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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레커에 견인되어 가던 버스를 한 대 보았습니다.

 

전시차 이동 중이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었지만, 구형 모델. 근데 뭔가 이상해서 보니 일본사양 차량이네요. 물론 국내에서는 흔히 삼각버스라 하는 신형 디자인으로 변경된 지 오래지만, 유럽이나 북미 시장을 제외하곤 생각보다 많은 국가에서 운용 중인 현대의 대형버스 '유니버스'는 아직도 구형 디자인으로 수출되는 국가들이 좀 있습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로 내수 기준 구형 디자인으로 수출되고 있고요.

 

 

Hyundai Mobility Japan 株式会社

2020年05月13日 INFOMATION サービス拠点情報を更新しました。

www.hyundai-motor.co.jp

 

전시차 이동중

전시차 이동 중 현수막이 걸린 버스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구형 노블의 형태를 띠는 이 유니버스. 이미 내수 기준 구형 모델이지만, 왜 전시차 이동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지 흥미가 생겨 가까이 다가가 보기로 합니다.

 

촌티나는 청색 시트

우측에 존재하는 비상탈출구와 촌티 나는 청색 시트. 큼직한 개폐창.

딱 봐도 내수 사양은 아닙니다. 이 촌티 나는 패턴의 시트. 일본에서 본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타본 현대 유니버스

현대자동차가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자동차. 유니버스. 종종 자칭 자동차 기자라는 양반들은 현대가 일본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말을 하는데 사실상 현대의 유니버스는 아직도 계

www.tisdory.com

 

지난 2015년 포스팅을 참고합니다. 역시 일본사양에 적용되는 시트가 맞네요.

 

우핸들

좀 더 앞으로 다가갑니다. 운전석이 우측에 있네요.

 

우핸들 일본사양이 확실합니다. 좌핸들 차량들이 달리는 한국의 서해안고속도로를 우핸들 유니버스가 견인되어 달려가고 있습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배선들이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고, 견인 중임에도 미등은 계속 들어와 있었습니다.

 

JAPAN

바코드에는 JAPAN이라는 문구가 확실히 적혀있네요.

우핸들에 일본 수출 사양이지만 K로 시작하는 익숙한 차대번호를 부여받은 한국차가 맞습니다.

 

코로나 이후 얼마나 판매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00년대 후반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하며 혈혈단신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했던 유니버스가 그래도 중박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버텨왔기에 최근 '아이오닉 5'와 '넥쏘'같은 친환경차를 내세워 승용차로 일본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가격경쟁력을 위해 한국 사양 대비 빠진 옵션들도 많고 단순화된 부분들도 많습니다만, 일본의 메이커로부터 기술을 받아 생산하던 한국산 차량이 일본시장에서 기술독립을 이룬 지 그래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 한국산 브랜드로 그것도 성능과 내구성을 중시하는 상용차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전면

견인차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프리미엄 고속버스와 비슷한 외관을 가졌습니다.

 

현대 로고 자리에 운송사를 표시하는 창이 달려있습니다.

 

좌측

우측에 운전석이 있으니 좌측에 출입구가 보입니다.

개폐창을 제외하면 내수사양과 크게 다른 부분은 없습니다.

 

슬라이딩 도어

내수사양과의 차이점이라면 슬라이딩 도어 아래로 작은 창이 보입니다.

 

사각지대의 승용차를 확인하기 위한 쪽유리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일본의 대형차들은 법규에 의해 운전석 반대편에 이런 쪽유리가 꼭 설치되어 있는데, 유니버스의 전신 현대 에어로 버스를 비롯하여 일본차를 기반으로 생산했던 국산 트럭과 버스에서도 이런 쪽유리의 존재를 쉽게 볼 수 있었지요. 이후 독자개발 차량들이 늘어나며 쪽유리는 보기 어려워졌습니다만, 일본으로 수출되는 차량이니 쪽유리가 존재합니다.

 

여튼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름 유익했습니다. 단일 메이커로 경차, 소형차부터 럭셔리카 그리고 대형 상용차 라인업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가 현대입니다. 호불호를 떠나 그런 자동차 메이커를 가진 국가에 산다고 국뽕을 들이키고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됩니다.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부디 무사히 도착했길 기원하고 앞으로도 유니버스의 대활약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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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임박했는데 일이 없어 점심이나 먹을 겸 근처에 현수막을 걸어둔 신장개업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해장국집이라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해장국들을 파는 그런 식당이겠지 싶었지만, 생전 처음 듣는 뒷고기 해장국과 소갈빗살 해장국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소 갈비살을 넣은 해장국은 판매하는 가게들이 있긴 합니다만, 뒷고기는 구워만 먹지 해장국으로 먹는다는 얘기는 어딜 찾아봐도 나오지 않더군요. 저도 뒷고기는 구워 먹는 고기로만 먹어봤습니다. 여튼 특이한 메뉴에 맛도 그럭저럭 괜찮아 두 번 찾아갔었네요. 100% 내돈내산입니다.

