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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올드카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이제는 쉽게 볼 수 없어진 구형 버스 얘기를 좀 하려 합니다.

버스는 대부분 내구연한까지 사용된 이후 폐차 혹은 수출길에 올라 상대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자가용으로 출고되어 오랜 세월 운행되었거나 영업용 퇴역 이후 국내에서 제2의 삶을 사는 버스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어디까지나 극 소수입니다. 보령시 오천면 근처에서 본 현대자동차의 도시형버스 '슈퍼 에어로시티'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냥 누가 캠핑카 개조해서 타고 다니나 보다 생각했지만, 옆에 붙은 스티커를 보고 바로 차를 돌려 이 버스를 구경하고 가게 되었네요. 국방부에서 사용하다 불하된 차량입니다. 미군 불하차는 간간히 중고 매물이 올라옵니다만, 국군에서 사용하던 불하차는 대부분 폐기되는걸로 아는데 실제 자가용으로 등록되어 민간에 방출된 경우를 본 것은 공군 출신 노부스 불하차 이후로 두번째입니다.

 

2004 HYUNDAI SUPER AEROCITY

그냥 평범한 버스처럼 보입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더라도 익숙하게 느껴질겁니다.

 

2000년부터 2005년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이전까지 판매되었던 현대자동차의 '슈퍼 에어로시티'입니다. 91년 미쓰비시의 에어로스타K를 기반으로 제작한 도시형버스인 '에어로시티'의 부분변경 모델인데,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부분변경을 거쳐 '뉴 슈퍼 에어로시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구분하자면 지금 판매되는 모델은 '뉴 슈퍼 에어로시티 F/L 개선형'. 그리고 이 차를 기반으로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거나 길이를 줄이거나 차고를 낮추거나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하여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일본 버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현대자동차의 시내버스가 30년 넘는 세월 꾸준히 판매되어 전국을 누비고 있다고 보면 되겠죠. 교육청 앞 향나무가 왜향이라 일제의 잔재니 뽑아버리고 일본 브랜드의 불매운동이 적폐청산과 독립운동이라 생각하고 계신 자칭 깨어있고 정의로운 분들은 매일 타고 출근하는 버스도 일제의 잔재라는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련지 모르겠습니다.

 

2004년형 차량이고, 2019년 8월에 최초로 등록되었네요. 서울 시내를 다니는 차량인지라 2000년대 후반 초창기에 DPF를 장착하여 맑은서울 스티커도 붙어있고요. 어짜피 최초등록일 기준으로 따지기에 DPF가 없더라도 배출가스 등급도 5등급이 아니라 적폐취급은 당하지 않습니다만, 적폐 취급이고 나발이고 상관없이 수 도권도 마음껏 활보 할 수 있습니다.

 

2004 HYUNDAI SUPER AEROCITY

국방헬프콜 1303

 

사실상 이 버스가 국군에서 사용된 뒤 불하받은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가던 길을 멈추게 했던 스티커입니다.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운영하는 군 내부의 고충 상담 및 비리 신고를 할 수 있는 전화번호지요. 자유로를 타고 넘어가다 보면 보이는 대전차방호벽에서 국방헬프콜 광고를 본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2004 HYUNDAI SUPER AEROCITY

'슈퍼 에어로시티'와 '뉴 슈퍼 에어로시티'의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후미등 디자인입니다.

 

다른 창틀이 바뀌고 차폭등이 바뀌고 스티커가 바뀌고 이런 자잘한 부분은 관심있게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만,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후미등입니다. 2005년 신형 모델부터 01-02년에 생산된 뒤 단종되었던 뉴 코스모스 후기형 후미등이 적용되었습니다.

 

사실 슈퍼 에어로시티의 후미등과 후진등도 기아자동차 인수 직후 변경되었던 코스모스에 먼저 적용되었던지라 두 차량이 부품을 공유했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슈퍼 에어로시티 

에어로시티 시절부터 지금까지 출입문 옆, 그리고 차체 뒤에는 한글 스티커가 부착됩니다.

 

물론 초기에는 '도시형버스'같은 다른 문구가 부착되었습니다. 인터쿨러 스티커는 2006년 즈음 삭제되었지만, 완전히 다른 차량이라 생각 할 수준인 현행 모델에도 한글 스티커는 꼭 붙어 나옵니다.

 

2004 HYUNDAI SUPER AEROCITY

출입구를 통해 바라본 차량 내부.

 

그냥 평범한 현대 시내버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만 영업용으로 사용되던 차량보다는 타고 내리는 사람이 적었기에 16년 넘은 버스임에도 꽤나 깔끔하게 느껴지는군요. 그리고 우측으로 사제 DPF 단말기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출고검사 스티커

승용차에도 이런 형태의 스티커가 붙어 나오긴 한다만 극 소수고 쉽게 볼 수 없지요.

