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지난 5월에 창녕에 갔을 때 보고 왔었던 차량 석대를 함께 다뤄볼까 합니다.

 

시간이 날 때 올려야지 했다가 벌써 4개월 이상이 흘러버렸네요. 경남 북부지방의 창녕군은 세계자연유산인 우포늪을 제외하면 딱히 알려진 게 있나 싶은 인구 5.5만 명 수준의 평범한 시골동네입니다만, 마산/창원과 대구 사이에 끼어있는 동네라 반은 대구생활권, 반은 창원 생활권인 그런 동네입니다.

 

대구와 창원 사이에 끼어있기에 1977년 개통된 구마고속도로가 창녕을 남북으로 관통하며 동네 규모대비 고속도로도 빨리 개통된 편에 속합니다. 그리고 지역 규모 대비 박원순, 홍준표, 박영선 같은 이름만 들어도 다 알고 있는 유력 정치인들도 상당수 배출해 냈습니다.

 

오늘은 창녕에서도 오래된 차량 세 대가 함께 있던 자리에 다녀온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1995 HYUNDAI PORTER / 1995 HYUNDAI GRACE / 1992 HYUNDAI PORTER

 

95년 11월 등록된 중신형 포터와 95년 12월 최초등록된 그레이스

그리고 92년 2월에 등록된 각포터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세대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미 이 차량들의 존재를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더군요.

 

1995 HYUNDAI PORTER

 

먼저 95년 11월에 최초등록된 포터입니다.

'경남 8'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각포터의 부분변경 모델로 93년부터 96년 뉴포터로 세대가 교체되기 전까지 판매되었던 중신형 포터입니다. 그래도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드문드문 보이던 차량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수출길에 오르거나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침묵하고 모든 원인을 석탄화력발전소와 5등급 노후경유차로 규정했던 이전 정권 시절에 조기폐차라 쓰고 적폐청산이라 읽는 행위로 얼마 남지 않았던 개체마저 모두 사라져서 이렇게 어쩌다 한 번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1995 HYUNDAI PORTER

 

30년 넘는 세월을 보내며 여기저기 바둑이 같은 모습이지만, 그래도 온전히 살아있었습니다.

 

칠이 바래고 중간에 새로 칠을 했던 자리와 색이 달라지며 바둑이 같은 상태가 되었겠지요.

 

출고 바코드의 흔적

 

판독이 가능하진 않았지만 출고 바코드의 흔적도 남아있었습니다.

 

초장축 슈퍼캡

 

당시 출시된 지 얼마 안 됐던 초장축 적재함이 달려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실상 초장축이 기본사양으로 판매되는데, 적재함 날개의 고리 개수로 초장축과 장축을 구분합니다. 고리가 7개 초장축 적재함이 맞지요. 당시에도 적재함 골바닥에 얇은 함석을 대는 차바닥 시공을 했던 차량들이 다수였는데 차바닥 역시 그냥 골바닥 상태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실내

 

39년 넘는 세월을 보내왔음에도 꽤나 준수한 실내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딱히 깨지거나 찢어진 부분도 ㅇ벗이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그리고 시트까지 온전한 상태였네요.

 

데칼

 

측면 도어에 붙은 데칼 역시 훼손과 색 빠짐은 있었지만 온전히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남색이 빠지며 약간 시뻘건 빛을 내기도 하네요. 당시 포터는 이렇게 데칼에 슈퍼캡 더블캡 등의 캡 종류가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일반캡만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휠타이어

 

락카칠의 흔적도 보이긴 하지만 온전한 휠과 오래된 타이어도 문제없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OO자리가 타이어 모양인 한국타이어 구 로고도 오랜만에 보네요.

 

확실히 많이 타지 않은 차는 맞는 것 같다

 

먼지에 가려져 계기판의 적산거리는 볼 수 없었지만..

 

우레탄 재질의 핸들의 자잘한 무늬가 닳지 않은 모습으로 얼마 타지 않은 차량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초장축

 

뉴포터 출시 직전 차량들에서 볼 수 있던 초장축 스티커도 잘 붙어있군요.

 

바래고 찍힌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뒤 발판 고무까지도 문제없이 다 붙어있었습니다. 자동차검사 역시 여유로운 편인 정기검사 지역이고, 큰 문제가 없다면 앞으로도 오랜 세월 생존하겠지요. 부디 오랜 세월 그 모습을 간직하며 살아남길 기원하겠습니다.

 

다음은 그 뒤에 세워져 있었던 그레이스입니다.

