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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터미널과 함께한 30년,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합덕터미널 재건축


합덕터미널 재건축 이야기는 약 2년 전부터 나왔습니다만, 보증금 관련 문제로 법원까지 가는 일이 있었고 이래저래 난항을 겪다가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철거 작업이 시작되는 모습이 보입니다.


80년대 후반 건축된 터미널은 'ㄷ'자 형태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나름 여객터미널과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와 있는 복합시설입니다만 새로 지어질 터미널은 그냥 정류장만도 못합니다.


재작년에 작성했던 글을 한번 보고 오시죠.



아산 시외버스터미널 재건축 공사 당시 임시로 지어둔 조립식 터미널을 연상케 하는 구조입니다. 약 20억의 예산으로 건물을 짓는다 하니 안봐도 조립식 철골조로 대충 지어둘게 뻔하구요. 그 어떤 편의시설도 없는 말 그대로 버스만 잠시 정차했다 가는 정류장이자, 그리 주차장이 필요 없는 동네에 공영주차장이라 쓰고 대포차 방치장소라 읽는 공간만 꽤나 만들어둔다 하는군요.


기존 터미널과 정 반대방향 그러니까 부속 상가건물만 있는 자리로 새 터미널 건물이 들어선다 합니다. 기존 터미널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서 고층건물을 올리지 않는 한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처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늦은 밤, 쓰레기같은 화질을 자랑하는 노트3 네오 폰카로 촬영했습니다.


22시를 바라보는 시각. 운행을 마친 버스들만 정차한 상태로 터미널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아직까지 터미널에 들어오지 않은 버스들이 있기에 불은 환하게 켜져있지만 그 어떤 인기척도 들리지 않더군요. 터미널의 말로는 처참합니다.


철거가 먼저 이루어지는 부분은 상가동입니다. 그 자리에 주차타워와 약 80평 수준의 터미널이 들어온다고 하는군요. 가림막 설치 작업은 최근에 이루어졌습니다.



반대편 플랫홈 방향으로 가 봅니다. 2층 창틀은 떨어진 상태로 방치중입니다.


곧 철거될 운명을 가진 건물이라 할지언정.. 미관상 저런 부분은 정리를 해 두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다 막아두었으니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말이죠.



공사시행중으로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죄송하시다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재건축을 요구합니다. 이건 단순 정류장만도 못한 수준이라 터미널이라고 간판을 걸기도 애매합니다. 추후 터미널 건너편 우강송산지구의 개발로 인해 늘어나는 차량을 수용하기 위해서 주차타워를 건설하기로 계획하셨나 싶습니다만, 들어서봐야 다가구주택이 전부일텐데 거기까지 걸어가기 귀찮다고 다들 집 앞 골목에 주차하기 바쁠겁니다.


쇠퇴하는 지역의 특성상 종전에 비해 정차하는 버스도 많이 줄었고 승객도 많이 줄어버린데다 상가를 건축하여 분양한다 한들 분양이나 다 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그러는건 압니다. 그래도 이건 너무합니다.



하나 둘 가게를 정리하거나 이전하더니만 지금은 모든 점포가 자리를 비웠습니다.


비교적 최근까지 자리를 지키던 슈퍼 역시 말끔하게 정리를 하고 나간 상황입니다. 80년대 스타일의 요런 슈퍼도 새로 들어올 터미널 건물 안에서는 보기가 힘들거라 생각되네요.


30여년의 세월을 붙어있었던 데미소다 광고 스티커도, 맑을 린 등장 이후 10여년 전 단종되었던 지역 소주 새찬의 광고판 역시 터미널 철거와 함께 폐기물이 될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카페는 터미널 맞은편 건물로, 정육점은 프라자 뒷편으로 이전했습니다.


터미널 재건축 이후 주변 상권에 어떤 변화가 불어올지는 아무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용객들도 주변 상인들도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층 마트로 올라가는 통로도, 식당으로 들어가는 통로도 역시나 막혀버렸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올라갈 방법이 없습니다. 마트같은 경우엔 오픈 이후 이래저래 의욕적으로 세일도 하고 활발히 영업을 하다가 폐업 직전에 물건을 사러 갔을 때는 뭐 사실상 물건도 많이 빠진 상태였습니다. 이래저래 재건축을 한다고 한동안은 유지보수를 위한 그 어떤 활동도 없었으니 말이죠. 



철지난 전단지만 붙어있습니다.


메가패스는 이미 오래 전 사장된 인터넷 브랜드고,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단은 11월.. 정기연주회는 12월.. 이미 한참 지나고도 지난 전단지들임에도 흉물스럽게 붙어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만물상사는 폐업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걸로 압니다만, 

그래서 그런지 종전처럼 집기류도 그대로 있습니다.


