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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렌터카 셔틀 대기장소로 가서 아주 잠깐 기다리고 있으니 렌터카 회사의 승합차가 도착했습니다.


버드젯(Budjet)렌터카의 셔틀 차량입니다.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께서 내리셔서 짐을 모두 차량이 적재해 주셨고 도요타의 원박스형 승합차인 하이에이스에 생전 처음으로 타 보게 되었습니다. 환영의 인사를 나누고 일본에 다섯번째 온다고 하니 놀라시네요.



하이에이스는 생각보다 꽤 넓고 높았습니다.


 주변 중국이나 동남아만 가도 사실상 승합차 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차량이 이 하이에이스인데,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들죠. 우리나라에선 원박스형 승합차가 단종된지 10년이 넘었기에 단순히 비교할 차량이 없습니다만, 조금 투박한 구석은 있어도 나름 고급 승합차라면 고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가사키현 오무라시의 나가사키 공항은 바다 한복판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천국제공항처럼 바다 위 매립지에 지어진 공항이지요. 본래 나가사키현의 공항은 오무라만에 소재한 일본군의 비행장을 활용하였지만, 여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1975년에 새로 지어진 활주로와 건물이 지금의 나가사키 공항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오무라시에는 항공자위대가 주둔하고 있답니다.


그렇게 셔틀버스를 타고 한 5분 왔을까요. 금새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차량입니다. 스즈키의 650cc급 경차인 웨건 R 5세대입니다.


올해 신형 6세대 모델이 출시되어 2012년부터 판매된 5세대 모델이 구형이 되긴 했습니다만은, 그래도 국산 경차에 비한다면 ISG 기능이라던지 나름대로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구현하는 등 편의사양은 부족하지만 기본기는 국산 경차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볼 수 있네요.


여러모로 나가사키현에서 차를 빌립니다만, 후쿠오카를 의미하는 복강(福岡) 번호판입니다.


복강(福岡)580 와(わ) 38-70



수많은 렌트카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행을 태우고 왔던 하이에이스도 잘 주차가 되어 있구요. 일본 역시 우리나라의 '허' '하' '호' 번호판처럼 렌트카에는 '레(れ)'와 '와(わ)'를 쓴다고 하더군요.




이제 실전입니다.


놀러와서까지 운전을 합니다. 여기는 우리나라와 정 반대로 통행하는 일본입니다. 핸들 역시 우측에 달려있구요. 방향지시등과 와이퍼가 서로 반대편에 존재합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도로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이틀정도는 제가 계속 끌고 다녔습니다.


습관적으로 방향지시등을 켜야 할 때 손이 왼쪽으로 올라가더군요. 와이퍼가 켜지고, 자꾸 반대로 가려고 합니다. 그래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니다 보니 첫날에는 꽤 고생을 했습니다만, 둘째날에는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서인지 별다른 실수 없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오무라시의 도로.



이런 일상적인 사진을 많이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정말 많이 찍어주셨습니다.



평범한 마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역시 노란 번호판을 달고 있는 경차들입니다.



주택가 한복판 운동장에서 무슨 행사가 열리는건지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스즈키 자동차 서비스센터 그리고 차량 판매 매장입니다.



평범한 시골의 주택가.



뾰족한 지붕이 인상적인 2층집.



키하200계 시사이드라이너(Seaside liner)


사세보에서 이시하야를 잇는 오무라선의 2ㅣ량짜리 조그마한 열차입니다. 낡고 작은 열차는 시골 철길을 달리고 또 달려갑니다.




히노 프로피아 1세대 모델입니다.


우리에겐 아시아자동차 그랜토로 친숙한 차량이지요. 92년 출시 당시부터 2003년까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생산되어 히노 뱃지를 달고 일본으로 수출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중국에서 제작해서 들여온다고 하더군요.


피견인차는 UD트럭의 큐온(Q-on)입니다.



여튼 자동차 전용도로를 거쳐 고속도로로 진입합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나가사키자동차도(長崎自動車道)입니다.



이 고속도로를 타고 종점인 나가사키ic까지 가야 합니다.


터널 관통하는 시청 기준으로 20km. 숙소가 있는 모기마치정까지는 나가사키ic에서 약 3km 수준이니. 약 15~18km정도 남았다고 봐야 맞겠죠.



왕복 4차선 고속도로가 어느순간 차선이 줄더니 편도 1차선. 왕복 2차선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바로 옆으로는 교각과 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더군요.



이 아름다운 다리를 건축할 때 터널을 진작에 같이 뚫었으면 좋으련만,,,



여러모로 왕복 2차선 고속도로는 확장 전 88올림픽고속도로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마냥 딱히 정체유발을 하는 차량은 없었네요. 거기다가 650cc 경차 주제에 꽤나 시원하게 나갑니다.



