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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니는 직장에 새로이 출근할 즈음. 일본 여행을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꽃피던 봄에 오일을 갈아준걸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예상과는 달리 차를 타는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이전과 딱히 다름없는 주기로 엔진오일을 교환하게 되었습니다. 올해가 끝나갈 즈음에나 올 줄 알았는데 말이죠.



오일도 다 먹어서 거의 바닥에 찍히고, 약 일만 이천키로 이상 주행했기에 슬슬 갈아줘야죠. 그래서 오일마켓으로 향했습니다. 네비가 얼마 전 개통된 강남순환로로 길을 안내하기에 거기로 왔습니다만, 이건 사람이 다닐만한 길이 아니네요. 강남 한복판을 뚫고 올라오는게 정말 머리아플정도로 짜증납니다.


그렇게 예상 도착시간보다 약 한시간 늦게 도착해서, 차량을 리프트 위로 올립니다.



 


리프트 위에 올리고, 본넷부터 열어둡니다. 토요일 영업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지라 촉박합니다.


제가 마지막 작업차량이 될 줄 알았는데, 스파크의 작업이 다 끝날 즈음 깔끔하게 잘 꾸민 구체어맨이 한대 더 들어오더군요. 이날의 마지막 작업차량은 체어맨이 되었습니다.


두번을 큰 불만 없이 넣었던 일제 오일인 베리티 유로씬스가 질리기도 하고, 가볍긴 가벼운데 잡소음도 너무 큰지라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 오일을 추천받았습니다. 그리고 요즘 핫하다는 오일이 있다고 하더군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와 발음이 같은 그런 오일이랍니다. 



THAAD 말고 SARD!


요즘 오는 지인들마다 추천을 해주고 계시다 합니다. 과연 외부의 요인으로부터 엔진을 잘 지켜줄 엔진오일인지는 한번 지켜보도록 합시다. 일본의 슈퍼GT 레이싱에 참가하는 SARD 레이싱팀에서 개발해낸 엔진오일이라 합니다. 에어로파츠나 오일필터같은 다른 자동차 용품 역시 SARD 이름을 달고 생산과 판매를 한다고 합니다. 고RPM을 주로 사용하는 저출력 경차라던가 자주 쌔려밟는 저같은 사람들한테는 적당한 오일이 아닐까 싶네요.


에스테르 기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고급진 오일로 결정하고, 기존 폐유를 내리기로 합니다.



참기름 냄새가 나던 신유는 엔진을 돌고 돌아 검듸검은 폐유가 되고 폐유는 순식간에 떨어집니다.


급하게 석션기를 대지 않고, 오일이 최대한 다 떨어지도록 넉넉한 시간을 주기로 합니다.



그와중에 타이어 위치 교환작업을 진행합니다.


작년에 난강타이어를 장착하고 사실상 런플렛타이어 뺨치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사이드월과 최상의 그립력에 만족스럽게 타고 있습니다만, 노면소음도 꽤나 심한편이고 편마모까지 먹은지라 차기에도 난강타이어를 장착하는 문제는 진지하게 고민을 좀 해야겠습니다. 


1년이 조금 넘는 세월동안 타이어도 꽤 많이 닳았고, 비교적 덜 닳았던 타이어를 전륜으로 옮겨두었으니 올 겨울까지 신나게 타다가 스노우타이어로 교체하면서 폐기하던지 해야겠습니다.



깡통은 결국 뜯어졌습니다. 잔유 제거작업을 마친 뒤, 오일을 불어내던 기기를 통해 주입해 줍니다.


사드라는 같은 발음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는 찬반논쟁으로 말이 많습니다만, 이 오일은 아직까지 별 말은 없는걸로 보입니다.



깔대기로 활용하는 페트병을 잘라 만든 깔대기.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오일마켓 후기를 검색해보면 저 깔대기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꽤 많이 나오는데 그저 볼품없는 재활용품처럼 보여도 똥차 스파크부터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차량에 주입되는 오일들도 대부분 저 깔대기를 통해서 들어갑니다. 그동안 깔대기에 묻었던 오일의 값을 계산한다면.. 뭐.. 무시하면 안될 그런 물건입니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 주방에 놔둔다면 충분히 참기름으로 착각하고 요리에 사용할법한 비쥬얼.


