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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이사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래저래 업무도 바쁘고 생각할 거리도 참 많습니다만, 이사를 마치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는다면 뭐 다시 종전처럼 평화롭던 일상으로 돌아오리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김에 방을 치우고 책상을 이사갈 집으로 옮겨두기로 합니다. 


이사갈 집으로 옮겨 갈 물건이래봐야 제 방에 존재하는 물건들일텐데. 책상 그리고 침대와 붙박이장이 전부인 아주 작은 방입니다. 당연하게도 붙박이장은 이동이 불가한 부분이니 생략하고 책상과 침대정도만 옮기면 사실상 이사는 끝난겁니다.



이 집으로 2007년 4월 24일에 이사를 왔으니.. 약 10여년 만에 대규모 정리를 진행합니다.


그 당시 새로 맞춘 책상은 저 자리에서 단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었고, 그런만큼 근 10여년 혹은 그 이상의 세월을 함께 했던 물건들이 대다수입니다. 뭐 대부분이 추억돋는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의 물건들이였습니다만, 보존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은 버리지 않고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쓰레기장에 두번정도 다녀온 뒤의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중학교 3학년때 치뤘던 영어 듣기평가 시험지도 쏟아져 나오고, 인화까지 마쳤지만 미처 당사자들에게 전해주지 못하고 책상 한켠에 남아있던 고등학교 수학여행 당시 사진들 그리고 대학 합격증서와 오래전 티스도리닷컴 이벤트 당시 부득이한 사유로 반송되어 왔던 서류봉투도 모두 볼 수 있었답니다.


그 중 일부는 새 집으로 가져가기로 하고, 상장이나 기타 세월이 흘러가면 보존가치가 있다 판단되는 물건이나 나중에 언젠가 자녀에게 보여줄법한 영구보존물은 이 집 장롱 위에 남겨두기로 합니다.



노트가 참 많습니다.


대학에 복학하지 않는 한 사실상 크게 쓸 일이 없는데 너무 많습니다. 스케치북도 그렇고 누구 주려고 내놨네요. 그 외에도 2009 2013 서울모터쇼 카탈로그를 비롯한 지금은 단종된 차량들의 카탈로그도 따로 쇼핑백에 모아놨습니다. 언제든 흥미있는 사람을 본다면 건네줘야죠. 



도저히 책장까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일단 책장만 남기고 청소기를 동원해서 묵은 먼지를 털어냅니다.


그 무거운 책상 부속물들은 저 혼자서 들어 날랐습니다. 그냥 힘들어서 의욕이 없네요.



곧 내포신도시 새 아파트로의 이주를 대기중인 책상 서랍.


약 10여년 전 입주 당시에나 이곳을 지나쳐 갔을 요 서랍장은 근 10여년 만에 바깥구경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래봐야 그리 먼 거리도 아니고 다시 집 한구석에 갖혀버릴 운명이지만 말이죠.



그러고는 곧 지인분의 따끈따끈한 16년 6월식 포터를 이용하여 짐을 날랐답니다.


길들이기 겸 장거리를 내려오신 그분의 200키로도 안 탄 따끈따끈한 신차 포터에 처음으로 적재하는 짐이 되어버렸네요. 뭐 여튼 33만km 이상 주행한 다썩은 회사차만 타다가 따끈따끈한 새 차를 타니 여러모로 좋네요. 


+ 방을 정리하던 도중에 나름 가치있는 레어탬을 발견했습니다.



2004~2006년도 현대자동차 다이어리입니다.


현대차 임직원이나 고객들에게 배부되었던 이 다이어리가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책장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지요. 가끔 펴보긴 했지만, 사용감은 없는 그런 물건이랍니다.


2004년 다이어리라면 2003년에 제조되었을테고, 그런식으로 2003~2005년에 제조된 현대차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게 맞겠죠. 이 다이어리에는 현대차의 슬로건 변화와 라인업 변화에 따라 나름 구성이 변화하고 하는데, 3년동안의 현대차 라인업 변천사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2004년 다이어리의 전차종 라인업. 2003년 기준이겠죠.


