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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름을 채워 넣었던 보일러 이야기입니다.

 

2020/10/18 - [티스도리의 일상이야기] - 기름보일러 등유 채우기 (별장 월동준비)

 

기름보일러 등유 채우기 (별장 월동준비)

다시금 날이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비록 주말에나 들어가서 자는 별장처럼 이용하고 있는 할머니댁이지만, 지난 겨울에 연료탱크에 대략 70%정도 채워진 기름을 다 써서 바닥을 드러낸 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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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주말마다 이곳에 와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물론 평일에도 스케줄에 따라 이곳에 와서 잠을 자기도 합니다만, 그동안 보일러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대략 15년 정도 된 귀뚜라미 보일러인데, 매일같이 가동하는 것도 아니고 겨울에나 가동하는데 그동안 딱히 문제가 될 건 없었지요. 대략 수요일? 목요일쯤으로 기억합니다. 저녁에 이곳으로 들어왔는데, 보일러를 가동해도 바닥이 따뜻해지지 않더군요.

 

불과 며칠 전까지 잘 쓰던 보일러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으니 영문을 알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보일러실 문을 열고 보일러를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뭐 내가 알 수 있는게 있간?

방에 있는 컨트롤러에는 별다른 오류코드가 뜨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표시됩니다.

그런데 왜 보일러가 돌지 않는걸까요.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별 개지랄을 해보기로 합니다. 사실 지금 사는 집은 지역난방으로 열을 공급받고 있고, 13년 정도 살았던 아파트 역시 가스보일러가 그다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보일러를 수리했다는 건 먼 옛날 얘기처럼 느껴지더군요. 물론 먼 옛날이기도 한 게 중학생 때 이사 가기 전 아파트에 살던 시기 보일러로 속을 썩였던 일 이후 딱히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살던 아파트는 93년 준공된 아파트였는데, 제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02년 매일같이 속을 썩여서 보일러를 교체했었습니다. 당시 겨우 10년 정도 썼던 보일러가 왜 속을 썩였는지는 자세히 기억하지 못합니다만, 특유의 귀뚜라미 울음소리 경고등을 매일같이 들었고 초등학생이던 제가 보일러실에 들어가 가스보일러의 재점화 버튼을 눌러 해결했을 정도니 고장이 꽤나 잦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재점화를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 거의 매일같이 같은 아파트에 살던 귀뚜라미 보일러 아저씨께서 보일러를 고치러 오곤 했습니다.

 

특유의 귀뚜라미 울음소리 경고음은 그 이후로 듣지 못했고, 그 뒤로 보일러를 수리하는 일은 없었으니 대략 18년 만에 직접 보는 보일러 수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내 내연기관이니 구조만 놓고 보면 자동차랑 비슷하긴 하다

뭐 봐도 모릅니다. 정상적으로 점화하다가도 갑자기 꺼져버립니다.

그러고는 밤새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처럼 점화플러그도 있고 연료필터도 연료펌프도 있습니다. 분명 정상적으로 전원이 들어오고 전원 플러그를 뺐다가 한참 뒤 다시 꼽으면 또다시 작동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잠깐 작동하고 그냥 점화가 꺼지더군요. 뭐 이 딴 게 있나 싶었습니다.

 

여튼 울며 겨자 먹기로 전기장판만 켜고 잠을 잤습니다. 주말에 와서 고쳐야지 하고요.

그렇게 토요일에 다시 들어와 보일러를 가동합니다. 내내 똑같은 증상을 보이더군요.

 

기름탱크에 붙어있는 보일러집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증상을 설명합니다. 바로는 힘들고 좀 이따가 오신다고 하니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위치를 묻는 연락이 다시 오더군요. 위치를 설명하고 기다렸습니다.

 

끝이 보인다.

대략적인 증상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부분부터 점검합니다.

 

혹시 몰라 퓨즈 먼저 교체하고요. 컨트롤러에는 별다른 오류코드가 뜨지 않는다고 하니 혹시 뜨거운 물은 나오는지 물어봅니다. 뜨거운 물은 나오는가 싶어 확인하니 뜨거운 물은 나오네요. 뜨거운 물을 사용하니 다시 보일러가 가동됩니다. 여튼 그렇습니다. 

 

순환펌프 고장

원인은 순환펌프의 고장입니다. 보일러와 분배기 사이에 들어가는 녹색 펌프가 고장 났다고 합니다.

 

바로 교체 작업에 들어갑니다. 비용은 7만 원. 증상이 있었을 거라곤 하는데 알 방도가 있어야죠. 바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물부터 빼고 온수 펌프를 분리해냅니다. 나름 보일러에서 데워진 물이 방출되는지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보일러실에 딱히 배수구는 없습니다만 그냥 빼도 나중에 다 마른다고 상관없다  하시네요.

