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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나가던 길에 분명 현대차 범퍼가 달려있는데, 현대차는 아닌 것 같은 트럭이 세워져 있어 이게 무슨 차량이지 싶어 고민하고 찾아봤더니 미쓰비시후소의 슈퍼 그레이트네요.

 

 

1989 미쓰비시후소 더 그레이트 구난차 (三菱ふそう・ザ・グレート)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전주에서 목격한 89년 6월 최초등록된 수입 트럭입니다. 흔히 현대차가 미쓰비시와 기술제휴로 도입했던 중형 혹은 대형트럭을 보고 91A라고 부르곤 합니다만, 일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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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구형 현대트럭으로 친숙한 더 그레이트의 후속 모델로 96년 등장했던 차량으로, 2017년까지 자잘한 부분변경을 거치며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이전 세대 모델은 현대차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하기도 했고 이전에 목격했던 구난차처럼 미쓰비시에서 생산된 좌핸들 차량을 현대에서 수입하여 판매했던지라 친숙합니다만, 이후 완벽한 기술 독립은 이루지 못했으나 현대 역시 독자모델을 개발하여 판매했습니다.

 

1998 MITSUBISHI FUSO SUPER GREAT VACUUM TRUCK

98년 차량인데 최초 등록은 99년 4월이네요. 거기에 좌핸들입니다.

 

20년 넘는 세월을 달린 차량인데 특수목적으로 사용하니 외관상 상태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범퍼를 구하기 어려워 현대 슈퍼트럭용 범퍼로 개조했고, 시그널등은 국내에서도 쉽게 구하는 직전 세대 모델인 구형 차량용 시그널을 끼워놓았네요. 그럼에도 큰 위화감은 없습니다.

 

분명 국내에서 특장을 올렸을 텐데 나름 국산차도 쓸만해졌던 시기에 국산차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일본차를 수입하여 그 위에 특장을 장착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부디 낮선 한국땅에서 앞으로도 큰 탈 없이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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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평택-제천 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길에 폐차장으로 향하던 버스를 목격하여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KD 운송그룹의 핵심인 경기고속에서 화성 안녕동에서 수원을 거쳐 분당까지 올라가는 720-2번 노선에서 사용하던 버스들이네요. 계열사들이 대부분 버스회사인 이 그룹에는 KD 오토리사이클링이라는 버스 전문 폐차장이 계열사로 존재합니다. 상태가 좋은 차량은 자가용으로 매각하거나 수출을 보낸다고 합니다만, 일단 폐차장에 들어간다는 얘기는 자동차로서의 생명을 다 했다는 이야기겠죠. 그렇게 마지막을 불사지르며 음성 생극면에 소재한 이 회사의 폐차장으로 가는 길로 보이네요.

 

2011 DAEWOO BUS BS106 F/L

마치 검은 사이드미러가 팬더를 연상시켜 흔히 '팬더곰'이라고 부르는 버스입니다.

 

차량의 길이에 따라 BS090 '로얄 미디'와 BS106 '로얄 시티'로 나뉘긴 합니다만, 좀 더 길은 버스와 짧은 버스의 차이는 확연하니 육안상으로도 쉽게 구분이 가능합니다. 측면 유리창의 개수로도 구분이 가능한데, 이 차량들은 다섯 칸인 BS106입니다.

 

버스의 내구연한은 9년이지만 연장 검사를 거쳐 최대 11년 6개월까지 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한시적으로 차령을 1년 더 늘려줬으니 12년 이상 굴릴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지요. 이 차량들은 2011년식 차량이니 기본 내구연한을 모두 채웠고 이후 검사를 거쳐 노선버스로 최근까지 운용했을겁니다.

 

현행 모델인 NEW BS 시리즈가 2012년에 출시되었으니, 11년식인 이 차량들은 사실상 팬더곰 끝물 모델입니다. 이마저도 거의 다 대차되어 이전처럼 도로 위에서 쉽사리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개체들도 이렇게 사라져 갑니다.

 

2011 DAEWOO BUS BS106 F/L

뒤 따라오는 버스는 좌측 헤드램프가 없네요. 그럼에도 큰 위화감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두 대의 국내생산 대우버스가 사라졌습니다.

 

해당 차량들은 8월 말 중국산 전기버스로 대차 되었다고 합니다. 대우버스만 주야장천 출고하던 KD운송그룹 역시 대우버스의 공장 폐쇄로 인해 고속/시외버스는 현대차를, 시내버스는 자체적으로 판매업체를 세워 중국산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우 계열 자동차 회사들의 모태가 된 신진자동차도 드럼통 버스를 만들며 성장했던 회사였고 한 때 최고로 쳐주던 버스를 만들던 회사인데 최대 고객에게도 외면받는 이 현실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최근 새 주인을 찾은 쌍용차의 회생에는 정치권도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만, 내내 비슷하게 직간접적으로 수천 명의 밥줄이 달린 대우버스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공장 문을 닫았습니다. 몇몇 진보정당이 관심을 가져줬던 게 전부네요. 비록 기술개발에서 뒤처지며 경쟁력을 상실했지만 중국산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하여 국산 버스라고 판매하는 중소업체와는 달리 그나마 현대/기아의 경쟁 상대라도 될 수 있는 이런 회사 하나가 개도국 시장용 메이커로 전락하고 70년의 역사를 함께 했던 대한민국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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