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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지난 연휴에 서해안고속도로 정체구간에서 만났던 누비라 2입니다.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에서 생산되었던 대우의 준중형차 모델 누비라의 부분변경 모델로, GM이 인수한 뒤 이 세그먼트 차량들을 전 세계로 팔아먹었죠. 이전에도 올드카 목격담에서 과연 이때도 누비라를 사는 사람이 있었는지 싶었을 2002년 최후기형 모델을 다뤘었습니다.

 

 

폐차장행, 2002 대우자동차 누비라2. (2002 DAEWOO Nubira II)

누비라. 폐차장으로 가는 오더에 누비라가 찍혀있길래 가 보니 진짜 누비라가 있었습니다. 한때는 지금의 라세티가 죄다 중동으로 수출길에 오르듯 웬만해서는 다 수출길에 오르던 차량입니다

www.tisdory.com

 

당시 포스팅을 읽어보고 오시면 누비라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구구절절 적어놓았습니다. 보고 오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튼 이번에 목격한 누비라는 1.5 DOHC 엔진에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모델입니다. 최초 등록은 2000년 5월. 경쟁사에서 2세대 아반떼. XD를 출시한 지 약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입니다.

 

올드카 목격담에서 2000년 이후 차량은 잘 다루지 않았습니다만, 최근 소재가 되는 차량들도 정말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간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루지 않았던지라 눈여겨두던 오래된 차량들이 있던 자리에 가도 차량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소재 발굴에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여튼 그런 문제도 있고 2000년대 초반에 출고된 차량 역시 영타이머 반열에 올라갔기에 이제 본격적으로 다뤄보려 합니다.

 

2000 DAEWOO NUBIRA II

커다란 헤드램프와 삼분할 그릴. 누비라의 부분변경 모델 누비라 2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느낌입니다. 밀레니엄틱한 디자인으로 솔직히 지금 보더라도 그렇게 노티 나고 질리는 디자인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함께 같은 시대를 활보했던 차량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요즘 차라고 할 수 있는 차량들 사이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최신형 QM6도 옆으로 지나가고, 이제 슬슬 10년 차를 맞이하는 K5와 그랜드 스타렉스도 보입니다. 사진상 보이는 그 어떤 차량보다도 가장 나이가 많습니다. 2000년식 차량이 이제 그런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깡통휠

커버가 빠져 도망간 검은 스틸 휠이 보이네요.

 

전반적인 관리상태는 무난하게 느껴집니다. 범퍼는 살짝 긁혀서 덧칠을 했고, 도장의 밝기 차이도 보이네요. 세월을 감안한다면 무엇보다 육안 상의 부식이 보이지 않으니 무난하게 잘 관리된 차량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POWERNOMICS

파워노믹스 레터링 스티커도 잘 살아있네요.

누비라는 그렇게 도로 흐름에 맞춰 잘 빠져나갔습니다.

 

연휴라고 놀러 가는 수많은 요즘 차들 사이를 빠져나가던 누비라. 다수의 누비라가 대한민국 도로를 누비지 못하고 타국으로 팔려가거나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만, 누비라 단종 만 20년이 지난 2022년 10월에도 도로를 누비는 누비라는 존재합니다.

 

부디 고질병인 마운트 부식이 없고, 별다른 고장 없이 차주분과 함께 오랜 세월 도로를 누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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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토요일에 서울에 다녀오며 서울 시내에서 봤던 차량들의 목격담입니다.


둘 다 대우차고, 최소 한 번 이상 다뤘던 차량이기에 간단히 몰아서 다뤄보려 하네요. 먼저 한남대교를 건너며 목격했던 대우자동차의 후륜구동 중형세단 프린스입니다. 간간히 다니다 보면 도로 위에서 보이는 올드카 중 하나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서울에서 굴리던 차량이라 그런건지 매우 우수한 보존상태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당시 프린스의 최고사양인 ACE네요. 94년 12월에 등록된 차량입니다.


2.0 SOHC 엔진과, 60년대 개발된 V플랫폼으로 만들어져 대우의 로얄 레코드부터 꾸준히 우려먹던 차체. 당시 동급 차량 대비 가장 좁은 전폭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여러모로 열세를 보이긴 했지만, 고급 모델인 브로엄과 함께 나름대로의 택시수요로 세기말까지 판매되었습니다.