 

1995 HYUNDAI GRACE

 

95년 12월 등록 그레이스인데, 번호판은 96년 이후 두 자리 지역번호판이네요.

 

이 사하라 레드 컬러의 그레이스 예전에 한 번 봤던 기억이 있지요. 엑센트에 적용되었던 컬러가 잠시 그레이스에 적용되었는데 무채색과 어두운 색을 선호하는 특성상 당연하게도 판매량이 많았던 색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30년의 세월이 흐른 2020년대에 두 번째 목격이네요.

 

 

[목격] 1995 현대 뉴 그레이스 (1995 HYUNDAI NEW GRACE)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던 그레이스입니다. 당시 현대차가 다 그러했듯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탄생했던 차량입니다. 출시 당시 최신형 모델이던 3세대 델리카를 기

www.tisdory.com

 

종전에 목격했던 차량은 포승 근처에서 가끔 보인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 차량에 비하면 클리어는 다 벗겨지고 색도 많이 바래서 상태는 그럭저럭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엑센트에 적용되었던 사하라 레드 컬러의 그레이스는 상당히 귀하기에 목격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상당하다 여겨집니다.

 

바랜 바코드

 

역시 앞의 포터처럼 30년 넘는 세월을 버텨왔기에 바코드 역시 흔적만 남아있었습니다.

 

이 바코드를 제거하라고들 얘기하고 실제 제거하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 차량들이야 유리창에 붙어 나오지만 도장면에 붙어 나오는 예전 차량들의 경우 교체나 도색이 없었음을 이 바코드가 붙어있는 흔적으로 파악하기도 합니다.

 

Grand Saloon

 

Grand Saloon

 

그레이스의 최고급 사양인 그랜드 살롱입니다. 이미 전면부의 안개등으로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투톤 컬러 바디에 안개등과 알루미늄 휠이 최고사양인 그랜드살롱만이 가질 수 있는 익스테리어 요소였습니다. 스타렉스의 출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봉고차라 불리는 이런 원박스형 승합차들이 지금의 미니밴과 비슷한 역할을 했었기에 당시 레저용으로 이런 승합차를 출고하는 사람들이 주로 최고사양을 택했었지요.

 

알루미늄 휠

 

특유의 바람개비 모양의 14인치 알루미늄 휠입니다.

 

분진이 남아있어 조금 더럽긴 하지만 특유의 바람개비 형태는 큰 데미지 없이 남아있었습니다. 지금은 경차도 깡통으로나 14인치 휠이 끼워져 나오는 시대인데, 30년 전 당시만 하더라도 14인치 알루미늄 휠은 최고사양의 상징이었습니다.

 

수리의 흔적

 

측면은 한 번 판금을 했었는지 퍼티가 들고일어나서 깨지고 있었습니다.

 

30년 넘는 세월을 버티며 한 번쯤은 수리를 하긴 했었겠지요. 외판이 찌그러져서 판금을 했었고 세월이 흐르며 부식이 생기고 퍼티가 깨지며 이런 상태가 된 것 같았습니다.

 

12인승

 

3-3-3(접이식1)-3 배열의 12인승 차량이었습니다. 4열 시트는 접혀있었네요.

 

15인승 롱바디 모델은 '투어'라는 트림으로 판매되었고, 일반 승합 모델은 3열에 접이식 의자를 포함한 3-3-3-3 배열의 12인승 모델과 3인승 시트가 하나 빠진 9인승 모델로 판매되었습니다. 

 

혼캡을 갈아끼운 흔적

 

혼캡이 중간에 고장 났었는지 교체하여 색이 조금 다르네요.

 

갤로퍼도 그렇고 포터 그레이스를 비롯하여 90년대 초반 현대차들이 고만고만한 핸들을 사용하며 같은 고질병을 지녔던지라 혼캡이 교체된 차량들이 많습니다. 다른 형태의 핸들을 가진 엑셀도 비슷한 문제로 혼캡을 교체한 경우가 있더군요. 애초에 그레이스야 타원형 현대 로고가 들어간 혼캡이 적용되었지만, 현대정공에서 생산했던 갤로퍼의 경우 같은 핸들이지만 타원형 로고가 아니라 HYUNDAI 레터링이기에 작년에 꾸역꾸역 살려냈었던 기억이 나네요.

