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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후쿠오카(福剛),사가(佐賀) 여행기 (1) 당일 예약 즉흥 여행의 시작

3월 4월 5월 6월 그리고 8월까지. 올해 총 다섯 번의 일본여행이 있었습니다. 3월 여행처럼 즉흥적인 항공권 예매에서 시작되었지만 8월 여행은 이전부터 항공권을 관망하다가 집을 나오는 시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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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후쿠오카(福剛),사가(佐賀) 여행기 (2)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満宮)

8월 여행기 1부 내용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8월 후쿠오카(福剛),사가(佐賀) 여행기 (1) 당일 예약 즉흥 여행의 시작 3월 4월 5월 6월 그리고 8월까지. 올해 총 다섯 번의 일본여행이 있었습니다.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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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여행기 2부 내용에서 이어집니다. 다자이후에서 열차를 타고 니시테츠후쿠오카(텐진)역에 도착했습니다.

 

니시테츠후쿠오카(텐진)

텐진입니다 텐진.

 

세시가 넘었으니 일단 호텔에 들어가 체크인을 한 뒤 짐을 풀고 좀 쉬었다 다시 나오기로 합니다. 노선이나 운영주체가 다른 텐진역 혹은 텐진미나미역이 모두 붙어있어 상당히 복잡한 역입니다만, 니시테츠의 텐진역은 남쪽에 소재해 있습니다. 그래서 남쪽 출구로 나가면 안 되고 북쪽 출구로 나가야 합니다.

 

8월 대낮의 텐진

8월 대낮의 텐진의 햇볕은 매우 따갑습니다.

 

양산을 쓰고 다니거나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걸어가네요. 이번에는 텐진역에서 조금 떨어진 호텔을 잡았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지도 않았고, 그냥 당일부터 2박 3일 숙박 최저가를 찾아 결제했더니만 텐진역과 아카사카역 사이에 있는 호텔이더군요.

 

비즈니스호텔 체인 라이브맥스(LIVEMAX)의 후쿠오카 텐진 서쪽에 소재한 점포입니다. 물론 후쿠오카 텐진점이 텐진역과 야쿠인역 사이에 존재하긴 하지만, 텐진역과 아카사카역 사이에 '호텔 라이브맥스 후쿠오카 텐진 웨스트'라는 이름의 또 다른 점포가 존재합니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거리를 지나칩니다.

 

텐진역 북쪽의 메이지 거리를 쭉 걸어가다가 쇼와 거리로 올라가야 합니다. 렌터카를 타고도 걸어서도 수차례 지나다녔던 매우 익숙한 거리입니다. 그냥 대충 핸드폰으로 촬영한 사진임에도 일본 여름 특유의 감성이 잘 녹아들어간 느낌입니다. 연휴를 앞둔 8월의 금요일은 그저 평화롭기만 합니다.

 

만다라케를 지나치고..

만다라케 후쿠오카점을 지나친 뒤 그다음블록에서 우회전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이젠 대충 텐진 주변 지리는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만다라케를 지나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호텔이 보이네요.

 

HOTEL LiVEMAX

HOTEL LiVEMAX FUKUOKA TENJIN WEST 

 

2020년 준공된 나름 최신식 건물입니다. 한참 코로나로 어려웠던 시기에 준공되었던 호텔인지라 실질적으로 손님을 받은 지는 1~2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최신식 호텔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호텔 로비에 직원이 상주하고 있습니다만, 체크인은 셀프입니다.

 

숙박세 200엔

이미 숙박비 결제는 마쳤지만 1박당 숙박세 200엔 총 400엔이 추가로 과금됩니다.

 

후쿠오카현에서 거둬가는 숙박세라고 합니다. 후쿠오카시의 경우 1박에 20,000엔 미만의 경우 1인당 200엔. 이상의 경우 1인당 500엔이, 후쿠오카시를 제외한 후쿠오카현내 나머지 지역에서는 숙박비에 상관없이 1박에 1인당 200엔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출입키와 영수증

영수증에 배정된 호실 번호가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여타 다른 비즈니스호텔처럼 저 파란 카드가 출입키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5층에 506호가 배정되었네요. 바로 앞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기로 합니다.

 

히타치 엘리베이터

일본에서 보기 드문 최신식 엘리베이터입니다.

