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메이드카페 체인점 중 하나인 메이드리밍(maidreamin)의 한국 진출 소식이 알려진 게 지난 5월.
이미 오래전 진출해서 점포가 두 곳이나 되는 태국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진출로 한국이 낙점되었다고 합니다. 들리는 얘기론 창업멤버 중 교포가 있다고 하던데 잘 모르겠고요. 이전에 잠시 있었다 사라진 곳들이나 일회성 이벤트로 진행되는 메이드카페가 아닌 흔히 말하는 콘카페 개념의 메이드카페와 집사카페가 대략 2년 전 한국에서도 붐을 타고 홍대에 여러 곳이 생겨났고 이젠 대구와 부산에도 생겨나서 유행의 정점도 이미 찍은 것 같고 화제성도 종전보단 덜 한 시점에서 한국 시장에 조금 더 빨리 진출했다면 모를까 '왜 이제 와서 진출하지?'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오픈 2일 차인 지난 일요일에 마침 만날 사람도 있었고 과연 한국판 메이드리밍은 어떨지 궁금하여 미리 예약한 후 홍대까지 다녀왔습니다.
2023년 3월 우연히 방문했던 후쿠오카 텐진의 메이드리밍에서 한 보컬로이드 노래의 라이브를 오랜만에 보곤 삶의 활력을 얻게 된 저는 그 이후로 거의 한 두 달에 한 번씩 후쿠오카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젠 여행이 아니라 일상의 영역이라 치부하는데, 지난달에는 처음에 감동을 줬던 그 메이드의 파이널 이벤트가 끝나는 자정까지 그 자리를 지켰었고요. 지난주까지 한국에서부터 갤로퍼를 타고 일본에 넘어갔을 때도 후쿠오카에 두 번이나 들러 메이드리밍에 다녀왔으니 말 다 했죠. 아니 한국에서부터 타고 온 내 차로 그 앞에 갔다고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지라 샴페인을 터트리거나 굿즈털이로 크게 돈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라이브로 1.5만~3만엔 단위로 쓰고 옵니다. 고로 언제 가더라도 메이드들이 저를 기억하고 있고 저도 다 아는 얼굴들이라 얘기 할 수 있으니 어디 가서 텐진 메이드리밍 단골이다 얘기할 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익숙한 로고를 한국에서 본다는 사실 자체가 실감 나지 않습니다.
바로 한 건물 건너서 또 다른 메이드카페가 있었고요. 홍대에만 이미 여러 곳의 메이드카페가 운영 중인데 최근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한 일부 메이드카페가 허용되지 않는 방식의 영업을 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기사까지 나온 데다 본토의 메이드리밍까지 진출하여 홍대에 있는 메이드카페들에게 앞으로의 전망은 생존을 놓고 벌이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호기심에 '찍먹'하러 오는 손님보다 얼마나 충성심 있는 단골들을 확보하여 버티느냐의 문제겠지요.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독주택이나 주인집이 세를 주는 형태의 다가구주택으로 지어졌으리라 판단되는 건물 한 채를 모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1층과 2층에서 손님을 받고 3층은 휴게실과 사무실로 사용하는 듯 보였습니다. 마당에도 인조잔디를 깔고 하얀 테이블을 가져다 놓았는데, 더운 여름 특성상 저 테라스에 앉을 사람은 전무하겠지만요.
주인님! 아가씨! 2층으로 올라오세요!
1층은 사용하지 않고 2층만 사용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좋은 시설을 마련해 놓고 왜 1층은 사용하지 않는지 모르겠었습니다만,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작은 무대가 보이네요.
2층의 면적은 그리 넓지 않았습니다. 뭐 딱히 비교를 하자면 주방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투베이 투룸 수준의 면적으로 기억됩니다. 1층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2층은 대충 그 정도 느낌이더군요.
좌석 배치는 상당히 좁았습니다.
일단 2인용 테이블을 놓고 유동적으로 4인이 오면 테이블을 하나 붙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었습니다만,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테이블을 놓아서 나중에는 메이드들의 동선에도 영향이 생기는 느낌이더군요. 물론 이 촘촘한 좌석도 오픈 2일 차이자 첫 일요일이었음에도 두 시간 정도 머물며 보니 거의 다 채우지 못했었습니다.
그래도 특이사항이라면 인생네컷으로 잘 알려진 네 컷 사진기를 매장 한편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일반적인 즉석 사진인 체키보다 모에네컷이라 불리는 네 컷 사진이 어째 더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체키보단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디지포토나 이 모에네컷으로 유도하더군요. 일반적인 체키의 경우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메이드의 안내에 따라 안내사항을 듣고 자리에 착석하니 메뉴판을 가져다줍니다. 컨셉상 입국 출국 시스템인지라 원래는 처음 온 사람에게 닉네임이 적힌 여권을 만들어 주고 메뉴판을 보여주는데 일단 메뉴판 먼저 가져다주더군요.
