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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4년차 아파트..


꼭대기층. 흔히 말하는 탑층이다보니 옥탑방이 있고, 옥상 역시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습니다. 대략적인 단독주택 수준의 활용성을 자랑하는데, 손님이 오면 펜션처럼 사용 할 수 있기도 하고 여러모로 고기를 구워먹거나 빨래를 널기도 좋습니다.


여튼 그렇게 4년을 살았습니다만, 아무래도 단지 내에서 가장 높다보니 다른동의 탑층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자동방충망을 설치하고 문을 하루종일 열어두는 집들이 보여 내심 부럽게 여겼는데, 결국 4년만에 자동방충망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시공은 



뭐 평범한 옥상 출입문입니다.


애초에 옥탑방 자체가 비대칭삼각형 형태의 지붕으로 이루어진 구조입니다. 천장도 당연히 낮은편이고요. 그렇다보니 문도 매우 작습니다. 키가 170대 초반인 저도 머리를 굽히고 드나들어야 하니 말이죠. 여튼 작고 아담한 문이지만, 방충망이 없어 계속 열어두게 된다면 벌레가 자꾸 들어오더랍니다.


그렇게 작년에 직장에 다니며 알게 된 사장님께 연락을 드렸고, 오후에 집으로 찾아오셨습니다.



롤방충망 완제품 박스를 들고 오시더군요.

완제품으로 나오는 물건을 잘라내어 조립하는 방식으로 그리 어렵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사이즈를 재고 사이즈에 맞게 잘라낸 다음 조립을 하면 대략적인 프레임이 완성되더군요. 고속절단기라던지 핸디그라인더같은 공구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그러한 공구를 구비한 가정은 많지 않기에 완제품의 인터넷 최저가와 실리콘을 비롯한 잡자재의 가격을 고려하면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 가격에 시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옥상 출입문 사이즈에 맞춰 프레임이 만들어졌습니다.


문에 잘 맞춘 뒤 피스로 고정하고 실리콘으로 마감을 해주면 된다고 하네요. 자동방충망의 설치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물론 숙련된 기술자의 손과 어쩌다 한번 해보는 일반인의 손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쉬워보였습니다.



실리콘을 도포합니다.


생각보다 작은 면적이였지만 실리콘은 대략 두통정도 들어가더군요. 벽이 석고보드로 마감되어있던지라 힘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리콘이 마른 다음에 사용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렇게 간단히 옥상 출입구에 자동방충망이 생겨났습니다.


이제 송화가루가 날리는 철이 지나면 마음놓고 문을 열어놔도 문제될건 없습니다. 파리가 집 안으로 들어올 일도 없을테고, 밤에 고기를 구워먹는다 한들 하루살이가 옥탑 안으로 들어오지도 않을테니 말이죠.



도어클로저가 있어 문과 조금 거리를 두고 붙였습니다.


도어클로저의 움직임에도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파란색 손잡이. 녹색 스위치를 내리면 자동롤방충망이 감기고 출입이 가능합니다.


닫을때는 반대편 프레임에 걸린 경첩에 딸깍 소리가 나게 닫아주면 됩니다. 사용법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어짜피 한번 달아두면 고장나지 않는 이상 반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할테고요. 나중에 이사를 간다 한들 다음 입주자 역시 그대로 사용해도 문제는 없을겁니다.



도어클로저와 방충망 프레임이 완전히 붙은 줄 알았는데, 대략 2~3cm 떨어져 있더군요.


도어클로저가 고장나지 않는 이상 자동방충망의 프레임을 쳐서 문제가 될 일은 없어보입니다. 문을 확 닫아도 상관 없다는 얘기죠.



별거 아닌듯 보이지만 장착하고 나니 마음에 듭니다.


다시금 코로나가 활개치고 있는 상황이라 암울합니다만, 그래도 언젠가는 여러 사람들을 초대하여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옥탑방에서 펜션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날이 온다면 한여름에는 옥상 문을 열고 잘 수도 있을테고 사람이 자주 지나다니는 상황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매번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지 않아도 될테니 말이죠.


여튼 그렇습니다. 자동방충망과 함께 올 여름은 행복하게 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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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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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저녁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돈까스를 먹자고 하는데 예산으로 가니 어디로 가니 하다가 결국 제가 추억의 경양식집인 베티블루를 생각해내서 이 가게에 다녀왔습니다.


베티블루. 동명의 프랑스 고전영화와 같은 이름을 가진 레스토랑입니다. 뭐 레스토랑이기보다는 경양식집에 가깝습니다. 어릴적에는 지금의 합덕터미널 맞은편. 식당이 있는 건물 2층에 있었습니다만, 초등학교 3~4학년 즈음에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였습니다.