고로 2003년 연말부로 단종된 갤로퍼와 그레이스의 모습 역시 2004년 다이어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메인 이미지에 사용된 차종은 당해에 F/L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뉴 아반떼 XD'와 그릴이 바뀌고 새 휠이 적용된 '뉴 EF 쏘나타' 그리고 후미등 디자인이 자꾸 변화하던 '그랜져 XG'와 당대 도시형 SUV로 큰 인기를 끌었던 '싼타페(SM)'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지금도 도로에서 그리고 중고차 시장이나 폐차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차량들이죠. 그만큼 많이 팔리기도 팔렸단 이야기입니다.



2005년 다이어리에는, 명차의 새로운 감동이란 슬로건으로 등장한 5세대 NF쏘나타의 독차지입니다.


현대차의 기술력 그리고 디자인의 절정이던 NF쏘나타는 국내 그리고 해외에서까지 인정받았던 명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택시모델은 2014년까지 꾸준히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해냈고, 지금도 그 어느곳을 가더라도 흔히 볼 수 있는 차량이죠.


쏘나타에 묻혀버린 투싼과 포터2의 등장. 스타렉스 트라제 마이티 메가트럭 및 뉴파워트럭의 부분변경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2006년 다이어리는 투톱체계입니다.


걸작이라 불리는 4세대 그랜져(TG)와 2세대 싼타페(CM)입니다. 2005년 출시 이후 6년 넘는 세월동안 정말로 많이 팔린 차량들입니다. 그 외 베르나도 풀체인지가 되었습니다만, 저 구석에 조그마하게 소개가 되어있을 뿐이지 어떠한 언급도 없더군요.


이 다이어리는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은 그저 철지난 물건일테지만,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엔 분명히 그 가치를 인정받으리라 생각되어 장롱 위에 올려두기로 했습니다. 수십년 후에 손자가 진품명품에 가지고 나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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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짧은 대구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말이 나들이지 사실상 장거리 운행입니다.


다른건 아니고 친구가 아버지 차를 대신할 차를 사오려 한다 합니다. 애지중지 1인신조로 20년을 탔지만, 수리가 힘든 프레임 부식을 이유로 고민끝에 기존의 95년식 갤로퍼를 처분하고 또 다른 갤로퍼를 가져온다 하네요.


갤로퍼가 2003년에 단종된 차량이니 최후기형 차량도 차령 10년이 넘어갔습니다만, 그래도 중고차 가격은 생각보단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신차로 렉스턴이나 모하비 코란도스포츠 아니면 보기 힘든 프레임바디라는 이점도 있지만 리스토어라는 행위를 하는 분들이 닥치는대로 집어가서 차값을 올릴대로 올려둔 차량 중 하나입니다. 


복원의 사전적 의미는 '원래대로 회복함'인데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부분에서 최소한의 대체재를 찾는 수준이 아닌 사실상 빈티지룩 혹은 오프로드룩 튜닝이라 불릴 수준으로 차량을 재창조 하는 일을 개량이나 튜닝이 아니고 복원이라 해야 맞는지 의문입니다.


어떻게 차를 보고 또 보다보니 대구에 있는 차량이 마음에 든다 합니다. 

2001년식 7인승 인터쿨러 수동입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네요. 날이 많이 따뜻해지긴 했습니다.


사실상 자차로 대구에 가 보는 일은 처음이네요. 부산은 여러번 다녀왔지만, 대구는 근처를 지나가거나 스쳐가긴 했을 뿐 실질적으로 방문했던 적이 없는 도시입니다.



회덕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탑니다.


대부분이 나들이 혹은 결혼식장에 가는 차량들이겠지요. 천천히 2차선 정속주행으로 극강의 연비를 만들어 봅니다. 화물차들도 저를 추월해 나갑니다. 그나저나 검은차로는 첫 장거리 주행이네요.



추풍령 고개를 넘어갑니다. 옥천 밑으로는 교통량이 현저히 감소합니다.


