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에 출고하여 2025년 3월에 드디어 55,555km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수리를 위해 세워둔 기간이 얼추 두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만, 그래도 꾸준히 굴리고 굴리다 보니 5가 다섯 개인 주행거리의 모습을 볼 수 있긴 하네요.
55555
5555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량의 계기판에 55555라는 주행거리가 찍혀있는 모습입니다.
참 힘들었네요. 별다른 사고만 없었더라면 진작 지난해에 보고도 남았을 주행거리였겠습니다만, 온갖 억까란 억까는 다 겪고 2025년 봄이 되어서야 보게 된 주행거리입니다. 그나마 날이 좀 풀리며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가 300km 조금 넘는 수준이 표시됩니다. 그래서 배터리가 약 80% 남아있는 시점에서의 주행가능거리가 277km네요.
애초에 정이 떨어질 만큼 다 떨어진 차량인지라 무탈히 탔으면 좋겠다는 그런 소망조차 이제 존재하지 않네요. 그냥 대충 타다가 전손치고 번호판이나 옮겨가고 싶습니다.
그간 귀찮아서 미루고 미뤘던 여행기를 계속 써야죠. 2일차 이야기입니다. 저야 아소산에 한 번 다녀왔던 경험이 있지만 당시 같이 갔던 형님과는 아소산에 가려다가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계획을 변경했었습니다. 여튼 아소산에 갔다가 구마모토의 야마가시의 사쿠라유 온천을 경유하여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일정이었습니다.
무사히 밤을 보낸 이클립스 크로스
별 문제 없이 무사히 밤을 보낸 이클립스 크로스 렌터카입니다.
다시 시동을 걸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전날 밤에 올라왔던 길
전날 밤에 올라왔던 구불구불한 고갯길입니다.
그래도 아침에 오니 속도가 붙는군요. 중간에 야생 사슴이 도로 위에 나와있기도 했었지만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후쿠오카에서 아소산까지의 거리는 약 150km. 긴 여정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예상 소요시간은 2시간 이상
148km가 남은 상태에서 예상 소요시간은 2시간 이상입니다.
생각보다 멀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고속도로만 타고 간다면 이렇게 오래 걸리진 않겠지만, 중간에 현도와 산길을 타고 올라가야 하기에 예상 소요시간이 2시간 이상으로 잡히더군요. 물론 고속도로는 선형이 좋지만 아소산까지 들어가는 현도의 경우 주택가를 지나고 차선이 하나로 줄어드는 등 한국이라면 상상도 하기 어려운 길들을 지나게 되었네요.
키야마 휴게소
큐슈고속도로 사가의 관문 키야마 휴게소에서 아침밥을 먹고 갑니다.
키야마부터 사가현으로 들어갑니다. 물론 여기서도 약 100km 이상 가야하는지라 갈 길이 멉니다만, 아침을 먹고 가자기에 휴게소에 들어왔네요.
우동과 삼각김밥
우동과 오니기리 세트. 약 900엔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냥 뭐 전형적인 휴게소 우동에 딱히 뭐 들어있던건 없었던 오니기리었습니다.
고속도로 진출
고속도로에서 진출하고도 한참 더 가야만 합니다.
여기까지는 도로가 좋습니다만...
이딴게 현도
현도 207호선이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 외길에서 교행을 하고 있습니다.
버스나 대형 화물차같은 큰차라도 오는 날엔 사실상 통행이 불가하겠죠. 그렇게 다시 도로의 폭이 늘어나나 싶더니만..
또 다시 도로폭이 줄어든다
또 다시 도로폭이 줄어듭니다.
뭐 이딴 도로가 있나 싶습니다만, 다들 잘 다닙니다. 신기합니다. 그렇게 점점 산을 향해 올라갑니다.
2023년 방문 당시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었던 건물이죠. 대피소와 휴게소를 겸한 건물이랍니다.
내부에 화장실도 있고 대기실과 자동판매기 그리고 관광 안내소가 있었습니다.
분화구가 심상치 않다
분화구의 상태가 심상치 않더군요. 꽤 많은 양의 수증기가 발산되고 있었습니다.
분화구 근처로
특유의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는 와중에도 분화구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뭐 보이진 않는다
딱히 뭐가 보이진 않네요. 수증기 말곤요.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고 안내원들이 소리칩니다.
복구 완료
2023년 방문 당시 상태가 좋지 못했던 탐방로 역시 복구가 끝났습니다.