나가사키ic



ETC(하이패스) 카드를 차량 대여 당시 함께 꼽아주었으니..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0여년 전 오류로 인해 서버리는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는 대형 참사가 일어난 뒤 사라졌던 차단봉이 일본 ETC 차로에는 아직 존재합니다. 그런고로 천천히 갈 수 밖에 없네요.



고속도로는 나가사키 시내로 가는 터널까지 이어지구요. 모기마치로 가야하니 IC 통과 후 바로 진출합니다.



좌회전하면 모기(茂木) 우회전하면 나가사키 시내 방향입니다.


고개 하나를 두고 어촌마을인 모기와 나가사키시 중심지가 나뉘어 있습니다. 버스로는 시내까지 약 20분 걸린다고 하네요. 밤 10시까지도 시내버스가 다닌다고 합니다.


모기마치로 내려가는 고갯길은 정말 좁고 험합니다.


험한 고갯길 근처로도 꽤나 많은 집들이 자리잡고 있네요.



낡은 놀이터도 보입니다.



험난한 고갯길을 쭉 타고 내려왔습니다.



평지 그리고 작은 번화가가 나오네요.


1.5차선 수준의 작은 번화가를 비집고 들어가야 우리의 숙소 '나가사키 하우스 부라부라(NAGASAKI HOUSE BURABURA)'가 보인다고 합니다.



평범한 어촌마을. 작은 항구와 바닷가를 따라 들어갑니다.



모니터 화면에서만 봐 왔던 익숙한 건물이 보이네요. 도착했습니다.



851-0241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 모기마치 2190-11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agasakihouse.com/ko/



이제 막 정오에 가까워진 시간.


게스트하우스와 호텔을 겸하고 있는 하우스 부라부라는 문은 열려있으나 로비를 지키고 있는 사람을 볼 순 없었습니다. 몇번을 열심히 불러보고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 보았으나 로비 탁자 위에 올려진 무선전화기가 울리더군요. 



이대로 포기를 해야하나 싶던 찰나, 2층 숙소를 청소중이던 누군가가 내려옵니다.


사정을 설명하고 부킹닷컴 VIP라 2시간 일찍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말을 합니다만,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하더군요. 뭐 여튼 차 안에 실려있는 캐리어 가방만이라도 숙소에 내려놓기로 합니다.



한적한 어촌마을 한복판의 복어요리집을 개조하여 만든 호텔 겸 게스트하우스라 합니다.


바로 앞으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져 있고요. 접근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조망만은 최상급입니다.



그냥 봐도 스고이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절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낚시대를 아무대나 펼치고 던져도 물고기가 올라 올 것 같은 분위기네요. 숙소에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낚시대를 빌려주고 미끼 역시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짐을 내려놓고.. 점심시간이 다가왔으니 밥을 먹기 위해 모기마치 시내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3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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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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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 방치차, 폐교, 쓰레기더미 탐방 전문 블로거.


정확한 위치는 어디라 얘기 할 수 없는 곳에 버려진 베스타를 보았습니다. 외부인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공간이고 도저히 차를 버릴 수 없는 공간인지라 아무래도 최소 10년 이상은 허허벌판에 방치되어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근까지 간간히 보이는 90년대 출시된 뉴베스타가 아닌 80년대 후반 생산된 오리지날 초기형 베스타입니다. 86년 출시 당시 모델은 아니고 88년과 89년 사이에 나온 차량으로 보이는군요.



그나마 온전하고 선명하게 남아있는 일명 공장기아 엠블럼.


최초기형 차량의 경우 흔히 공장기아라 말하는 물결무늬의 기아자동차의 로고 대신 'KIA MOTORS'라는 영문 엠블럼이 들어갔습니다. 이후 88년부터 물결무늬 엠블럼이 적용되었지요. 물론 사고로 인한 교체나 개조로 인해 달린 부품일 확률도 있지만, 일단은 88~89년 사이에 생산된 차량임을 추정 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이미 바랠대로 바래버린 테일램프. 그리고 사라진 번호판.


번호판이 있었던 자리는 흔적만 남아있고 누군가 강제로 떼어낸 흔적만 보입니다. 지금은 그저 방치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한시절 이 베스타를 아끼던 차주께서는 나름 캐리어도 달아두고 사다리도 달아두셨습니다. 


화물차로 분류되는 3밴 혹은 6밴 차량이 아닌 12인승 모델입니다만, 뒤에 영업을 위한 스티커를 붙여두었을걸로 추정되는군요. 스티커 역시 바랠대로 다 바래고 갈라져서 판독이 불가했습니다. 