어짜피 철거될 운명을 가진 건물입니다.



출입구도 봉쇄.


여러분. 여기는 할렘가 상가도 아니고, 재건축지구 상가도 아닙니다. 바로 맞은편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상가건물에서 성업중인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지나가는 사람도 시내로 진입하는 차량도 꽤 많이 다니는 길이구요. 그럼에도 저렇게 흉물스럽게 방치중입니다.



바닥 한구석엔 여기저기서 떨어져 나온 폐기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상가자리에 새 터미널 건물이 빨리 지어져야 기존 터미널 건물도 철거가 될테고, 저런 폐기물들도 같이 정리가 될텐데 말입니다.



시내 한켠에는 답답하게 가림막이 펼쳐져 있습니다.


곧 추억 한구석을 장식하는 터미널 상가건물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겠죠. 그리고 그 자리에 무늬만 남은 새 터미널이 지어질 예정입니다. 상가건물 자리에 새 터미널이 완공되면, 기존 터미널 자리도 같은 절차를 거쳐 철거작업에 들어갈테고 말이죠.


새롭게 지어질 터미널 역시 지금처럼 지역민에게 환영받는 시설물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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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기만 한 명절 연휴. 올해부턴 뭐 사실상 콩가루고 개판 직전입니다. 그래도 뭐 성묘는 다녀오긴 했지만 할아버지께 송구스럽기만 하더군요. 길고 긴 연휴, 그냥 막연히 신평 시골길로 쭉 들어가 보니 저수지가 하나 나옵니다. 당진시 신평면 초대리에 소재한 초대저수지입니다.


reservoir에 invite 해서 초대저수지가 아닙니다. 지명이 草垈라 초대저수지입니다.


당진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명 유래에 따른다면 '새내(草川) 아래쪽에 새로 터를 잡아 이룩된 마을이라 새터 즉 초대리라 하였다고 함'이라 기재되어 있습니다. 순 우리말로 억새가 많은 개울가를 새내라 불렀고 그 의미 그대로 한자를 조합해서 초천(草川)이라는 한자어로 부르기도 했다 하더군요.


초천(草川)이라는 한자어가 우리나라에서는 지명으로도 두루 쓰이고, 중국에서도 지명으로 두루 쓰이더군요. 일본에서는 성으로도 흔히 쓰이고 있다 합니다.





날이 추운지라 저수지는 꽁꽁 얼어있습니다.


따로 관리인이 나와서 좌대를 팔거나 하는 그런류의 저수지는 아닙니다만, 당진ic에서 매우 가깝다는 이점때문에 낚시를 즐기는 아저씨들이 주로 찾는다 합니다. 그 이외에 특별한 용도는 없고 사실상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로 활용중인 지극히 평범한 저수지입니다.



약간 그늘진 곳이라 근처 지면에도 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내려올땐 크게 미끄러지거나 이런건 없었는데, 차로 다시 올라가기 힘들었네요. 자갈이 튀는 소리를 들으며 겨우겨우 올라왔습니다.



작은 나룻배의 일부는 뭍에 나와있고, 일부는 물에 잠겨 얼어버렸습니다.


뭐 얼음이 꽁꽁 얼은 겨울철에는 모터가 달린 보트도 당연히 탈 수 없겠지만 동력장치 하나 없는 나룻배를 딱히 탈 일이 없겠죠.



며칠 날이 좀 풀리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무서우니 뭍 근처에서만 돌아다녔습니다.


만약에 저수지 한가운데까지 갔다가 얼음이 깨지기라도 하면.. 소리도 소문도 없이 가는겁니다. 가자면 갈 수 있겠지만 무서워서 근처도 얼씬대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함선모양처럼 생긴 구조물이 궁굼해서 저수지로 내려왔었습니다.


과연 이게 뭘 하는 물건일까 싶었습니다만, 여름철 녹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벼룩을 배양해서 방류하는 그런 장치라 합니다.



정확한 시설명은 천적생물 배양장치.


농림축산식품부 그리고 농어촌공사와 개발업체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랍니다. 녹조. 즉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어버리는 물벼룩을 배양해서 저수지에 방류하는 시스템인데 100만톤급 저수지인 초대저수지에서 과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냈을지 모르겠습니다.


효과가 있다면 가카의 4대강에도 한번...



적막한 시골 한구석에 소재한 저수지.


다만 바로 옆 서해안고속도로와 32번국도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소리 그리고 타이어의 노면 마찰음만이 적막함을 깨고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지만, 목적지 없이 떠돌던 저는 이 초대저수지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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