여튼 프린스가 매우 깔끔한 모습으로 달리고 있어 비슷한 속도로 따라갔습니다.



'서울31 나' 지역번호판. 중구에서 최초로 발급된 지역번호판입니다.


최초 발급시에는 아마 한자리수 지역번호판을 부여받았을테고, 주인이 변경되었거나 타지역으로 전출을 나갔다가 돌아와서 번호판이 바뀌지 않았을까 추정됩니다. 배선은 없지만 작은 HAM용 안테나도 달려있고요. 2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아마 아파트나 차고에서 극진히 모셔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유의 알루미늄 휠 역시 별다른 백화 없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매우 각졌던 로얄에 비하면 곡선이 다수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동급 차종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던 쏘나타2에 비한다면 각지고 노티나는 디자인입니다. 부식 하나 문콕 하나 없이 매우 깔끔한 상태로 자신보다 최소 20년 이상 어린 차량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프린스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갈 길을 갔습니다.


차령 30년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촉매가 장착된 휘발유차라는 이유에서 4등급 차량입니다. 물론 같은 시대 태어났던 경유차들이 적폐로 몰려 싹 다 사라진 상황에서도 4대문 안이라는 중구에 별 문제 없이 등록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전혀 통행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겠지요.


2030년까지 4대문 내 내연기관 자동차의 출입을 제한한다고 합니다. 물론 그때까지 생존하여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사랑받았던 만큼 앞으로도 사랑받으며 서울을 누비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양재대로에서 누비라를 목격하였습니다.



누비라입니다. 순 우리말 이름으로 교과서에도 오르내리는 차량이지요.

대우자동차의 독자개발 모델이자, 지금은 폐쇄된 군산공장에서 생산된 첫 차종입니다.


지금은 부식으로 리어 쇼바마운트가 철판을 뚫고 올라오는 치명적인 결함과 수출로 인해 쉽사리 볼 수 없지요. 당대 경쟁차종인 구아방이나 세피아보다 훨씬 더 넓은 실내공간을 주로 내세웠고, 독일 ZF사의 4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하여 변속기만큼은 최고의 내구성을 자랑했습니다.


라노스에 이어 패밀리룩인 삼분할 그릴이 적용된 두번째 차량이고, 바로 다음달 출시된 레간자까지 3분할 그릴을 적용하여 대우자동차의 패밀리룩이 완성되었습니다. 지난해 고인이 된 김우중 회장님께서 세기말 자동차 산업에 의욕적인 투자를 하던 시기에 탄생했던 걸작이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차를 모토로 디자인 했다지만, 별다른 특색도 없고 린번엔진을 앞세운 아반떼의 공세에 밀려 2년만에 싹 다 뜯어고친 누비라2로 부분변경 전까지 대략 2년간 판매되었던 초기형 누비라입니다. 이 차량은 98년 4월에 최초로 등록되었던 차량이네요.



지하도 공사로 혼잡한 양재대로에서 자신보다 못해도 15년은 어린 차들 사이를 달리고 있습니다.

번호판은 '서울52' 강남구에서 발급되었던 번호판입니다.


22년의 세월을 대변하듯 문콕이라던지 자잘한 기스들의 모습이 흔히 보였습니다. 앞 휠커버는 떨어져 나간지 오래였고요. 서울에서만 굴렸던 차량이라 그런지 당시 대우차가 부식에 매우 취약했었음에도 육안상 보이는 부식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오랜 세월 굴러다니는게 어디냐 싶은 생각이였습니다.


'J100'이라는 코드네임으로 야심차게 개발되었던 대우의 준중형차 누비라는 대우의 세계경영을 이름속에 그대로 품은 차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후속 라세티는 대우에서 개발했음에도 GM에 인수되어 경제위기속에서 세계로 뻗어나가 GM을 먹여살리던 효자차종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후속모델은 친환경 자동차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결국 단종되고 말았습니다.


대(代)도 끊겼고, 태어났던 공장도 사라졌습니다. 많은 형제들은 수출길에 올라 한국땅을 떠났거나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누비라는 복잡한 서울의 도로를 힘차게 누비고 있었습니다. 상태만 놓고 본다면 그리 오래 살아 돌아다니지는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앞으로 남은 세월 힘차게 도로를 누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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