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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한 일상속에서 지내고 있던 필자의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가 하나 왔습니다.

전화를 받아보니 한 선생님께서 졸업식과 종업식에 쓰일 상장을 출력하려고 하시는데 메일머지에 대해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참고로 2010학년도만해도 이 학교 졸업생 한분을 계약직으로 써서 컴터의 신인 교무업무 보조자가 있다보니 사실상 그분이 알아서 하셨는데[각주:1] 2011학년도에는 학교에 티오가 안나와서 교무실에 보조가 없던 한해였습니다.

선생님 전화를 받고, "메일머지"라는 잘 쓰지 않던 기능을 내가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실습도 예전에 해보았지만 그게 한참이나 지난 일이고 거의 글로 배웠던지라.. 조금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작년 교무보조님의 전화번호를 얻어 작년의 노하우를 조금 얻어 본 뒤에 학교로 가서 선생님의 일손을 돕기로 했습니다.

 
참 오랫만에 가보는 학교. 이제 공식적으로 나올날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흐음.....

직접 선생님께서 픽업을 위해 Genesis를 타고 집 앞에까지 와주셨긴 했습니다만 일이 굉장히 길어질줄은 몰랐습니다. 11시 40분쯤에 학교에 도착해서 오후 4시 20분쯤에야 일을 다 마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작업은 말로만 하면 간단했습니다. (사실 위 이미지가 옳은 이용방법은 아니지만요.)

메일머지를 글로 배웠고 잘 사용하지 않았던, 사용할 일도 거의 없었던 저도 금방내 익숙해져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작업이였으니 말이죠.

나이스(교무업무시스템)에서 수상자 명단을 엑셀로 받아온 뒤에 목록을 메크로에 필요한대로 정리해서 한글2007을 이용해 각 상장 양식에 맞게 원하는 문자를 집어넣으면 됩니다. 저를 포함한 졸업생에게 수여될 "3년 개근상" "3년 정근상" "1년 개근상"과 "3년 학업우수상" "표창장(효행,봉사,공로,선행)"등의 상장을 포함하여 1,2학년 재학생에게 수여될 "1년 개근상"과 "표창장(효행,봉사,공로,선행)"등의 상장 약 500여개를 뽑아냈습니다.

상장용지와 글씨의 위치를 맞추기 위해 용지를 몇개 버렸고.. 그렇게 상장 인쇄를 잘 하고 있었는데 "3년 정근상"의 내용에 "3년 개근"을 정근으로 수정하지 않았고, "1년 개근상"의 내용 역시도 "3년 개근"으로 찍혀서 수십장이 나왔을때에야 알아챘습니다.

하아....................

아까운 상장용지들을 눈물을 머금고 찢어버린 뒤.. 다시 처음부터 인쇄를 시작했습니다.ㅠㅠ

작년에는 상장 수여일자를 수정하지 않아서 거의 다 뽑아둔 뒤에 다 파기하고 다시 뽑았고 이전에는 졸업식 당일날에 오류를 발견하고 급하게 다시 인쇄했다며 저를 위로해주시지만 이거 심리적인 부담감은 더해져만 갑니다. 교무실에 몇몇 선생님께서 이런저런 업무때문에 나와계시고 잠시 얼굴을 비추시다 가시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갑니다.

(2월 9일꺼면 졸업식날 주고 받을 상장이네. 곧 직인이 찍힐테고. 나중에 내가 인쇄했던 상이라고 기억하겠지.)

하나둘씩 상장은 완성되어 갑니다. 저를 불러오신 선생님과 검수를 위해 몇번씩 확인하기도 하고 중간에 친구 하나가 학교를 방문해서 검수와 크고작은 업무를 도와줍니다.

그러던 중간에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개고기) 학교 주변 식당으로 갔지만, 개고기를 안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뼈해장국을 먹었습니다. 불러오신 선생님께서 페이를 지불하셨는데. 이거 웰케 죄송해지죠..

그렇게 다시 교무실로 돌아와서 상장 인쇄작업에 몰두합니다.

1,2학년은 3학년보다 비교적 상장의 종류가 적지만 봉사상 효행상 공로상 등등 나이스에는 표창장이라고 떠있지만 자잘하게 나뉘는 상장은 역시나 저를 복잡하게 만들어주더군요.

