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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당진의 한 주유소에서 목격한 구형 그레이스. 각-그레이스입니다. 당시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도입된 차량들이 죄다 각이 살아있어 구형 차량을 부를 때 '각'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죠. 이후 93년 뉴-그레이스로 부분변경을 거치며 각진 외관은 일부 유선형 디자인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약 3년 전 예산의 한 골목길에서 목격했던 각 그레이스 6밴 이후 정말 오랜만에 목격했습니다.

1992 현대 그레이스 6밴 (HYUNDAI GRACE 6 VAN M/T)

그레이스는 신군부 시절 정권에 의해 단종되었던 HD1000 승합차의 계보를 잇는 현대의 원박스형 승합차입니다. 당시 기술제휴 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의 미니밴인 델리카 3세대 모델을 들여와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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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량은 2020년 폐차되었고, 현재 저 자리는 체어맨이 지키고 있습니다. 전면부는 신형으로 개조된 이 차량 이후 정말 오랜만에 실물 각그레이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차량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주유중인 각 그레이스

주유소에 붙어있는 세차장에 세차를 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그레이스를 목격했습니다.
이 차량은 91년 4월에 등록된 차량이네요.

86년 12월 출시 이후 93년 부분변경 모델 출시 전까지 판매되었던 전기형 차량입니다. 중간에 헤드램프가 2등식에서 4등식으로 변화하기도 했지만, 전기형 차량의 전반적인 형태는 동일합니다.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도 이 동네 차량은 아닌 느낌이고, 목적지로 가기 위해 주유를 하고 있던 모습입니다.

문콕처럼 찍힌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상태는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그대로 살아있는 출고 바코드와 깔끔한 차체

출고 바코드도 그대로 살아있고, 휠캡도 온전히 붙어있습니다.

약간 변색된 부분도 존재합니다만, 그래도 거의 신차에 준하는 상태입니다. 지금의 미니밴과 비슷한 포지션을 지닌 9인승 모델이지만 승합차의 특성상 상용으로 굴리는 경우가 많아 상태가 온전한 차량을 찾기도 어렵고 당연하게도 대부분 수출길에 올라 국내에선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차량데 이런 상태로 30년 넘는 세월을 버텨왔다는 그 사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그레이스

뒷유리 좌측 상단에 붙어있는 스티커가 변색 없이 남아있습니다.

분명 지하주차장에서 관리된 차량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차량 뭔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지난해 꽤 비싼 가격에 중고차 매물로 등장했던 차량이더군요. 당시 기준으로도 7,537km라는 거짓말 수준의 주행거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선사했는데, 그 차량을 누군가 인수하여 타고 다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매물로 나왔던 당시와 달라진 부분은 차량 내부에 커튼이 생겼다는 점 말곤 없습니다.

당시 중고차 매물로 나왔던 이미지를 구해왔습니다. 아래 '더보기' 버튼을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주유 후 떠나는 그레이스

주유 후 그레이스가 목적지를 향해 떠나고 있습니다.

특유의 탈탈거리는 엔진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떠나고 있습니다. 저감장치조차 없는 5등급 노후 경유차라 주행에 제약도 많기도 하고, 정말 신차나 별 차이가 없는 적산거리를 보존하기 위해 제가 차주라 하더라도 시동이나 걸어주지 정말 가끔 타고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적지가 어딘지는 몰라도 분명 보존되는 장소 역시 지하주차장이나 개인 차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잘 가 그레이스.

그렇게 그레이스가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꽤 비싼 가격에 매물로 올라왔음에도 판매되었다는 얘기는 가치를 아는 좋은 주인을 만났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 좋은 주인을 만났으니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 앞으로도 폐차 걱정 없이 잘 보존되리라 생각합니다. 국내에 잔존한 개체도 100대 미만이고, 이보다 더 뛰어난 상태의 각그레이스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각그레이스 자체가 보기 귀해졌지만,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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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오산시 외곽에서 목격한 구형 대우버스입니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중반까지 도로 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형태의 차량이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춰버린 그런 존재입니다. 85년 BH120H를 시작으로, 86년 부분변경을 거쳤던 BH115가 이 디자인을 채택하였고 당시 대우버스는 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기에 세기말까지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플랫폼은 일본 이스즈의 것을 유용했지만, 8~90년대 미국 버스로 자주 보이던 GMC RTS와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하였습니다. 국내에서 유사한 버스를 흔히 보았기에 미국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RTS 버스가 더욱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튼 BH115는 다양한 파생 차종들이 존재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오랜 기간 판매되었던 차량이 오늘의 주인공인 BH115H. 98년 유선형 디자인의 BH116이 등장하며 자리를 내줬으나 워낙 판매량이 많아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그럭저럭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최근 목격이 언제인가 살펴봤더니 2009년 4월. 한 기업체에서 통근버스로 활용하고 있던 차량을 목격했던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여튼 그런 버스를 2022년. 오산시 외곽에서 목격했습니다.

 

1996 DAEWOO BH115H

이 익숙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보는 디자인. 경이롭습니다.

경기대학교 분자생물학연구실 부설 한국꿀벌질병연구소에서 사용중이거나 사용했던 차량으로 보입니다.

 

96년 8월 출고. BH115H 치곤 끝물 후기형에 속하는 모델입니다. 특유의 스틸바디가 인상적이던 버스였지만 전체 도장이 된 상태라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하네요. 수원에 소재한 경기대학교에서 사용하던 버스를 구입하여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지, 아직도 이동식 연구소로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유리창과 버스 천장에 보이는 구조물(태양열 집열판 추정)을 보면 일반적인 승객 수송용 버스가 아닌 다른 특수한 목적으로 개조되었을 확률이 높아보이네요. 화물차를 주차 할 공간이 없어 자세히 볼 순 없었지만, BH115H가 맞습니다.

 

1996 DAEWOO BH115H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갈 길을 갑니다.

 

같은 장소에서 해당 차량을 목격했다는 게시글이 보배드림에 있었습니다만, 화성시 정남면으로 표기해뒀더군요. 화성과 오산의 경계이긴 하지만, 오산땅이 맞습니다. 여튼 위치도 알고 있고 하니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다시 찾아가서 자세히 보고 오기로 합시다. 25년의 세월을 버텨 온 낡은 버스가 과연 얼마나 오랜 세월 살아남을지는 모르겠다만, 부디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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