 

 

구형 갤로퍼 혼캡(혼스위치) 수리

약 2주 전 주말에 일본에 가 있었는데 차고에 넣어놓았던 갤로퍼의 경적이 제멋대로 울려서 배터리 - 단자를 빼놓았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간 날 때 수리를 해야지 마음먹고

www.tisdory.com

 

험하다

 

코너범퍼도 성한 곳이 없었고, 도장을 하지 않은 자리들은 클리어가 날아가 있었습니다.

 

물건을 싣고 내리며 생긴 작은 상처들과 그걸 가리기 위한 덧칠 그리고 제치 도장의 클리어가 벗겨져 나가며 보이는 흔적들까지 조금은 지저분했지만 몰딩도 잘 붙어있고, 제치임을 증명하듯 측면의 그랜드 살롱 레터링 역시 제대로 붙어있었네요.

 

미닫이 유리의 몰딩 상태

 

세월이 세월인지라 미닫이 유리의 몰딩도 다 끊어지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형태의 미닫이 유리가 적용되는 차량도 버스의 일부 사양을 제외하면 거의 없고 현역으로 꽤 돌아다니던 시절에도 유리 몰딩이 경화되어 끊어지는 모습은 딱히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만, 이 그레이로 처음 보네요.

 

레자시트가 벗겨지고 있다.

 

앞의 포터와 달리 인조가죽 시트커버를 씌워놓았는데, 운전석과 조수석의 커버가 벗겨지고 있었습니다.

 

30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앞 포터보다 최초등록일이 조금 늦은 차량이지만 포터에 비하면 조금은 험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큰 이변이 없는 이상 포터와 함께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겠죠. 별 탈 없이 그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이 그레이스 뒤에 있었던 각-포터입니다.

 

1992 HYUNDAI PORTER

 

92년 2월 최초등록. '경남 7 루' 지역번호판과 함께 생존한 흔치 않은 일반캡 각포터입니다.

살아남은 차량도 거의 없는 각포터인데, 무려 일반캡이니 상당히 귀한 차량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1986년부터 93년 부분변경 이전까지 생산되었던 각포터로만 따지자면 후기형 모델입니다.

 

운전석 뒤에 공간이 없는 일반캡 혹은 표준캡 모델과 작은 공간과 쪽창이 있는 슈퍼캡 혹은 킹캡. 그리고 승객이 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더블캡 모델이 존재했습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한국에서는 운전석 뒤로 작은 공간이 있는 슈퍼캡이 대중적입니다. 적재함 길이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실내공간이 조금 더 넓은 슈퍼캡이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인기가 좋습니다.

 

2008년식이지만 제 폐지수집용 칠성사이다 포터도 그렇고 그럼에도 이렇게 일반캡을 출고하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일반캡의 적재함 길이가 조금 더 길기 때문이죠.

 

초장축 적재함

 

지금 판매되는 1톤 트럭의 경우 같은 초장축 적재함이라도 일반캡/표준캡의 적재함 길이가 더 깁니다만..

 

이 시절만 하더라도 지금의 슈퍼캡/킹캡의 초장축 적재함과 동일한 길이의 초장축 적재함이 적용되었습니다. 먼저 봤던 95년식 슈퍼캡 포터에 초장축 적재함 스티커가 자랑스럽게 붙어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일반캡/표준캡 사양용 적재함을 슈퍼캡에 적용했다는 이유에서 말이죠.

 

여튼 적재함 날개의 고리가 7개라 앞서 봤던 95년식 차량과 동일한 적재함입니다. 지금 나오는 일반캡 초장축 차량의 경우 적재함이 조금 더 길어져서 고리가 8개 들어갑니다.

 

연료탱크

 

찌그러짐 없이 연로탱크도 잘 살아있었습니다.

 

부분변경 모델인 95년식 차량과 동일한 연료탱크입니다. 구형 차량들이 다 그렇듯 반을 접합한 형태입니다.

 

스티커는 다 바랬다.

 

이 차량은 아까 봤던 95년식 차량과 달리 함석 차바닥 시공이 되어있네요.

 

다만 뒤 발판의 경우 쇠파이프를 용접하여 더 튼튼하고 길게 작업되어 있었습니다. 적재함 문짝의 형상만 다를 뿐 사실상 테일램프도 레터링 스티커도 동일합니다.

 

빌바랜 레터링 스티커

 

누렇게 변색된 테일램프와 35년 가까운 세월을 버티며 흔적만 남게 된 스티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도 덧칠을 좀 해주셨는지 드문드문 바랜 자리 주변으로 칠이 흘러내린 흔적이 보이는군요. 이렇게 보니 마치 수채화를 보는 느낌과도 비슷합니다.

