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입시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입 정원보다 수능 응시인원이 적었고, 새 학기가 시작된 지금 시점에서 다수의 지방대가 신입생을 수십 명에서 수백 명까지도 채우지 못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입생에게 등록금을 면제해주거나, 핸드폰 태블릿PC와 같은 전자제품으로 학생을 끌어모으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수능에 응시하지 않았어도 원하는 학과에 합격을 보장한다는 고육지책까지 내놨던 학교도 있었습니다. 국공립대학은 사립대보다 사정이 조금 나을 테지만 입결이 이전 대비 그리 좋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앞으로 10년간 학령인구는 점점 줄어드는데다가 대학 진학률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에 곧 인구절벽까지 맞이하게 될 상황인지라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대학들의 위기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거 결원이 발생했던 정원을 모두 채웠던간에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학교를 다니건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여러분 모두를 응원합니다. 저 역시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긴 합니다만, 좋지 못한 추억이고 얘기하면 길어지니 이 이야기는 여기서 접어두기로 합니다.
여튼 정원을 다 채웠거나 그러지 못했거나 캠퍼스의 새 학기는 시작되었지만, 2월 28일 조용히 폐교된 2년제 전문대학이 하나 있었습니다. 군산시 오룡동에 소재한 서해대학입니다.
서해대학은 나름 긴 역사를 가진 개신교 계열 2년제 전문대학이였습니다.
지난 1973년 인가받은 군산전문학교를 모태로 군산실업전문학교 군산전문대학을 거쳐 1998년부터 지금의 서해대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남장로교 선교회 재단에서 설립한 호남기독학원에서 세웠던 학교지만, 2001년부터 예장통합 군산 익산노회에서 설립한 군산기독학원으로 법인이 분리되어 나왔습니다.
예장통합 소속 군산 익산 노회가 이 학교의 주인인데, 내부 사정으로 2009년부터 관선이사가 파견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옛 호남기독학원에서 분리된 다른 재단의 대학들 혹은 예장통합 계열의 한일장신대학교와 통합을 추진하기도 했었지만 모두 무산되었고, 재정기여자가 학교를 인수한 뒤 횡령을 하는 등 여타 다른 폐교된 대학에서 보이던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2012년부터 학자금대출제한대학으로 선정되었고 이후 잠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적도 있었지만, 꾸준히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등 흔히 부실대학이라 하는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었습니다.
폐교 예기는 꾸준히 나왔지만 2020년 신입생을 받지 않았고, 2021년 2월 28일자로 폐교를 예고하며 자진폐교 수순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3월을 하루 앞둔 폐교 당일. 서해대학에 다녀왔습니다.
출입이 제한되던 관계로 어느정도 탐방에 제약은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폐교를 찾아다닌지 8년이 넘어가는 내공으로 충분히 분량을 뺄 수준은 만들어 왔습니다. 항상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지만 기대해주시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대한 알찬 내용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