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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불스원으로부터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요즘은 시설 좋은 세차장이 전국 각지에 생겨나 세차장에 비치된 폼랜스로 쉽게 폼을 도포합니다만, 세차장이 아닌 주택이나 여의치 않은 공간에서 세차를 하는 경우 카샴푸를 희석하여 사용하거나 압축 분무기를 활용하곤 합니다. 컴프레서나 고압분무기가 있는 경우 아예 세차장에서 사용하는 폼랜스와 비슷한 장비를 구비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다수의 평범한 자동차 애호가라면 집에서 세차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비싼 장비를 들여놓는 경우는 거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카샴푸를 희석하여 거품을 내거나 압축분무기로 폼을 분사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시간 및 공간적인 제약과 마땅한 장비가 없는 경우 괜찮은 아이템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불스원에서 제공받은 차량관리용품 중 뿌리는 카샴푸가 있어 흥미롭게 사용해 보았습니다.

 

대충 이런 제품들을 받았습니다.

네. 이런 제품들을 제공받았습니다.

 

불스원의 대표상품인 불스원샷과 고급 방향제 브랜드인 그라스 디퓨져. 광택제인 크리스탈 코트 플러스와 크리스탈 휠 크리너.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크리스탈 카샴푸(뿌리는 카샴푸)가 그 주인공입니다.

 

다 흥미로운 제품들이지만, 그 중 휠크리너 유리막 코팅제와 같은 통에 담긴 카샴푸에 가장 흥미가 생기더군요. 다른 제품들은 이미 접해봤거나 자자한 명성으로 익히 알고 있었던 물건들인데 보통의 카샴푸와 다른 형태의 크리스탈 카샴푸만 들어도 보지도 못했었습니다. 그런 고로 다른 제품들은 제쳐두고 가장 먼저 사용했습니다.

 

오늘의 세차차량. 삼각떼

마침 더러워진 삼각떼를 닦아주며 사용하기로 합시다.

 

무엇보다 세차장 카드 잔액이 거의 없기도 하고, 여러모로 날도 좋아졌으니 호스를 연결해서 이곳에서 세차를 해도 별 문제는 없을겁니다. 전선 지중화 공사로 여러모로 어수선합니다만, 이전부터 이 자리에서 간간히 세차를 하고 있습니다.

 

애매하게 보일지 몰라도 나름 차량관리에 최적화된 공간입니다. 개인차고도 있고요. 차고 안에 차량 하체 상태를 볼 수 있는 도크도 있습니다. 거기에 호스를 끌어와 손세차도 가능합니다. 당연히 지하수가 아닌 상수도를 사용합니다. 특히 차고는 작년 가을까지 대대적인 정리를 마쳤고 전기까지 끌어놨습니다.

 

일단 차체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물부터 뿌려줬습니다. 대부분 송화가루였습니다.

 

일반 카샴푸와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그리고 크리스탈 카샴푸를 꺼내왔습니다.

본격적인 사용에 앞서 일반적인 카샴푸와 비교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크리스탈 카샴푸는 말 그대로 직접 뿌릴 수 있도록 희석이 된 상태의 제품이고, 일반 카샴푸의 경우 물에 희석하여 사용하도록 농축액이 들어있습니다. 큰 차이라면 그것입니다. 귀찮은 과정 하나를 덜었다고 봐야겠지요. 그 외 사용법은 동일합니다.

 

특징과 사용법

용기 뒷면에 특징과 사용법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특징

- 물에 따로 희석할 필요 없이, 거품 형태로 바로 분사되는 카샴푸로 세차가 빠르고 간편합니다.

- 코팅 보호 성분을 함유하여 도장면의 코팅을 보호하고 오래 지속시켜 줍니다.

 

올바른 사용방법

1.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표준사용량[차량 1대(중형차 기준)당 40mL(약 40회 분사)]을 준수해서 사용하십시오.

