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제목 그대로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약 두 달 만에 지하주차장에서 꺼내 세차를 하고 주차장을 바꿔놓으러 가다가 차가 퍼졌습니다. 그래서 견인 후 흔히 오페라 실린더라고 얘기하는 릴리스 실린더를 교체한 뒤 다시 가져다 놓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약 두달만에 밖으로 나온 갤로퍼

 

약 두 달 만에 밖으로 나온 김에 물이나 좀 뿌려줍니다.

 

크게 더럽진 않아도 물을 뿌리니 검은 먼지가 물과 함께 내려오네요. 타이어 분진이나 배출가스 등 지하주차장도 생각보다 먼지가 많습니다. 방진실이나 반도체 공장 클린룸 같은 시설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물만 뿌려줘도 깔끔하다

 

물만 뿌려줘도 깔끔합니다.

 

물기를 제거하고 바로 이동합니다. 조금 돌아 저렴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한 뒤 차고에 있는 티코와 주차위치를 바꿔놓을 계획을 하고 나갔습니다.

 

정상적인 상태

 

아 물론 이때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약간의 문제라면 지난번 엔진오일 교체 당시 미션 쪽에 오일이 좀 비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약 두어 달간 세워두며 시동만 걸어줬던 주차장 바닥에 오일이 떨어진 흔적이 보여 생각보다 누유가 심해 조만간 미션을 내려야겠다고 느꼈던 거 말곤 없었습니다. 근데 그게 미션오일이 아니라 클러치액이었다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죠.

 

그렇게 살살 잘 달렸습니다만, 클러치가 하나 더 걸려서 밟히는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아 빠른 시일 내에 정비소에 가야겠다 생각하고 주유소에 들어왔습니다만.. 주유구 위치가 반대라 후진하려는데 클러치가 먹지를 않습니다. 클러치를 밟았음에도 기어가 물려있는 그런 느낌. 그래서 브레이크를 떼면 차가 훅 나가버리는 마치 자동변속기 차량의 급발진과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결국 그러다 클러치 페달이 복원되지 않고 시동이 꺼졌습니다.

 

대충 이런 상황

 

대충 이런 상황입니다.

 

브레이크 페달은 정상적인 위치에 있으나 클러치 페달은 저 끝에 들어가 있습니다. 복원도 안됩니다. 기어는 물려있고 기어를 강제로 빼려고 해도 빠지지 않습니다. 이미 기어가 물려있는지라 주유소 바닥에 약간 경사가 있었음에도 차가 뒤로 밀리지 않더군요. 차를 이동시킬 방법은 견인 말곤 없습니다. 견인도 셀프로더나 네 바퀴 모두 돌리를 채워 가는 방법 말곤 없습니다.

 

뭔가가 떨어진다.

 

차량 바닥에서는 또 무언가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마스터실린더 아니면 오페라실린더가 터졌습니다. 클러치액이 미친 듯이 뚝뚝 떨어지네요. 말이 클러치액이지 브레이크액이 같이 들어갑니다. 그러고 보니 이 차 긴급출동을 넣어놨었나 불분명합니다. 보험사 긴급출동에 전화하니 넣지 않았다고 유상이라고 하네요. 일단 아쉬운 건 저니 출동을 부르고 대기합니다.

 

클러치액 현황

 

브레이크 마스터실린더 옆에 클러치 마스터실린더의 오일통을 열어봅니다.

 

차령이 30년인데 아마 30년간 보충도 교체도 없었을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조통에 있어야 할 반투명한 노란 액체가 없습니다. 이미 다 새어버렸다는 이야기겠죠. 렉카를 계속 기다립니다. 자정이 넘어간 시간이라 약 20분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행운주유소 불행

 

마치 10여 년 전 SNS 밈 '열림교회 닫힘'처럼 양면성이 드러나는 사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행운주유소 불행. 하필이면 주유소 이름이 행운주유소인데 주유는커녕 견인차를 기다리는 신세네요.

 

견인차 도착

 

렉스턴 스포츠 견인차가 도착했습니다.

 

밤이라 조용히 도착했네요. 일단 차를 채우고 언더리프트를 앞바퀴에 밀어 넣고 봅니다. 상시4륜인지 전륜인지 후륜인지 몇 번을 되묻습니다. 몇 번을 되물어도 기어가 물린 상태로 뻗어서 주행이 불가하기에 네 바퀴 다 떠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돌리까지 채웁니다. 비싸네요.

 

돌리

 

작은 바퀴. 돌리입니다.