 

포터 - 전착도장적재함

 

부분변경된 93년형 이후 차량들에도 한글로된 스티커가 붙어있긴 했었죠.

 

다만 부분변경 이전 각포터는 사각형 타입의 스티커였고, 부분변경 이후 모델엔 타원형 스티커가 붙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이야 중장년층 및 노년층도 간단한 영어는 읽을줄 알고 촌스럽게 느껴진다고 차량에 붙는 한글 레터링 자체가 사라졌지만, 이 시절만 하도 큼지막하게 한글로 차량의 이름이 붙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 와이드봉고도 그렇고 포터도 마찬가지로 전착도장 적재함임을 알리는 스티커도 붙어있었습니다. 스티커는 사라져지만 흔적만은 선명하게 남아있네요.

 

스페어 타이어

 

스페어타이어의 모습도 보입니다.

 

전륜용 타이어도 한 번 사용했던 것 같고, 후륜용 타이어 역시 사용하다 트래드가 뜯겨나가 교체하고 걸어놓은 흔적이 보이는군요.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가 대중화된 지금은 공차중량만 늘어나고 사용 빈도도 적어진 스페어 타이어 대신에 LPG 탱크가 들어갑니다.

 

동일한 휠과 휠캡

 

부분변경 모델과 동일한 사이즈의 휠과 휠캡.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솔루스 4VAN KL15. 역시 은색 락카로 휠을 덧칠했던 흔적이 타이어에도 남아있습니다. 최소 20년은 묵은 타이어겠지요.

 

덧칠과 특유의 문짝

 

덧칠이 된 부분도 녹이 올라오는 부분도 보이지만 특유의 문짝 도색도 잘 살아있습니다.

 

한 번 판금을 했었는지 속에서 녹이 올라와서 퍼티가 깨진 부분에 덧칠을 했던 흔적도 보이고요. 문짝의 경우 제치로 보이지만 세월이 흐르며 칠이 바래며 녹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절 미쓰비시 차량들의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했던 현대 트럭에서도 공통적으로 볼 수 있던 특유의 문짝 도색은 잘 살아있네요.

 

깔끔한 실내

 

인조가죽 시트커버가 씌워져 있지만 운전석 방석에만 벗겨져 있네요.

그걸 제외하고 봐도 도어트림도 그렇고 그레이스보다 실내 상태는 더 좋아보였습니다.

 

주행거리는 11.3만km. 33년 넘는 세월을 버틴 차량 치곤 그냥 세워뒀다고 보는 것이 맞을 수준의 주행거리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리스토어라 쓰고 빈티지룩 튜닝카를 만드는 사람들이 환장하고 주워가는 델리카와 동일한 특유의 핸들 역시 세월의 흔적으로 다 삭았지만 그대로 남아있고요.

 

후기형 다운 플로어 타입 기어

 

현행 포터2는 일반캡이더라도 공간이 좀 있습니다만, 이 시절 일반캡은 운전석 뒤 공간이 그냥 없었네요.

이 차량은 후기형. 당연하게도 익숙한 플로어 타입 기어가 적용되었습니다.

 

자동변속기가 기본화된 근래들어서 현대차도 기어가 핸들 뒤에 자리잡는 추세입니다만, 86~90년형 포터만 하더라도 칼럼 시프트 방식의 기어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래도 파워윈도우는 존재

 

시골에 남은 구닥다리 트럭이라고 닭다리로 창문을 돌려서 내릴 줄 알았다면 큰 오산입니다.

 

그래도 당시 고급 옵션이던 파워윈도우까지 적용된 고급형 차량입니다.

 

PORTER

 

쏘나타도 그랜저도 그레이스도 이런 무미건조한 레터링을 사용했었죠.

 

위에서 봤다시피 이런 각진 레터링은 부분변경을 거치며 사라지긴 했지만, 그 시절 차량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1992 HYUNDAI PORTER

 

철제 범퍼도 녹슬고, 방향지시등 램프도 변색되어 누렇게 변했지만 그래도 살아있습니다.

 

30년 넘는 세월 그 자리를 지켜왔던 세 차량이 앞으로 얼마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규제가 덜한 중소도시인지라 앞으로도 큰 문제만 없다면 오랜 세월 생존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부디 오랜 세월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작년 연말에 당진에서 목격했었던 각-그레이스를 우연히 다시 목격하였고, 차주분께 전화를 드려 짧은 시간 만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86년 당시 미쓰비시의 최신형 차량이던 3세대 델리카(L300)를 라이선스 생산한 차량으로, 91년 4월에 생산된 이 차량은 각 그레이스로만 따지면 후기형에 속하게 됩니다.