 

다만 아직까지도 전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상용차에는 이런 검사완료 스티커가 붙어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GV80 뒷유리에 붙은 스티커를 보긴 했었는데, 요즘 생산되는 승용차에도 간간히 붙어 나오는 모양입니다. 

 

옛 번호의 흔적

국방부 로고와 함께 면제라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아마 국방부 청사가 있는 용산기지 출입 스티커일텐데 16년 1월부터 18년 12월까지 2년동안 부제를 면제한다는 내용으로 추정됩니다. 군에서의 병력 수송 혹은 군무원 수송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 뒤 제 2의 차생을 살고 있습니다. 과연 어떠한 목적으로 이 시골에 세워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폐로 청산 당할 일은 없을테고 앞으로도 무탈히 대한민국 도로를 활보하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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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철한자구/서해대교

잉여로운 일상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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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차를 보낼 때마다 이런 형식의 제목을 활용했던지라 굳어진 형태의 제목..

새 차가 나왔고 기존 차량을 정리해야 보험을 신차로 승계하니 체어맨을 처리해야 합니다.

 

사실 자잘한 고장들만 없었더라면 앞으로도 쭉 탔을 겁니다. 아버지는 그냥 속 편하게 폐차를 하라고 하는데 폐차장에 보내기는 매우 아까운 상태입니다. 월요일까지 매물을 올려두고 차가 팔리지 않으면 폐차장에 보내는 방향으로 결론을 냈지만 예상과는 달리 매물을 올리자마자 연락이 폭주하여 금방 주인을 찾았습니다. 판매에 난항을 겪을 줄 알았더니 일사천리로 팔려나갔네요.

 

거래 중에 거리는 엄청 멀지만 직접 입고 시 90만원까지 준다는 폐차장도 나타났지만, 폐차장에 보내기엔 매우 아까운 상태고 몇 년 더 굴러갔으면 하는 바람에 차를 멀리까지 보냈습니다.

 

새차와 헌차

지하주차장에 마주 보고 세워진 신형 투싼과 차생 15년 차 체어맨.

 

사실 체어맨도 그리 많이 탄 차는 아닙니다. 주행거리가 13만 3천km 수준이니 말이죠. 노후화로 인한 이런저런 잔고장과 부담이 커서 그랬지 명색이 시대를 풍미했던 국산 벤츠이고 뉴체어맨으로만 쳐도 최후기형에 속하는 차량입니다. 17인치 국화빵 휠과 지금의 렉스턴에도 적용되는 엠블렘이 붙은 최후기형 차량은 그리 노티도 나지 않습니다. 이거 저거 따진다면 답이 없지만, 적당히 타협한다면 아직까지도 운행에 별다른 지장은 없는 차량입니다.

 

이게 함께 찍은 마지막 사진이 됨

매물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지상으로 올려봅니다.

 

사실 판매에 큰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주변 지인들이나 몇몇 동호회에 올리니 어쩌다 하나 둘 연락만 오고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일은 없었으니 말이죠. 열흘 전에 한 딜러를 통해 청주에 있는 딜러가 당장이라도 차를 가져가겠다며 매입 의사를 밝혔으나 신차가 나오고 인수가 가능하다고 하니 일단 보류를 하긴 했었는데 뭐 차도 생각이 있을 때 가져가야지 당장이라도 가져가겠다고 했었지만 연락이 없더군요.

 

뭐 어쩌겠습니까. 중고차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네이버 카페 띠띠빵빵에 올려보기로 합니다.

 

100만원 이하 게시판은 말 그대로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쉽게 볼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간간히 좋은 매물이 합리적인 가격에 올라오기도 하지만, 상태가 개판임에도 비싼 가격을 받아먹으려 하거나 상상 이하의 가격에 올라온 차량을 구입하여 바로 대충 세차만 해서 되파는 되팔이까지 성행하고 있습니다.

 

대충 매물 사진 촬영하는 모습

세차도 안 하고 급히 매물사진을 촬영합니다.

 

저도 마티즈를 띠빵에서 업어왔고 잘 찾아보면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미 그런 쿨매 차량들은 순식간에 판매가 끝납니다. 그렇다고 제 값을 받자니 핸들도 떨고 여러모로 상거지 띠거지들한테 시달릴 거를 생각하면 그냥저냥 혹할만한 80만원에 매물을 올려봤네요.

 

근래에 90~100에 올라왔던 체어맨들이 한참을 안 팔리던 모습을 봐서 그랬던 것도 있고 사실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여건만 괜찮다면 제 명의로 돌려서 차고에 놓고 직접 고쳐가며 타고 싶기도 합니다만, 3.2리터 세금이 년간 40만원대나 나오는지라 그런 현실적 부담 앞에서 포기를 하게 되더군요.

