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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되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는 하위 10% 도태한남충 인생답게 12월 첫날 새벽부터 또 억까만 당하고 있습니다. 이쯤 가면 이 사람은 존재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 싶을 정도네요. 미국산 대우차 사자마자 일주일 만에 때려 박고 자차처리 하더니 벌써 두건입니다. 다른 차량들은 무사고로 잘 지내다가 이 미국산 대우차로 보험처리만 두 번째입니다.

 

고라니나 멧돼지 같은 동물과의 로드킬로 인한 보험처리는 천재지변으로 분류되어 할인만 1년 유예되고 할증은 안된다고 하는데 그게 계약기간 동안 두건 이상이면 달라지겠죠. 여튼 재수라고는 진짜 찾아보기 어려운 도태인생입니다. 아 물론 이날 고양이한테도 물리고 교체한 지 보름 된 화물차의 새 타이어도 측면이 찢어졌습니다. 하루에 하나만 생겨도 하루종일 재수 없는 일이 하루에 세 개씩이나 생기네요. 욕을 하지 않고 사는 일 자체가 어려운 인생입니다.

 

고라니

 

새벽 출근길을 달리고 있었습니다만.. 차선 한복판에 고라니가 그냥 서있네요.

 

가까이 다가가야 고라니의 모습이 보여 피할 재간도 없고 그냥 박았습니다. 기억으론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다 생각했었는데 역시 영상을 다시 돌려보니 성체가 아닌 새끼고라니였네요. 고라니는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

 

귀여워서 미안해(可愛くてごめん)

 

귀여워서 미안해(可愛くてごめん)라는 노래가 나오고 있었는데, 충돌해서 미안해가 되어버렸네요..

 

상황

 

일단 차를 세우고 상태를 확인합니다.

 

예상대로 범퍼가 깨져서 날아갔습니다. 그나마 라이트는 멀쩡해서 다행이네요. 라이트도 깨졌으면 쌍욕만 더 나왔을 겁니다. 지난번에 교체했던 일개 플라스틱 쪼가리 주제에 10만 원이 넘어가던 휠하우스 몰딩은 또 날아갔습니다. 아 물론 대부분의 부품은 국산입니다만, 미국에서 조립해서 들어오는 미국산 대우차라는 이유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 대우차 사지도 않았죠.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쉐슬람들이 미국차라고 쳐 물고 빱니다만, 그건 쉐슬람들의 생각일 뿐이고 사람들 인식은 콜로라도를 사건 타호를 사건 트래버스를 사건 스파크를 사건 그냥 마크 바뀐 대우차입니다. 저도 대우차라고 생각하고 구매했고 대우차라고 생각하고 탑니다. 그럼에도 쉐슬람들은 항상 대우를 부정합니다. 대우가 아니라 튼튼한 미국산 고급차라며 물고 빨기 바쁘죠. 쉐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브랜드는 현대가 아니라 대우입니다. 사실상 한국 GM 차량들의 본질은 대우차인데 그들이나 그 회사나 대우를 부정하거든요.

 

사고 현장

 

대충 차량을 확인하고 후진하여 사고 현장을 살펴보러 왔습니다.

 

깨진 범퍼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물들과 함께 중앙분리대 근처에 고라니가 죽어있습니다. 고라니에게 가해진 충격 역시 컸을 겁니다. 매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만 되면 월동준비를 위해 내려오는 야생동물들이 많습니다. 물론 월동준비를 잘해서 겨울을 나는 동물들도 많지만 이렇게 로드킬로 죽는 동물들도 많습니다.

 

고라니야 미안해

 

고라니라도 살아서 도망갔으면 모르겠는데 고라니도 즉사.. 차도 아작..

 

일단 주행은 가능하니 대충 치워놓고 나갔습니다. 날이 밝은 뒤 차량 상태를 확인해 봅니다.

 

범퍼 아작

 

다행히 범퍼 말곤 크게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저기 주황색 배선 보이죠? 메인 배선입니다. 저거 씹히는 순간 견적의 규모는 천 단위로 상승합니다. 재수 없으면 전손견적까지도 나오는 부분은 건드리기만 하고 멀쩡하게 끝나버렸습니다.