분화 이후 망가졌던 흔적들은 사라졌고 깔끔하게 복원이 끝났으나 저쪽 방향으로 넘어가는 사람은 없네요.
통제되었던 전망대로
2년 전 방문 당시 통제되었던 대피소 위의 전망대로 향해봅니다.
전망대
원래는 외벽에 돌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던 건물이라는데 현재는 앙상한 상태입니다.
따로 보수가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층은 창고 겸 대피소 2층이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전망대에서 분화구 방향으로 바라본 풍경입니다.
녹지 않은 눈도 보이고 이글루처럼 생긴 대피소의 모습도 보입니다. 활화산이 없는 나라인 대한민국 사람이 보기에는 상당히 이국적인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산
그렇게 다시 하산합니다. 하산하며 분화구를 바라보니 역시 수증기가 자욱하네요.
다음 목적지는 구마모토현 북부의 인구 4.5만명 수준의 야마가시(山鹿市)입니다. 이 작은 시골동네 한복판에 사쿠라유라는 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온천이 있다고 하기에 그 온천에서 온천욕을 하고 가기로 합니다. 그렇게 아소산을 하산하던 중 파제로를 목격했습니다.
파제로 목격
익숙하게 느껴질만한 차가 보이네요. 갤로퍼 아니 1세대 파제로의 후기형 모델입니다.
오 내 뒤에 붙네?
이 차가 제 뒤에 붙었는데 편의점으로 들어가더군요.
다른 출입구로 편의점 주차장에 들어가서 차량을 구경했습니다.
PAJERO L141
1세대 파제로만 놓고 보자면 87~91년까지 판매되었던 후기형 모델입니다.
순정 휠에 순정 가니쉬. 한국에서는 뉴갤로퍼에 이 디자인의 휠이 적용되었는데, 1세대 파제로가 현행모델이던 시절에는 이 휠과 구형 갤로퍼의 해바라기 휠이 트림에 따라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딱히 큰 차이가 없다.
실제로 초대 파제로를 가까이에서 보긴 처음이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뵙고 오지 못했지만, 그냥 이 파제로를 목격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쁘더군요. 한국의 갤로퍼와 다른 부분이라면 앞 뒤 범퍼가 반짝반짝 빛나는 크롬입니다. 당연히 등화관제등도 없고요. 그 외에는 한국의 갤로퍼와 큰 차이점은 없었습니다.
V6
구마모토 두 자리 번호판에 순정 윈치까지 달려있었습니다.
보조범퍼 역시 순정으로 저렇게 나왔다고 하고요. 휘발유 차량임을 알리는 V6 레터링도 그릴에 붙어있었습니다. 물론 구형 갤로퍼의 그릴과 형태는 동일합니다.
트리플미터가 없다
트리플미터가 없고 가니쉬가 존재하는 '와이드 슈퍼 JX' 모델이라고 하더군요.
핸들은 순정처럼 생겼지만 사제로 보이고 그 외에는 순정상태를 유지중이었습니다. 그렇게 짧은 파제로 구경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8톤 이상 통행금지
시골의 작은 다리를 건너는데 8톤 이상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중량에 따른 통행제한을 하는 다리는 처음 봤네요.
야마가시
조용한 시골동네 야마가시의 시가지입니다.
저층의 오래된 건물들과 드문드문 주차된 차량들만 보일 뿐 차량 통행이나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시가지를 뚫고 조금 더 들어가니 온천의 주차장이 나오더군요.
사쿠라유 전용주차장
사쿠라유(さくら湯)의 전용 주차장입니다. 뒤로 보이는 건물은 온천 프라자라는 상가.
주차요금은 없습니다. 조용한 동네임에도 온천을 즐기러 오는 지역 주민들은 꽤 있었네요.
저 목조건물이 온천
저 목조건물이 온천이라고 합니다.
1640년. 당시 이 지역의 번주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지어졌던 온천을 시작으로 메이지시대의 대대적인 보수와 쇼와시대에 현재 온천 플라자 자리에 건물을 지어 영업을 이어가던 중 2012년에 과거의 모습 그대로 목조 건물로 복원된 것이 지금의 사쿠라유라고 합니다. 전통 건축양식을 사용하여 지어진 큐슈 지역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목조 온천입니다만, 새로 지어진지는 이제 막 13년 정도 된 건물이라는 이야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