 휴학을 냈네요.


학교 밖이야 종종 오곤 했었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건 정말 오랜만이였습니다. 뭐 변한건 없지요. 크게 미련이 남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냥 때려치질 못하니 기존 휴학에서 1년 더 연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휴학 사유는 병원에서 내려오면서 기분도 좋지 않은데, 질병으로 해서 냈네요.


한 해 일단 쉬면서 일이나 해보고 적성에 맞는 일이 있다면 과감하게 그만 두던지 해야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다시 또 패배자처럼 돌아오겠죠. 그날의 저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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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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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한지도 벌써 5일차에 접어듭니다. 수술실에서 있던 일들을 한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P.S 3G 핫스팟 이용중이고 유동ip라 하고싶은 말은 많아도 다른 블로그에 댓글을 달지 못합니다ㅠㅠ


2012/12/24 - ["진잡" 세상살이/학교일지] - 청량리 병원 재입원기 (1) 다시 또 병원으로...

2012/12/28 - ["진잡" 기획연재] - 청량리 병원 재입원기 (2) 수술실 카운트 다운...



수술실에는 예정된 시간보다 굉장히 늦게 들어갔습니다. 
예정시간이 한시 반이였는데 세시는 되어서 수술실로 가는 침대에 탔으니깐요. 

생전 처음해보는 전신마취이다보니 혼자 떨고 긴장하다보니 시간 가는게 시간가는 것 같지 않았지요. 옆에서 밥먹는것만 봐도 부러워서 미치고 환장했던 것 같았습니다. 차라리 일찍 들어가거나 제 시간에 들어갔더라면 이만큼은 떨지 않았을겁니다. 컴퓨터도 귀찮고 어디 돌아다니기도 언제 날 부를지 모르다보니 부담되는 일이였습니다. 그래서 딱 TV를 켜는 순간! 동물농장 재방송을 하고있더랍니다.


아니 꼭 나와도 틀어도...... 왜 하필이면.....

SBS TV동물농장 595회 '엉덩이에 혹 달린 견공 미르'라는 제목으로 혹달린 개의 수술모습이 재방송되고 있었습니다. 이 영상은 제 두려움을 가중시키기 충분했습니다. 혹달린 미르라는 개는 외적으로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고, 저는 내적으로 석회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러 가게 되었으니깐요.

이런 내용까진 괜찮았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동영상 4분 14초부터 보세요)



(내레이션)이제 깨어나 주기만 하면 되는데.. (강아지) 켘 깨개개개앵....

얼마나 저 작은 강아지가 아팠더라면ㅠㅠ 아.. 나도 저렇게 아프겠지..


딱 봐도 고통스러워하는 저 작은 강아지를 보고 지레 더 겁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상에서 강아지의 수술은 잘 되었고 그렇게 동물농장이 딱 끝나는 순간 우연의 일치인지 수술실로 가는 끌차가 왔습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처럼, 단두대에 올라가는 사형수처럼 혹떼러 가는 강아지도 그랬을까 하는 오만 생각을 가지고 수술실로 가는 끌차에 올라탔습니다. 수술실은 4층. 사람많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올려놓고도 고통스러운 강아지가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일반인 출입금지구역으로 들어가고.. 드라마같은데서 보던 수술실 주변 배경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인 통제구역 내 수술실 입구 앞에서 대기중이고, 막 수술이 끝난 간호사 및 전공의들은 왔다갔다 카톡을 하기 바빴습니다. 마취과 의사였는지 간호사였는지 가물가물한 사람이 와서 몇가지 물어보고 체크하고 개그맨 정태호 닮았고 말도 정태호와 비슷하게 하던 오늘도 소독해주고 간 전공의(당시는 간호사로 알았음)가 SKT 4G LTE 로고가 선명한 하얀색 갤럭시S3으로 카톡을 하며 또 몇가지를 물어봅니다.