2. 먼저 차체에 물을 충분히 뿌린 후 내용물을 차체에 골고루 뿌려주십시오. (도장면이 뜨거운 상태에서는 물로 도장면을 충분히 식힌 다음 재차 물을 뿌려주십시오.)

3. 세차용 스펀지를 이용하여 뿌려진 거품을 자동차 표면에 골고루 문질러 주십시오. (세차용 스펀지에도 내용물을 약간 뿌려주면 거품이 더욱 쉽게 발생합니다.)

4. 거품세차가 끝나면 물을 이용하여 거품을 완전히 제거한 후 물기를 말끔히 닦아 주십시오. (도장면 등에 뿌린 내용물이 마른 후 세척은 얼룩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무엇보다도 이 제품은 별다른 희석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쓸 수 있다는 부분에 강점을 두고 있습니다. 올바른 사용방법에 의거하여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그늘 아래에서 한 면씩 돌려가며 사용해보기로 합니다.

 

도포

도포합니다.

막상 사용하다 보니 거품의 양이 적어 사용법에 기재된 횟수보다 더 많이 뿌리게 됩니다.

 

사용법에 따르면 중형차 기준으로 40회정도 분사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그보다 더 쓰게 되더군요. 측면에만 15회 이상 거의 20회 가까이 분사한 느낌입니다. 분사한 뒤 미트로 잘 문질러 줍니다. 미트에도 조금 분사하여 문지릅니다. 과연 이 상태로 미트질을 해도 괜찮을까 싶었습니다만, 생각보다 자잘한 거품들이 생겨서 세차를 하는 기분이 납니다.

 

다만 항상 폼을 넉넉하게 뿌리고 미트질을 하는지라 혹시 거품이 부족해서 흠집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뿌리는 카샴푸를 넉넉하게 뿌렸습니다. 물론 미트와 차체에 모래 알갱이 같은 이물질이 없다면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만, 아니 무엇보다도 제 차는 실사 풀랩핑차라 흠집 따위에 딱히 연연하지 않아도 됩니다만 그래도 항시 세차를 할 때마다 챙기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측면 세차를 마쳤다.

그렇게 우측면 세차를 마치고 물을 뿌려줍니다.

 

카샴푸 특유의 사과향이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카샴푸 농도가 높은건지 좀 많이 뿌렸더니만 물을 뿌리며 거품을 제거해도 거품이 꽤 오래 남아있는 느낌입니다. 사용법에 기재된 정량 수준만 뿌려도 충분한 세정효과를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넓게 넓게 뿌려준다.

대략적인 감은 잡혔으니 자리를 옮긴 뒤 카샴푸를 넓게 뿌려줍니다.

 

넓게 넓게 분사하니 흘러내리며 퍼집니다. 중형차 기준 40회 분사라 하니 한 면에 10회 이내로 분사한다 생각하고 분사하니 얼추 맞더군요. 시행착오를 겪은 뒤 제대로 된 사용법을 숙지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미트를 활용하여 잘 문질러 주고 물을 뿌려줍니다. 그렇게 세차를 이어갑니다.

 

차를 반대편으로 돌린 모습.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한 자리에서 세차를 이어가기 위해 차를 반대로 돌렸습니다.

 

반대로 돌린 뒤 같은 방법으로 크리스탈 카샴푸를 도포하고 미트질을 한 뒤 물을 뿌려줬습니다. 물이 다 마르기 전 빠르게 드라잉 타올로 물기를 제거하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사실 처음에는 과연 이 조그마한 카샴푸를 다 쓰지 않고도 세차가 가능할지 의심스러웠지만, 막상 써보니 적은 분사양으로도 충분히 세차가 가능했습니다.

 

거기에 따로 바스켓이나 없다면 다른 양동이 같은 물건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뒷정리도 따로 닦거나 챙길 물건 없이 미트만 잘 빨아주면 되는지라 간편하고 편리했습니다. 장소가 여의치 않거나 빠르게 세차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가 4,000원. 속는 셈 치고 써보셔도 좋습니다.