 

 

1991 현대자동차 그레이스 (1991 HYUNDAI GRACE)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당진의 한 주유소에서 목격한 구형 그레이스. 각-그레이스입니다. 당시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도입된 차량들이 죄다 각이 살아있어 구형 차량을 부를 때 '각'이라는

www.tisdory.com

 

이 차량을 다시 목격하게 된 경위는 그닥 특별하지 않습니다. 주말 내내 합덕에 있다가 티코나 좀 가동하고 운동이나 할 겸 삽교천 외곽에 가게 되었습니다. 야구장 옆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내리는데, 그 옆 뚝방길로 각 그레이스가 지나가더군요.

 

뚝방으로 각그레이스가 지나가는 모습을 목격.

각그레이스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사진을 촬영하고 바로 티코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이전에 올드카 목격담에서 이 차량을 다루고 차주분이 보시고 다른 지역에 살고 계시지만 동향사람이라며 연락을 주고받았던 일이 있었는데, 열심히 문자 내역을 뒤져 전화번호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차량 뒤에 붙어 전화를 드리고 근처에서 잠시 뵙고 가기로 했습니다.

 

1991 HYUNDAI GRACE

그렇게 다시 보게 된 91년식 각그레이스입니다.

 

2003년까지 대대적인 변화는 있었지만 풀체인지 없이 판매되었던 그레이스의 역사만 놓고 본다면 초기형이지만, 각그레이스만 놓고 본다면 후기형에 속하는 차량입니다. 사이드 마커 램프가 새로 생겼고, 프론트 가니쉬가 장착되었으니 말이죠.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각그레이스 중 가장 상태가 좋고, 주행거리가 적은 차량일 겁니다.

 

바코드

바코드가 살아있습니다.

 

점점 색이 바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대번호 자리에 PPF 스티커를 붙여놓으셨다고 하네요. 딱 도어캐치 자리에 들어가는 PPF 스티커입니다. 바코드로 알 수 있는 생산일은 91년 4월 1일. 32년 넘는 세월을 버티고 또 버텨왔습니다.

 

1991 HYUNDAI GRACE

일단 얼마 타지 않은 차량인지라 차량 자체가 상당히 깔끔합니다.

 

도색이 들어갔던 흔적도 있고 하체 부식도 존재하지만, 현재 생존한 개체 중 갖아 상태가 좋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이후 뉴그레이스 시절 적용되었던 T-엔진 스티커는 그냥 붙여두셨다고 하네요.

 

범퍼와 리어 가니쉬

범퍼의 경우 약간 찍혀있는 부분이 보이긴 하네요.

 

범퍼도 옛날차답게 철제입니다. 한 10여 년 전에 각그레이스 범퍼를 구하지 못해 절곡집에서 제작하려 한다는 글을 보기도 했었습니다만, 뒤 범퍼는 구해놓으셨다고 하시네요. 다행입니다.

 

그레이스

그레이스 스티커도 세차하다 '그' 부분이 훼손되어 PPF 스티커로 붙여놓으셨다 합니다.

 

정품 스티커가 어느 오래된 부품점에서 악성재고로 잠자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부분은 쉽게 스티커집에 가서 제작이 가능하니 복원이 어렵진 않을 겁니다.

 

GRACE

그레이스 레터링도 깔끔하게 잘 붙어있습니다.

 

그 시절 그랜저고 쏘나타고 같은 폰트와 비슷한 형태의 레터링이 사용되었습니다.

 

1991 HYUNDAI GRACE

4등식 헤드램프에 백색 턴시그널 램프.

 

시간을 30여 년 전으로 돌려놓은 이 차량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운전석

실내 역시 특유의 와인색 내장 컬러가 고급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운용하다 보면 가장 먼저 닳게 되는 핸들까지도 무늬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사실상 신차급 컨디션이라 봐도 무방한 상태입니다.

 

주행거리

주행거리는 현재 1.9만 km를 넘어섰습니다.

최소 90년대 초반에나 봤을법한 주행거리를 2020년대 초반에 보고 있습니다.

 

이 차량이 매물로 나왔던 시기 7000km대의 사기급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었으나, 현재 차주분이 약 1년간 차량이 좋아 꽤 많이 타고 다니셨다고 합니다. 1년간 30여 년간 누적되었던 수준의 거리를 주행했더라도 냉동차급 주행거리와 냉동차급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실내

시트 상태도 도어트림도 필러트림도 모두 때 묻지 않은 신품급 상태를 자랑합니다.

