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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요즘도 그런 대회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초등학생이던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본격적인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정보사냥대회라고 인터넷 검색만으로 문제의 답을 찾는 그런 대회가 학교에서 매년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중학생 시절까지 참가했던 경험이 있었으니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행해지던 대회였습니다. 교내 대회에서 우승하면 더 나아가 시/군 단위 대회를 넘어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대회도 있었고요.

 

출제된 문제의 답을 제한시간 이내에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정답과 함께 그 출처를 함께 기재하여 제출하는 방식인데, 일기장에 이 대회에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어 가져왔습니다. 

 

2005년 4월 9일 토요일 제목: 정보 사냥


제목 : 정보사냥

 

오늘 정보(인터넷) 관련 대회 접수가 있었다.

홈페이지, 정보사냥, 멀티미디어인데 우리반은 정보사냥만 3명이다.

사실 5학년때 나갈 사람이 없어서 나가준 것인데 생각보다 할만하였다.

그래서 이번에도 다시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였는데... 기회가 찾아왔다.

나가는 사람은 나, 김○○, 박○○ -이상 無- 이며 문제는 10문제 정도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라도 맞추지 못한다면 포기할 나름이지만, 열심히 했다고 믿을 것이다.


'놀토'라는 말이 사라진지도 10년이 지났을 정도로 지금은 토요일에 학교에 나가지 않는게 당연하게 느끼고 있습니다만, 흔히 말하는 놀토가 월 1회 시범적으로 실시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토요일에 학교에 나갔고, 조회와 함께 청소나 이런 교내대회의 참가신청을 받곤 했습니다.

 

당시 정보 관련 대회의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홈페이지와 멀티미디어는 정확히 어떤 대회인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정보사냥은 여러차례 참가했던 기억이 있어 생생히 기억합니다. 5학년 6학년 그리고 중학교 1학년때 교내 대회에 나갔었으니 말이죠.

 

이후 정보사냥대회 당일 일기가 없는것으로 보아 특별히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으리라 짐작됩니다. 문제의 수준도 상당히 낮았는데, 그냥 문제 제목만 대충 조합해서 검색하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빼박인 페이지가 나왔습니다. 그 페이지에서 답을 찾아 적고, 출처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당시 초딩들도 문제가 출제된 페이지를 찾으면 쉽게 점수를 얻을 수 있었던 대회였는데, 유아기부터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달고 살았던 요즘 학생들은 이런 대회 자체가 필요 없을 수준으로 쉽게 찾아내겠죠. 그저 추억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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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초딩일기를 가져왔습니다. 정확히 만 20년 전 2002년 일기네요.

 

몇 년 전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속옷을 빨래하도록 하는 숙제를 내주고, 영상을 올리도록 한 뒤 성적 표현이 담긴 댓글을 달아 물의를 일으키고 파면당했었지요. 보통은 손빨래를 하라는 숙제를 내는 경우 20년 전의 저처럼 양말을 빨라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세탁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한 비슷한 숙제를 내주고 있는 느낌입니다. 일단 보고 오시죠.

 

2002년 5월 29일 제목 : 내 양말 빨기


제목 : 내 양말 빨기

 

오늘 나는 내 양말을 빨아보았다.

내 양말은 먼지가 많이 묻어서 처음에는 먼지가 잘 빠져나왔다.

그리고 먼지가 다 빠져나오고 아무리 많게 보였다.(?)

이번에는 잘 안 빠져나와서 아무리 솔로 갖다가 싹싹 닦아도 되지 않았다.

나는 엄마께서 양말이 더러워서 고생을 하는 것을 잘 알았다.

그리고 다음에는 우리 가족의 모든 양말들을 다 빨을 것이다.


중간에 먼지가 다 빠져나오고 아무리 많게 보였다는 문장이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려 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이해도 가지 않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처음에는 먼지와 같은 구정물이 잘 나왔는데, 먼지가 다 빠져나와도 양말에 절어 붙은 때로 인해 더럽게 보였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때가 절어있는 양말을 솔로 닦아도 잘 닦이지 않았고, 결국 그렇게 양말 빨래를 마치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오늘도 세탁기를 돌렸습니다만, 그 이후로 진짜 양말 손빨래를 언제 했었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세탁기에 넣고 그냥 슝 돌려버리고 잘 말려서 다시 신고 나가는 일을 무한 반복하고 있네요.

 

사실 양말도 때가 잘 타지 않는 회색 양말만 신고 다닙니다. 그리고 초등학생 시절처럼 기름 걸레질을 하는 마룻바닥에서 활동하지 않으니 그렇게 더러워질 일도 딱히 없네요. 벌써 만 20년을 바라보는 그 시절처럼 언제 직접 손빨래를 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하게 된다면 아마 이날의 일기를 상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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