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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카 목격담에 넣기도 참 애매하고..

경이로운 차량 만나서 감탄했던 이야기인데 그냥 써봅니다.

 

지난 주말 업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유명하신 분을 친구와 함께 만나고 왔습니다. 이전에도 종종 뵈었스니다만, 이번에는 실물로는 처음 보는 차량을 타고 오셨네요. 91년식 엑셀(X2) GLS 3도어 수동입니다. 다른 차량들도 소중하게 아끼고 계시지만, 특히 이 차량은 지하주차장에 애지중지 모셔두고 날 좋을때만 타고 다니신다고 하시네요.

 

여튼 귀한 엑셀 3도어를 실물로 보게 되었습니다.

 

90년대 주차장

마치 90년대 주차장 느낌입니다.

 

91년식 차량과 96년식 차량 두대가 주차되어 있습니다. 좌측 갤로퍼는 울산 지역번호판을, 나머지 두대는 흰색 전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습니다. 둘 다 지역번호판이라면 진짜 90년대라고 해도 믿겠습니다만, 발급 당시에는 바보번호판 소리를 들었지만, 십수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나름 유지하려는 사람들도 생겨난 녹색 전국번호판도 아니고 흰색 전국번호판이라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90년대 주차장 - 2

녹색 빨간색 은색. 컬러도 다양합니다.

 

이제 막 만 30년이 넘어간 빨간 엑셀과 계란 한 판을 향해 뒤따라 늙어가는 두 차량들. 21세기가 시작된지 20년 이상 흘렀음에도 순정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국산차의 성능과 내구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21세기 차량들도 슬슬 차령 20년이 넘어가고 있고, 저렴한 가격에 원활한 부품수급으로 상대적으로 유지가 쉬운 영타이머 올드카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대놓고 차익을 보려는 사람들이나 그저 오래된 차 탄다고 유세떠는 사람들. 인스타용 사진이나 찍어 올리고 질리면 차익을 노리며 팔아버리고 나가는 관종들도 늘어나긴 했지만, 예전같으면 똥차 취급 당할 차량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엑셀 구경

귀한 빨간색 3도어 엑셀 구경이나 해 봅시다.

 

같은 3도어인 뉴엑셀 밴모델은 아주 가끔 보입니다만, 구형 엑셀 3도어 승용모델은 어릴적에도 언제 봤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깡통휠과 특유의 휠커버도 준수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차체의 대부분이 순정 출고칠이고 문콕이나 살짝 긁힌 자국들은 존재합니다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준수한 상태입니다.

 

마치 두부집 차를 연상시킨다.

엑셀(X2) 특유의 테일램프가 인상적이다.

 

마치 두부 썰듯이 반듯하게 나뉘어있는 특유의 테일램프와 작은 스포일러가 인상적입니다. 물론 세단모델도 비슷한 테일램프가 적용되었고, 뉴엑셀 차주들이 이 구형 램프를 달기도 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신품 재고가 잡힌다고 하네요. 이런거 보면 오래된 차량일수록 현대차를 구입하는게 답이긴 합니다.

 

사이드 몰딩에는 작은 철판이 들어가 있다.

보면 볼수록 경이롭습니다.

 

감탄사를 자아내며 이리 살펴보고 저리 살펴봅니다. 확실히 옛날차라 그런지 하체 방청 및 방음을 위한 부품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거기에 특이하게 느껴졌던 부분으로, 사이드 몰딩에 얇은 철판이 들어가 있네요. 그래서 몰딩 끝부분이 살짝 부식되어 올라오기도 합니다.

 

깔끔한 엔진룸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엔진룸입니다.

 

현대 영문 로고 오일캡. 흡기 부품에는 럭키화학 로고가 찍혀있습니다. 나름대로 독자개발했던 차량이라 하더라도 미쓰비시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불과 20여년 사이에 현대는 손에 꼽는 글로벌 일류 브랜드로 도약했고, 미쓰비시는 사실상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인수되어 다시 재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잠시나마 경이로운 상태로 유지된 귀한 차량을 구경해서 영광스러웠고, 다음에도 좋은 모습으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젠트라 3도어도 한 10년 이상 더 놔두면 이 취급 받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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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당진 모처에서 목격한 인터내셔널 9800 트랙터입니다. 이 차량을 목격하고 바로 다음날 오전에 또 다른 개체를 목격했었는데, 흔한 차량은 아니지만 어릴적에 집 근처에 세워두는 차량이 있어 상당히 친숙하게 느껴지는 미국 트럭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소형이나 대형 할 것 없이 캡오버형 트럭이 주류입니다만, 광활한 북미시장에서는 승용차처럼 보닛이 튀어나와있는 컨벤셔널 트럭이 주류입니다. 물론 그런 북미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자동차 메이커들도 캡오버형 트럭을 제작하고 판매하기도 했었는데, 북미의 대표적인 상용차 제조업체인 '나비스타 인터내셔널(Navistar International)' 역시 98년까지 캡오버형 트랙터를 북미시장에서 판매했었고, 이후 브라질로 생산라인을 옮겨 남미 및 호주 시장에 2015년까지 판매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인터내셔널 9800 트랙터 역시 사실상 북미 생산 기준 끝물 모델입니다.

