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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밤으로 기억합니다.

 

비스토를 한 주차장에 세워두고 아반떼를 타고 퇴근을 하기 위해 주차장에 갔는데, 황금색 마티즈 한대가 미등이 켜진채로 세워져 있더군요. 낮에 차를 세우러 들어왔을 때 서 있던 차량은 아닌지라 아마 저녁즈음 세워놓고 미등이 켜진 줄 모르고 들어가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전조등이 켜진 상태면 그래도 쉽게 눈치를 채는데, 미등은 쉽사리 눈치 채기 어렵죠. 투싼으로 환생한 빨간 마티즈로 똑같이 당했었습니다.

 

2020.07.28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 - 마티즈 방전+점프선 구매

 

마티즈 방전+점프선 구매

지난달 구매 이후 요즘들어 활용빈도가 매우 높아진 빨간마티즈 이야기입니다. 지난주 억수로 비가 쏟아지던 날 차를 옮겨놓고, 라이트를 켜놓고 갔었나 봅니다. 잠겨있는 문을 키를 돌려 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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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시되는 차량들은 알아서 전원이 차단되어 미등을 켜놓고 내리면 경고음이 울리거나 전원을 차단하여 방전이 되는 경우가 흔치 않지만, 한 10여년 전 출시된 차량만 하더라도 그런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 차량이 더 많아 꽤 흔했던 방전 사유 중 하나였습니다.

 

황금색 마티즈2

보통 황마하면 마티즈1을 연상하곤 하는데, 잠시 판매되었던 황금색 마티즈2입니다.

 

멀리서부터 미등이 켜진 모습이 보이더군요. 코앞에 세워둔 제 차를 타고 그냥 갈까 하다가 혹시나 싶어 차량에 적힌 전화번호로 미등이 켜져있다고 사진을 보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다음날 아침에 방전되어 낭패를 보지 않으시기를 바라며 말이죠.

 

그리고 다음날 아침 고맙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답장

어제 감사했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빕니다.

 

문자를 보고 급히 나오셔서 미등을 끄고 들어가시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사진은 흔들렸지만, 미등이 켜진 상태라는 사실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지요. 모처럼만에 기분 좋고 훈훈한 에피소드가 제 인생에 벌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괜한 오지랖으로 느껴질지 몰라도, 서로 돕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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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확히 16년+1일 전 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저는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경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더군요. 16년 전 오늘은 버스를 타고 경주로 갔던 날입니다. 생각해보니 4월 중순. 이 시기가 수학여행 시즌이네요. 작년부터 코로나 탓에 단체로 수학여행을 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모로 여행 다니기 좋은 시기죠.

 

벌써 세월이 7년이나 흘렀습니다만, 청해진해운의 세월호가 침몰하여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9년 전이기도 합니다.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제주로 향하던 여행객, 업무 중에 돌아가신 선원분들 모두를 애도하며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지 희생자와 참사 자체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당시 수학여행을 앞두고 들떠있던 일기를 보고 오기로 합시다.

 

2005년 4월 16일 제목 : 준비

 

제목 : 준비

 

내일 경주로 간다.

그러니 준비물을 사러 가까운 마트로 가 보았다.

과자, 1회용 카메라도 사고 혹시 있을 일을 대비하여 비옷 등도 챙겼다.

이번 목표는 돈을 반 15,000원 정도만 쓰는 것이다.

다른 소풍 때도 사치스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도 즐겁고 신나게 가 보면 좋겠다.

첫 수학여행에 들떴던 기분이 여기까지 느껴집니다.

 

수학여행 준비를 위해 마트를 갔고, 24방짜리 일회용 카메라와 우비를 구입했습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어지간한 DSLR 수준은 되니 따로 일회용 카메라나 디지털카메라를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그 시절만 하더라도 디카가 대중화되었던 시절인데, 저희 집에는 디카가 없고 과도기에 구입했던 나름 괜찮은 사양의 자동 필름 카메라만 있었는데 그걸 내주지 않아 일회용 카메라를 준비해 갔습니다. 당시 카메라폰이 아닌 흔히 말하는 엄마폰만 들고 갔었네요.

 

당시 불국사와 석굴암 그리고 문무대왕릉 경주월드 등 다양한 유적지와 관광지에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책에서만 봤던 유적지들을 실제로 봤었고, 16년이 지난 지금 업무차 경주에 딱 한 번인가 갔던 일을 제외하곤 경주에 가지도 유적지에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16년 만에 경주의 유적들을 다시 둘러보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기억나는 일을 모두 회상하여 적어보기로 합시다.

 

버스는 흔히 각크루저(로얄크루저)라 부르는 차량을 타고 갔고, 같은 반 친구 할아버지의 지입차량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이야 당진-대전 고속도로가 뚫려있어 바로 고속도로를 타고 갑니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대전이나 천안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올렸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길이 좋지 않던 대전 대신 길이 좋은 천안방향으로 가서 목천 IC를 타고 경주로 내려갔습니다.

 

유니 Call Call Call

고인이 된 가수입니다만, 아직도 이 노래를 듣다보면 수학여행을 갔던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버스 TV에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채연 - 둘이서'나 '유니 - Call Call Call'의 음악방송 영상을 질리도록 봤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일기 내용처럼 돈도 많이 쓰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쓰고 왔는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3만원을 받아갔는데 효자손 하나 사 오고 군것질 조금 한 게 전부입니다.

 

2일차에 포항에 내려오셨던 아버지와 경주 IC 근처에서 잠시 버스를 세우고 만났습니다. 당시 제가 있던 1반을 위해 빵과 딸기우유를 사다 주셨고, 여유롭게 사 왔던지라 기사 아저씨와 선생님도 부담 없이 드셨습니다. 다른 반 버스는 영문도 모르고 잠시 정차했지요.

 

수학여행을 기대하고 있던 꿈과 희망 속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나이 30을 바라보는 도태남이 되어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옛 추억도 상기시키고 얼마나 변했는지 구경도 할 겸 경주에 다녀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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