제품을 제공받아 좋은 말만 쓰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불스원몰 - [불스원] 크리스탈 카샴푸 500ml

 

bullsonem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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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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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오래전 다뤘던 차량에 대해 또 다뤄보려 합니다.

 

 

사라진 줄 알았던 1인신조 티코 목격. (1995 DAEWOO TICO SL)

예산군 오가면에서 차량을 받아 큰 도로로 합류했는데 낮익은 티코가 한 대 지나갑니다. 구형 지역번호판에 보기 드문 라이트에버그린(43U) 컬러의 민자티코. 녹색 티코도 은근히 보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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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치 않은 컬러죠. 미니 녹색을 칠한 차는 여러 대 있어도 순정 녹색이 적용된 티코는 실물로 이 차를 포함해서 딱 두대 봤습니다. 나머지 한대는 잘 아실 테고요. 학생 시절부터 이 녹색 티코의 모습을 보곤 했었는데, 2018년 우연히 도로를 달리던 모습을 목격하여 포스팅을 남긴 뒤 약 3년 만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95년과 96년 겨우 1년정도 판매하고 단종되었던 흔치 않은 순정 녹색 티코에, 준수한 관리상태로 옛 지역번호판을 그대로 유지하고 계신 모습에 감탄을 하곤 했었죠. 3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보이지 않기에 혹시 사라졌겠거니 싶었습니다만 예산 시내에서 우연히 이 티코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티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는 위에 링크를 걸어둔 포스팅을 확인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개구리주차.

인도 턱에 개구리주차로 걸쳐놓은 티코의 모습입니다.

 

당시 경차 혜택으로 경차에 한정하여 개구리 주차를 허용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만, 요즘은 개구리 주차도 단속 대상에 포함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약 3년 만에 생사가 불분명했던 이 티코의 생존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옆에 동승자가 있는 상황이고 여러모로 시간이 촉박하여 잠시 정차한 뒤 사진만 촬영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볼일을 다 보고 혹시 그 자리에 계속 있을까 싶어 다시 목격했던 장소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존재한다.

다행히 그 자리에 위치만 조금 바뀐 상태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약 3년만에 다시. 그리고 학생 시절 신례원 충남방적 담벼락 근처에 세워진 모습을 본 이후 처음으로 이 티코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물론 티코는 수없이 많이 봤지만, 항상 이 깔끔한 티코를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봐야겠지요.

 

영롱한 티코

출고 당시 순정 제칠입니다. 그럼에도 광이 새로 도색한 차량 수준이네요.

95년 부착된 구형 지역번호판 역시 하나도 바래지 않은 수준으로 깔끔하게 유지 중입니다. 

 

95년형 96년형 잠깐 판매하고 사라진 컬러입니다. 이외에도 에스페로나 씨에로에 잠시 같은 컬러가 적용되기도 했습니다만, 티코도 그렇고 에스페로 씨에로도 그렇고 이 컬러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촬영된 사진이 더 많이 보입니다. 한국 내수용 중고차가 수출된 남미지역 말고 현지 공장에서 생산했던 동유럽권 차량들이 대부분입니다.

 

국내에도 녹색 티코가 몇 보입니다만, 대부분 미니(MINI) 녹색입니다.

 

실물로 본 순정 녹색 티코는 딱 두대 말곤 없습니다. 그 한대는 저 뒤에 있네요. 전국을 샅샅이 뒤져봐도 10대 미만 수준으로 남아있으리라 장담합니다. 미니 녹색과 비슷하게 느껴질지 모릅니다만, 나란히 세워두고 보면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 미니 녹색이 티코 순정 녹색보다 조금 더 밝습니다. 그늘에서 보면 그 차이가 더욱 명확히 드러납니다. 미니 녹색은 그냥 진한 녹색 같은 느낌이고, 티코 녹색은 약간 어두운 청녹색 분위기가 납니다. 

 

1995 TICO SL/1996 TICO SX

95년과 96년에 등록된 96년형 순정 녹색 티코가 만났습니다.

