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재수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하위 10% 도태남답게 지난주엔 몸살에 장염으로 고생하더니 4월 시작과 동시에 이젠 또 뒤로 넘어져서 흉추와 요추의 압박골절로 수술 아니 시술을 받으러 입원했습니다. 아니 남들은 1년에 한두 번 있을 악재가 이렇게 계속 터지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 사람의 바닥은 대체 어디 일지요.
발단은 이렇습니다. 하차 후 근처 지인분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고철을 상차했는데, 결박하다 미끄러져서 뒤로 넘어졌습니다. 다행히 조금 쉬니 걸을 수는 있었으나 허리 통증이 계속되어 병원에 가서 X-RAY를 촬영했더니 골절이 의심된다며 MRI까지 촬영했습니다.
결과는 흉추 12번, 요추 1번 압박골절이라네요.
10만 원어치 고철 좋다고 들고 오다가 병원비만 400만 원 가까이 깨지는 기구한 운명의 도태인생입니다.
진단을 받고 나오니 이 보호대를 약 2개월간 착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치 태권도 겨루기용 몸통호구처럼 생겼습니다. 착용감도 그렇고요. 이걸 무려 두 달 동안 차고 다녀야 한다고 하니 암담합니다. 일도 일이고 이 상태로는 어디 놀러 못 가는 것도 그냥 꼴릴 때 비행기 타고 후쿠오카도 못 간다는 사실도 그냥 암담하게 느껴집니다.
여튼 시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4월 3일 오후에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최대한 빠르게 4월 4일 오후로 시술 일정을 잡았습니다.
간단한 시술이지만 금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요즘 간헐적 단식으로 하루 두끼만 먹고 취미생활인 넝마주이질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또 이 흐름 깨지게 생겼습니다. 7시 50분쯤 아침을 먹고 대충 물건을 챙겨 병원으로 향합니다.
국소 마취하에 꼬리뼈쪽을 통해 신경 바깥쪽으로 특수한 카데터를 삽입한 후 약물을 주입하여 유착을 가라앉히고 염증과 부종을 경감시키는 수술이라네요.
쉽게 얘기해 골시멘트 약물을 주입하여 압착골절로 파손된 뼈를 복구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주변에 이 수술을 경험하신 분이 계셔 물어보니 아예 걷지 못할정도로 다쳤는데 시술 이후 금방 걸어다닐 수 있었다고 하네요. 통증보단 시술이 덜아프다고 합니다만, 엄살이 일상인 제 입장에선 그것조차도 엄청난 고통입니다.
입원했습니다. 시술은 오후 3시라네요.
국소마취에 30분이면 끝나는 시술이라고 하는데 이후 2~3시간은 꼼짝없이 누워있어야한다고 합니다. 암담합니다. 그나마 실비보험이 있어 다행이고, 이번주는 그냥 쉬고 다음주부터 다시 살살 돌아다니는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좀 있는걸로 알고있는데 그것도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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