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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초딩일기를 가져왔습니다. 정확히 만 20년 전 2002년 일기네요.

 

몇 년 전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속옷을 빨래하도록 하는 숙제를 내주고, 영상을 올리도록 한 뒤 성적 표현이 담긴 댓글을 달아 물의를 일으키고 파면당했었지요. 보통은 손빨래를 하라는 숙제를 내는 경우 20년 전의 저처럼 양말을 빨라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세탁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한 비슷한 숙제를 내주고 있는 느낌입니다. 일단 보고 오시죠.

 

2002년 5월 29일 제목 : 내 양말 빨기


제목 : 내 양말 빨기

 

오늘 나는 내 양말을 빨아보았다.

내 양말은 먼지가 많이 묻어서 처음에는 먼지가 잘 빠져나왔다.

그리고 먼지가 다 빠져나오고 아무리 많게 보였다.(?)

이번에는 잘 안 빠져나와서 아무리 솔로 갖다가 싹싹 닦아도 되지 않았다.

나는 엄마께서 양말이 더러워서 고생을 하는 것을 잘 알았다.

그리고 다음에는 우리 가족의 모든 양말들을 다 빨을 것이다.


중간에 먼지가 다 빠져나오고 아무리 많게 보였다는 문장이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려 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이해도 가지 않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처음에는 먼지와 같은 구정물이 잘 나왔는데, 먼지가 다 빠져나와도 양말에 절어 붙은 때로 인해 더럽게 보였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때가 절어있는 양말을 솔로 닦아도 잘 닦이지 않았고, 결국 그렇게 양말 빨래를 마치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오늘도 세탁기를 돌렸습니다만, 그 이후로 진짜 양말 손빨래를 언제 했었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세탁기에 넣고 그냥 슝 돌려버리고 잘 말려서 다시 신고 나가는 일을 무한 반복하고 있네요.

 

사실 양말도 때가 잘 타지 않는 회색 양말만 신고 다닙니다. 그리고 초등학생 시절처럼 기름 걸레질을 하는 마룻바닥에서 활동하지 않으니 그렇게 더러워질 일도 딱히 없네요. 벌써 만 20년을 바라보는 그 시절처럼 언제 직접 손빨래를 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하게 된다면 아마 이날의 일기를 상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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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03년 3월 18일의 일기를 가져왔습니다. 당시 학교에서 진행되던 과학경진대회 라디오 만들기에 흥미가 생겨 참가를 결정했고, 준비물로 인두기가 있어 인두기를 가지러 갔다는 내용입니다.

 

납땜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가 없던 초등학교 4학년생이 어느날 갑자기 인두기를 가져다 납땜을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무턱대고 라디오 만들기라는 이름에 혹해 참가 신청을 했지만 결국 저는 완성을 못했었네요. 아니 인두질을 하다가 회로를 태워먹어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오타가 좀 많긴 합니다만, 인두기를 가지러 다녀왔다는 이야기입니다.

 

2003년 3월 18일 제목 : 전기 인두를 받으러


제목 : 전기인두를 받으러

과학 대회에서 라디오를 만들 때 필요한 전기인두가 있는지 이곳저곳으로 가서 물어보았다.
할머니 댁에 인두가 있어서 7시 25분에 나가서 40분까지 15분 동안

인두를 가져오면서 멈추거나 뛰어가는 일 등등... 많은 일이 있었다.
인두는 좀 오래되었는데 새것이었다. 다음에는 어떤 준비물을 가져올 것인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전기인두기가 있는지 여기저기 물어보았고 결국 할머니댁에 있는 인두기를 가져왔네요. 꽤 오래된 물건이고 무거웠지만 그래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물건이였습니다. 그렇게 인두기를 열심히 구해왔는데 막상 대회 당일날 학교에서 인두기는 제공해주더군요.

 

라디오 만들기 키트 역시 예전에는 납땜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위험한 전기인두기를 사용하여 좋지 않은 연기 마셔가며 납땜질을 하는 대신 무납땜 키트로 라디오를 만든다고 합니다. 찾아보니 블루투스나 USB 혹은 SD카드까지 인식되는 라디오 키트도 그리 비싸지 않네요.

 

물론 납땜질이 필요한 라디오 만들기 키트도 판매되긴 합니다만, 찾아보기도 어렵고 가격적 메리트도 없더군요. 세월이 참 많이 흘렀고,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직접적으로 실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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