 

물론 낡은 건물이라도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면 이런 최신식 승강기가 도입되곤 합니다만, 대부분 구닥다리 버블이 절정이던 쇼와시대 느낌이 물씬 풍겨오는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그런 물건들입니다. 최신식 엘리베이터는 넓고 쾌적하고 밝은 느낌입니다.

 

객실

싱글베드가 있는 1인실의 모습입니다.

 

협소한 공간이지만 혼자 지내기엔 큰 무리는 없어 보이네요.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최신식 건물인지라 집기류도 죄다 최신식입니다. 최신식 에어컨과 최신식 벽걸이 TV 최신식 전자레인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땀을 좀 흘린지라 대충 씻고 쉬었다가 다시 거리로 나섭니다.

 

텐진 뒷골목

평화로운 뒷골목을 거쳐 번화한 골목으로 향합니다.

또 가야죠. 메이드카페. 요즘 유일한 낙입니다.

 

며칠 전 나무위키 티스도리닷컴 문서를 수정한 누군가가 여담에 제가 메이드카페를 엄청 좋아한다고 써놨더군요. 하긴 메이드카페에 재미 들려 일본여행을 다니는 것도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휴가철이 완전히 끝난 요즘도 '후쿠오카 메이드카페'라는 검색어로 상당한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냥 국내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기괴한 경험 하고 간다고 가셔도 좋습니다. 귀여운 것을 좋아하신다거나 일본 아이돌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서브컬처 문화에 어느 정도 익숙하시다면 단순히 기괴한 경험 이상의 괜찮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얼마 전에 화물차 갤러리 톡방에 오사카 여행을 간 모 화갤러한테 메이드카페 뽕을 열심히 주입해서 환상을 가지고 메이드카페에 방문하여 풀코스까지 주문하게 만들었습니다만, 옆에 여자 둘이 온 한국인 손님의 눈치가 보여 혼자 온 진성 오타쿠로 보일까 봐 '냥냥'하고 메이드도 부르지 못하고 있다가 현타 와서 울 것 같다고 하며 저를 엄청 원망했었는데, 케바케입니다. 어차피 거기서 보는 다른 한국인 손님들 한국 와서 만나겠습니까? 종전에도 몇 번 언급했지만, 오글거리는 그 맛에 가는 겁니다.  

 

메이드리민 텐진 니시도리점(めいどりーみん 天神西通り店)

메이도리민~ 메이도리민~ 유메노 쿠니데 아소비마쇼~

 

꿈의 나라에서 돈을 쓰고 놀기 위해 다시 입국합니다. 반가운 표정과 함께 히사시부리로 맞아줍니다. 처음 보는 견습생 메이드도 있습니다만, 자주 본 메이드들은 이 한국인 호갱님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줍니다. 일본말도 완벽하지 않은데 라이브에다 분명 실적에 따른 수당이 존재할듯한 체키(사진)는 모두 하나씩 가져갈 수 있도록 단체사진을 만들어 주는 참 좋은 호갱님입니다.

 

어떻게 보면 메이드 컨셉을 가진 귀여운 카페입니다만, 매달 전국 점포의 메이드 중 누가 라이브를 많이 진행했는지, 체키 사진을 많이 촬영했는지, 굿즈를 많이 팔았는지 등 순위대로 줄을 세우며 팬들의 소비를 유도하는 일본 아이돌 산업의 시스템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딱히 최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없고, 다 좋습니다. 하코오시라 하죠. 그냥 즐기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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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오더가 새로 생겼다.

약 두달만에 방문하니 시스템이 변경되었네요.

 

이전에는 메이드를 불러 직접 주문을 했습니다만, 이젠 QR코드를 찍어 직접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넣는 시스템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대략적인 주문방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와이파이를 잡아 사용하라고 AP와 비밀번호까지 친절히 적어놓았네요.

 

모바일 오더

대략적인 모바일 오더 창은 이렇습니다.

 

일본어와 영어를 지원합니다. 그냥 일본어로 봤습니다. 말차라떼를 주문하려 하니 튕기네요. 그래서 일단 포토와가마마세트와 메론소다를 주문하고 기다립니다.

 

메론소다

660엔짜리 메론소다가 나왔습니다.

