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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곧 내용이긴 합니다만.. 여튼 그렇습니다.


장항선 직선화개통 10주년을 기념하여 사라진 철로와 역의 흔적들을 찾아나섰습니다. 그러다가 자갈이 모두 걷혀서 그냥 농로수주인 비포장 철길을 차를 몰고 들어갔네요. 전날 폭우가 쏟아진지라 진흙탕이 된 옛 철길자리를 지나며 몇번의 고비가 있었습니다만, 결국 큰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4륜차 흉내낸다고 들어갔다가 빠져버렸습니다.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사람 발도 푹푹 빠지는 진흙탕에서 발버둥을 쳐봐야 타이어는 더욱 더 깊게 잠기기만 합니다. 옛 철길이라곤 하지만, 구석에 소수 남은 자갈을 제외하고는 철길에 깔았던 자갈까지도 죄다 치워버려서 어디 열대성 기후의 도로사정이 열약한 동남아지역에 온 느낌입니다.


일단 자력으로 탈출할 방법도 없고 혼자 거기 있어봐야 답이 없으니 렉카를 부르고, 옆에서 농사를 지으시던 아저씨께서 호미로 물길을 내어주셔서 물웅덩이에 물은 빼주셨습니다.



견인차가 도착하여 구난작업을 진행합니다.


저도 별다른 문제없이 들어온 길을 4륜구동에 지상고도 높은 견인차가 멀리서 오다가 내려서 전화를 걸고 자기도 빠지면 구난비 대줘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확답을 듣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기분이 더러워서 추후 온 해피콜때 의견을 제시하려다가 걍 좋은 점수 주고 말았습니다. 


저도 별 문제없이 들어왔던 공간인데 일단 들어오라고 했네요. 



견인고리 활용이 불가한지라 휠에 줄을 연결하여 잡아당기기로 합니다.



두어번 위치를 바꾸며 차를 잡아당기니 결국 빠졌습니다.


험난한 모습이 그동안의 사투를 얘기해 주는 느낌입니다. 땅이 다 마른 다음에 다시 찾아오던지 해야겠네요. 여튼 큰 문제없이 구난작업이 마무리 되었고, 다음에는 꼭 4륜구동 승용차를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주는 하루였습니다. 그냥 지나갈만한 거리임에도 작은차는 답이 없습니다.

P.S 계약 개시 1개월만에 보험사 긴급출동서비스 5회 중 1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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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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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터미널 근처를 지나던 길에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다이나믹 세단 캐피탈을 보았습니다.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가 풀린 1987년.  승용차를 만들어 팔지 못했던 기아차가 마쯔다의 4세대 카펠라를 기반으로 1.8리터와 2리터급 중형 세단인 콩코드를 출시하게 됩니다. 그 이후 1989년 같은 차체를 기반으로 1.5리터급 저가형 모델인 오늘의 주인공 캐피탈이 출시됩니다.


캐피탈은 후속모델인 세피아의 출시 이후 LPG엔진 사양의 중형택시모델로 1996년까지 생산되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DOHC 모델의 경우 출시 1년 뒤 1990년에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홍성터미널 근처에서 인도 위에 올려진 캐피탈을 보았습니다.


95년 이전판 지역번호판을 자랑스럽게 달고 있는 저 차량은 캐피탈입니다. 후속모델인 세피아 역시 어쩌다 하나 보이는 수준이고, 91년 11월 페이스리프트 이후 나온 뉴캐피탈 역시 보기 힘든 차량 중 하나인데 구형 캐피탈을 자체를 목격한것도 큰 영광이 아닐까 싶습니다.


멀리서 캐피탈의 존재를 확인했으니, 가까이 다가가 보기로 합니다. 



91년 11월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입니다. 


이후 차량들은 번호판이 범퍼로 내려가고, 조금 더 고급스로운 분위기로 테일램프 형상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해당 차량의 번호판으로 년식을 조회해본 바 91년 8월에 최초로 등록된 차량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좌측의 캐피탈 엠블럼과 트림을 나타내는 엠블럼. 그리고 우측의 공장기아 엠블럼은 사라졌습니다만, 단 하나의 엠블럼만이 그 자리에 붙어있네요.  



ECCS(Electronic Control Carburetor System)


캐피탈의 SOHC엔진의 연료분사방식을 표시해둔 엠블렘입니다. 물론 DOHC 모델의 경우 저 자리에 'DOHC 16V' 라는 엠블렘이 붙게 되겠죠. 여튼 DOHC 모델이 출시 된 이후 출고한 차량입니다만, 이 차량은 SOHC 모델입니다.



휠커버는 구형 프라이드 베타의 것이 끼워져 있습니다.


타이어 역시 단종된지 7년이 넘은 '한국타이어 센텀 K702'



무연휘발유 스티커와 OK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27년의 세월을 버텨온 무연스티커는 거의 다 떨어졌고 OK 스티커는 죄다 갈라졌지만 그래도 그 자리에 잘 버티고 있습니다. 올드카 리스토어라고 쓰고 빈티지 튜닝카 제작이라고 읽는 행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져가서 짙은 썬팅지를 붙이기 위해 제거당하는 운명을 맞이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수동변속기 모델에 주행거리는 9만 9천km 수준입니다.


27년동안 10만km도 타지 않았다면 사실상 그냥 세워놓았다고 봐야 맞겠죠. 세월의 흔적으로 칠이 까지고 벗겨진 부분도 있었지만, 큰 부식 없이 준수하게 관리가 된 차량입니다.



C필러 안쪽으로 캐피탈의 중후한 멋을 살려주는 특유의 몰딩이 붙어있습니다.


비록 많이 바랬습니다만 캐피탈 로고는 살아있습니다. 누군가는 그저 줘도 안타는 폐급 똥차에 별 쓸모없는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겠지만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DOHC 16V 엔진이 적용되었던 모델이자 당시 기아차의 파격적인 실험의 산물로 기억되는 차량인 만큼 충분히 의미를 부여할 가치가 있는 차종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빈티지 튜너들에 의해 빈티지룩 튜닝카로의 변모 없이 지금 모습 그대로 오래오래 잘 달려주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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