 

올리자마자 연락 폭주

반응은 예상 이상이었습니다.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폭주하네요.

 

물론 딜러나 폐차 영업사원 수출 딜러도 있지만 원체 100만원 이하 게시판에는 거지들이 많아서 배기량 높은 차량들이 잘 안 팔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차가 깔끔하게 보였던 건지 연식이 그래도 좋아서 그런 건지 바로바로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 연락이 왔던 분은 연락 많이 왔을 거라고 하지만 자신이 처음으로 연락을 했다 하니 의아하게 생각하더군요. 서울이라 거리가 있어 못 온다고 패스. 여러모로 직거래가 필요한 물건의 거래를 하다 보면 서울이나 그 근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한 시간 거리여도 멀다고 말을 합니다. 근데 그보다 먼 지방 사람들끼리는 별생각 없이 와서 거래를 하곤 하지요.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018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금 서울 사람이 멀다고 했다 하니 원래 집이 경기도이긴 한데 지금 울산 울주에서 일한다며 더 멀다고 하시네요. 차량의 단점을 얘기하니 80만원짜리 차에 뭐 그런 거 따지냐 합니다. 탁송 거래가 괜찮다면 바로 거래를 하자고 하네요.

 

018 번호를 쓰는 사람이라 신뢰가 갔습니다. 계약금을 받고 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발급했습니다.

 

자동차매도용 인감증명서

고귀하신 면사무소 공무원 나으리들께서 점심시간이라고 문을 닫고 밥을 드시러 가셨더군요.

 

다시 돌아와서 서류 몇 가지를 출력하고 다시 방문하여 인감증명서를 발급했습니다. 그 사이 탁송 오더도 올려 기사님도 찾았고요. 기사님을 태워 차가 있는 집으로 향했고, 이미 짐을 다 빼놓은 체어맨을 기사님 편으로 울산으로 내려보내기로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대략 두 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흘러갔습니다. 기사님 출발 전 마지막으로 나머지 잔금도 입금을 받았고, 10년 동안 고생했던 체어맨은 멀리 울산에서 새 주인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잘가 체어맨ㅠㅠ 울산에서 좋은 주인 만나서 잘 살아야 해 ㅠㅠ

그렇게 체어맨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차고지로 사용되었던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갑니다.

 

사진 대신 동영상으로 남겨놓았네요. 늦은 저녁에 울산에 도착했을 테니 월요일에나 이전등록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월요일에 이전이 끝났다고 연락이 오면 이전된 등록증 사진을 받아 신차에 보험을 옮겨야지요. 이후 연휴 전 번호판을 달면 사실상 모든 절차는 끝이 납니다.

 

2011/11/13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 - 새로운 패밀리카! 2007 New CHAIRMAN

 

새로운 패밀리카! 2007 New CHAIRMAN

진리의 소형차였으나 빛을 보지 못했던 불운의 자동차 칼로스는 결국 딜러에게 넘어갔고..(그 번호 결국없어졌더군요.) 지난 목요일에 새로운 패밀리카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뭐 나이도 있으시

www.tisdory.com

블로그를 오래 하다 보니 10년 전 첫 만남 당시 사진도 그대로 남아있네요. 탁송기사님 편에 율현동 매매단지에서 당진으로 내려왔지만, 가는 길 역시 탁송기사님 편에 울산으로 떠났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돌아봅니다. 갑작스레 칼로스를 팔아버리고 가져왔던 차량인데, 실내도 깔끔했고 여러모로 당시만 해도 먹어주던 차량이었습니다. 면허를 취득하고 몰래 키를 들고 나와 타고 돌아다녔던 쾌감을 시작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아프게 되어 저 차를 타고 청량리까지 병원도 다녔고, 가족여행차 대마도에 가기 위해 체어맨을 타고 부산항까지 갔던 추억도 스쳐갑니다.

 

4주간 훈련소 생활을 마친 뒤 훈련소를 빠져나오며 조교한테 형 안녕히 계세요 하고 말하며 직접 운전해 나오던 일도 비스토가 생기기 전 잠시 저 차를 타고 근무지까지 출퇴근했던 추억도 있었네요. 그렇게 근래까지 체어맨과 함께했던 소소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만남이 있다면 분명 헤어짐도 있습니다. 가족과도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도 지금 소유하고 있는 물건과도 헤어지는 그 날을 향해 달려간다고 봐도 무방 할 겁니다. 이별은 항상 슬프고 숙연하게 느껴지지만,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지요. 저 멀리 울산에서 새 주인을 만난 체어맨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2007 NEW CHAIRMAN CM600S

2011.11.13 ~ 2021.2.5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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