가기 전 네이버 지도에서 예약을 하며 확인했던 코스메뉴 메뉴판 이미지입니다.
일본 메뉴판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사용하며 메뉴와 코스 역시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하고 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인 모습이었습니다. 일본에서 880엔 하는 시간당 입국료는 1만 원. 거기에 일본 가격표를 가져와서 0을 하나 더 붙인 모습을 보고 환율을 따지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받은 물건은 그 메뉴판이 아닌 A4용지에 인쇄된 메뉴였습니다.
오픈기념 한정메뉴로 푸드+디지털 포토+오리지널 컵이 포함된 세트가 있었습니다.
오므라이스와 사진 그리고 컵을 준다는데 컵은 말 그대로 메이드리밍 로고가 박혀있는 음료가 나오는 글라스입니다. 홍대점에서는 로고가 없는 컵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봐 왔던 로고가 있던 컵을 주더군요. 저야 뭐 굿즈를 모으는 입장인지라 이런 한정메뉴에 눈길이 가는 게 당연하지만, 동행인이야 그런데에 관심이 크게 없었으니 플레인 오므라이스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라이브 세트를 확인합니다.
세트의 이름은 포토와가마마 러브와가마마로 동일하지만, 가격은 0 하나 붙은 수준 이상으로 비싸네요.
텐진점 기준으로 포토와가마마 세트는 체키 3장+매지컬 스틱 2개+라이브 1곡에 3500엔. 러브와가마마세트는 같은 구성에 매지컬 스틱 1개와 사진 1장이 추가되어 3700엔입니다. 세트 라이브 추가는 18,000원이었고요. 이 구성은 점포마다 다르다고 들었는데, 자주 가는 텐진점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썩 가성비가 좋은 구성도 아녔습니다.
그리고 사진. 모에네컷과 디지털포토는 가격이 같지만 폴라로이드 체키는 12,000원을 받네요 오히려 체키가 네컷사진보다 더 저렴해야 맞지 않나? 싶지만 뭐 그렇네요.
여튼 메이드리밍에 가는 이유가 라이브인지라 세트 라이브만 하나 추가했습니다.
처음 입국하면 여권(패스포트)을 발급해 줍니다. 여권 안에 한글로 설명이 잘 되어 있네요.
메이드리밍의 시스템이라던지 유니폼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안내도 있기에 설마 한국어 어플이 출시되었나 기대하며 QR코드를 촬영했지만 이미 설치된 일본어 앱의 설치페이지가 나타났습니다. 한국어 앱은 물론이고 한국에서의 다운로드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영수증 등록방법도 설명되어 있었지만 영수증에도 아직 QR코드가 함께 인쇄되지 않더군요. 물어보니 곧 예정이라곤 합니다만, 아직 완벽하게 시스템 구축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오픈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매번 애매하게 포인트가 부족해서 분기별로 선정되는 VIP 대우는 한 번도 받지 못했고 이번 달도 역시 그런 상황인데, 한국에 홍대점이 생기면 애매할 때 포인트 채우기 좋겠다 생각했습니다만 이건 아직이랍니다.
그렇게 한참 기다린 끝에 오므라이스가 나왔습니다. 먼저 동행인의 플레인 오므라이스가 나왔네요.
여우 그려주세요!! → 아.. 저... 토끼 잘 그립니다... → 이거 도깨비 아닌가요?
오픈 2일 차. 거기에 당연하게도 견습생들이니 케찹아트 실력은 부족한 게 당연하지요. 아직 메뉴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메이드들이 많아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여우를 그려달라고 했더니 토끼를 잘 그린다고 해서 토끼를 그려주는데 옆에 다른 메이드가 도깨비가 아니냐고 묻더군요.
예전에 텐진에서 악마 토끼, 보소조쿠 토끼 그려달라고 해서 그려줬던 사진을 보여주니 잘 그렸다고들 하더군요. 다음에 가면 여우는 물론이고, 악마 토끼, 폭주족 토끼도 케찹아트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플레인 오므라이스를 주문했으나... 좀 더 비싼 카레 소스 오므라이스가 나왔습니다.
어떤 걸 잘 그리나요? → 저 강아지 연습했습니다!!
