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카'에 해당되는 글 154건

반응형

오랜만에 올드카 목격담으로 뵙는 느낌입니다.

 

촬영한지는 좀 된 느낌입니다만, 귀차니즘에 업로드를 계속 미뤘던 차량의 목격담에 대해 풀어보고 넘어가려 합니다. 대우자동차의 프린스입니다. 그동안에도 많이 다뤘고, 워낙 판매했던 기간 자체도 길기에 지금도 간간히 그 모습이 목격이 됩니다.

 

오늘은 지난 3월 말 서산의 한 골목에서 목격했던 프린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오랜 세월 풀체인지급 마이너체인지를 계속 거치며 판매되었던 대우자동차의 대표 중형세단인 프린스는 레간자에 자리를 내줬고, 이후에도 고급형 모델인 브로엄은 계속 판매되었으나 매그너스의 출시와 함께 세기말에 단종되었습니다.

 

1992 DAEWOO PRINCE ACE

92년 7월 최초등록 프린스 ACE입니다.

 

92년 5월 출시된 92년형 모델부터 수프림과 디럭스 대신 ACE라는 트림이 새로 생겨났습니다. 당시 옵션을 제외한 순수 차량가격은 1290만원. 경차에 중간수준의 옵션을 박은 금액하고 비슷하지요. '충남 1 루'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 역시 30년 가까운 세월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어디 지하주차장이나 차고에 세워두고 잠시 타고 나오신 차량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세월이 무색할 수준으로 매우 준수한 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1992 DAEWOO PRINCE ACE

세월을 거슬러 올라온 느낌입니다.

 

30년 전 도로 위를 달리던 자동차가 30년이 지난 2021년 오늘날까지 달리고 있습니다. 휠캡이 떨어져 나가고 특유의 마이너체인지 초기형 알루미늄 휠은 분진에 쩔어있었지만 전반적인 상태는 우수했습니다.

 

떨어진 몰딩을 테이프로 붙여놓았다.

딱히 흠을 잡아보자면 몰딩이 떨어진 자리를 테이프로 붙여놓았다는 사실 말곤 없습니다.

 

고장난 자동안테나 역시 테이프로 붙여놓은 상태.

자동안테나 역시 마찬가지로 고장이 났는지 테이프로 붙여두셨네요.

 

다만 부품이 있다면 쉽게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기에 복원은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부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겠죠.

 

AUTOMATIC

그럼에도 레터링과 몰딩은 잘 살아있습니다.

 

지금이야 수동변속기를 선택하고 싶어도 선택조차 하지 못하는 세상인데, 이 당시만 하더라도 자동변속기는 첨단 사양이자 고급 옵션으로 통했습니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어지간한 차량이 대부분 수동변속기를 채택했기에 오토매틱 차량을 보기 어려웠고 이렇게 자랑까지 했습니다만, 90년대 중후반 이후로 자동변속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어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자율주행이나 첨단 운행보조장치도 자동변속기에 기반한 기술이고, 흔히 친환경 자동차라 말하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경우 변속기 자체가 필요없다보니 앞으로 10년 뒤면 오래된 차량이라도 수동변속기가 달려있는 모습은 보기 어려우리라 여겨집니다. 

 

특유의 14인치 알루미늄휠

살이 많은 특유의 14인치 알루미늄휠의 모습입니다.

 

해바라기 모양이라 하는 둥글둥글한 휠의 모습은 흔히 봐왔으리라 생각됩니다. 최근까지 목격되던 프린스의 휠은 대부분 후기형에 해당하는 그 휠이 대부분이고 이 초기형 휠은 쉽사리 보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뭐 경차 최 하위트림에서나 14인치 휠타이어가 적용되는 시대인데, 여러모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시트 상태도 우수하다

시트 가죽 상태도, 내장재의 상태도 우수합니다.

 

품질표시 스티커도 그대로 살아있고, 변속기 레버의 비닐도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당대 고급 중형세단을 표방했던지라, 테이프 대신 CDP가 적용된 1DIN 오디오의 모습도 보이더군요. 30년이 아니라 한 5년정도 탄 차라 해도 믿을만한 수준입니다.

 

OK 스티커

OK스티커도 그 색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틴팅을 하는 과정에서 제거되는 스티커들입니다만, 이 시절에는 딱히 대중화되진 않았기에 유리창에 별다른 필름을 붙이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30년을 버텼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준수한 내장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는 전용 차고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관리를 했다는 이야기겠죠.

