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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다시 나타나는 폐교탐방으로 찾아왔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8년째 한 우물만 파고 있었습니다만, 관종질이 곧 돈인 유튜버부터 이제는 제도권 언론까지 나서서 폐교된 대학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개나소나 다 향유하는 콘텐츠가 된 마당에 이전만큼 재미가 느껴지지는 않고 아예 출입 자체를 막아두는 학교도 늘어났지만 그래도 꾸준히 폐교된 학교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학교는 광주예술대학교입니다. 광주라는 지명이 붙었지만, 광주 남쪽 나주시 남평읍에 소재해 있습니다. 사실상 광주 생활권이고 서쪽으로 혁신도시가 건설되어 여러모로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학생 유치에 호재로 여겨졌겠지만, 이 학교는 21년 전인 2000년에 폐교되었습니다.

이 학교 이전과 이후에도 국책대학이 폐교되거나 80년대 초반 설립 당시 공무원에게 뇌물을 줘 폐교되었던 대전성실전문대학의 폐교 사례도 있었지만, 약 20년만의 강제 폐교이자 2007년 아시아대학교의 강제 폐교 이전까지는 쉽사리 볼 수 없었던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학교입니다.

이후 순천의 명신대학교와 강진의 성화대학이 폐교되며 본격적인 폐교 러쉬의 시작이 2011년이고 이후 꾸준히 자진폐교 혹은 정부에 의해 강제로 폐교되는 학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대 출산율이 수직 하락하기 시작했던 2000년대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시기에 도래하며 폐교되는 대학은 점점 늘어나리라 생각됩니다.  

아래 더보기 버튼을 클릭하시면 8년간의 폐교탐방 기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이니 간단히 학교에 대해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광주예술대학교는 하남예술학교라는 2년제 전문대학으로 개교했습니다. 사학재벌이라 불리던 이홍하씨가 초기에 다른 인물을 내세웠는지 몰라도 "예술의 고장인 남도에 예술의 혼을 키울 전문학교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지역적인 수치이다"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설립했던 학교입니다.

그렇게 93년 2월 개교하여, 2000년 5월 폐교까지 약 7년간의 세월동안 존속되었던 이 학교는 97년 5개 학과를 가진 4년제 대학이자 알려진 이름인 광주예술대학교로 개편되었습니다. 

이홍하씨가 이사장으로 재임하던 홍복학원이 운영하던 광남고등학교 뒤 부지에 대학을 설립했는데, 대학교와 고등학교가 별다른 경계 없이 모호하게 붙어있는 형태였습니다. 개교 초기에는 고등학교 건물 일부를 빌려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는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이전부터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한 몸처럼 붙어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현재는 고등학교가 대부분의 부지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적벽돌로 마감된 대학 건물 두동은 사실상 방치중이지만, 근래들어 이 고등학교에 야구부가 창단되어 건물 한동의 1층과 대학의 운동장은 이 학교 야구부가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약 20년만에 건물이 활용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찾아갔습니다만, 학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었습니다.

여튼 폐교탐방을 항상 기대해주시고 기다려주시는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본격적인 광주예술대학교 탐방기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