그래도 추풍령 고개를 넘어 내려오면 김천부터 차가 많아지네요. 오랜 기간동안의 선형개량 공사를 통해 추풍령 구간도 급하게 꺾어 내려가는 부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경상도로 내려오니 개나리가 벌써 노오란 자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차량 계기판 내 정보창의 힘을 빌리자면 낮 최고기온은 14도까지 올라갔었습니다.


확실히 더위의 도시라 그런건지, 이미 남부지방은 봄이 찾아왔습니다.



딱 김천 들어오는 순간부터 차량들 운전스타일이 난폭해지기 시작합니다.


칼치는 차들이 이리저리 치고 들어오고, 화물차 사이로 지그재그 운행을 합니다. 정말 특이하게도 추풍령 건너서 내려오니 저렇군요. 대구에서 겪은 바 이 주변지역 운전스타일은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 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스트레스 만땅으로 채워서 왔습니다.



북대구ic를 통해 대구에 입성합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3공단 내에 위치한 자동차 매매단지. 왜 3공단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그리 멀지 않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네이버에는 삼공단,3공단 둘 다 검색이 되는데 다음에서는 삼공단자동차매매단지로만 나오는군요.





여타 다른 중고차 매매단지와 딱히 다른점은 없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오밀조밀 주차된 차량들. 비싼 수입차도 보였고 오래된 마티즈도 보였습니다. 점심시간인지라 딜러들도 보이지 않고 조용하더군요.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입니다. 빠르면 전시 후 바로 차량이 나가기도 합니다만, 보통은 수개월씩 세워둔 뒤 주인을 찾아갑니다.



깔쌈한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갤로퍼가 눈에 보입니다.


금색과 은색 투톤으로 이루어진 차량으로 사진상으로 보는것보다 자잘하게 긁히거나 손을 봐야 하는 부분들이 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준수합니다. 그럼요. 비스토랑 동년식인데 저정도면 준수한겁니다.



슈퍼엑시드급 차량만 보다가 하위트림 차량을 보니 뭔가 허전합니다.


싼타모와 공용으로 들어가던 두툼한 에어백 핸들 대신 4포크 노에어백 핸들과 수동공조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도 차값이 차값인지라 가죽핸들에 기어봉도 가죽이구요. 나름 우드그레인 센터페시아 판넬도 적용되었습니다.



15년 된 차량임에도 엔진룸도 깔끔합니다.


17만 이상 주행한 중고차라면 짐바커버에서의 오일누유는 그냥 준수한거죠. 좌측 휀다 단순교환 말고는 딱히 사고도 없습니다.



터보의 힘으로 쭉쭉 치고나갑니다.


다만 오디오가 제멋대로 켜지고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니 수온게이지도 함께 춤을 추더군요. 뒤 도어트림에 붙어있는 재떨이까지 다 열어보았는데 깔끔합니다.



성능검사장 내 리프트에 차량을 띄워봅니다.


사실상 1년에 한번 눈을 볼지 말지 하는 경북이랑 대구에서만 주인이 바뀌고 주소지가 바뀌던 차량인지라 딱히 떠보지 않아도 부식따윈 없으리라 싶은데.. 그래도 성능검사장 리프트에 차를 올려보네요.


운전석쪽 로워암 어퍼암은 교환이 된 상태. 그외 모래 좀 묻은거 말곤 깔끔했습니다.


결국 흥정 후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계약서 작성 후 차량 대금을 치루고 월요일에 당진에서 직접 이전을 하기로 했네요. 지역번호판이라는 보존해야 하는 근대 유물을 하얀색 전국번호판으로 바꾼다고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론 바꾸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공단에서 시내로. 시내에서 고속도로로. 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집으로.


그렇게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금색 대구번호판 갤로퍼도 그렇게 대구생활을 청산하고 당진 촌동네에서 제2의 차생을 살게 되었네요. 대구는 벌서 꽃피는 봄이 왔습니다만, 여긴 언제쯤 봄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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