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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메이드카페 체인점 중 하나인 메이드리밍(maidreamin)의 한국 진출 소식이 알려진 게 지난 5월.

 

이미 오래전 진출해서 점포가 두 곳이나 되는 태국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진출로 한국이 낙점되었다고 합니다. 들리는 얘기론 창업멤버 중 교포가 있다고 하던데 잘 모르겠고요. 이전에 잠시 있었다 사라진 곳들이나 일회성 이벤트로 진행되는 메이드카페가 아닌 흔히 말하는 콘카페 개념의 메이드카페와 집사카페가 대략 2년 전 한국에서도 붐을 타고 홍대에 여러 곳이 생겨났고 이젠 대구와 부산에도 생겨나서 유행의 정점도 이미 찍은 것 같고 화제성도 종전보단 덜 한 시점에서 한국 시장에 조금 더 빨리 진출했다면 모를까 '왜 이제 와서 진출하지?'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오픈 2일 차인 지난 일요일에 마침 만날 사람도 있었고 과연 한국판 메이드리밍은 어떨지 궁금하여 미리 예약한 후 홍대까지 다녀왔습니다.

 

2023년 3월 우연히 방문했던 후쿠오카 텐진의 메이드리밍에서 한 보컬로이드 노래의 라이브를 오랜만에 보곤 삶의 활력을 얻게 된 저는 그 이후로 거의 한 두 달에 한 번씩 후쿠오카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젠 여행이 아니라 일상의 영역이라 치부하는데, 지난달에는 처음에 감동을 줬던 그 메이드의 파이널 이벤트가 끝나는 자정까지 그 자리를 지켰었고요. 지난주까지 한국에서부터 갤로퍼를 타고 일본에 넘어갔을 때도 후쿠오카에 두 번이나 들러 메이드리밍에 다녀왔으니 말 다 했죠. 아니 한국에서부터 타고 온 내 차로 그 앞에 갔다고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지라 샴페인을 터트리거나 굿즈털이로 크게 돈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라이브로 1.5만~3만엔 단위로 쓰고 옵니다. 고로 언제 가더라도 메이드들이 저를 기억하고 있고 저도 다 아는 얼굴들이라 얘기 할 수 있으니 어디 가서 텐진 메이드리밍 단골이다 얘기할 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

 

메이드리밍(maidreamin)

 

이 익숙한 로고를 한국에서 본다는 사실 자체가 실감 나지 않습니다.

 

바로 한 건물 건너서 또 다른 메이드카페가 있었고요. 홍대에만 이미 여러 곳의 메이드카페가 운영 중인데 최근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한 일부 메이드카페가 허용되지 않는 방식의 영업을 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기사까지 나온 데다 본토의 메이드리밍까지 진출하여 홍대에 있는 메이드카페들에게 앞으로의 전망은 생존을 놓고 벌이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호기심에 '찍먹'하러 오는 손님보다 얼마나 충성심 있는 단골들을 확보하여 버티느냐의 문제겠지요.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단독으로 사용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독주택이나 주인집이 세를 주는 형태의 다가구주택으로 지어졌으리라 판단되는 건물 한 채를 모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1층과 2층에서 손님을 받고 3층은 휴게실과 사무실로 사용하는 듯 보였습니다. 마당에도 인조잔디를 깔고 하얀 테이블을 가져다 놓았는데, 더운 여름 특성상 저 테라스에 앉을 사람은 전무하겠지만요.

 

2층으로 올라오세요!

 

주인님! 아가씨! 2층으로 올라오세요!

 

1층은 사용하지 않고 2층만 사용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좋은 시설을 마련해 놓고 왜 1층은 사용하지 않는지 모르겠었습니다만,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작은 무대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작은 무대가 보이네요.

 

2층의 면적은 그리 넓지 않았습니다. 뭐 딱히 비교를 하자면 주방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투베이 투룸 수준의 면적으로 기억됩니다. 1층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2층은 대충 그 정도 느낌이더군요.