에스테르 기유로 만들어진 윤활유들이 다 그런 냄새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만, 매번 새 오일을 주입할때마다 밥 한공기 가져다 놓고 먹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서히 오일이 주입되고 있습니다. 


석션기에 담긴 오일이 다 주입되고, 차량을 리프트에서 내려 신유 주입을 마저 진행합니다.



콸콸 쏟아져 들어가는 사드 오일.


빠르면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봄 안으로 교환주기가 다가오겠죠. 그때가면 그저 쏟아내려오는 폐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테구요.



뒤에서 체어맨도 기다리고 있고, X리프트에서 차량을 내리기로 합니다.


잠깐의 시운전 뒤, 오픈흡기필터 청소를 위해 바로 옆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생각난 김에 불스원 향균필터를 교환하기로 합니다. 제조사에서는 1만km에 한번씩 이 비싼 필터를 교환하라고 권장합니다만, 스파크나 타는 거지주제에 그런 사치는 영 좋아하지 않는지라 못해도 3만km는 탔으리라 생각됩니다.



흙면지는 꽤나 쌓였습니다만 그리 더럽진 않네요?


언제 이 필터를 장착했었는지 확인하니 2015년 8월 16일에 방문해서 이 필터를 사다 달았더군요. 딱 1년 타고 와서 갈았습니다. 시골에선 대중적인 소똥(분뇨)냄새도 어느정도 커버해주고, 주행거리상으로 꽤 오래 달고다녔음에도 에어컨 에바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도 다 막아줍니다.


고로 봉 뺄만큼 타려면 내년 여름까지 써야합니다. 그냥 잊고 지내다가 2017년 8월에 교체하도록 합시다.



세척제를 뿌리고 고압으로 흡기필터를 청소합니다.


아마 제가 올 2월엔가 청소를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새 꽤나 더러워진 모습을 보다못해 직접 세척까지 해주셨습니다. 물기를 다 불어내고 선풍기 앞에서 완전히 마를때까지 기다린 뒤 장착까지 마쳤습니다.



고객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상태가 좋은 구형 프라이드를 발견했습니다.


오일을 보충하러 오셨다는데, 오토매틱 데칼과 요즘엔 찾아보기 힘든 구형 기아 엠블럼(일명 공장기아)이 붙어있습니다. 핸들이나 그릴에는 신형 엠블럼이 붙은걸로 보아 94년식 과도기형으로 보이는데, 20년이 넘은 차량이 순정 그 상태 그대로 잘 보존되어있단 사실이 경이롭습니다.


부디 스파크가 오래 버텨주길 바라며,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P.S 티코만큼 도로에서 천대받던 프라이드 리스토어라고 쓰고 복원이랑은 거리가 먼 빈티지 튜닝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차값이 팍 뛰어버렸습니다. 중고 시세가 평균 200만원선. 혹은 그 이상 400만원까지도 받는 차들이 넘쳐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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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커암커버 가스켓 교체. 그리고 점검 당시 광유를 주입해주고 약 3000km 주행된 차량입니다. 


다만, 오일 슬러지가 이건 뭐 심각한 수준인지라 플러싱을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정말 꼼꼼히 관리를 해준다 생각되는 용두동 오일마켓에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었답니다. 물론 티코동호회 번개모임이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열린다는 정보를 보고 그에 시간대를 맞춰서 올라갔지요.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만, 업무가 밀려서 영업시간이 끝나도 작업을 계속 하고 계셨답니다 ㅠㅠ


일단 오일캡을 열고 한번 들여다 보시더니만 바로 플러싱을 하는게 낫겠다며 플러싱을 진행하십니다. 용액처럼 된 플러싱제도 있고, 스프레이 형태로 된 플러싱제도 있고 다양합니다만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플러싱을 진행했습니다.


기존 노즐을 활용하기도 하고, 노줄에 한 5mm정도 되는 수평호스를 끼워 깊숙한 엔진커버 안쪽까지 꼼꼼하게 분사를 하곤 했습니다. 유공압은 취급을 안하니 그냥 그런게 있구나 수준으로 보이네요..



