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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대천)에 딱히 뭐 먹으러 갈 데가 있냐고 물어보면 여기를 제일 먼저 손에 꼽고 싶습니다.


옛 고택을 보수하여 식당으로 운영중인 곳인데, 주로 메뉴로 묵요리와 백숙을 파는 식당입니다. 주교면에 소재한 이 식당은 보령 시내인 대천에서도 차를 타고 간다면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편이고 홍성쪽에서 가기도 주교 면소재지에서 오천방면으로 들어가다보면 그리 멀지 않으니 여러모로 위치 자체는 외딴곳에 있지만 접근성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시골 지방도 한복판에 보이는 기와집이 바로 이 식당입니다.


'흥업'은 지명입니다.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인데 이 흥업면에도 흥업묵집이라는 묵요리 전문점이 있다고 하네요. 그 흥업식 묵요리를 해서 흥업묵집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를 내포한 한자어인지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뭐 '강원흥업'이라는 버스회사도 원주시 흥업면과 관련이 있을 줄 알았으나 원주시 흥업면하고는 하나도 관계 없던데요 뭐.


다음지도상으로는 원조흥업묵집이라는 상호로 검색됩니다.



고택 앞 정원에 사는 진돗개 두마리와 살이 오를대로 오른 수컷 고양이가 손님을 맞아줍니다. 


진돗개와 고양이를 거쳐 식당 안으로 들어오면 향토적인 분위기의 식당이 펼쳐집니다.



그렇습니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의 인테리어입니다.


나름 현대적인 마룻바닥과 식탁 그리고 전등까지.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요소가 잘 아우러진 모습입니다.



흥업묵집의 상차림표입니다.


백숙과 초계탕을 제외하면 메밀로 만든 요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흥업정식은 백숙과 묵무침 메밀전과 죽이 코스로 나오고, 초계탕과 닭 매운탕은 계절요리네요.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그리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국산 메밀로 만들어 재료비가 비싼 까닭도 있겠지요. 물론 공장에서 만든 메밀묵과는 달리 직접 식당에서 만든 묵으로 요리하는지라 차별화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메밀전과 함께 묵밥을 주문했습니다. 메밀전은 사실상 술안주격인 메뉴입니다만, 술 없이 먹었습니다.



메밀전 먼저 나오네요.


정확히는 김치메밀전입니다. 얇게 편 부침개 반죽 위에 배추김치와 쪽파를 곁들여 부쳐낸 음식입니다. 간장이 곁들여 나오지만, 김치 자체의 짭짤한 맛이 있어 굳이 간장을 찍지 않아도 간이 맞습니다.



묵밥도 곧 나옵니다.


묵밥에 곁들여 먹을 김치도 같이 나왔네요. 신맛이 좀 나는 묵은 김치였습니다.



묵밥에 저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됩니다.


따뜻한 육수를 부어 만든 묵밥입니다. 이게 과연 맛이 있을까? 생각하시는 여러분들도 한번 드셔보시면 꽤나 괜찮은 맛을 내는 음식인것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뜨겁지 않은 육수 속의 메밀묵과 밥 한수저를 함께 떠 먹으면 이만큼 맛있는 음식도 없습니다. 


밥이 조금 적기는 합니다만, 부족하다면 조금 더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사발의 육수 한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비워냈네요.


묵밥 한그릇에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묵밥을 먹으러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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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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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난주 일로 기억합니다.


비록 폐차장으로 가는 오더였지만 꽤나 상태 좋은 라노스 쥴리엣을 타게 된 일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올드카 목격담으로 들어가도 별 상관은 없겠지만, 사진도 그리 많지 않고 하니 업무일지로 넣어봅니다.


받은 오더창에 라노스라고 적혀있기에 그냥 평범한 라노스 세단이겠거니 했는데 빨간색 라노스 해치백이더군요. 물론 상태도 별 기대 안했습니다. 그저 뭐 굴러가는 수준에 지나지 않겠지 싶었지만, 상당히 우수한 상태의 라노스 쥴리엣이 제 앞에 서 있더군요.



그렇습니다. 강렬한 빨간색의 라노스입니다.


