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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로 보냈던 마지막 어린이날의 일기를 가져왔습니다.

 

딱히 특별했던 일이 있는 것도 아녔지만 마지막 어린이날을 최대한 평범하게 보내려 애쓰던 어린이의 생각이 담긴 일기입니다. 물론 즐거운 어린이날을 맞이한 우리 어린이 여러분들은 이 도태된 어른처럼 살지 않고 항상 행복하고 좋은 것만 보고 느끼며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5월 5일 제목 : 어린이날

 

제목: 어린이날

 

5월은 푸르고 (놀러)가는곳도 없다.

9시에 5천원 가지고 오는 곳이라는 미상의 장소도 일부러 가지 않았다.

우대가 아닌 평범하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PC도 실증나고 TV도 진짜 재미없었다. 이 휴일에도 선물 하나로 쓸쓸히 만족하기로 하고

다시 기운을 펴서 학교 다닐 때 하는 일을 다 해내고 잠자리에 드는 생각 뿐, 자꾸 후회가 되었다.

3일 날 쓴 일기처럼 되지는 못하고 2005.5.5라는 5가 세 개 들어가는 어린이날을 마지막으로 올해 은퇴를 하게 된다.

 

별 내용은 없습니다. 놀러 간 곳도 없고 그저 어린이날 항상 받아왔던 우대에서 벗어나고자 그냥 집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컴퓨터도 TV도 재미 없었고,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작은 선물 받은게 전부였습니다.

 

9시에 5천원 가지고 오는 곳은 아마 당시 담임선생님이 아침 9시까지 터미널로 나오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갔던 친구들이 했던 얘기를 기억해보면 버스를 타고 당진에 가서 영화를 보고 왔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 어린이날 이벤트로 어린이의 경우 버스비는 무료였고, 딱 영화 볼 돈 가지고 오라는 얘기겠지요.

 

그럼에도 숙제를 하고 잘 생각 말곤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5월 3일에 쓴 일기 언급이 있는것으로 보아 무슨 내용인가 하니 4일에 있던 어린이날 체육대회에 좀 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 다짐이 적혀있었네요. 당연히 달리기도 꼴등. 그래서 후회를 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오늘도 어린이는 아니지만 평범한 어린이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국의 어린이 여러분! 행복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어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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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확히 16년+1일 전 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저는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경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더군요. 16년 전 오늘은 버스를 타고 경주로 갔던 날입니다. 생각해보니 4월 중순. 이 시기가 수학여행 시즌이네요. 작년부터 코로나 탓에 단체로 수학여행을 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모로 여행 다니기 좋은 시기죠.

 

벌써 세월이 7년이나 흘렀습니다만, 청해진해운의 세월호가 침몰하여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9년 전이기도 합니다.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제주로 향하던 여행객, 업무 중에 돌아가신 선원분들 모두를 애도하며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지 희생자와 참사 자체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당시 수학여행을 앞두고 들떠있던 일기를 보고 오기로 합시다.

 

2005년 4월 16일 제목 : 준비

 

제목 : 준비

 

내일 경주로 간다.

그러니 준비물을 사러 가까운 마트로 가 보았다.

과자, 1회용 카메라도 사고 혹시 있을 일을 대비하여 비옷 등도 챙겼다.

이번 목표는 돈을 반 15,000원 정도만 쓰는 것이다.

다른 소풍 때도 사치스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도 즐겁고 신나게 가 보면 좋겠다.

첫 수학여행에 들떴던 기분이 여기까지 느껴집니다.

 

수학여행 준비를 위해 마트를 갔고, 24방짜리 일회용 카메라와 우비를 구입했습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어지간한 DSLR 수준은 되니 따로 일회용 카메라나 디지털카메라를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그 시절만 하더라도 디카가 대중화되었던 시절인데, 저희 집에는 디카가 없고 과도기에 구입했던 나름 괜찮은 사양의 자동 필름 카메라만 있었는데 그걸 내주지 않아 일회용 카메라를 준비해 갔습니다. 당시 카메라폰이 아닌 흔히 말하는 엄마폰만 들고 갔었네요.

 

당시 불국사와 석굴암 그리고 문무대왕릉 경주월드 등 다양한 유적지와 관광지에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책에서만 봤던 유적지들을 실제로 봤었고, 16년이 지난 지금 업무차 경주에 딱 한 번인가 갔던 일을 제외하곤 경주에 가지도 유적지에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16년 만에 경주의 유적들을 다시 둘러보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기억나는 일을 모두 회상하여 적어보기로 합시다.

 

버스는 흔히 각크루저(로얄크루저)라 부르는 차량을 타고 갔고, 같은 반 친구 할아버지의 지입차량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이야 당진-대전 고속도로가 뚫려있어 바로 고속도로를 타고 갑니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대전이나 천안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올렸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길이 좋지 않던 대전 대신 길이 좋은 천안방향으로 가서 목천 IC를 타고 경주로 내려갔습니다.

 

유니 Call Call Call

고인이 된 가수입니다만, 아직도 이 노래를 듣다보면 수학여행을 갔던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버스 TV에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채연 - 둘이서'나 '유니 - Call Call Call'의 음악방송 영상을 질리도록 봤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일기 내용처럼 돈도 많이 쓰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쓰고 왔는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3만원을 받아갔는데 효자손 하나 사 오고 군것질 조금 한 게 전부입니다.

 

2일차에 포항에 내려오셨던 아버지와 경주 IC 근처에서 잠시 버스를 세우고 만났습니다. 당시 제가 있던 1반을 위해 빵과 딸기우유를 사다 주셨고, 여유롭게 사 왔던지라 기사 아저씨와 선생님도 부담 없이 드셨습니다. 다른 반 버스는 영문도 모르고 잠시 정차했지요.

 

수학여행을 기대하고 있던 꿈과 희망 속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나이 30을 바라보는 도태남이 되어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옛 추억도 상기시키고 얼마나 변했는지 구경도 할 겸 경주에 다녀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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