 

녹물+쓰레기+펌프탈거

녹물이 흘러나오고 고양이가 갈기갈기 찢어놓은 은박매트 조각들로 개판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했으면 그래도 반 이상은 했다고 보면 됩니다. 신품 온수 순환펌프를 장착하고 다시 하이탱크에 물을 채워주기만 하면 됩니다. 막상 보니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더군요.

 

기존것도 딱히 오래된 펌프는 아닌듯하다

기존 펌프도 딱히 오래된 물건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먼지를 뒤집어쓴 고품과 깔끔한 신품이 보입니다. 같은 윌로펌프 제품입니다. 모델명도 아마 ph-045m으로 같을 겁니다. 인터넷에서 판매 중인 가격은 가격은 대략 4만 원 조금 넘어가네요. 그리 비싼 펌프도 아니니 고장이 났다면 그냥그냥 교체하는 게 싸게 먹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펌프 교체 이후 다시 하이탱크에 물을 채워줍니다. 알아서 분배기로 물이 들어갑니다. 다시 보일러를 가동하고 온수의 순환여부를 확인합니다. 별문제 없이 순환됨을 확인합니다.

 

여튼 교체완료

모든 작업이 끝났고, 펌프 위로 화분받침과 벽돌을 올려줍니다.

 

하이탱크에서 물이 떨어지는 자리에 바로 펌프가 있어 이런 걸로 혹여나 물이 펌프로 스며드는 일을 방지합니다. 다시 방바닥이 따뜻해집니다. 앞으로 또 고칠 일은 없겠죠. 따로 돈이 들어갈 일 없이 그냥저냥 무탈히 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게 보일러에 대해 하나 더 알아가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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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닷컴 새 콘텐츠 초딩일기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작성했었던 일기장을 펼쳐 당시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여러분께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좋은일도, 그렇지 않았던 일도 있었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재미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장은 무작위로 공개됩니다.

 

마땅히 소재가 없다 보니 또 초등학생 시절 일기장을 기웃거리다가 눈에 보이는 일기를 가져왔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초딩일기는 2001년 12월의 마지막 날 작성했던 일기장입니다. 제목이 케익인데 말 그대로 한 해의 마지막날 케이크를 먹었던 얘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도 거의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한 해의 마지막날 케이크를 먹는 게 거의 룰처럼 굳어졌습니다.

 

제 생일이 12월 29일이고, 동생 생일이 12월 31일입니다. 거기에 연년생입니다. 생일이 겨우 이틀밖에 차이가 나지 않다 보니 제 생일에는 미역국을 먹고 동생 생일에는 항상 케이크를 먹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의 생일 축하 겸 신년 축하까지 겸해지는 일이죠. 어릴적부터 굳어진 관습이다보니 다 큰 지금도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케이크를 사서 집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일기부터 보고 오시죠.

 

제목 : 케익

내 생일과 동생 생일이다.

동생은 오늘이고 나는 29일인데 오늘이 나는 음력 생일이다.

나는 폭죽이 터질 때 겁이 나서 도망갔다.

동생이 할 때는 초를 한 개 뺐다.

동생이 불을 껐다. 폭죽을 터트렸다.

동생은 겁을 내지 않았다.

그다음 케익을 먹고 콜라를 사 오라고 했는데 못 사 왔다.

 

그러고 보니 제 생일이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으로 딱 한 달밖에 남지 않았네요.

 

어릴 때는 이에 대해 불만도 참 많았습니다. 그 뭐냐 남들은 케이크를 두 번 먹을 수 있는데, 우리는 한번 그것도 몰아서 거기다가 연말까지 기념해서 먹어야 했으니 말이죠. 물론 형제가 생일이 며칠 차이가 나지 않거나 같은 경우는 전국을 찾아보면 그래도 왕왕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두번 치러야 할 일을 한 번에 몰아서 할 수 있으니 경제적이라 느꼈겠지만, 어린애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게 아니죠. 내 생일은 내가 주인공인데 주인공 취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니 말입니다. 차라리 둘 다 생일이 같았으면 모르겠지만요.

 

나이도 먹어서 크게 연연하지도 않고, 저 자체도 뭐 생일이라고 챙기고 나발이고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뭐 종교적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네요. 내가 뭐 잘나가고 좀 자신있게 사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냥 사회적으로 도태된 한남충인데 딱히 축하받을 일도 아닌거 같고요. 물론 그럼에도 하나의 관습처럼 굳어버린지라 매년 마지막날에는 케이크를 사서 들어갑니다.

 

어지간해서는 연말에 다같이 모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아마 시국도 시국인지라 모이기 힘들어 보입니다. 저 역시도 그냥 케이크나 사서 연말에 자축하는 분위기나 만들어 보려 하고요. 그렇습니다. 언제까지 29일에는 미역국을 끓여먹고 31일에는 케이크를 먹는 관습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생일이라고 분위기가 달랐던건 아니지만 올해는 연말 분위기조차 나지 않을 것 같아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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