1996년 11월 우릴대로 우려먹은 르망과 씨에로의 통합 후속모델로 탄생된 라노스는 르망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해내긴 했지만, 그래도 르망 이후로 10년만에 탄생한 대우의 독자적인 소형차 모델이였고 출시 당시에는 아벨라와 엑센트 대비 잘 팔렸습니다. 하지만 IMF와 대우그룹의 위기로 상황은 뒤집어지게 되었고 안정환에 정우성까지 써가면서 마케팅에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2002년 4월. 단종 수순을 밟고 맙니다.


이시절 유채색 대우차의 대부분이 칠이 대부분 바래있는데 이 라노스는 칠에서 광까지 나더군요. BMW의 키드니 그릴처럼 대우 특유의 삼분할 그릴 패밀리룩이 적용된 차량이였지만, 대우 특유의 삼분할 그릴은 지엠대우 출범 이후 폐기되고 맙니다.



전반적인 상태는 깔끔합니다.


2001년 6월에 최초로 등록된 차량이고 따지자면 라노스2 부분변경 이후 나온 '라노스2 쥴리엣 스포츠'입니다. 사실상 라노스의 부분변경 모델인 '라노스2'가 99년 출시된 해치백 모델 전용 앞범퍼를 떼어다 쓰고, 무슨 편육 눌러놓은듯 보이는 후미등을 붙여다 팔은 형편없는 모델이긴 했지만, 현재도 이집트에서 생산중이라고 하네요. 무려 쉐보레 브랜드로 말이죠.


P.S 2000년대 초반 소형차 라인업이 빈약했던 GM이 대우를 인수하여 대우가 만들고 대우가 개발했던 소형차를 전 세계에 팔아먹었고 그 후속 모델들이 지금도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무슨 미제 십자가 달린 차는 전혀 다른차라고 주장하는 쉐슬람들과 자기네 신차가 이렇게 정통성이 있다고 할때만 대우차 팔아먹고 평소에는 대우랑 다르다고 선 긋는 한국지엠이 부정한다 하더라도 대우가 곧 쉐보레라는 사실은 부정 할 수 없다.



뭐.. 그 시절 대우차라면 가지고 있는 부식도 육안상으로는 없습니다.


광도 살아있고 깔끔한데 결국 폐차장으로 가게 되는군요. 현재 기준으로 극 소수 수출이 나가긴 하지만, 작년에 수출단지에서 팔리지 않아 도로 폐차장으로 가던 라노스를 탔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수출보다는 결국 폐차장으로 향하나 봅니다. 



주행거리는 6만6천... 그래도 2000년대 차량이라고 RPM게이지의 ECONO그린존도 보이네요.


아직 한참 더 달려도 될 그런 주행거리인데 폐차장행이라는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차주분이 폐차대신 염가의 중고차 거래를 선택하셨더라면 누군가는 가져다가 잘 타곤 했겠지만, 폐차장을 선택했으니 최후를 맞이하러 가게 됩니다.



라노스 해치백 모델에 기본적으로 적용되던 가죽핸들의 가죽도 멀쩡하고요. 


대시보드 시트 그리고 도어트림 등등 실내 역시 깔끔했습니다. 다만 저RPM에서 꿀렁거리는 문제를 제외한다면 클러치도 아주 신차수준이였고, 딱히 성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그시절 대우차가 다 그렇듯이 고속주행시 기름게이지 눈금이 내려가는게 보이고, 물렁서스로 인한 형편없는 고속안정성과 최악의 조향성은 별다른 방도가 없는듯 했습니다.



기어봉 아래의 링을 당겨주어야 후진기어가 들어갑니다.


4단의 오른쪽에 후진기어가 들어가있는 북미식과 일본식에 대비되는 유럽식이라 불리는 방식인데, 6단 수동 변속기가 대세가 된 지금은 현대와 기아같은 북미식 구성을 따르던 브랜드들 역시 1단 왼쪽에 후진기어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뭐 여튼 라노스는 설 명절 이후 몰려온 차량들로 포화상태에 이른 폐차장에 잘 입고 되었고, 현재는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리라 생각됩니다. 뭐 운이 좋다면 번호판만 탈거당하고 수출길에 오르게 되겠죠.


주행거리도 그렇고 전반적인 상태도 그렇고 폐차비에 10만원만 더 올려서 중고 매물로 내놓았더라면 당장 누가 와서 집어갔을 차량인데.. 참 안타까운 라노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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