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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운전기능사 자격증 취득기 10일차 이야기입니다.





일요일 아침. 진눈깨비가 날리더군요.


물론 다른 장비들은 운행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타워크레인의 경우 냉각장치를 통해 모터에 습기가 들어가면 치명적인 고장을 일으키기에 습한 환경에서의 운행은 추천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리는 등 기상상황이 좋지 않으면 현장의 갑인 타워크레인 기사가 작업을 못하겠다고 선언하고 내려오기에 현장에서도 이런 상황에서 타워 타워크레인이 운행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고로 오전에는 실내수업이 진행됩니다.



타워크레인 작업일보를 작성하는 과정에 대해 배웠습니다.


각 시간별 작업 내역과 특이사항을 작성합니다. 여타 일선 현장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일보와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물론 현장에서는 가라로 몰아서 작성되곤 합니다만, 원칙은 매일같이 작업을 마친 뒤 작성해야 합니다. 만일 사고가 났는데 작업일보가 제대로 작성되어있지 않거나 거짓으로 작성된 경우 여러사람 목이 날라가겠죠.



진눈깨비가 날림에도 지게차는 계속 운행중입니다.


차라리 타워크레인의 운전실은 비바람을 막아주고 히터와 에어컨이 존재하기라도 하지 지게차는 비바람을 모두 맞아야만 합니다. 굴삭기도 마찬가지고요. 기중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방이 뚫린 지게차의 경우 실내작업이 아닌 이상 여러모로 큰 애로사항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실내교육은 계속됩니다. 다른 중장비의 소개와 기본적인 팁에 관련된 수업이 진행되었고, 이후 무선 조종 스위치인 펜던트스위치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무선조종장치. 즉 펜던트스위치입니다.


실제 조종석에 있는 버튼들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버튼들의 배치도 비슷하고요. 허리춤에 차고 다닐 수 있도록 끈도 달려 있습니다. 좌측 스틱을 상하로 밀면 트롤리가 이동하고, 좌우로 밀면 스윙동작이 이뤄집니다. 우측의 경우 화물을 올리고 내리는 권상 및 권하작업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요.


그 외 작은 스위치들은 드럼브레이크와 브레이크 풀림장치입니다. 빨간 버섯모양은 비상정지스위치고요.



현장에서 사람이 타고 올라가는 스카이크레인 역시 비슷한 스위치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탈리아의 아우텍(autec)에서 제조한 펜던트스위치입니다. 아우텍은 산업용 로봇과 중장비용 무선기기 및 제어반을 제작하는 업체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에도 법인이 존재하고, 세계 각국에 현지 법인이 존재하는 해당 업계에서는 유명한 글로벌 기업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구급차와 기아자동차의 탑차를 외주생산하고 그 외 특장설비를 제작하는 대한민국 기업인 오텍(Autech)에서 제조한 제품인가 했습니다만, 이탈리아의 아우텍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펜던트스위치 좌측 하단에는 전원버튼과 시동버튼이 존재합니다.


시동버튼을 꾹 누르면 타워크레인에서 경적을 울려 전원이 켜졌음을 알려줍니다.



눈이 내리지 않으니 밖으로 나가 무선조종 시연을 해봅니다.


그리고 직접 펜던트를 통해 운행도 해보곤 합니다. 펜던트스위치의 커버리지는 꽤나 광범위하다고 합니다. 학원 끝자락에서 조작하여도 타워크레인이 움직인다고 하니 말이죠. 스펙상 얼마나 멀리서 동작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남은 수강생 중 희망자에 한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운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은 꽤 많이 불고 있었습니다. 


설치 및 해체작업은 중단해야 하는 10m/s 이상의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크레인에 올라가니 먼저 타고계시던 분이 클래식 음악을 듣고 계시더군요. 심리적 안정을 위해 듣는다고 했습니다. 중간중간 통제가 불가할 수준으로 바람이 몰아쳤었기에 그랬습니다. 


역시 제가 타면서도 그동안 타워크레인에서 느꼈던 바람 그 이상을 느꼈습니다.



