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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02년 7월 3일의 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제목 그대로 새로운 학원차 아저씨가 오셨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다녔던 학원의 이름이 가람피아노학원입니다. 여튼 이 학원은 지입형태로 학원차를 운영하다 직영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대략 이 피아노 학원을 99년부터 04년 초까지 다녔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초기에는 지입 형태로 학원차를 운행하다가 제가 그만 다닐 즈음부터 원장님의 남편분이 단종 직전 구입한 이스타나 9인승으로 운행을 하셨습니다.

 

여튼 학원도 사라진지 10년정도 지났고, 학원차도 추억이네요.

 

2002년 7월 3일 제목 : 새로운 가람 학원차 아저씨

 


제목 : 새로운 가람 학원차 아저씨

오늘 나는 학원차를 동생과 같이 기다렸다.
그런데 어떤 승합차가 오더니 동생은 "학원차 왔다." 하고 소리를 질러서 타 보았는데
그 전 아저씨께서 "오늘부터 할 아저씨다" 하고 말씀하셨다.
차 안은 깨끗하였다. 그리고 그 전에 탔던 차는 별로 안좋은 점이 있었는데
이제는 사람이 아주 많이 타고 다녀도 일어서서 타고 가지 않아도 돼서 기뻤다.
나는 이 학원차 아저씨가 빠르게 달리지 않고 천천히 안전운전 하셨으면 좋겠다.

 

내용 그대로입니다.

 

기존에 학원차를 운행하시던 아저씨가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는 상황에 처음으로 새 학원차를 탔다는 얘기겠지요. 기존에 타던 학원차는 97년식 이스타나 숏바디 12인승. 당연히 애들 타는 차라 상태는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갓 비닐을 벗겨낸 흰색 이스타나 15인승 새차는 다 좋아보였습니다. 새차라 좋았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아저씨는 학원차 운행을 그만두셨고, 결국 다른 학원 원장님이 운행하는 차를 같이 타는 형태로 운영되었습니다.

 

당시 새차를 운행하셨던 학원차 아저씨의 행방은 알 수 없습니다만, 이전에 학원차를 운행하셨던 아저씨들은 이후에도 소식이 들려오거나 종종 지역사회에 살면서 마주치고 인사도 하곤 합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 이야기 하나만 하고 마치겠습니다. 처음 이 학원을 다니며 탔던 학원차는 당시 새차였던 99년식 스타렉스. 당시 30대 초중반에 최신가요 테이프를 항상 듣고 다니셨던 분인데, 학원차를 그만 타신 이후에도 근처 농협에 계신 모습을 자주 뵙곤 했습니다.

 

이후 어느순간 안보이더니 현상수배 프로그램에 비슷한 사람을 뺑소니범으로 수배한다는 내용이 방영되었습니다. 그냥 닮은사람이라 하고 넘어가기엔 해당 프로그램에서 범인의 고향을 찾아갔는데 학원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지역이더군요. 거의 20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지금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튼 20여년 전 학원차의 추억을 옛 일기로 다시금 상기시켰습니다. 지금은 이스타나도 스타렉스도 다 적폐취급 당하는 노후경유차입니다만, 당시만 해도 새차 좋은차 취급을 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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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생각보단 일이 잘 풀리긴 했습니다만, 정말 오랜만에(?) 프레임이 썩어서 뒤뚱거리는 렉스턴과 유리가루가 들어오는 1.2톤 봉고트럭 이후로 길이 기억에 남을 차량을 타게 되었습니다.


수출을 위해 송도유원지로 가는 차량치곤 생각보다 단가가 좋아 오더를 잡고 출발지로 이동했는데, 차종이 그레이스라는 사실과 차량이 있는 주소지만 알고있던 제 눈에 보이는건 멀리서 봐도 크게 망가진 현대의 원박스형 승합차 그레이스였습니다. 저거말고 다른 그레이스는 없었습니다. 



어... 이걸.. 타고가라구요?


그렇습니다. 이 차라고 합니다. 미리 시동을 걸어두셨더군요. 이 그레이스가 맞다고 합니다. 이런 상태로 갈 수 있느냐 물으니 사고가 난 뒤 여기까지 큰 문제 없이 끌고 왔다고 합니다. 뭐 그래요. 다시 돌아갈순 없으니 타고 넘어가야만 합니다. 나름 그래도 뉴그레이스 후기형입니다. 거기에 85마력짜리 터보엔진이 올라간 15인승 투어 모델입니다.


등록증을 보아하니 2002년 12월식이고, 2003년 1월 2일에 등록했던 차량이더군요. 15인승 승합차가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다보니 고쳐서 계속 타거나 중고로 내다 팔아도 큰 문제는 없어보이는데, 결국 한국땅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운전석 문짝과 차체의 도장이 다르긴 한데.. 차체도장은 제치인가 연비스티커가 붙어있네요.


뻥연비이긴 하지만, 연비스티커도 아주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따진다면 복합연비가 한 7km정도 나오려나 모르겠네요. 보통 수출을 위해 매입하는 승합차들의 경우 노란차들은 얼마 이상 감가후 매입하고 다른 색을 칠해서 나가는걸로 알고있는데, 아마 다른 색상의 도료가 칠해진다면 곧 떨어질 운명의 연비스티커입니다.



뭐... 앞유리도 크게 깨져버렸고. 본넷 역시 우그러들었으니 와이퍼 역시 따로놉니다.


그리고.. 우측 사이드미러도 깨져서 도망갔네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동그란 보조거울이 있어 저 보조거울에 의지해서 갔습니다. 주행중엔 크게 문제될건 없었습니다.



다행히 겉에만 저럴뿐이지 주행하는덴 아무런 문제가 없네요.

나름 후기형이라지만 깡통모델이라 계기판에는 RPM게이지가 없습니다.


조수석 문까지 살짝 접혀서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소리와 잔해물 무언가가 차체를 탁탁 차체를 치는 소리가 나긴 합니다만 그거 말곤 달리는데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그나저나 주행거리도 이제 겨우 13만km를 넘어가고 있는데, 정말 수출로 떠나보내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계는 죽었고.. 오디오는 다른 차량의 2din 데크를 올려놓았습니다.


오디오 역시 비슷한 시기에 나온 승용차종에 달려있던 물건으로 보입니다. CDC 버튼까지 있는걸로 보아 나름 고급 오디오가 아닐까 싶네요. 당연하게도 히터도 잘 나옵니다. 신기하게도 도어트림에 붙은 윈도우 스위치는 우드그레인이 적용된 부품이 달려있는데, 계기판부터 센터페시아까지 이어지는 대시보드 판넬은 그냥 싸구려틱한 검디 검은 물건입니다.


우려와는 달리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확인해보니 방향지시등 전구 소켓이 소리의 원인이더군요.


저 배선과 깨져버린 방향지시등 일부가 바람에 의해 차체를 툭툭 치면서 나던 소리였습니다. 딱 봐도 성하지 않은 모습 빼고는 다행스럽게도 멀쩡한 차량이였습니다. 유리가루가 들어오던 차도 아니고, 그렇다고 뒤뚱거리며 가는 차도 아녔습니다.



동그란 볼록거울에 의지해야만 했기에 주차가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그레이스와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돌아갑니다. 한국을 떠날 시점에서는 깔끔하게 고쳐져 있을테고, 색도 바뀌어 있겠지만 말이죠. 부디 타국에서 만날 새 주인과 함께 오래오래 별 탈 없이 굴러다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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