95년 11월 등록차량과 96년 2월 등록차량이니 3개월 터울입니다만, 그래도 저 티코가 형님입니다.

 

2017.08.09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 - ALTO WORKS 계기판을 장착한 TICO SX.

 

ALTO WORKS 계기판을 장착한 TICO SX.

3세대 알토 웍스. 아니 티코입니다. 알토의 3세대 모델과 거의 모든걸 공유하는 차량이다 보니 터보모델의 부품도 잘 맞습니다. 국내에도 터보모델로 외관 개조를 하고 다니는 차량들이 많이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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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인수 이후 꽤 오래 블로그에 언급이 없던 차량에 대해 언급하고 가야겠습니다. 그동안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만, 막상 별다른 언급이 없었네요. 최근 대대적인 수리를 마치고 매우 깔끔한 상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렌지필 하나 없이 매우 우수한 도장상태를 자랑하고 있지요.

 

저 차를 오랜만에 목격했던 2018년에도 함께 두 차량을 세워놓고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 소원을 이뤘습니다. 흔치 않은 컬러의 티코끼리. 과연 얼마나 내수에 풀렸을지 모르는 색상의 티코끼리 만나는 흔히 볼 수 없는 상봉식을 거행합니다.

 

경이로운 차량상태를 유지중이셨다.

경이롭습니다. 무려 26년 가까운 세월을 시골에서 이런 컨디션으로 지내왔다니 대단하기만 합니다.

 

휠캡 역시 칠이 까지거나 벗겨진 부분 없이 매우 깔끔하게 살아있습니다. 보통 시골에서 타는 차량들이 도시 차량 대비 험한 편이긴 합니다만, 깔끔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레트로 리스토어 어쩌고 하면서 수백만원 들이부어 본질을 훼손하면서 정작 복원한다 얘기하는 빈티지룩 튜닝카보다 오랜 세월 순정상태를 유지하는 이런 차량이 더욱 가치 있고 정이 갑니다.

 

그저 비싼 가격에 투자비 회수하고 나갈 목적이거나 여러 매체를 기웃거리며 관심갈구용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요란한 빈수레보다 수십 년 세월 조용하지만 내실 있게 차를 유지하는 이런 차주분이 진정 티코를 티코답게 타고 애착을 가진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SL에 에어로팩과 에어컨만 옵션으로 추가한듯 보인다.

중급 사양인 SL에 에어로 팩과 에어컨만 옵션으로 추가한 차량입니다.

 

크게 전기형과 후기형 티코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96년형 티코가 95년 8월부터 시판되었고, 중급의 SL 트림 역시 96년형과 함께 신설되었습니다. 그리고 SL부터 흔히 슈퍼티코라 부르는 몰딩이 부착된 슈퍼팩의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SL에 슈퍼팩을 선택하는 비용이면 상위트림인 SX를 구입하는 게 유리하여 SL에 슈퍼팩이 적용된 차량은 쉽사리 볼 수 없지요. 

 

그런고로 슈퍼팩을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가고, SX로 올라가기에는 차값이 크게 뛰어버리니 적당한 가성비를 따져 이 즈음 나온 티코 중 SL에 에어로 팩을 추가하여 민자 티코임에도 리어 스포일러가 부착된 조합의 차량들이 많습니다.

 

이 차량 역시 리어 스포일러와 리어 가니쉬 그리고 광폭타이어가 12만원에 묶인 에어로 팩과 공통 옵션인 49만 6천원짜리 에어컨만 추가된 차량입니다. 보통 거기에 12만원짜리 파워팩도 추가하여 운전석 및 조수석의 파워 윈도까지 추가하기도 합니다만, 이 차량은 그건 빠졌습니다. 그럼 총 차량 가격이 426만 6천원이네요. 깡통 경차도 천만 원. 비슷한 수준의 중급 트림에 옵션을 맞춰도 천이백만원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그 시절 티코의 가격은 매우 저렴했습니다.