 

그리고 고객에게 알린다는 내용의 스티커가 붙어있어 무슨 내용인지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고객에게 알림

고객에게 알림

 

이 차량은 고객 신뢰성 향상을 목적으로 당사에서 주행시험을 실시한 차량입니다.

아래에 기록된 주행거리는 신차무상보증기간에 합산되어 보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행거리:_____________________km

 

대 우 자 동 차 주 식 회 사

 

주행시험을 실시하여 주행거리가 늘어났으니 이 주행거리만큼 합산하여 보증을 해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색 하나 빠지지 않고 우수한 컨디션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다만 적혀있는 주행거리는 다 지워졌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보증기간은 이미 다 도래했으니 큰 상관은 없을겁니다.

 

바코드 역시 판독 가능한 수준

바코드도 판독 가능한 수준으로 살아있습니다.

 

프린스 2.0 DLX. 당시 디럭스 트림은 사라졌지만, ACE가 디럭스로 통용되는 느낌입니다. 물론 지금의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중인 한국GM 차량의 바코드와도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대우시절을 부정하지만 대우의 잔재가 깊숙히 남아있는데 말이죠. 지금도 한국GM 부평 2공장에서는 중간에 미국 피가 섞이긴 했어도 프린스의 먼 후손격인 말리부가 생산중입니다.

 

SUV의 인기 탓에 세단형 차량이 부진한지라 말리부도 이번 세대를 끝으로 단종이 예정되어 있고, SM6와 중형차 꼴지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물론 타사 차량 대비 빈약한 상품성이 원인이겠지만, 현대기아를 제외한 르쌍쉐 차량 모두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차량 한두대 말곤 경쟁력이 없습니다.

 

30년의 세월을 버텨 온 프린스는 앞으로도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오랜 세월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겠지요. 다만 바닥을 기는 판매량을 보이는 후속 차량과, 곧 명맥이 끊길 예정이라는 상황에 대해 프린스가 자아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사랑받으며 보존되길 기원합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오래전 다뤘던 차량에 대해 또 다뤄보려 합니다.

 

 

사라진 줄 알았던 1인신조 티코 목격. (1995 DAEWOO TICO SL)

예산군 오가면에서 차량을 받아 큰 도로로 합류했는데 낮익은 티코가 한 대 지나갑니다. 구형 지역번호판에 보기 드문 라이트에버그린(43U) 컬러의 민자티코. 녹색 티코도 은근히 보입니다만 

www.tisdory.com

 

흔치 않은 컬러죠. 미니 녹색을 칠한 차는 여러 대 있어도 순정 녹색이 적용된 티코는 실물로 이 차를 포함해서 딱 두대 봤습니다. 나머지 한대는 잘 아실 테고요. 학생 시절부터 이 녹색 티코의 모습을 보곤 했었는데, 2018년 우연히 도로를 달리던 모습을 목격하여 포스팅을 남긴 뒤 약 3년 만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95년과 96년 겨우 1년정도 판매하고 단종되었던 흔치 않은 순정 녹색 티코에, 준수한 관리상태로 옛 지역번호판을 그대로 유지하고 계신 모습에 감탄을 하곤 했었죠. 3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보이지 않기에 혹시 사라졌겠거니 싶었습니다만 예산 시내에서 우연히 이 티코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티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는 위에 링크를 걸어둔 포스팅을 확인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개구리주차.

인도 턱에 개구리주차로 걸쳐놓은 티코의 모습입니다.

 

당시 경차 혜택으로 경차에 한정하여 개구리 주차를 허용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만, 요즘은 개구리 주차도 단속 대상에 포함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약 3년 만에 생사가 불분명했던 이 티코의 생존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옆에 동승자가 있는 상황이고 여러모로 시간이 촉박하여 잠시 정차한 뒤 사진만 촬영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볼일을 다 보고 혹시 그 자리에 계속 있을까 싶어 다시 목격했던 장소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존재한다.

다행히 그 자리에 위치만 조금 바뀐 상태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약 3년만에 다시. 그리고 학생 시절 신례원 충남방적 담벼락 근처에 세워진 모습을 본 이후 처음으로 이 티코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물론 티코는 수없이 많이 봤지만, 항상 이 깔끔한 티코를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봐야겠지요.

 

영롱한 티코

출고 당시 순정 제칠입니다. 그럼에도 광이 새로 도색한 차량 수준이네요.

95년 부착된 구형 지역번호판 역시 하나도 바래지 않은 수준으로 깔끔하게 유지 중입니다. 