 

맛있어지는 주문을 외웁니다. 이제 조금씩 변형된 주문들도 알려주네요. 라이브 선곡 리스트를 갖다주는데, 담당 메이드 에비쟝이 신곡이 많이 생겼다고 보여주지만 일단 시작은 카미노마니마니(神のまにまに)입니다.

 

컵받침 종이

컵받침 종이도 왠지 처음 보는 느낌입니다. 

 

그냥 약간 두꺼운 종이에 프린팅된 이미지입니다. 메론소다를 마시고 있으니 곧 라이브 공연이 시작됩니다. 저 말고 다른 일본인 손님들도 라이브를 신청했더군요. 여러곡이 함께 진행됩니다.

 

 

신의 뜻대로(神のまにまに)

 

아마 여기서 이 노래를 라이브로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재미 들려 오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처음 가서도 에비쟝의 라이브를 봤었는데, 이날은 거의 혼자서 라이브를 다 뛰더군요. 리스트에 많은 곡이 있어서 그러기도 하겠죠. 휴무일이나 퇴근 후 새로운 노래와 안무를 익히고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것도 꽤나 힘든 일입니다. 

 

 

부탁해 달링 (おねがいダーリン)

 

제가 신청한 노래는 아니고 다른 손님이 신청했지만 잘 알고 있는 노래입니다. 8월 방문 이틀 연속으로 신청해서 라이브로 공연되었기도 하고요. 역시 보컬로이드 노래입니다만, 원곡보다 커버가 더 유명하고 여기서도 마츠시타 커버버젼을 사용하더군요. 카미노마니마니는 안무만 하는 선에 그쳤지만, 이 노래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불러줍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여자인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발 나 좀 봐달라고 부탁하는 상당히 귀엽고 달달한 가사입니다. 

 

수명을 다 한 매직스틱

라이브가 끝났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뽐내던 매직스틱도 빛을 다 했습니다. 이대로 그냥 끝내긴 아쉽습니다. 시간을 연장(드림타임)하고 포토와가마마세트 2개와 함께 저녁으로 냉우동을 주문합니다. 그럼 체키 사진은 6장 더 촬영이 가능하고, 매직스틱은 4개를 더 받을 수 있고, 라이브는 두번 더 신청 할 수 있습니다. 

 

냉우동

조금 비싼 감은 없지 않지만, 먹을만 합니다.

 

그래서 6월 방문과 8월 방문에서 이 냉우동을 먹고 왔네요. 이게 저녁입니다. 금요일 낮시간대인지라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처음엔 현지인들이 더 많았는데, 다들 계산하고 나가고 새로 온 한국인 관광객들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라이브를 두곡 더 신청합니다. 뭘 신청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두 곡을 골랐습니다.

 

 

나, 아이돌 선언(私、アイドル宣言)

 

한글 자막이 있는 영상을 가져온다고 커버곡을 가져왔습니다만,  HoneyWorks의 '고백실행위원회 ~연애 시리즈~'의 등장인물 나루미 모나의 이야기를 다룬 노래입니다. 갓 데뷔한 무명 아이돌인 자신을 알리고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담은 노래입니다. 한국에서도 꽤 많은 커버가 있었고, 이 노래 이후 어느정도 인지도가 생긴 시점에서의 팬서비스(ファンサ)라는 노래도 있습니다. 물론 아이돌 선언과 팬서비스 두 곡 모두 라이브로 인기가 상당히 좋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팬서비스보다 이 노래가 더 좋습니다. 이 노래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불러주기에 이틀 연속 라이브로 이 곡을 선곡했네요.

 

 

개 고양이 한참 청춘 (いぬねこ。靑春眞っ盛り)

 

지난 6월 처음 들었습니다만, 네코 네코 냥냥냥 이누 이누 왕왕왕이 매우 귀여운 노래입니다. 와-스타라는 그룹의 대표곡이며, 일본 아이돌 판에서는 꽤 인지도 있는 노래라고 하네요. 가사는 그럭저럭 평범하지만 이누 왕왕 네코 냥냥이 뇌리에 박히는 그런 노래입니다. 나, 아이돌 선언과 함께 이걸 신청하니 이 노래를 아느냐고 물어보네요. 네코 네코 냥냥냥 이누 이누 왕왕왕 해주니 바로 이해하고 함께 진행해 줬습니다.

 

열심히 달렸다.