 

익숙한 시트패턴

후기형 SL에 적용되던 익숙한 시트패턴입니다.

 

초기형의 SR 트림 및 시트 패턴과 조금 비슷합니다만 다릅니다. 직물시트의 재질은 최근 생산을 종료하고 재고를 털어내는 다마스 라보와 비슷합니다. SX부터는 화려한 패턴이 적용되고 직물의 재질도 다릅니다. 실내 역시 마땅히 윈도우필름을 시공하지 않았음에도 조근 바랜 대시보드를 제외하면 깨지거나 유실된 부분 없이 매우 준수하게 유지 중입니다.

 

정갈한 실내.

도어트림 포켓에는 테이프가 가득하고, 대시보드 위에는 추억의 핸즈프리의 모습도 보이네요.

 

오디오 자리에는 HAM 무전기가 자리 잡고 있고, 기존 슈퍼티코용 테이프 꽂이를 개조하여 2 DIN 오디오를 달아두셨습니다.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저도 마티즈에 달았던 그 대우 순정 MP3 CDP 오디오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복원이 가능한 부분이지요. 기어봉 연장대야 쉽게 분해가 가능한 부분이고요.

 

무엇보다도 저 핸즈프리 오랜만에 봅니다. 2000년대 초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본격적으로 단속하며 저런 사제 핸즈프리가 불티나게 판매되었습니다. 핸드폰 이어폰 잭을 연결하여 저 기기에 내장된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통화를 하는 단순한 기기입니다. 이 즈음 출시되는 신차부터 차량의 오디오 스피커와 연동된 옵션으로 제공되다가 그 기능이 오디오의 블루투스 연동으로 진화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잠시 동안 판매되었던 용품인지라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저 핸즈프리를 기억하는 경우가 드물 겁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하고 있다,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도장 상태도 출고 제칠임에도 매우 우수하고, 육안상 부식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흠을 잡자면 자잘하게 생긴 문콕이나 돌이 튀어 살짝 까진 부분 말곤 없습니다. 마치 90년대 혹은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20년이 흐른 2020년대에 흔치 않은 녹색 티코가 조우하는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그렇게 감탄사를 연발하며 녹색 티코를 자세히 탐구하고 있던 와중 주인아저씨와 사모님께서 차를 타러 오셨습니다. 이 티코가 세워진 모습을 지나가며 보고 혹시 그대로 있는지 볼일을 본 뒤 다시 왔다고 말씀드리고,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쌍둥이차

다른 녹색 티코가 한대 더 있는 모습을 보시곤 "어? 쌍둥이 차네" 하시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95년 가을에 신차를 출고하여 지금껏 타고 계시다고 합니다. 출고 상태 그대로고 하시는 말씀에서 티코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예산 외곽에 살아있는 다른 흰색 티코의 존재 여부도 알고 계시더군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예산 시내에 티코가 한대 더 있었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그러곤 제 티코도 유심히 보십니다. 문도 열어보시고요. 년식과 같은 수동이라는 얘기도 주고받습니다. 이렇게 깔끔하게 관리하시는 비법이 무엇이냐 여쭤보니 항시 차고에 넣어둔다고 하시더군요. 확실히 주차만 잘해도 차량 관리의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운행 중이 아니라면 항시 차고에 모셔진 상태라 그런 건지 예산 시내를 돌아다녀도 이렇게 우연히  티코의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안전하게 오래오래 타시길 기원합니다.

오래 시간을 끌기도 그런지라 나중에 뵙겠다고 인사를 드리고 왔습니다.

 

명함이라도 드리고 왔어야 하는데 생각을 못했네요. 대략 어디 살고 계신지 알려주셨으니 그 주변을 탐색하면 아마 또 뵐 수 있을 겁니다. 아마 흘러왔던 세월처럼 앞으로도 오래오래 타고 다니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음에 뵙게 된다면 리어 가니쉬 사이즈도 측정해가고 궁금했던 내용들도 정리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티코다운 모습으로 사랑받으며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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