 

Navistar International 9800

마치 8~90년대 미국영화에서나 볼법한 그런 트럭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단순하고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익숙합니다. 집에서 출퇴근을 위해 지나다니는 길목에도 어릴적부터 이런 미제 트럭을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정비공장이 있었고, 집 근처에서도 인터내셔널 트럭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운송사에도 예전에는 이 차량이 있었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그런지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당시 유럽이나 일본의 메이커보다 상용트럭의 디자인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81년 등장했던 뉴포트 시리즈(Newport series)의 캡오버형 차량인 9600에서 그릴의 모양이나 자잘한 부분변경만을 거치며 생산했기에 더욱 오래된 느낌이 듭니다. 물론 9700 9800으로 분류되는 이 차량은 2세대 모델이고, 생산설비를 옮겨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다른 차량들과 함께 i시리즈로 분류되어 9800i라는 이름과 함께 3세대로 분류하는데, 육안상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우렁찬 엔진음과 함께 달려나가고 있다.

우렁찬 엔진음과 함께 신형 대우트럭을 앞질러 나가고 있었습니다.

 

같은 대형트럭임에도 유독 커민스나 디트로이트 디젤(DDC)같은 미제 엔진이 적용된 차량의 소리가 유독 큽니다. 유독 미국 메이커에서 생산하는 엔진이 소리가 큰 이유를 기술적인 지식이 없는 일개 좆문가인 제가 설명하기도 어렵지만, 미국차 특유의 우렁찬 엔진음을 내뿜고 달리고 있었습니다.

 

탑의 높이도 면적도 꽤나 넓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장거리라 부르는 거리는 사실상 단거리 수준인 광활한 대륙을 횡단해야 하는 차량이니 운전자 좌석 뒤로는 넓은 침대칸이라 하네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사라졌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사라졌습니다.

 

전후시대 미군이 남기고 간 트럭을 비롯하여 국내에서 일본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한 트럭이 주류가 되기 전까지 이런식의 미제 트럭들이 꽤 많이 수입되어 대한민국 국토를 달렸고 흔히 제무시라 하는 차량들은 노후경유차를 적폐로 규정하여 청산하는 작금의 시대까지도 잘 살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사실상 승용차나 다름없는 픽업트럭이나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차량을 제외하고 중대형 이상의 상용트럭만 놓고 따져본다면 유로6 규제 이전에 인터내셔널에서 현재까지도 생산하는 컨벤셔널 형태의 트럭인 프로스타가 잠시나마 수입되었던 일을 제외하곤 사실상 미국산 트럭의 맥이 끊겨버렸네요.

 

좁은 길이 많은 국내 실정상 본넷이 툭 튀어나온 트럭을 몰고 다니는 일은 상당히 피곤합니다. 미국 메이커 역시 한국이나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캡오버형 트럭을 거의 생산하지 않고 있고, 유로 규제가 아닌 미국만의 독자적인 배출가스 규제를 적용받다보니 개도국이나 미국과 비슷한 환경의 호주시장이 아닌 이상 해외 수출에도 큰 관심이 없습니다. 여튼 유럽산 트럭들이 주류가 된 도로 위에서 미국산 트럭이 나란히 달리는 모습을 보는 일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 해당 차량을 지난 2019년 5월 상용차 전문 유튜브 채널인 카링TV에서 리뷰했던 영상이 있네요.

 

[추억의 트럭을 찾아서] 주행거리 300만km, 국내 10대 - 인터내셔널 9800

[BY 카링TV] 안녕하세요. 카링TV입니다. 우리 기억 속에만 있을 것 같은 추억의 트럭. 가끔 도로에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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