야광봉이 쌓여갑니다.

 

대충 콜 넣는 자리에 콜도 넣고 열심히 따라불렀습니다. 첫날부터 더 달리기엔 무리고, 이쯤 하고 하차하기로 합니다. 중간에 촬영했던 체키사진이 완성되어 왔네요. 체키 사진부터 구경합시다.

 

체키

열심히 라이브를 달렸던 에비쟝은 하나비를 그려줬고,

항상 호시노 아이 포즈로 촬영했던 스즈쟝은 천재적인 아이돌.

단체사진은 한자로 대집합(大集合)이라 적혀있네요.

 

체키정도 사이즈가 작다면 작을지 몰라도 모으기도 좋고 가방에 넣어 귀국하기도 좋습니다. 체키권을 모아서 이렇게 단체사진을 만들어서 일상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그런 기분도 낼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호시노 아이 포즈로 사진을 찍은 메이드 스즈쟝의 라이브 리스트에 샹하이 로맨스(上海ロマンス)가 있어 물어보니 오렌지캬라멜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큥큥크림 버젼이라고 하네요. 내일 와서 그거 신청한다고 하니까 다음날 비번이더군요. 다음에 가서 신청하기로 합시다.

 

그 외에도 견습생 메이드와 되도 않는 회화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다고 하네요. 특히 공유가 나오던 도깨비를 재밌게 봤다고 하더랍니다. 뭐 여튼 재밌었습니다. 합법적으로 일본어 회화 공부도 할 수 있고, 초 카와이한 메이드들의 라이브를 보고 열심히 응원하고 따라부르며 스트레스도 풀 수 있습니다.

 

¥13,970

두 시간 조금 넘는 시간에 13,970엔을 썼습니다.

 

다음날 가서 거의 두 배를 쓰고 왔으니 이정도면 그냥저냥 무난하게 썼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저를 한심하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도로 위 발암물질들과 사투를 벌이며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니 솔직히 비싸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귀여워서 미안해

유인물과 함께 배부하던 부채도 하나 받아갑니다.

 

저녁도 먹었으니 잠시 호텔에 들어갔다가 밤거리를 배회하기로 합니다. 4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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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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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산의 한 마트에서 목격했던 94년 12월에 최초등록된 현대자동차의 스포츠 룩킹 카(SLC) 스쿠프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처음 양산한 쿠페형 차량으로 당시 절찬리에 판매되던 엑셀의 차대를 기반으로 90년부터 96년 티뷰론의 등장 이전까지 약 6년간 판매되었습니다.

 

1세대 2세대 할 것 없이 엑셀의 차대가 1세대 미쓰비시 미라지를 베이스로 하고 초기에는 미라지와 엑셀에 적용되었던 1.5L 오리온 엔진이 적용되었으나 알파엔진의 개발 이후 알파엔진이 적용되었으며, 알파엔진에 터보차저를 올려 현대차 최초로 터보차저가 적용된 가솔린 엔진 차량이기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가솔린엔진에 터보차저를 적용했던 차량은 아토스와 비스토였습니다.

 

지금은 고성능 모델인 N 라인업도 존재하고, 모터스포츠 팀 창단 이후 WRC에서도 성과를 거두는 현대차의 야망은 빠르지도 않았고 쿠페 스타일의 그럴듯하게 생기기만 했던 스쿠프에서 시작됩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도 그럭저럭 보이던 스쿠프는 이런저런 튜닝을 거치거나 험하게 탔던 차량들이 대다수라 도로 위에서 빠르게 사라졌고, 약 10년 전 흰색 초기형 모델이 시골 한 농가에 버려져 있었던 모습을 목격했던 이후로 언제 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의 아주 적은 개체만이 살아있습니다. 그냥 구경만 해도 감격스러운 일인데 구경하던 중 차주 어르신을 만나 차량에 관련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1994 HYUNDAI NEW SCOUPE

우연히 마트에 들어갔다가 지역번호판에 순정상태인 뉴 스쿠프를 목격했습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차량을 구경합니다. 당대 함께 라인업을 구성하던 엑셀 엘란트라처럼 구형대비 유선형 디자인을 대거 차용한 부분변경 모델이자 후기형인 뉴 스쿠프입니다. 90년대 초중반 현대차들은 죄다 이런 느낌이지요.

