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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터미널 근처를 지나던 길에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다이나믹 세단 캐피탈을 보았습니다.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가 풀린 1987년.  승용차를 만들어 팔지 못했던 기아차가 마쯔다의 4세대 카펠라를 기반으로 1.8리터와 2리터급 중형 세단인 콩코드를 출시하게 됩니다. 그 이후 1989년 같은 차체를 기반으로 1.5리터급 저가형 모델인 오늘의 주인공 캐피탈이 출시됩니다.


캐피탈은 후속모델인 세피아의 출시 이후 LPG엔진 사양의 중형택시모델로 1996년까지 생산되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DOHC 모델의 경우 출시 1년 뒤 1990년에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홍성터미널 근처에서 인도 위에 올려진 캐피탈을 보았습니다.


95년 이전판 지역번호판을 자랑스럽게 달고 있는 저 차량은 캐피탈입니다. 후속모델인 세피아 역시 어쩌다 하나 보이는 수준이고, 91년 11월 페이스리프트 이후 나온 뉴캐피탈 역시 보기 힘든 차량 중 하나인데 구형 캐피탈을 자체를 목격한것도 큰 영광이 아닐까 싶습니다.


멀리서 캐피탈의 존재를 확인했으니, 가까이 다가가 보기로 합니다. 



91년 11월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입니다. 


이후 차량들은 번호판이 범퍼로 내려가고, 조금 더 고급스로운 분위기로 테일램프 형상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해당 차량의 번호판으로 년식을 조회해본 바 91년 8월에 최초로 등록된 차량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좌측의 캐피탈 엠블럼과 트림을 나타내는 엠블럼. 그리고 우측의 공장기아 엠블럼은 사라졌습니다만, 단 하나의 엠블럼만이 그 자리에 붙어있네요.  



ECCS(Electronic Control Carburetor System)


캐피탈의 SOHC엔진의 연료분사방식을 표시해둔 엠블렘입니다. 물론 DOHC 모델의 경우 저 자리에 'DOHC 16V' 라는 엠블렘이 붙게 되겠죠. 여튼 DOHC 모델이 출시 된 이후 출고한 차량입니다만, 이 차량은 SOHC 모델입니다.



휠커버는 구형 프라이드 베타의 것이 끼워져 있습니다.


타이어 역시 단종된지 7년이 넘은 '한국타이어 센텀 K702'



무연휘발유 스티커와 OK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27년의 세월을 버텨온 무연스티커는 거의 다 떨어졌고 OK 스티커는 죄다 갈라졌지만 그래도 그 자리에 잘 버티고 있습니다. 올드카 리스토어라고 쓰고 빈티지 튜닝카 제작이라고 읽는 행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져가서 짙은 썬팅지를 붙이기 위해 제거당하는 운명을 맞이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수동변속기 모델에 주행거리는 9만 9천km 수준입니다.


27년동안 10만km도 타지 않았다면 사실상 그냥 세워놓았다고 봐야 맞겠죠. 세월의 흔적으로 칠이 까지고 벗겨진 부분도 있었지만, 큰 부식 없이 준수하게 관리가 된 차량입니다.



C필러 안쪽으로 캐피탈의 중후한 멋을 살려주는 특유의 몰딩이 붙어있습니다.


비록 많이 바랬습니다만 캐피탈 로고는 살아있습니다. 누군가는 그저 줘도 안타는 폐급 똥차에 별 쓸모없는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겠지만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DOHC 16V 엔진이 적용되었던 모델이자 당시 기아차의 파격적인 실험의 산물로 기억되는 차량인 만큼 충분히 의미를 부여할 가치가 있는 차종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빈티지 튜너들에 의해 빈티지룩 튜닝카로의 변모 없이 지금 모습 그대로 오래오래 잘 달려주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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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시다시피 지난 글에서 차가 퍼졌죠.

한 1~2년 더 타고 퍼졌더라면 아마 그냥 눌렀을겁니다.


비록 19만km를 주행했어도 차령은 이제 6년인지라 누르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주행거리도 많고 수동변속기에 사고도 있고 오버히트까지 해서 도로 위에 선 차를 돈주고 떠갈 나까마도 없을테고. 수출업자들도 거절할테니 방법은 당연히 고치는것밖에 없겠죠.


여기저기 알아본 뒤 렉카비를 빼고도 올려보내서 고치는게 나아보여서 부천으로 렉카에 물려서 올려보냈습니다. 어디까지나 큰 돈이 깨지니 바빠서 올라가는 모습은 보지 못했네요.


그렇게 5월 1일 오후에 차를 올려보내고. 본격적인 작업은 5월 4일까지 예상을 한데서 그렇게 알고 3일에 작업 하는 모습을 보러 가려 했으나, 3일 12시즈음에 작업이 다 끝났다고 연락이 오더군요. 그래서 차를 찾으러 부천으로 향했습니다.



상호가 그냥 엔진수리전문공업사. 사장님 명함에도 그리 적혀 있습니다.


전화번호로 상호를 검색하면 중동정비공장이라는 상호로 뜨고 지금의 위치가 아닌 이전의 위치가 뜨네요. 여튼 부천 작동의 성곡중학교 앞에 있습니다. 큰 도로가에 보이는 간판 뒤 골목으로 작업장이 있구요. 상호에서 볼 수 있듯이 엔진작업을 주로 합니다. 





이미 세개의 실린더가 하나로 통해있습니다.


멀쩡했던 실린더는 단 하나. 그마저도 뚫릴 위기에 있었습니다. 뭐 여튼 이러니 차가 안나갔죠. 블럭 역시 탈거하여 한번 면을 치고 올렸다고 합니다.



탈거된 실린더헤드와 캠샤프트.


뭐 20만km 가까이 탔음에도 슬러지 하나 없이 깔끔하게 잘 탔다고 칭찬해주시네요. 그대로 리빌트 될 줄 알았더니만 편의상 중고헤드를 가져다 올렸습니다. 말이 중고헤드지 손을 다 본 껍데기만 중고일테니 그러려니 합니다.



캠샤프트에서 발견된 의문의 숫자 43.


전직 캠샤프트 생산자의 의견에 따르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숫자라고 합니다. 보통 생산수량을 저렇게 적어놓는다고 하더군요. 여튼 6년 전 어느 누군가가 적어놓은 43이라는 숫자가 지금에 와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엔진 속에서 엔진오일만 봤을텐데 말이죠.



탈거된 벨트와 피스톤링 체인 기타등등...


오일을 야금야금 쳐먹는 문제와 역한 배기가스 문제에서도 해방됩니다. 보통 20만 주기로 보는 타이밍체인역시 갈아놨으니 앞으로 20만은 문제없겠죠. 그 외에도 워터펌프와 써모스텟같은 주변 소모품들도 19만km만에 임무를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탈거된 써모스텟.


대우차 부품값은 역시 비쌉니다. 센서가 같이 달려있어서 5만원 가까운 가격을 자랑합니다.



함께 교체한 엔진미미와 밋션미미 역시 경화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앞으로 못해도 3년은 타야할텐데 같이 갈아주길 잘한듯 보입니다.



엔진관리방법이라는 쪽지를 하나 같이 주시네요.


최초 조립후 1000~2000km 사이에 오일교환. 그후 5000~6000km 사이에 한번 더 교환하랍니다.



주행거리 19만 1천에 엔진 오버홀.


사실상 제로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타야겠습니다. 길들인다고 80이상 밟지도 못하고 살살 다니면서 급가속도 못하는지라 답답하기만 하네요. 당분간 한두달은 사리고 다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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