중간에 메일머지의 동작오류로 학년 반이 찍혀나오지 않는 오류도 있었고 굵은 상장용지가 금방금방 끼어서 빼내고 다시 작업을 진행하는것도 고난이였습니다. 여차저차 이리저리 대형 복사기의 토너가 마를날이 없도록 인쇄를 해서 일을 마치니 4시 20분..... 밥을 먹었던 30분을 빼고 일에 몰두해서 일을 끝냈습니다. 메일머지를 모르던 시절에는 하나 쳤다가 지웠다가 다시 쓰셨다고 하던데...ㄷㄷㄷㄷ

그랬더라면 하루를 꼬박 잡아먹었을수도 있겠군요;;;


집에 가려는데 일일히 졸업생대장을 작성하시는 담임선생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수십년 후에 가까이는 수년이 흐른 후에 학교에 다시 찾아와 저 문서를 펼쳐본다면 그때는 어떠한 생각을 하고있을지요. 붓펜으로 작성되다보니 90년대로 다시 돌아온 느낌을 줍니다만 매우 모범적인 글씨체를 가지고 계신 선생님께서 일일히 장부에 졸업생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정성스레 적고계십니다. 바로 이전에는 공로상의 경우 어떠한 사유인지 다 적으셨었고 말이죠.

수시간동안의 메일머지를 통한 상장 제작작업과 함께 졸업이 곧 현실로 다가왔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했던 학교와 선생님. 이제 굿바이만이 남았다는 건가....

몇몇 노래를 들으면 또는 어떤 상징적인 물건 혹은 종이를 보면 학교에서 혹은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해왔던 일들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고등학생 생활은 이제 현재진행형에서 과거가 될 일만 남아있습니다. 새로운 생활이 시작된다고 해도, 얼마전부터 문득 드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만이 강해지겠죠.

이미 거쳤거나, 앞으로도 이 과정을 거칠 많은 사람들. 저도 그 절차를 거쳑가는 한명일 뿐이고. 그렇게까진 평범하지 않았던 학생으로 학교에 저는 영원히 남아있겠죠...

상장 그리고 졸업대장의 기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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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전에 우유당번으로 교무실 왔다갔다할때는 로지텍 마우스에 대한 토론도 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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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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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시동안의 방황을 끝내고 이전처럼 "이것이야말로 티스도리스러운 이야기다"라고 할만한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에게는 2011년 1월 10일쯤엔가 갑자기 하루만에 디자인해서 그날 인쇄까지 맏긴 뒤 열심히 만나는 분들마다 꼭 빼놓지 않고 드린 명함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언가 하고싶은것이 있더라면 그 욕구를 모두 충족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놓지 않고 뿌리를 뽑는 필자의 성격이 아주 자알 반영된 명함. 디자인적인 감각이 약 1g도 없다지만 도대체 어떻게 내가 명함을 만든것인지 하루만에 혼자 만족할만한 디자인으로 완성한 명함. 그렇게 큰 돈이 들어간것은 아니였지만, 나를 소개하고 나 자신을 PR하는데에는 이만한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명함이 곧 애물단지로 전략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아직 반도 못썼는데!! 이거 어찌해야 실질적으로는 올해까지, 그리고 정확히 따진다면 2월까지의 유통기한을 지닌 명함을 모두 소비할 수 있을까요. 일단 제 얘기를 들어보시죠.

제 명함이야기좀 들어보실래요?


정확히 2011년 1월 10일, 저는 명함이라는걸 가진 고등학생이 되어보고싶다는 참으로 잉여스럽고, 저 아니면 딱히 생각을 하지 않을만한 욕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러한 욕구는 하루만에 화산에서 마그마 뿜어져나오듯 분출되었고 바로 이틀 후. 택배편을 통해 명함은 도착하였습니다. 2~3일정도가 걸렸던 일이였는데. 저는 그동안 "언제쯤 명함을 받아볼 수 있을까.."하며 들떠있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설레며 기다렸던 명함이 오기는 왔습니다!


이틀을 언제쯤 올까 기다리던 물건이 오니 기쁘긴 기뻤습니다!

하지만, 당시로써는 학교 보충수업도 중국다녀온다는 탓으로 학교에서 오는 전화는 무작정 받지 않고 잠적해뒀던 상태인지라 당장 누구도 만날일이 없었는데. 명함을 줄 사람은 거의 없었죠. 기껏해봐야 길고 긴 방학중에 만났던 친구 몇명, 지인 몇분에게 명함을 드렸던 것 밖에 없었는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겨울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개학을 했습니다!

