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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집니다.


시계탑에서 호텔은 그냥 한블럭 거리에 있습니다. 쉬엄쉬엄 걸어서 호텔로 들어가 체크인 절차를 밟은 뒤 방을 배정받는 형태더군요. 11층에 1120호를 배정받았습니다.


작년 후쿠오카 여행 당시엔 한국어가 어느정도 가능한 직원분이 계셨고, 한국어로 번역된 안내문도 있어서 이해가 쉬웠습니다만 이번에 묵은 네스트호텔에는 일어 아니면 영어 능통자 말고는 없었답니다.



방은 조금 협소합니다.


그래도 뭐 혼자 묵을 방인데.. 딱히 넓던 좁던 상관 없지요. 비흡연자임에도 흡연실만 빈 방이 남아있어서 흡연실로 들어왔네요. 뭐 여튼 담배냄새가 어느정도 쩔어있긴 했습니다만, 딱히 참지 못할 수준은 아녔습니다. 


속 창문을 열면 굉장히 환하답니다. 정말 골때리는게 밤에 저 문을 열어두고 자다가 창밖이 환해서 일어나니 오전 4시 56분.. 그렇습니다. 동경 표준시보다 최소 한시간은 빨라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침대에 카메라 가방부터 제쳐두고 일단 짐을 풀어봅니다.


핸드폰도 잠시 충전을 시켜두고요. 티비 채널도 이리저리 쓱 한바퀴 돌려 본 뒤, 다시 객실 밖으로 나섭니다. 푹 쉬고싶어도 쉴 수 없지요. 한가지라도 더 보고 오는게 목적이니 말입니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합니다.


히타치에서 제작한 80년대 스타일의 엘리베이터입니다. 아니 80년대에 제작된 엘리베이터겠죠. 나름 컴퓨터로 컨트롤을 한다고 자랑스럽게 적어둔 걸 보면 당대엔 먹어주던 승강기가 아녔나 싶네요.


요즘 엘리베이터는 도착 알림음으로 음성 혹은 경쾌한 멜로디나 효과음이 이용되는데, 이 시절 엘리베이터는 조금은 소름끼치는 종소리입니다. 어릴적 살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대해 영 좋지 못한 추억이 많아서 엘리베이터에서 나는 종소리는 뭔가 듣고싶지 않습니다.



삿포로역 남쪽출구 방향으로 잘 가다가 방향을 틀으면 뭔가 웅장한 건물이 보입니다.


호텔에서 약 5분거리에 구 홋카이도 도청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기다란 나무. 그리고 깔끔하게 보도블럭이 깔린 길을 유유히 거닐어 가면 빨간 벽돌의 서양식 고건축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같은 외국인 관광객도 꽤 많았지만, 의외로 일본 타지역에서 홋카이도 구경을 온 케이스들도 꽤 있더랍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원도같은 청정지대이자 외곽지역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지역이니 말이죠.



역광인게 참 아쉽습니다. 실제로 본다면 마치 1800년대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구 서울역사처럼 잘 찾아보면 일제가 적벽돌로 지어둔 서양식 건물들이 종종 보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큰 건물은 아니죠. 직접 가서 보면 크고 아름다운 고건축물입니다.



드디어!! 한국어 안내가 있습니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아카렌가(빨간 벽돌)]의 발자취


홋카이도청은 지난번 농과대학 이야기에서 말했듯 개척사(開拓使)에서 시작했습니다. 


혼슈섬 북쪽의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섬 홋카이도를 개발하기 위해 세운 행정기관으로 잠시동안 3개의 현으로 분리된 뒤 현재의 홋카이도로 합병된 도청의 전신입니다. 현 시점에서 공무원들이 업무를 보는 신 도청사는 바로 이 건물 뒷편에 존재합니다.



개척사(開拓使)의 탄생


1869년 신정부는 개척사(開拓使)를 세우고, 에조치(蝦夷地)로 불리던 북쪽의 섬을 '홋카이도'로 명명하여 개척에 착수하였습니다. 이후, 정부는 지붕에 팔각탑(八角塔)을 올린 서양식의 개척사 삿포로 본청사를 설치하였습니다.


홋카이도 개척을 위한 개척사를 서양식으로 건축했고, 그것이 현재의 빨간 벽돌로 마감된 건물의 전신이 됩니다. 그시절 개척사 건물의 사진을 본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는게 바로 보일겁니다.



이후 설명을 쭉 적어보자면..

(제일 첫번째 사진이 초기 개척사. 아래는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사진에 대한 해설입니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의 완성


정부는 개척사(開拓使)를 폐지, 홋카이도를 잠시 세 개의 현으로 나누어 통치하다가 홋카이도청을 설치하였습니다. 1888년에 완성된 청사 건물은 네오바로크식 건축양식으로, 당시에는 팔각탑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그 후, 철거되었습니다.