 

돌리를 채우는 견인은 처음 겪어보네요. 어떻게 채우나 유심히 바라봅니다. 휠타이어 사이즈에 맞게 돌리를 세팅한 뒤 지렛대의 원리를 활용하여 들어 올려줍니다. 그럼 돌리의 작은 바퀴 위로 차량의 바퀴가 올라옵니다.

 

견인준비 완료

 

견인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전륜은 언더리프트로 후륜은 돌리로 띄워서 갑니다. 견인차에 의해 이동은 하지만 차량은 정차된 상태 그대로 돌리의 작은 바퀴가 굴러가며 움직이는 겁니다.

 

후방카메라

 

견인차의 후방카메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마침 약 3.5km 떨어진 거리에 직전 차주가 가서 관리하던 카센터가 있어 그곳으로 견인합니다.

 

견인완료

 

자력으론 움직이기 어려우니 정비고 앞에 세워두기보다는 옆 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기로 합니다.

 

후진으로 차량을 주차위치에 놓고 언더리프트를 내리고 돌리를 해체합니다.

 

해체완료

 

견인에 10만 원을 썼습니다.

 

긴급출동을 넣어놓으면 돌리까지 두 번 써도 반값이면 해결될 일인데 이거 얼마나 타겠어 싶어 빼놨더니만 결국 견인을 하게 되네요. 차는 일단 세워두고 택시를 불러 티코가 있는 차고로 가기로 합니다. 밤이 늦었으니 일단 자고 다음날 티코를 지하주차장으로 옮겨놓고 이 차는 수리가 되면 티코가 있던 차고에 넣어두기로 합니다.

 

놓고감

 

일단 차를 놓고 갔습니다.

 

월요일 진단 결과 클러치 릴리스 실린더. 흔히 말하는 오페라 실린더가 터졌다고 하네요. 모비스 정품은 근처에 재고가 없는데 비품을 취급하는 주변 상사에 비품 재고가 있어 그 물건으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점심쯤 수리가 완료되었다고 연락이 왔고 버스를 타고 차를 찾으러 갔습니다.

 

대철

 

대철. 대구철공소의 약자라고 합니다. 공장도 대구 성서공단에 있네요.

 

현대 순정품도 대철 납품이라고 합니다. 사장님도 이게 바로 쓸 수 있는 재고가 있다는 사실을 신기하게 여기시더군요. 여튼 대철제 클러치 릴리즈 실린더로 교체했고, 마스터실린더가 더러워서 브레이크 오일을 두통이나 써서 뺐다고 하시네요. 교체 후 물을 뿌려 새어나온 브레이크액을 다 쓸어내리고 물기를 말린다고 본넷을 열어두고 계셨었습니다.

 

포터용이다

 

포터용이라고 적혀있네요.

현대 포터 1톤 Operation Cylinder.

 

19.05는 제조년월로 추정되는데 바코드는 2022로 시작하네요. 여튼 개구리 포터라 얘기하는 뉴포터와 그레이스 갤로퍼에 모두 호환되는 부품입니다. 내내 미쓰비시 차량이 기반이 되었고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다 보니 이런 부품들도 호환됩니다. 자칭 깨어있으신 분들이 척결해야 한다고 거품무는 일제의 잔재라면 일제의 잔재겠죠.

 

주행거리

 

주행거리를 기록합니다. 141,107km.

 

시동을 걸고 결제를 마친 뒤 본넷을 닫고 출발합니다. 다시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변속됩니다. 다행입니다. 가던 길에 주유를 하고 차고에 넣어놓습니다.

 

조금 타고 왔다고 그사이에 더러워짐

 

브레이크액을 두통이나 사용하며 게워내었음에도 보조통의 브레이크액이 다시 더러워집니다.

 

좀 더 타다가 날 잡아서 마스터 실린더까지 교체하거나 주사기 피스톤을 이용하여 빨아내고 새 브레이크액을 넣어주는 방식으로 계속 교체해 주던지 해야겠습니다.

 

차고 안 갤로퍼

 

녹색 차고에 빨간 자동차가 들어왔습니다.