거기에 설상가상 눈보라까지 치네요.


진눈깨비가 아닌 눈보라입니다. 상대적으로 덜 습한 눈보라인짖라 운행은 계속되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수준까지 점점 심해졌고, 컨트롤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바람이 불어 화물의 착지를 포기하고 그냥 돌아가기까지도 했습니다. 선회브레이크가 먹히지 않기도 하고, 엄청난 바람에 의해 역방향으로 스윙을 하는 경우 거의 돌아가지 않는 수준에 엄청난 반동 및 운전실의 흔들림을 겪었습니다.


실제 현장이라면 작업을 하지 않겠지만, 현장에서도 느낄 수 없는 상황을 겪을 수 있었습니다.



크레인을 내려오는것도 일이더군요.


눈보라가 몰아치고, 사다리는 매우 미끄럽습니다. 잠시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순간에도 눈을 꽤나 많이 맞았네요. 여러모로 현장에서 겪을 수 없는 일들을 겪은 귀중한 하루였습니다. 11일차 이야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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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제주도 여행기 3부로 이어집니다.


이번 당일치기 제주도 여행기 3부에서는 2012년 폐교된 탐라대학교의 부지를 방문하였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출입이 불가하여 그저 통제선 앞에 가서 사진을 찍은 것 말곤 없습니다. 여튼 그럼에도 제주도내의 폐교된 캠퍼스 부지를 다녀왔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려 합니다.


탐라대학교는 지난 1997년 설립 인가를 받아 1998년 3월에 개교하였습니다. 본래 서귀포에 제주대학교 캠퍼스가 있었습니다만은, 제주시내의 캠퍼스로 통합되고 졸지에 고등교육기관이 사라진 서귀포시 시민들이 부지를 제공하는 등 유치운동을 벌여 제주시에서 2년제 제주산업대학을 운영중이던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이 4년제 대학을 서귀포에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만, 이후 전 학장의 횡령을 비롯한 비리와 부실 경영으로 인해 같은 재단의 두 학교 모두 어려워지게 되었고 2012년 3월. 제주산업대학과 탐라대학교가 통합되어 4년제 제주국제대학교로 새롭게 개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러면서 제주산업대학의 캠퍼스만을 사용하게 되었고, 탐라대학교 부지는 마치 가야대학교 고령캠퍼스처럼 빈 부지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후 두 학교를 합병하였음에도 경영이 어려워진 학교재단이 제주도에 탐라대학교 부지의 매입을 요청하였고 2015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415억원에 탐라대학교 부지를 인수하였습니다. 그렇게 대략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탐라대학교 부지는 그저 그렇게 방치중이라고 합니다.



여튼 탐라대학교는 천백도로를 타고 서귀포를 빠져나가다 보면 존재합니다.


탐라대학교가 천백도로에 있었는 줄 알았더라면 제주에서 서귀포로 내려오는 길에 들렸다 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결국은 탐라대학교 부지를 보기 위해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사전에 별다른 조사 없이 당일치기 제주 여행을 기획했던지라 이런 수고는 감수해야만 합니다.


우측으로 빠지면 탐라대학교가 있다는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을 합니다.



후문으로 가는 길목인데, 역시나 출입통제 안내문과 함께 막혀있었습니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었고, 인도는 역시나 여타 폐교들처럼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좀 더 깊숙히 들어가 봅니다.


누군가의 전원주택처럼 보이는 건물과 골프연습장이 존재합니다만, 주변으로 정리되지 않은 덩쿨들이 죽어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이 안쪽에 살거나 주기적으로 골프연습장에 다니는 사람은 매일같이 지나는 도로니 그리 무섭게 느껴지지 않겠다 생각이 됩니다만, 처음 방문한 저는 그저 무섭기기만 했습니다. 해가 떠있는데도 말이죠.



역시나 이쪽 출입구도 봉쇄되었습니다.


마치 중국정부가 우한시를 봉쇄하듯이 탐라대학교는 그렇게 봉쇄되어 있었습니다. 차라리 대학부지에 대규모 체험시설이나 숙박단지를 개발하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출입 통제가 된 상태로 근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습니다.