 

보면 볼수록 경이롭습니다.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운전석 시트

운전석 시트 끝단의 색이 약간 바래기는 했지만 직물 상태는 매우 우수합니다.

 

대시보드 비닐이 살짝 뜬다

다만 30년 넘는 세월을 버텨오며 대시보드 상단 푹신푹신한 질감의 비닐이 살짝 떠있네요.

 

그래도 찢어지지 않고 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커버나 장식품을 깔아주면 충분히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니깐요. 

 

80년대 일본차 그 자체

80년대 일본차 그 자체인 각 그레이스의 실내 공간입니다.

 

9인승 차량이라 4열 시트나 접의식 시트는 없고 2열 3열 시트만 존재합니다. 90년대 후반 이후 본격적으로 카니발과 스타렉스 같은 미니밴이 등장하며 원박스형 승합차는 인력수송을 위한 업무용 차량의 성격이 강해지긴 했습니다만, 이 시기만 하더라도 12인승이나 15인승이 아닌 9인승 승합차는 지금의 레저용 미니밴과 비슷한 포지션에 있었습니다.

 

슬라이딩 도어 오픈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2열과 3열을 살펴봅니다.

 

차주분께서 캠핑을 가던 길이셨던지라 이런저런 짐이 꽤 많이 있습니다만, 2열 3열 시트와 차량 내부의 트림들까지 모두 신차급 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차 느낌 가득한 천장 트림

문을 열고 주행했던지라 파리가 좀 앉아있지만, 파리똥도 변색도 하나 없는 천장트림입니다.

 

데보니어에도 사용되었던 실내등

각그랜저에도 사용되었던 실내등이 그레이스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이 역시 미쓰비시의 원본 차량들에도 적용되었던 부분이라고 하네요.

 

시트?

 

시트?

엔진터널과 슬라이딩 도어 사이 공간에 시트 비슷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어릴 적에 유치원 통학버스로 92년형 각그레이스를 탔던 기억이 남아있어 그 당시에도 이 비슷한 것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은 되는데 막상 뭘 하는 물건인지는 모르겠네요.

 

매트 상태도 우수

30년 넘는 세월을 버텼고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승합차임에도 매트 상태 역시 우수했습니다.

 

그 시절 승합차들이 대부분 바닥 장판 느낌의 청소가 용이한 모노륨 매트를 깔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차량은 그런 작업이 되어있지 않음에도 상당히 깔끔한 매트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당연하겠죠 주행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데 사람이 많이 탔겠습니까.

 

스텝

슬라이드 도어를 열면 보이는 발판. 스텝마저도 제 색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도 많이 타지 않았다는 증거겠지요. 다만 하체에서 올라오는 부식의 모습이 보이긴 하네요. 원판을 훼손하지 않고 수리하는 곳에서 수리한다면 차량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오랜 세월 유지 할 수 있을 겁니다.

 

대향시트 사용방법

그레이스의 시트는 돌아갑니다. 풀 플랫과 마주 보는 형태의 대향시트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차박이 유행하는 현시점에서 풀 플랫 시트는 차량의 특색 있는 장점으로 소개되곤 합니다만, 80년대에 출시된 차량에 풀 플랫이 가능하고 회전이 가능한 이런 시트가 적용되었다는 사실은 참 신기하고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어떤 레버를 조작하여 어떻게 해야 돌아가고 눕혀지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2열에서 바라본 운전석

2열에 탑승한 승객의 시점에서 바라봅니다.

 

요즘 나온 승합차  수준의 관리상태. 일본에 가더라도 이 수준의 주행거리를 가진 델리카는 볼 수 없을 겁니다. 우연히 목격한 그레이스를 따라와 좋은 경험을 하고 왔네요.

 

손잡이

플라스틱 손잡이도 한 번 잡아보고 차량에서 하차했습니다.

 

몰딩

이 시절 현대차에는 쇠가 들어간 이런 뭉툭한 몰딩이 다 붙어있었죠.

 

세월을 보내며 오그라든 부분도 보이지만 문제없이 붙어있습니다.

 

트렁크 도어 부식

트렁크 도어에서도 약간의 부식이 올라오네요.

 

하체부식처럼 수리가 어려운 부분도 아니고 경미한 수준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작별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졌습니다.

 

캠핑을 가시던 길이라 길게 뵙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는 카페 같은 한적한 곳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한번 더 우연히 목격했지만 지금의 주인과 오랜 세월 사랑받으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