집도의는 제 담당 한**교수님 그리고 병원장 경력이 있는 최**교수님 두 분이 들어가셨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오시더군요.


막 수술을 끝낸 열두살짜리 아이랑 할아버지 한분이 나오시고, 내 뒤로는 전립선암 수술을 하러 오신 47년생 할아버지 한분이 또 대기하십니다. 이제 진짜 수술실로 출발합니다.


여러 수술실을 거칩니다. 수술실이 꽤 많습니다. 어디는 의료진이 급히 움직이기도 하고, 어디는 저같은 환자를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 기분 오묘합니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구한 자료사진인데, 대충 기억상 저 비슷하게 생긴 것 같습니다. 대신에 의자가 무슨 산부인과 수술대처럼 다리를 벌리게 되어있었고 끌차에서 내려서 직접 다리를 대고 누웠던 것 같습니다.

여러 간호사 및 의사들이 돌아다닙니다. 마취사로 추정되는 타블로 닮은 한 사람이 우유주사 비슷한걸 링겔과 연결된 T자 파이프에 꼽고 넣습니다. 가뜩이나 떨리는데 이상한 약이 그것도 양산되는 여러종류의 주사기중 가장 큰 주사기를 꽉 채운 액체가 들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니 이게 마취제인지 아닌지 물어보아야겠지요.. 그래서 물어보았습니다.

"이거 우유주사(프로포폴)에요??"

"아닙니다"

그때 소량의 약물이 투여 된 상태였고 약간 어질어질합니다.

"맞잖아요. 왜 아니라고해요. 우유주사 맞는데 왜 아니락러ㅑ댁허ㅑㅐ...하ㅣㄷㄱ........"

왜 아니라고 하느냐는 이야기와 동시에 피스톤을 누르는 타블로닮은 그분의 손길은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기억은 없습니다. 제가 수술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들어갈때 의료진이 얘기하던 시간이 3시 15분이였고, 보호자 문자로 온 시작시간은 4시. 수술이 완료되었다고 문자로 온 시간은 약 6시 30분경. 중환자실에서 깨었던게 6시 50분 즈음이였습니다. 예정시간은 두시간이였는데 두시간 반의 수술이 되었지요.

말을 하다가 마취가 되어버렸으니 당연히 깨자마자 말이 나옵니다. 동물농장에 나왔던 강아지의 고통처럼 아프다는 소리가 입에서 나옵니다. 당연히 산소호흡기가 껴져있고, 입에 관을 삽입했기 때문에 이도 조금 아픕니다. 깨어나자마자 하던소리중 마취사가 프로포폴 넣고도 프로포폴 안넣었다고 얘기했어가 아마 주제였고 아파 뒤지겠으니 무통주사나 진통제라도 놔달라가 부제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사실 회복실 직원들이 퇴근해서 중환자실로 들어가서 회복을 했었습니다. 

목은 타들어가고, 간호사는 진통제를 갖고와서 놔줍니다. 어느정도 사람이 안정이 되고 난 뒤에 다시 병실로 올라왔지요. 중환자실 환자들은 다들 자고있습니다. 참 이상했지요.

헛소리의 주제가 마취사가 우유주사 놓고도 안놓았다였다보니 듣던 간호사가 얘기를 해줍니다. 프로포폴은 나중에 투약되는걸로 알고있고 처음엔 마취유도제를 놓는다고 말이지요. 근데 그 마취유도제가 우윳빛갈 우유주사였는데 과연 어떤것이였을까요?


그렇게 병실로 올라왔습니다. 병실에서는요? 어땠냐구요? 수술 내용과 경과는요?

궁굼하면 500원이 아니라 3G 속도도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다들 자는시간에 이러기도 뭐해서 다음편으로 넘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우윳빛깔에 마취유도제를 아시는분이 있으시다면 댓글좀 달아주십시오. 그 우유주사가 프로포폴이 아니면 뭐였는지는 정말 궁굼해서 미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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