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한국에서도 드디어 이타샤 단독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제가 이타샤에 입문했던 게 2014년이니 햇수로만 13년 차입니다. 그 시절만 하더라도 딱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던 수준이었으나 2020년대 이후로 급격히 늘어 지금은 100여 대 수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여 년 사이에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고, 그래도 흔히 차쟁이라 하는 사람들 모이는 자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수준이니 과거를 돌아보면 격세지감이 아닐까 싶네요.
근래 일본의 이타샤 행사에 한국에서부터 차를 타고 간 인원들을 주축으로 한국에서도 이타샤가 주축이 되는 행사를 개최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야기만 나왔을 뿐 무산되었고 실제 개최로 이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승용차는 삼각떼 이후로 억까만 당하던 대우 전기차 이후론 정이 떨어져 작업하지 않았고, 남은건 화물차인데 이마저도 3월 하남 IC 일로 한쪽이 제거당해 반타샤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고민 끝에 이런 역사적인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이유만으로 비싼 기름을 태워가며 화물차를 몰고 행사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방향에 맞는 짐이라도 있으면 행사에 참여했다 올라가서 하차라도 하고 왔겠지만, 그렇게까지 맞진 않았고 그나마 다행스럽게 토요일에 하차를 해서 빈차 상태였던지라 빈차로 올라갔다 왔습니다.
목적지는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 일대. 입차 시간에 맞춰 천천히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서 막 입차가 시작될 즈음에 조정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입차 중인 승용차들 사이에 있으니 실감이 나긴 했습니다만, 승용차들과 다른 방향에서 조심스럽게 입차했습니다.

뭐 일단 입차 완료.
80여대의 차량들에 장르별로 구역이 정해져 구역별로 차량 배치를 결정하라 했습니다만 제 차는 무대 옆으로 바로 자리가 정해졌습니다. 그냥 뭐 무대로 사용해도 될 뻔했는데, 애초에 가져오기도 힘든 차를 행사에 입차시킨다는 그 자체에 의의를 뒀던지라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초반에 화물차 위치에 관련된 안내가 없어 화물차가 승용차 시야를 가린다는 오해에서 빚어진 사건이 하나 있긴 했습니다만, 원만히 해결했습니다.

크게 준비할건 없었습니다.
집에서 같은 일러스트의 등신대만 조수석에 싣고 와서 습기를 먹고 휘어진 등신대를 가변축에 걸치는 형태로 올려놓았을 뿐입니다. 이미 데칼 상태도 좋지 못하고 곧 새 시안으로 리모델링 예정인지라 이 모습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나오는 건 마지막이겠네요.

5000원의 입장료가 있었지만, 관람객도 꽤 많았고 행사 자체도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 차 옆 부스에서는 디제잉과 오타게를 추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항상 후쿠오카에 가면 만나뵙고 왔던 기타큐슈에 사시는 일본인 이타샤 오너 카지타카상과 함께 다니며 여러 한국 이타샤 오너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다른 차량들 사진을 많이 촬영하진 못했네요.
물론 카지타카상은 이 행사를 참관하려는 목적으로 전날 입국하셨던지라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었습니다. 함께 칼국수도 먹고 용인 자동차박물관을 관람하고 왔었던지라 이틀 연속으로 뵙게 되었지요.

그리고 이번 행사를 위해 일본에서 찾아오신 블루아카이브 이타샤 오너 두 분이 계셨습니다.
함께 동승하셔서 오신 일본인 오너분도 계셨고요. 꽤나 촉박한 일정으로 오셨다 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저 역시 자차로 열흘간 큐슈와 시고쿠를 돌고 왔는데, 제가 열흘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탔던 거리를 절반의 기간 동안 타고 왕복하셨다고 하시더군요. 대단한 열정이셨습니다.

딱히 저는 차가 보인다 보이지 않는다 걱정을 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행사장 저 끝에서도 아주 잘 보이니 알아서 가장 구석에 배치해도 문제가 될 이유가 없지요.

중간에 이타샤 시연 이벤트도 존재했습니다.
비비데칼 사장님이 돌아가시고, 요즘은 김포에 타입비커스텀이라는 업체에 많이 가는 것 같던데 그 업체 사장님께서 나오셔서 직접 작업 시연을 보여주셨습니다. 카니발 3열 유리를 덮었는데, 10분만에 유리창에서 튀어나오는 팔뚝까지 정교하게 살려가며 완성시키셨습니다.

그리고 명조 에이메스 코스어분과 함께 오신 차주분이 촬영을 하고 싶다 하시기에
흔쾌히 자리를 제공해 드렸습니다.
둘 다 아이돌이었고
이미 죽은 사람이고
눈에 별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트럭 운전석에 올라가보거나 적재함에 올라가는 경험도 진귀하겠지만 저 역시도 진귀한 모습을 눈 앞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https://x.com/nicole_nico0/status/2063865564603555947?s=20

그렇게 오후 5시에 시상식과 행사 폐회식까지 모두 보고 나왔습니다.
주차장에 돌아오니 해질녘이더군요. 현생이 바쁘고 피곤하니 욕심도 없고 종전보다 관심이 많이 줄었습니다만, 다시 흥미를 채워오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꽤나 성황리에 행사가 개최되었던지라 아마 내년에도 같은 행사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이 행사 이후로도 이타샤가 주축이 되는 카밋 행사가 또 열릴 예정이라 합니다.
격세지감도 느꼈고 오랜만에 꽤나 알찬 하루를 보내 기뻤습니다.
앞으로 종종 주말에 집에서 퍼질러 자지만 말고 여기저기 구경도 좀 다니고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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