 

95년형 96년형 잠깐 판매하고 사라진 컬러입니다. 이외에도 에스페로나 씨에로에 잠시 같은 컬러가 적용되기도 했습니다만, 티코도 그렇고 에스페로 씨에로도 그렇고 이 컬러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촬영된 사진이 더 많이 보입니다. 한국 내수용 중고차가 수출된 남미지역 말고 현지 공장에서 생산했던 동유럽권 차량들이 대부분입니다.

 

국내에도 녹색 티코가 몇 보입니다만, 대부분 미니(MINI) 녹색입니다.

 

실물로 본 순정 녹색 티코는 딱 두대 말곤 없습니다. 그 한대는 저 뒤에 있네요. 전국을 샅샅이 뒤져봐도 10대 미만 수준으로 남아있으리라 장담합니다. 미니 녹색과 비슷하게 느껴질지 모릅니다만, 나란히 세워두고 보면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 미니 녹색이 티코 순정 녹색보다 조금 더 밝습니다. 그늘에서 보면 그 차이가 더욱 명확히 드러납니다. 미니 녹색은 그냥 진한 녹색 같은 느낌이고, 티코 녹색은 약간 어두운 청녹색 분위기가 납니다. 

 

1995 TICO SL/1996 TICO SX

95년과 96년에 등록된 96년형 순정 녹색 티코가 만났습니다.

95년 11월 등록차량과 96년 2월 등록차량이니 3개월 터울입니다만, 그래도 저 티코가 형님입니다.

 

2017.08.09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 - ALTO WORKS 계기판을 장착한 TICO SX.

 

ALTO WORKS 계기판을 장착한 TICO SX.

3세대 알토 웍스. 아니 티코입니다. 알토의 3세대 모델과 거의 모든걸 공유하는 차량이다 보니 터보모델의 부품도 잘 맞습니다. 국내에도 터보모델로 외관 개조를 하고 다니는 차량들이 많이 종

www.tisdory.com

 

그러고 보니 인수 이후 꽤 오래 블로그에 언급이 없던 차량에 대해 언급하고 가야겠습니다. 그동안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만, 막상 별다른 언급이 없었네요. 최근 대대적인 수리를 마치고 매우 깔끔한 상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렌지필 하나 없이 매우 우수한 도장상태를 자랑하고 있지요.

 

저 차를 오랜만에 목격했던 2018년에도 함께 두 차량을 세워놓고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 소원을 이뤘습니다. 흔치 않은 컬러의 티코끼리. 과연 얼마나 내수에 풀렸을지 모르는 색상의 티코끼리 만나는 흔히 볼 수 없는 상봉식을 거행합니다.

 

경이로운 차량상태를 유지중이셨다.

경이롭습니다. 무려 26년 가까운 세월을 시골에서 이런 컨디션으로 지내왔다니 대단하기만 합니다.

 

휠캡 역시 칠이 까지거나 벗겨진 부분 없이 매우 깔끔하게 살아있습니다. 보통 시골에서 타는 차량들이 도시 차량 대비 험한 편이긴 합니다만, 깔끔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레트로 리스토어 어쩌고 하면서 수백만원 들이부어 본질을 훼손하면서 정작 복원한다 얘기하는 빈티지룩 튜닝카보다 오랜 세월 순정상태를 유지하는 이런 차량이 더욱 가치 있고 정이 갑니다.

 

그저 비싼 가격에 투자비 회수하고 나갈 목적이거나 여러 매체를 기웃거리며 관심갈구용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요란한 빈수레보다 수십 년 세월 조용하지만 내실 있게 차를 유지하는 이런 차주분이 진정 티코를 티코답게 타고 애착을 가진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SL에 에어로팩과 에어컨만 옵션으로 추가한듯 보인다.

중급 사양인 SL에 에어로 팩과 에어컨만 옵션으로 추가한 차량입니다.

 

크게 전기형과 후기형 티코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96년형 티코가 95년 8월부터 시판되었고, 중급의 SL 트림 역시 96년형과 함께 신설되었습니다. 그리고 SL부터 흔히 슈퍼티코라 부르는 몰딩이 부착된 슈퍼팩의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SL에 슈퍼팩을 선택하는 비용이면 상위트림인 SX를 구입하는 게 유리하여 SL에 슈퍼팩이 적용된 차량은 쉽사리 볼 수 없지요. 

 

그런고로 슈퍼팩을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가고, SX로 올라가기에는 차값이 크게 뛰어버리니 적당한 가성비를 따져 이 즈음 나온 티코 중 SL에 에어로 팩을 추가하여 민자 티코임에도 리어 스포일러가 부착된 조합의 차량들이 많습니다.