 

배선도 끊어졌다.

 

배선도 하나 끊어져 있네요. 하네스 뭉치를 갈아야 할 겁니다.

 

대충 전방카메라 배선으로 추정됩니다. 꼴에 미국산 대우차라고 엄청 비쌀 겁니다.

 

고라니 털

 

고라니 털도 남아있었습니다.

 

깨진 플라스틱 사이에 고라니의 털이 남아있습니다. 누가 봐도 고라니와 충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방카메라 고장

 

역시 전방카메라의 신호가 수신되지 않습니다.

 

정면으로 박았더라면 카메라까지 깨져서 견적이 배로 나왔겠지요. 그나마 측면으로 충돌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상황입니다. 메인배선까지 씹혔더라면 대우차 서비스센터로 들어가야 맞습니다만, 지난번 사고 당시 보다시피 썩 마음에 드는 처리를 하던 곳이 아닌지라 다른 곳에 입고시키기로 합니다.

 

메인배선은 멀쩡하고 실질적으로 범퍼 한 판입니다. 거리는 좀 멀어도 통공장이나 견적을 부풀려서 서비스를 주는 공장 같은 곳에 가도 환영하지 않을 수준이고, 막상 멀리 보내기도 뭐 하니 도장 퀄리티가 좋다고 하는 일반 공업사에 차를 입고시키기로 합니다.

 

대차 K5

 

자차 접수번호를 알려주고, 대차로 2010년 7월에 등록된 K5를 받아옵니다.

 

초기형 K5 흰색에 파노라마 선루프 그리고 18인치 불판휠. 과학의 서막을 알린 전설의 차량입니다. 차령으로 따져도 만 13년 이상 흘렀습니다만 지금 봐도 크게 노티 나지 않는 디자인입니다. 2010년 4월 출시와 함께 판매량에서 쏘나타를 처음으로 이겼고 지금까지도 과학의 신화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26만km

 

26만 km를 주행했습니다만, 옵션은 좋습니다.

 

LPG 모델에는 불판휠이 적용되지 않습니다만, 18인치 불판휠은 따로 교체한 듯합니다. 그럼에도 우드핸들에 순정 내비게이션과 통풍시트 버튼시동까지 모두 적용되어 있는 모습으로 보아 LPI 프레스티지 풀옵션은 맞네요. 휠만 교체한듯 합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출시되었던 현대기아차 특유의 구린 MDPS 성능과 형편없는 하체 세팅은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일단 굴러는 잘 가니 타고 다닙니다. 방지턱을 넘으니 삐거덕 소리도 과하게 나고 파노라마 선루프는 고장 났는지 열리지도 않습니다만, 당분간 과학 5호기로 과학스러운 주행을 하고 다니게 생긴 상황이네요.

 

12월 첫날부터 욕 없이는 살 수 없는 도태인생임을 입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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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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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로변엔 로드킬로 희생당한 고라니의 사체가 번식기인 가을과 더불어 많이 보입니다.


저기 누구들처럼 참 귀엽고 올망졸망하게 생긴 야생동물 고라니의 출산기가 요 즈음인데 어미 고라니들이 새끼들을 챙기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니 당연하게도 도로로 뛰어드는 고라니도 많겠지요.


지난 토요일,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도로변 풀숲에서 고라니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모습을 보았답니다. 식겁해서 경적을 울렸는데, 고라니도 같이 놀라서 움찔 하더군요. 본의 아니게 괜히 고라니를 놀래킨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여튼 서로 놀라기만 했지 다행스럽게도 큰 트러블 없이 상황은 종료되었답니다.



도로에서 고라니를 마주친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맞닥들인건 처음이네요.


고라니도 차도 서로가 데미지를 입기 때문에, 우리 모두 조심해서 다니도록 합시다. 우리나라에선 흔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세계적으로는 멸종위기 취약종에 속합니다. 물론 중국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서식하는 경우는 우리나라밖에 없으니 말이죠.


귀여운 고라니도 차도 사람도 모두 조심해서 다니도록 합시다. 조심해서 손해 볼 건 없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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