10년 넘게 시동이 걸릴 일이 없었던 로나 디젤엔진은 쥐들의 생활 터전이 되어버렸습니다.


보조석 좌석을 살짝 들어보니 들리더군요. 로커암커버에 선명하게 'LONA DIESL'이라 각인되어 있습니다. 당대 기아자동차의 여러 디젤차량에 적용되었던 마쯔다제 엔진입니다만, 헤드가 녹아버리고 화재까지 발생하는 결함으로 인해 사실상 흑역사 취급을 당하는 엔진입니다.


이후 이 엔진의 중대한 결함으로 인해 기아차는 독자기술로 디젤엔진을 개발해냈고, 92년에 베스타와 와이드봉고에 2.7리터급 JS엔진이 적용됩니다. 그 엔진이 개량을 거치고 또 거쳐가며 비교적 최근. R엔진이 적용되기 전 그랜드카니발과 2012년 F/L 전 봉고3에까지 그 생명을 이어갔었습니다.



실내 상태도 장기간 방치된 차량인지라 그리 좋지만은 못합니다.


오디오를 비롯한 쓸만한 전자장치들은 모두 다 떼어갔고 비바람에 십수년 이상 방치된 시트와 도어트림은 이미 다 갈라질대로 다 갈라진 상황입니다. 더불어 차량 안에는 폐 농자재들과 꽤 오랜세월 방치된게 아닐까 싶은 쓰레기들이 잔뜩 담겨있습니다. 



내외관 모두 상태가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이미 녹은 차량 전체를 감싸안았고 칠도 상당수가 벗겨져 있었습니다. 꽤 오래전 시장에서 사라진 우성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고, 그마저도 다 찢어지고 갈라진 상태였네요. 그냥 고물상 집게차가 와서 들고 가는 방법 말고는 이 차량을 치울 방법은 없어보입니다.



과연 어느 세월부터 인적이 드문 허허벌판 속에 방치되어 있었을까요.


또 하나의 단서를 찾았습니다. 주황색 비슷한 순정데칼. 89년 출시된 EST 트림에 적용되었던 스페셜 데칼이라 하는군요. 1990년 1월에 뉴-베스타가 출시되었으니 전기형 끝물 모델. 년식으로 따지자면 1989년식 차량으로 보입니다.



다른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만, 트렁크는 열립니다.


백도어마저도 부식으로 구멍이 송송 뚫려있군요. 차량 안에도 폐 농자재들이, 밖에도 폐 농자재들이 가득합니다. 그나마 이 차에서 멀쩡하게 제 기능을 하고있는 부속품을 꼽아보라면 트렁크 가스쇼바 말곤 없지 않을까 싶네요.



나름대로 차주분이 오디오에도 신경을 쓰셨던 모습이 보입니다.


사제 코엑셜 스피커네요. 이름있는 브랜드에서 만들어진 제품인지 아니라면 오픈마켓에서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저가형 중국제 스피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그저 고물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이 차량이 굴러다니던 시절에는 탑승객에게 순정 스피커보다는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으리라 확신합니다.



공장기아 엠블럼. 그리고 한국유리공업의 옛 로고.


지금은 한글라스라는 브랜드로 익히 알려진 회사의 유리입니다. 국내 자본으로 설립된 회사입니다만, 2005년 프랑스의 생고뱅 그룹에 인수된 상태입니다. 물론 프랑스 자본이 대주주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국내에 꽤나 많은 계열사를 두고 있다죠.



꿈이 있는 곳, 생활이 있는 곳- 

「기아자동차」가 함께 있습니다.



당대 기아자동차에서 제공하던 성에제거기로 보입니다.


꿈이 있고 생활이 있던 기아자동차는 결국 경쟁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으로 흡수당하고 맙니다.



전반적인 베스타의 모습이네요.


닫히지도 열리지도 않은 상태의 슬라이딩 도어와 트렁크를 제외하곤 절대 열리지 않는 나머지 문들. 그리고 전륜 휠도 어디론가 사라졌네요. 꽤나 오래 방치된 상태를 감안한다면 비교적 멀쩡합니다.



과연 언제까지 광활한 허허벌판을 지키고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30년 전 모두의 부러움을 사던 신차에서 벌판에 버려진 헌차가 되기까지. 물론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험난한 차생이 있었겠지요. 원부상으로도 아직 살아있는 차량일테고, 과연 이 차를 버리고 간 주인도 이 고철덩어리가 아직까지 그 자리에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지도 않겠지요.


떠나간 주인은 영원히 나타나지 않겠지만, 베스타는 오늘도 찬바람을 버티며 벌판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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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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