 

이 차량 역시 리어 스포일러와 리어 가니쉬 그리고 광폭타이어가 12만원에 묶인 에어로 팩과 공통 옵션인 49만 6천원짜리 에어컨만 추가된 차량입니다. 보통 거기에 12만원짜리 파워팩도 추가하여 운전석 및 조수석의 파워 윈도까지 추가하기도 합니다만, 이 차량은 그건 빠졌습니다. 그럼 총 차량 가격이 426만 6천원이네요. 깡통 경차도 천만 원. 비슷한 수준의 중급 트림에 옵션을 맞춰도 천이백만원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그 시절 티코의 가격은 매우 저렴했습니다.

 

익숙한 시트패턴

후기형 SL에 적용되던 익숙한 시트패턴입니다.

 

초기형의 SR 트림 및 시트 패턴과 조금 비슷합니다만 다릅니다. 직물시트의 재질은 최근 생산을 종료하고 재고를 털어내는 다마스 라보와 비슷합니다. SX부터는 화려한 패턴이 적용되고 직물의 재질도 다릅니다. 실내 역시 마땅히 윈도우필름을 시공하지 않았음에도 조근 바랜 대시보드를 제외하면 깨지거나 유실된 부분 없이 매우 준수하게 유지 중입니다.

 

정갈한 실내.

도어트림 포켓에는 테이프가 가득하고, 대시보드 위에는 추억의 핸즈프리의 모습도 보이네요.

 

오디오 자리에는 HAM 무전기가 자리 잡고 있고, 기존 슈퍼티코용 테이프 꽂이를 개조하여 2 DIN 오디오를 달아두셨습니다.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저도 마티즈에 달았던 그 대우 순정 MP3 CDP 오디오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복원이 가능한 부분이지요. 기어봉 연장대야 쉽게 분해가 가능한 부분이고요.

 

무엇보다도 저 핸즈프리 오랜만에 봅니다. 2000년대 초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본격적으로 단속하며 저런 사제 핸즈프리가 불티나게 판매되었습니다. 핸드폰 이어폰 잭을 연결하여 저 기기에 내장된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통화를 하는 단순한 기기입니다. 이 즈음 출시되는 신차부터 차량의 오디오 스피커와 연동된 옵션으로 제공되다가 그 기능이 오디오의 블루투스 연동으로 진화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잠시 동안 판매되었던 용품인지라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저 핸즈프리를 기억하는 경우가 드물 겁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하고 있다,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도장 상태도 출고 제칠임에도 매우 우수하고, 육안상 부식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흠을 잡자면 자잘하게 생긴 문콕이나 돌이 튀어 살짝 까진 부분 말곤 없습니다. 마치 90년대 혹은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20년이 흐른 2020년대에 흔치 않은 녹색 티코가 조우하는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그렇게 감탄사를 연발하며 녹색 티코를 자세히 탐구하고 있던 와중 주인아저씨와 사모님께서 차를 타러 오셨습니다. 이 티코가 세워진 모습을 지나가며 보고 혹시 그대로 있는지 볼일을 본 뒤 다시 왔다고 말씀드리고,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쌍둥이차

다른 녹색 티코가 한대 더 있는 모습을 보시곤 "어? 쌍둥이 차네" 하시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95년 가을에 신차를 출고하여 지금껏 타고 계시다고 합니다. 출고 상태 그대로고 하시는 말씀에서 티코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예산 외곽에 살아있는 다른 흰색 티코의 존재 여부도 알고 계시더군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예산 시내에 티코가 한대 더 있었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그러곤 제 티코도 유심히 보십니다. 문도 열어보시고요. 년식과 같은 수동이라는 얘기도 주고받습니다. 이렇게 깔끔하게 관리하시는 비법이 무엇이냐 여쭤보니 항시 차고에 넣어둔다고 하시더군요. 확실히 주차만 잘해도 차량 관리의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운행 중이 아니라면 항시 차고에 모셔진 상태라 그런 건지 예산 시내를 돌아다녀도 이렇게 우연히  티코의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안전하게 오래오래 타시길 기원합니다.

오래 시간을 끌기도 그런지라 나중에 뵙겠다고 인사를 드리고 왔습니다.

 

명함이라도 드리고 왔어야 하는데 생각을 못했네요. 대략 어디 살고 계신지 알려주셨으니 그 주변을 탐색하면 아마 또 뵐 수 있을 겁니다. 아마 흘러왔던 세월처럼 앞으로도 오래오래 타고 다니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음에 뵙게 된다면 리어 가니쉬 사이즈도 측정해가고 궁금했던 내용들도 정리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티코다운 모습으로 사랑받으며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