다른 메이드가 그림을 그려줍니다. 강아지를 열심히 연습했다고 강아지를 그려준다고 하네요. 어 이거 곰인가? 싶었는데 강아지는 맞습니다. 그 눈 동그랗게 뜬 치와와 그런 느낌. 그리고 옆에 일본어로 와레와레(われわれ)를 적고 있었는데 레레레레(れれれれ)처럼 보이더군요. 아직은 미숙해서 우왕좌왕하는 메이드들의 모습이 더 재밌었습니다.
아 그리고 맛있어지는 주문도 일본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본에서 듣던 멘트를 정확히 번역한 느낌의 멘트들도 있었지만요.
라이브 시작 전 이벤트라고 1만 원 상당의 매지컬 냥냥쿠지를 무상으로 뽑을 수 있게 해 줬습니다.
다른 분 후기를 보니 무상이라 뽑게 하고 비용을 청구했다던데 비용 청구는 없었네요.
4등이 나왔는데, 4등이 기념품이라더니 매지컬 스틱을 하나 주더군요. 아 클리어파일 같은 기념품도 주변에서 받는 모습을 보니 일본에서 보던 물건과 같은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매지컬 스틱 역시 일본에서 보던 물건과 같은 물건이라 생각했습니다만 매번 텐진에서 탑을 쌓는 메이드리밍 정품보다 작으며 그립감도 별로였고, 불량이었는지 라이브 때 발광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라이브의 경우 아직 리스트가 없어서 태블릿에서 오더 가능한 리스트를 보고 직접 선택하게 해 줬습니다. 점포에서 캐스트들이 태블릿으로 오더를 넣는 그 페이지를 직접 보기도 했네요.
다들 메이드리밍의 주제곡인 '드리밍 패스포트'라는 노래는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이건 점포 내에서도 밖에서도 지겹도록 흘러나오는 노래고 은퇴날 파이널 행사 맨 마지막에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봐야 진짜라 패스.
한 메이드가 허니웍스 모나의 팬사(ファンサ)가 가능하다고 해서 팬사로 선택했습니다. 확실히 춤은 잘 췄습니다.
드림타임(연장)을 했습니다. 네 컷 사진 촬영을 기다렸다 다 마시고 나왔네요.
동행인은 아아. 저는 우롱차를 마셨습니다. 가격은 7,000원. 일본에서의 가격이 680엔 정도 했었으니 조금 비싸긴 하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사진도 받고 주인님 안녕히 가세요, 아니 다음에 보면 텐진 단골 기억하겠다는 인사와 함께 밖으로 나왔습니다.
메이드리밍 홍대점 2025.8.9 개국
아리가또 냥
아키바 본점에서 지원을 나왔던 전설급 메이드 코요리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50개 한정이라고 했는데 방문했던 2일 차에도 꽤 많이 남아있던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마 다 품절되었겠지요. 나중에 저 봉투나 가져가서 보여주기나 해야겠습니다.
영수증을 확인해 보니 둘 다 따로 예약을 하고 가서 입국료를 두 번 뺐어야 하는데, 한 번만 뺐더군요.
그래서 둘이 두 시간 놀고 온 비용은 정확히 115,000원이어야 맞습니다. 영수증이 잘못되었다고 연락하니 환불해 준다며 계좌번호를 달라고 연락이 오더군요. 바쁘면 나중에 가서 만 원 빼줘도 된다고 했는데 저녁에 입금한다더니 입금되지 않았습니다. 한 번 정도 더 가볼 생각이니 다음에 가서 얘기해야죠.
전반적인 평은 나름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성급하게 오픈한 느낌과 일본보다 비싼 가격이 아쉽다.
실제 본점에서 견습을 했던 메이드도 있고, 죄다 견습생들에 아직 체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혼선이 생기는 등 부족하지만 점차 능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긴 합니다. 다음에 가면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그다음에 가면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거기에 아직 준비 중인 메뉴들이나 패스포트 안의 어프리민에 관련된 설명은 존재하나 아직 준비되지 않은 모습은 그저 아쉽기만 했습니다.
거기에 일본에서의 가격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구성이나 가격대가 지나치게 비싸다 느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찾아보니 주변 메이드카페들의 가격도 일본에서 봐왔던 가격보다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특별히 응원하는 캐스트가 있다면 모를까 딱히 그렇지 않다면 어차피 집에서 먼 거리인 건 똑같은데 차라리 응원하는 캐스트가 있는 텐진으로 비행기 타고 나가지 싶은 생각입니다.
진출 적기라 생각했던 시점보다 많이 늦었다 생각되지만, 본토의 메이드리밍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다는 기대감이 커서 그랬던 걸까요? 다음 방문 시에는 좋은 모습을 보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홍대 지천에 널린 곳이 메이드카페인데 부디 본토의 메이드리밍이 오래 살아남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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