 

확실히 도크에 빠질까 봐 신경 쓰이는 티코보다 밀어 넣기 쉽네요. 당분간은 이 차가 티코 대신 차고에 있을 겁니다. 언제 또 두대의 위치를 바꿀지 몰라도요. 단순히 차량의 위치를 바꾸기 위해 타고 나왔다가 억까당했던 주말이었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평택 송탄출장소 근처에서 의류 창고로 활용되고 있던 92년 11월 등록 하이베스타 밴입니다. 늦은 밤 지인과 약속이 있어 족발을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로드뷰를 보니 같은 자리에 2010년 이전부터 세워져 있었더군요. 그간 몇 번 올 일이 있었는데 왜 보지 못했는지 알 순 없지만 이 베스타는 의류를 판매하는 노점상의 창고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1993 기아자동차 하이베스타 (1993 KIA Hi BESTA)

서산의 한 골목길. 예사롭지 않은 차량이 있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자세히 보니 기아의 승합차 베스타가 있네요. 올드카 목격담에서 비교적 꾸준히 다뤄지는 차량입니다만 이 차량은 전반적

www.tisdory.com

 

1991 기아자동차 뉴 베스타 (KIA NEW BESTA)

지난주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문경 점촌까지 탁송을 갔던 차량입니다. 소문난 올드카 애호가로 이름나신 형님께서 베스타를 사셨다고 제 편으로 탁송을 부탁하셨기에 수

www.tisdory.com

 

방치된 기아자동차 초기형 베스타

똥차, 방치차, 폐교, 쓰레기더미 탐방 전문 블로거. 정확한 위치는 어디라 얘기 할 수 없는 곳에 버려진 베스타를 보았습니다. 외부인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공간이고 도저히 차를 버릴 수 없는

www.tisdory.com

 

그간 올드카 목격담에서 종종 다뤘던 베스타입니다. 봉고 코치가 2세대 마쯔다 봉고를 라이센스 생산했었고, 봉고 코치의 후속으로 등장했던 베스타는 3세대의 라이센스 생산 모델로 1986년 출시되어 후속이자 기아의 독자개발 모델인 프레지오의 출시 이후 1999년까지 병행생산되었던 차량입니다.

 

봉고가 승합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등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지라 흥행에 힘입어 야심차게 출시했던 베스타는 부분변경을 거치며 90년 뉴베스타, 92년 하이베스타로 미묘한 변화를 거듭하게 됩니다. 이 차량은 92년 11월에 등록된 하이베스타네요.

 

1992 KIA BESTA VAN

 

구 송탄시의 중심지. 지금의 평택시 송탄출장소 아래 번화가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경기 94 '가'네요. 이천시에서 발급되었던 번호판이고, 1천번대 번호판인 걸로 보아 아마 96년 초반에 발급되었던 번호판으로 보입니다. 번호판은 다 부착되어 있고 외관상 굴러다녀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 상태입니다만, 사실상 창고로 사용되는 부동차입니다. 운행할 일이 없으니 앞유리에도 짙은 필름을 붙여놓은 흔적이 보이네요.

 

이런저런 물건들로 가득차있다.

 

6인승 밴으로 보이네요.

차량 내부는 이런저런 물건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아마 장사에 필요한 좌판을 비롯한 물건들이나 판매하는 의류가 들어있을 겁니다. 휠커버도 잘 붙어있네요. 휠커버는 흔히 공장기아라 얘기하는 옛 기아 로고가. 전면 그릴과 후면 트렁크에 붙은 로고는 94년형 이후의 타원형 로고가 붙어있네요. 그래서 처음엔 94년형 차량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최초등록이 92년 11월이더군요. 중간에 의도적인 신형개조 혹은 사고로 인한 신형개조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도장면이 떨어진 흔적

 

퍼티를 바르고 수리했었는지 도장면에 부식이 올라오며 칠이 벗겨지고 있습니다.

 

로드뷰를 확인하니 2010년에도 이 베스타가 같은 자리에 주차된 상태로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최소 13년 이상 같은 자리에 세워져 있던 차량인데 언제부터 부동차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장 오래된 로드뷰 이미지와 지금의 이미지의 차량 상태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 깨진 후미등

 

후미등과 범퍼의 상태도 썩 온전치 않네요.

 

딱히 파손당할만한 이치는 아닌듯 하지만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키고 있었음에도 이래저래 파손된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전선과 콘센트

 

영업에 필요한 전기를 끌어오는 전선과 콘센트가 보이네요.

그 뒤로 가려진 하이베스타 레터링도 보입니다.

 

배선은 나름대로 깔끔하게 정리한다고 A필러 옆 안테나에 잘 묵어두었습니다. 앞으로도 움직일 일이 없다는 이야기겠죠.

 

베스타와 옷가게

 

작은 노점의 창고 역할로 말년을 보내고 있는 베스타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합니다.

 

언제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창고로서의 운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큰 탈 없이 그 자리에 남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움직일 수 있는 차량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다수의 개체가 폐차 혹은 수출길에 올라 사라졌음에도 30년 넘는 세월을 버티고 있는 베스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