 

그래도 해장국

해장국집 이름이 '그래도'입니다.

생소하긴 해도 해장국이라는 의미에서 상호를 '그래도'라고 지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면소재지에서 국도 방향으로 올라가는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면소재지에서는 걸어서 이동이 가능한 거리입니다만, 조금 멀리서 찾아가기엔 자차가 없으면 접근성은 조금 떨어집니다.

 

그래도 해장국 메뉴판

주요 메뉴는 소갈비살 해장국과 뒷고기 해장국.

 

전골도 있고, 술안주로 나오는 수육도 존재하지만 주요 메뉴는  해장국입니다. 뒷고기는 돼지 머릿고기의 볼살과 같은 특수부위. 소갈비살은 말 그대로 소갈비살이 들어간 해장국입니다. 해장국 메뉴를 주문하면 공깃밥은 무한제공. 뒷고기 해장국이 8,000원. 소갈비살 해장국이 10,000원. 2,000원 더 주면 곱빼기 수준의 '특'으로 가져다줍니다. 

 

메뉴판 아래 원산지 표기에 따르면 뒷고기는 국산. 소갈비살은 캐나다산이라고 합니다. 뒷고기 기준으로 8000원에 공기밥은 무한제공이니 가성비가 상당히 좋습니다. 대부분 가공순대와 육수를 받아다 끓이는 고만고만한 맛의 순대국밥도 같은 가격에 공기밥 추가 시 따로 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같은 고깃국임에도 상당한 가성비를 자랑하는 메뉴입니다.

 

기본 반찬

기본 반찬이 나옵니다.

 

해장국집이라면 기본적으로 나오는 배추김치 겉절이와 깍두기. 그리고 장아찌와 오징어젓갈이 추가로 식탁에 올라오네요.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한 해장국집 반찬이라 생각하겠습니다만, 일반적인 고깃국을 파는 가게에서 식탁에 올라오는 일이 거의 없는 식재료가 하나 더 올라옵니다.

 

계란

보통 콩나물국밥집에 가야 주는 계란이 같이 올라옵니다.

 

해장국이 나오면 팔팔 끓는 뚝배기에 계란을 풀어 넣어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생전 처음 듣는 해장국 메뉴에 콩나물국밥도 아닌데 웬 계란일까 싶어 이 생전 처음 들어보는 해장국에 대한 궁금증만 증폭되었습니다.

 

뒷고기 해장국 '특'

뒷고기 해장국이 나왔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음식을 '특'으로 주문하는 일은 도박에 가까웠지만 성공한 느낌입니다.

 

그냥 맑은 고깃국 국물에 무와 파 그리고 뒷고기가 들어간 구성입니다. 첫인상은 그냥 '뭇국'같은 느낌입니다. 여기에 계란을 깨트려 넣고 풀어줍니다. 사장님 말씀대로 꼭 풀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뒷고기 해장국

계란까지 잘 풀려있는 이 상태로 맛을 봅니다.

 

간은 충분히 잘 된 상태. 취향에 따라 다대기를 넣어 먹어도 됩니다. 계란까지 풀어놓으니 황태국을 먹는 느낌이네요. 국물은 맑고 깔끔하여 느끼한 뒤끝이 없고 뒷고기 특유의 쫄깃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반 뚝배기보다 조금 더 큰 '특'을 주문했음을 감안해도 고기가 꽤 많이 들어가 있네요.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해장국이지만 진짜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뒤 다시 찾아가 이번에는 소갈비살 해장국을 먹어보기로 합니다.

 

소갈비살 해장국

소갈비살 해장국은 일반으로 주문했습니다. 뒷고기 '특'과 가격이 같습니다.

 

뒷고기 해장국 대비 해장국을 구성하는 식재료가 훨씬 더 많습니다. 무 대신 먹기 좋게 잘린 시래기가 들어갔고, 파와 함께 송이버섯이 고명으로 올라갔습니다. 소갈비살 해장국 역시 계란을 풀어 넣어주고 본격적으로 시식합니다.

 

소갈비살 해장국

전반적인 해장국의 맛은 비슷하지만, 소갈비 특유의 맛이 느껴집니다.

 

저는 소갈비보다는 뒷고기 해장국이 더 취향에 맞는 느낌입니다. 당일 오전에 삶은 소고기고 조리과정이나 다른 손님들이 비슷하게 한 얘기는 없었다고 하는데 소고기 특유의 냄새가 좀 올라오더군요. 개인적인 취향이라 생각하고 보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여튼 저는 소갈비보다 뒷고기 해장국이 더 입에 맞네요. 생전 처음 접해보는 해장국입니다만, 앞으로도 근처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면 종종 찾아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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