그동안은 보지 못했던 특별한 아이템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저는 매일 가지고가는 수십장의 명함이 모두 다 닳을때까지 나누어주고 또 나누어줬고, 그렇게 신기한 물건을 봤다는듯이 명함의 인기는 날이 가면 갈수록 상종가를 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부작용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명함날리기 연습용으로 쓰고 또 쓰며 부족하다고 더 달라는 현상이 벌어지고. 다른반 교실이고 복도고 어디고간에 명함이 떨어져서 주었던게 한두번이 아니며 심지어 어느날에는 누군가가 시내에 있는 공중전화 카드투입구에 명함을 일곱개나 넣어두고 갔다는 전화까지 받고, 혹시 음란한곳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 이후부터는 명함을 나누어주는것에 대해서 신중해지게 되었고 슬슬 명함에 대한 학교 내에서의관심도가 떨어지게 되었으며 선생님들께나 간혹 명함을 드리는 수준으로 학교에서는 명함을 이용해왔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명함에 관련되서 기억나는 내용은 단합대회라고 석가탄신일날 학교에 나와서 자습을 한 불쌍한 3학년들끼리 오후시간에 간단한 체육대회를 했던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2인3각 달리기 미션중에 제 명함 받아오기도 있었네요. 그렇게 명함을 몇번이고 건네주었고, 마지막에는 저희반과 1등을 다투던 반에 방해공작을 위해 멀리 도망갔다 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랬던 명함. 여튼 하루만에 만들었다보니, 여기서 안타까운점이 하나 나옵니다.

바로....................... 학교!!!!!!!!!!!!!!!!!!!!!!!!!


"왜 학교를 재학중이라고 쳐넣어서 이렇게 고민을 자처하나!!!"

그렇습니다. 당장 2월이면 졸업을 하는 학교를 집어넣은게 큰 화근이였습니다. 3월이 끝나갈 무렵. 당시 갑자기 수술을 받으시고 대학병원에 입원하신 선생님을 대신하여 임시교사로 오셨던 선생님이 이 명함을 받으시고 "이 명함 내년에는 어떻게쓰게.."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게 사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설마..... 올해안에 다 쓰겠죠. 하고 웃어넘겼지만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남았을지, 자세한 설명과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와 함께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받으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는 상자에, 작은 두개의 상자가 들어간 상태로 명함이 배송되어 왔습니다. 한 상자당 500장씩 두개니까 1000장. 그렇지만 아직 하나밖에 개봉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티스도리닷컴 방문자 100만돌파 이벤트때 세장씩 넣어서 보내드리고 봉투앞에도 모두 붙였고 조금 조잡하고 과하다 싶을정도로 명함 소비를 위해 온갖 정성을 다 쏟았는데 최근에 조금 줄었다는게 아래와 같이 남아있습니다.


작은상자 하나는 아예 뜯지 않았고, 하나는 약 35%남아있는 상태.

추정치로 뜯어둔 상자에 명함이 약 35%가 남아있습니다. 이건 그래도 마음만 먹는다면 올해안에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하며 건네드리면서 조금 양을 줄일수도 있고 혹여나 내년에 새로 명함을 만들거나 티스토리에서 나온다고 해도 몇개는 추억으로 남겨둘 수 있을텐데..

추억으로 남겨둘 수 있는건 있는거고.. 저... 아래에 아직 충분히 차있는 상자는 어쩔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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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은 없는 어떤 잡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의 명함이지만, 꼭 받아보고 싶으시거나 혹여나 이 명함이 명함날리기 연습용으로라도 필요하다 생각되신다면 여러분 댁까지 우편을 통해 티스도리 명함을 열장씩 보내드립니다! 배송비는 전액 제가 부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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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라도 신청을 받아서 뿌려야 할까요? 아니라면 좋은 시행착오이자, 추억으로 남겨둬야 할까요.
처음부터 만들때 학교를 졸업할것이라는것을 고려하지 못하고 그자리에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을 넣었으면 될것을 그저 당장 내일모레 졸업해서 남이되는 학교를 굳이 붙여넣은 제가 잘못이라지만, 크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이 명함이 저를 각인시켜주기도 했었고, 지금의 저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물건중 하나이기도 하죠. 
 
"어찌 처리해야만 하는겁니까?!"라는 제목을 붙이긴 했지만. 그동안의 저를 타인에게 알리고 각인시켜주었던 소중한 명함인만큼 애착을 가지고 쓰는날까지 최선을 다 해서 써야겠습니다. 새로운 명함을 파게 되어도 두개를 패키지로 "이건 예전명함이에요^^"라고 건네야죠.

결국 내용은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다가 마지막에는 자기계몽을 하고 끝나는 자화자찬성 글이지만 제가 명함을 아끼는만큼이나 즐거운 2011년을 만끽하시고, 새해에는 모두 명함처럼 빛나는 존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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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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