터미널에서 조금 멀어지긴 했습다만, 그래도 걸어서 5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베티블루(BettyBlue)

전형적인 조립식 주택처럼 보입니다만, 경양식집 베티블루입니다. 


매번 지나가더라도 늦은 시간에 지나가서 그런가 세워진 차량들이 별로 없어 영업을 하는 줄 몰랐는데, 현재까지 성업중에 있었습니다. 최소 10년 전에 방문했으리라 추정만 하지 정확히 언제 마지막으로 방문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만, 돈까스가 6천원. 함박스테이크가 8천원 하던 시절에 방문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냥 생각나서 왔던 공간인데, 다행히 성황리에 영업중이였습니다. 



입구 옆으로는 바(BAR)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메뉴판에는 주류를 판매한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만, 어떤 아저씨가 소주를 주문하는 모습을 보니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듯 합니다. 뭐 직접 칵테일을 제조하거나 상주하는 바텐더는 존재하지 않겠습니다만, 여튼 입구 옆으로 바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2층도 있습니다.


물론 2층도 있지만, 2층에 올라가 본 기억은 없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도 괜찮냐 하니 안된다고 하네요. 여튼 1층에도 꽤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거기에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도 자주 드나들더군요. 동시대에 경쟁하던 경양식집인 블랙산장이 폐업한지도 꽤 오래되었고, 여러모로 합덕에 돈까스를 파는 가게가 없다보니 그럭저럭 포장 수요도 있는듯 보였습니다.



대략적인 실내 인테리어는 지금 봐도 오래된 티가 나지 않습니다.


10년 전 방문 당시에도 이런 느낌이였지만, 지금 봐도 오래되었거나 노티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양식집이 근래 생긴 돈까스 전문 프렌차이즈를 제외한다면 8-90년대부터 영업을 했던지라 그 시절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베티블루는 15년 전에 왔어도 10년 전에 왔어도 그리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베티블루의 메뉴판입니다.


여타 경양식집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메뉴판입니다. 스파게티와 밥류를 시키는 경우보다는 역시 와서 돈까스를 먹었던 기억이 지배적입니다. 10년 전 기억하던 가격에 비해 대략 2천원정도 올랐습니다.


카케무사정식 두개와 베티블루 정식 하나를 주문하였습니다.



역시 경양식집답게 크림수프가 에피타이저로 나옵니다.


후추를 조금 뿌려 맛을 음미합니다. 틀딱이 다 된 것인지 이렇게 어린시절 먹었던 음식들을 자꾸 추억하고 찾아다닙니다. 에피터이저 수프로만 배를 채워도 괜찮다 여길만큼 어릴적에는 돈까스보다 수프를 참 좋아했습니다.



깍두기와 단무지 역시 커다란 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돈까스 프렌차이즈에서는 그냥 돈까스를 담는 그릇에 조금씩 덜어져 나옵니다만, 경양식집들은 이렇게 큰 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물론 인원에 따라 양은 달라지지만 양식과 한식이 조화된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경양식의 특징이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케무사(かげむしゃ) 정식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어 'かげむしゃ' 영무자(影武者)가 어원일듯 합니다. 군주를 보호하기 위해 내세운 가짜 군주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돈까스와 김치볶음의 조화에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지 궁굼하여 알아보니 동명의 80년대 일본영화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베티블루 역시 영화 이름이라는것을 생각하면 말이죠.


특징으로는 김치볶음밥이 아닌 김치볶음과 꽤 많은 양의 흑미밥이 나온다는 사실인데, 김치볶음과 흑미밥을 비벼먹으니 꽤 맛있었습니다. 돈까스도 돈까스였지만 김치볶음과 흑미밥의 조화가 사실상 카케무사 정식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베티블루(Betty Blue) 정식입니다.


함박스테이크와 돈까스 그리고 생선까스가 함께 나오는 세트메뉴입니다. 카케무사 정식에 비해 밥의 양은 적고요. 대신 카츠의 양이 많습니다. 여러모로 저는 생선까스를 먹지 않아 카케무사 정식을 먹었습니다만 친구가 주문한 베티블루 정식의 사진만 촬영한 모습입니다.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오렌지주스와 사이다가 나오더군요.


오렌지주스를 후식으로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경양식집의 묘미는 따로 카페에 가지 않고도 후식으로 나오는 음료를 마시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처럼만의 베티블루에서의 식사도 맛있었고, 모처럼만에 본 친구들과의 추억팔이 역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생각이 난다면 종종 찾아와 맛을 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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