 

1994 HYUNDAI NEW SCOUPE LS 1.5 A/T

경기 46 지역번호판과 함께 레터링 스티커도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경기 46은 고양시에서 발급된 번호판이네요. 번호판 주위로 공간이 넓은 것으로 보아 이 차량은 자연흡기 모델입니다. 터보 모델의 경우 여유공간 없이 후미등과 반사판이 이어지고 좁은 공간에 번호판이 들어갑니다.

 

SCOUPE LS

SCOUPE LS α-12V

 

고급형 트림과 LS 트림으로 나뉘는데, 고급형이 상위 트림이 아닌 LS가 상위트림입니다. 자연흡기 고급형/LS 및 터보 고급형/LS 총 네 가지 트림으로 운용되었습니다. 지금은 딱히 자랑거리가 아니지만, 4기통 SOHC에 흡기밸브를 두 개씩 넣어 12 Valve가 적용된 엔진은 당시로선 자랑거리였던지라 α-12V 레터링도 함께 부착되었습니다.

 

기사를 찾아보니 이 알파엔진의 개발 기술이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의 주요 사례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과기부, 현대차 알파엔진 ‘국가과학기술자료’ 사례로 선정

▲현대차 스쿠프 알파에 얹었던 알파 12V 엔진이 국가과학기술자료 선례로 꼽혔다. 본격적인 등제를 마치면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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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스포일러

LS라 보조제동등이 포함된 스포일러도 함께 존재합니다.

 

LS 기본사양으로 적용되었던 리어스포일러와 보조제동등입니다. 90년대 초반 차량들의 경우 상위차량용 사양으로 이런 스포일러를 달아주곤 했습니다.

 

스쿠프

전반적으로 깔끔한 모습입니다.

 

휠의 분진이나 자잘한 기스를 제외하곤 완벽한 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쉽사리 볼 수 없는 순정휠과 지역번호판까지 충분한 보존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양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 가면 92년식 뉴 스쿠프가 한 대 있다고 합니다. 물론 메이커의 전시를 위한 복원을 거친 차량에 비한다면 아니겠지만, 순수하게 굴러다니는 차량들 중 최상급의 상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14인치 알루미늄 휠

불가사리 모양의 14인치 알루미늄 휠입니다.

 

스쿠프의 순정휠은 그나마 차가 보이던 시절에도 쉽사리 볼 수 없었는데 순정휠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경차에나 들어가는 14인치 휠입니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중형차에도 적용되던 나름 고급사양이곤 했습니다. 휠캡은 쏘2 엘란트라등과 함께 공유하는 듯 보이네요.

 

감탄사와 함께 차량을 구경하고 있는데, 차주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차주 어르신께서 실내를 보여주시고 아직 엔진소리도 좋다며 시동을 걸어주셨습니다.

 

우드그레인과 오디오 빼곤 다 순정

1.5 LS 오토입니다.

우드그레인과 사제오디오 및 시트커버를 제외하면 순정이네요.

 

아들이 새 차를 내려 타던 차를 받아서 약 25년간 타고 계시다고 합니다. 부분칠은 일부 있어도 도장도 모두 순정상태이고 아직까지 에어컨도 잘 나오고 엔진 상태도 좋다며 차량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아드님도 최소 50대는 되셨을 겁니다. 

 

협소한 뒷좌석

역시나 쿠페형 차량답게 뒷좌석은 협소합니다.

 

뒷좌석엔 인조가죽 시트커버가 덮여있었고, 사실상 타기 위한 자리라기보단 구색을 맞추기 위한 자리에 가깝습니다. 차주 어르신께서 시동을 걸어주셨는데, 머플러에서 새는 소리는 있어도 엔진소리는 준수했습니다. 앞으로 운전을 몇 년 정도 더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운전을 그만하실 때까지 타실 거라 이야기하시네요.

 

마트를 떠나는 스쿠프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어르신의 스쿠프는 마트를 빠져나갑니다.

 

부드럽게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합류합니다. 도로 위에서도 오랜만에 보는 스쿠프가 반가워서 따라오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갔더라면 지금껏 생존하지 못했을 텐데, 어르신의 자가용으로 살아 지금껏 생존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달려오며 크게 속 썩이지 않았던 스쿠프가 앞으로도 어르신과 함께 무탈히 잘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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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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