출입통제 안내문


본 건물은 제주특별자치도 소유의 건물로 

허가없이 출입하는 경우에는 관계법령에 따라 처벌을 받습니다.


처벌받고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멀리 보이는 계단과 가지치기를 해주지 않아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의 모습. 그리고 저 위로 보이는 건물의 모습이 이쪽에서 제가 볼 수 있는 탐라대학교 캠퍼스의 전부입니다.



다시 빠져나와 천백도로를 타고 탐라대학교 교차로로 향합니다.


내비게이션은 가까운 후문으로 안내를 했습니다만, 후문으로는 뭐 들어 갈 수 없었으니 정문 방향으로 들어갑니다. 탐라대학교 캠퍼스 입구에 서귀포천문과학관이 존재합니다. 사실상 탐라대학교는 사라졌고, 서귀포천문과학원으로 들어가는 차량들만이 이 교차로에서 좌회전 혹은 우회전을 합니다만, 아직까지 이 교차로는 탐라대학교입구교차로라 불리고 있습니다.



탐라대학교 정문을 알리는 조형물들. 

그리고 아까 후문방향으로 진입시 막혔던 첫번째 도로가 이어집니다.


耽羅大學校. 한문으로 적힌 탐라대학교의 명칭. 그리고 학교 이름보다 더 큰 에스원 로고. 멀리서 보아 작아보입니다만, 정사각형 대리석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사실상 학교의 이름보다 에스원 로고가 훨씬 더 돋보입니다.



왕복 4차선 대로가 펼쳐져 있습니다.


옆으로는 천문대의 위성안태나도 보이고요. 천백도로가 왕복 2차선 도로임을 생각한다면, 광활한 대로가 대학 입구에서부터 펼쳐져 있다고 보면 되겠지요. 대략 20년 전 엄청난 투자와 함께 만들어진 캠퍼스 부지입니다만, 경영악화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탐라대학교는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한문으로 적힌 커다란 조형물 대비 영문으로 적힌 작은 조형물도 보입니다.


간판이라 보기도 애매한 정체불명의 조형물에 'TAMNA UNIVERSITY'라 적힌게 전부입니다. 한글로 탐라대학교를 알리는 간판이나 조형물등은 없었습니다.



대로를 타고 조금 더 들어갑니다.


교내 소식을 알리는 게시판과, 버스정류장이 있더군요. 버스정류장에 사람이 오지 않은지는 대략 8년. 게시판에 붙은 게시물 역시 2011년 말에 붙어 햇수로 9년이나 된 포스터들입니다.



역시나 여기도 통제.


학교 로고가 붙어있고 캠퍼스내 시설물을 소개하는 이정표 역시 빛이 바랜지 오래. 이정표 옆으로 자라던 조경수가 이정표를 집어삼기키 직전인 상태입니다. 나름 기대를 하고 왔지만, 재미 없게 끝났습니다. 폐허가 된 시설들 그리고 학생 없는 캠퍼스들이 주는 공허한 기분을 느낄 수 없어 아쉽습니다.



아쉬운대로 타고 온 모닝 렌터카를 놓고 사진이라도 찍어보기로 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골프연습장의 철골. 우측 건물 위에 보이는 여러 통신사의 기지국 설비들. 그것 말곤 광활한 대로와 조경수 그리고 가로등 말곤 없습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대학교 캠퍼스인지라 통신3사의 설비가 집중적으로 세워져 있긴 합니다만, 현재도 가동중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천문대에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봐야 얼마나 될련지요.



서귀포 천문과학문화관으로 가는 진입로까지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그 이후로는 대로를 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천문대는 날이 어두워져야 진가를 발휘하는 곳이니 대낮에 들어가봐야 박물관 구경 말곤 할게 없습니다. 결국은 차를 돌려 나왔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그렇게 탐라대학교 탐방기의 끝을 맺습니다. 


4부에서는 탐라대학교를 지나 제주도 서쪽의 함덕해수욕장을 찍고 제주시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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