팔각탑이 없는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는 화재로 내부와 지붕이 전소되어, 1911년에 남겨진 외벽을 토대로 재건되었습니다. 복구된 건물은 방한과 방화를 중시하였으며 팔각탑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미래로 이어지는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1968년에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는 홋카이도 100주년을 기념하여 창건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되어 역사를 미래로 계승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아카렌가(붉은 벽돌)의 애칭으로 친숙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1969년 일본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


그렇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바와 같이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는 아카렌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빨간 벽돌의 팔각정이 존재하던 그 당시의 건물이 아니라, 1911년 재건된 건물을 다시 그시절 분위기로 복원한 건물입니다. 화마가 휩쓸지만 않았더라면 복원된 모습이 아닌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겠지요.




겨울에는 무빙 라이트로 화려한 야경을 보여준다 합니다.


근데 인간적으로 4월이면 겨울은 아니지 않습니까. 고로 비슷한 구경도 해보지 못하고 왔습니다. 그렇죠. 삿포로는 겨울에 와야 합니다. 눈이 폭탄처럼 쏟아지더라도 관광객이 미어터지더라도 성수기라 방값이 비싸더라도 겨울에 와야 제맛이겠죠.


8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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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입니다. 


새 직장에 출근한지도 어언 보름정도 지났습니다만, 사장님께서 이번주 토요일은 저 혼자 안면도까지 제품 홍보 포스터를 뿌리고 보이는 철물점에 소개를 하고 오라 하시더군요. 아마 매주 토요일마다 여행겸 외근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행도 일도 같이 하고 개꿀이겠네 싶겠지만은 하루 겪어본 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더랍니다. 안면도 저 끝까지 들어갔다 나오는게 생각보다 거리도 멀고, 중간중간 가다가 시골길도 들어가보고 마을회관이나 동네 철물점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 나서는 일도 생각외로 시간을 많이 잡아먹습니다.

 


좁은 골목에 들어가거나 별 성과 없이 돌아서 온 길을 빼고 경유지를 잡아봤습니다.


지도상의 거리로도 200km 이상 찍히더군요. 출발 당시 주행거리를 0에 맞추고 제대로 측정하지 않아 정확한 거리 측정은 불가능하지만, 못해도 230km 이상 타고 왔습니다. 토요일인지라 관광객들도 많아서 종종 정체가 생기는 구간도 발생하고 말이죠.


사장님께서 주문하신 루트는 서산시 인지면과 부석면을 거쳐 AB방조제를 타고 안면도와 태안군 남면을 거쳐서 오라는 내용입니다만, 집에서 가는 길목부터 쉬엄쉬엄 둘러보고 갑니다.



사실상 방치중인 구형 지역번호판 스쿠프 발견.


서울4호 어쩌고 하는 스쿠프입니다. 어느 집 마당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은 주인이 있다는 이야기일텐데 사실상 방치차량으로 보이더군요. 주변으로 밭에서 나온 돌도 쌓아두고 말입니다. 리스토어의 욕구가 충만해지는 차량입니다.



오며가며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자리에 이번에 나온 호스 포스터를 걸어놓고 갑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 물호스 한번 사봐야 오래 쓰고 합니다만, 밭에 깔아두고 쓰는 농업용이라던지 공사현장에서는 고정적인 수요가 있다고 합니다. 의외로 종류도 많구요. 여튼간에 썩 내구성이 약한 물호스를 싼맛에 쓰고 버리니 그렇습니다만, 탱글이호스는 꼬이지도 물이끼가 끼지도 않으며, 특수한 소재로 제조하여 겨울에도 말랑말랑 합니다. 


시중의 기존 호스보다 가격은 조금 비쌉니다만, 비싼 값을 하는 호스입니다.



졸지에 탱글이호스 영업맨이 되어 도로를 누빕니다.


한 보름 사장님 영업차 타고다니면서 어느정도 흐름은 익혔습니다. 여기저기 철물점에 들어가 보았습니다만, 당장이라도 물건을 떼려 하는 사장님들도 계셨고, 호응도 좋긴 했습니다만 문전박대도 당해봤습니다. 그래도 시간 나면 한번 보시라고 간단한 설명과 함께 샘플이랑 포스터 하는 놓고 왔습니다만, 남의 마음을 산다는 일이 참 쉬운 건 아니죠. 



AB지구 혹은 천수만 방조제라 합니다만, 부석에서 내려왔으니 B지구 방조제만 건너갑니다.


태안땅입니다. 포스터와 호스 샘플만이 저와 함께합니다. 아침 일찍 출발했음에도 가는 길목마다 여기저기 들리고 했으니 12시가 한참 지난 시간에 태안땅에 입성하는군요.



결국 세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안면도 최남단 영목항에 도착했습니다.


사진만 하나 찍어놓고, 다시 쉬엄쉬엄 길목따라 올라갑니다. 남면 찍고 태안 시내 거쳐서 집에 돌아오니 다섯시가 넘은 시간이더군요. 토요일 하루 금방 가네요. 그렇게 평화로운 토요일이 흘러갔습니다.


P.S 고남면 들어가는 시점부터 교통량이 상당히 줄긴 하던데.. 2018년에 대천으로 이어지는 해저터널겸 도로가 개통된다면 아무래도 안면도 남부지방까지도 교통량이 상당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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