본격적으로 드레인 작업이 진행됩니다.


FM대로 차를 올리려 하니 불안불안 해서 결국은 앞바퀴만 들어올립니다. 어째어째 자리가 나는지라 작업이 진행되는군요. 불어내고 또 불어내고, 플러싱제를 계속 뿌려주고 합니다만 끝도 없이 검은 구정물같은 폐유가 흘러나옵니다.


결국 석션기를 사용해서 끝까지 불어냅니다.


오일필터가 들어가는 자리에도 꼼꼼하게 플러싱제를 뿌려주고 불어내고만 한참 반복했네요. 수십년간 쩔어있던 슬러지들을 정말 흔적도 남김없이 떨쳐냈습니다.



사실상 보관용인데 비싼게 뭘 필요 있어요..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저렴한 오일로 선택합니다.


아랄(Aral)의 하이트로닉(High Tronic) 5w40입니다. 딱 세통 들어가네요. 두분 모두 근 10년만에 혹은 생전 처음으로 작업해보는 차량이신지라 전산을 뒤져서 용량을 찾아내고 조금의 시행착오를 겪으시긴 했습니다만, 정성스럽게 작업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훨씬 더 가벼워진 느낌으로 여의도 제3주차장으로 향합니다.



딱 시간맞춰서 온 차는 세대. 극심한 정체로 인해 다들 조금씩 늦게 오셨답니다.


돗자리를 깔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있다보니 곧 주차장을 가득 매우게 되더군요. 모처럼만의 모임인지라 저처럼 처음 나오는 회원들도 꽤나 많이 보이고 기존에 서로들 안면이 있으신 회원님들도 근 1년만에 뵌다고 인사를 하시더랍니다.



외관만 알토가 아니라 계기판도 스즈키 알토 웍스에 적용된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다만 수온게이지만 조금 손을 보면 된다고 하더군요. 과연 티코가 풀악셀을 쳐도 쭉 밟는게 가능할까 싶은 극한의 RPM까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비록 논터보 논 인터쿨러지만 마음만은 알토의 고성능 모델 웍스(WORKS)입니다.


이래저래 차량 한대씩 시동을 걸고 상태를 점검합니다.


각기 시운전도 해보고 얼마나 들여서 어느 부분을 수리했는지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간의 지식도 공유를 합니다. 다들 깔끔하게 잘 관리 하셨더라구요.



그래도 어느정도 모임이다 싶을 수준으로 차가 모였습니다.


티코가 이만큼 많이 모여있는 모습은 생전 처음 보는군요. 차령이 어느정도 된 동호회는 비스토동호회도 마찬가지지만 그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일단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똥차기도 하고 여성회원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여성회원을 중심으로 여왕벌 놀이나 남성회원들의 지나친 충성경쟁 이딴게 생길 일이 없죠. 


연령대는 다양하셨습니다. 20대 30대 40대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는 차량이 되어있구요. 나이 불문하고 대다수가 메인으로 타는 차량이나 바이크가 한대씩은 있고 즐기기 위해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십니다. 



그리고!! 상품을 받았습니다. 나름 귀하다면 귀한 물건이라 하네요.


은색 티코를 타고 오신 회원님께서 계기판 키로수가 가장 적은 참가자와 가장 많은 참가자에게 한대씩 준다고를 하셨는데, 19만 타신 회원님이 가지고 계시다면서 2등인 제게 기회가 찾아왔네요. 16.5만도 어디가선 많이 탄 축에 속하게 되더랍니다.. 


그렇게 한강에서 모기와 싸워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다리를 건너 마포에 와서 식사를 합니다.



갈비 ㄷㄷㄷ 밥도 한공기가 국사발에 담아서 나오더군요.


그렇게 재미난 시간은 흘러가고. 다음을 기약하며 정말 밤 샜다 싶을 수준으로 놀다 왔습니다. 정말 하루가 24시간인게 아까웠던 날이 아닐까 싶더군요. 다음엔 스파크로 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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