 

좌석배치

 

좌석 배치는 상당히 좁았습니다.

 

일단 2인용 테이블을 놓고 유동적으로 4인이 오면 테이블을 하나 붙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었습니다만,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테이블을 놓아서 나중에는 메이드들의 동선에도 영향이 생기는 느낌이더군요. 물론 이 촘촘한 좌석도 오픈 2일 차이자 첫 일요일이었음에도 두 시간 정도 머물며 보니 거의 다 채우지 못했었습니다.

 

특이사항 : 모에네컷

 

그래도 특이사항이라면 인생네컷으로 잘 알려진 네 컷 사진기를 매장 한편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일반적인 즉석 사진인 체키보다 모에네컷이라 불리는 네 컷 사진이 어째 더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체키보단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디지포토나 이 모에네컷으로 유도하더군요. 일반적인 체키의 경우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메이드의 안내에 따라 안내사항을 듣고 자리에 착석하니 메뉴판을 가져다줍니다. 컨셉상 입국 출국 시스템인지라 원래는 처음 온 사람에게 닉네임이 적힌 여권을 만들어 주고 메뉴판을 보여주는데 일단 메뉴판 먼저 가져다주더군요.

 

네이버 지도에서 확인했던 메뉴판

 

가기 전 네이버 지도에서 예약을 하며 확인했던 코스메뉴 메뉴판 이미지입니다.

 

일본 메뉴판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사용하며 메뉴와 코스 역시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하고 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인 모습이었습니다. 일본에서 880엔 하는 시간당 입국료는 1만 원. 거기에 일본 가격표를 가져와서 0을 하나 더 붙인 모습을 보고 환율을 따지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받은 물건은 그 메뉴판이 아닌 A4용지에 인쇄된 메뉴였습니다. 

 

오픈 기념 한정메뉴

 

오픈기념 한정메뉴로 푸드+디지털 포토+오리지널 컵이 포함된 세트가 있었습니다.

 

오므라이스와 사진 그리고 컵을 준다는데 컵은 말 그대로 메이드리밍 로고가 박혀있는 음료가 나오는 글라스입니다. 홍대점에서는 로고가 없는 컵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봐 왔던 로고가 있던 컵을 주더군요. 저야 뭐 굿즈를 모으는 입장인지라 이런 한정메뉴에 눈길이 가는 게 당연하지만, 동행인이야 그런데에 관심이 크게 없었으니 플레인 오므라이스를 주문했습니다.

 

확실히 비싸다

 

그리고 라이브 세트를 확인합니다.

세트의 이름은 포토와가마마 러브와가마마로 동일하지만, 가격은 0 하나 붙은 수준 이상으로 비싸네요. 

 

텐진점 기준으로 포토와가마마 세트는 체키 3장+매지컬 스틱 2개+라이브 1곡에 3500엔. 러브와가마마세트는 같은 구성에 매지컬 스틱 1개와 사진 1장이 추가되어 3700엔입니다. 세트 라이브 추가는 18,000원이었고요. 이 구성은 점포마다 다르다고 들었는데, 자주 가는 텐진점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썩 가성비가 좋은 구성도 아녔습니다.

 

그리고 사진. 모에네컷과 디지털포토는 가격이 같지만 폴라로이드 체키는 12,000원을 받네요 오히려 체키가 네컷사진보다 더 저렴해야 맞지 않나? 싶지만 뭐 그렇네요.

 

여튼 메이드리밍에 가는 이유가 라이브인지라 세트 라이브만 하나 추가했습니다.

 

패스포트

 

처음 입국하면 여권(패스포트)을 발급해 줍니다. 여권 안에 한글로 설명이 잘 되어 있네요.

 

메이드리밍의 시스템이라던지 유니폼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안내도 있기에 설마 한국어 어플이 출시되었나 기대하며 QR코드를 촬영했지만 이미 설치된 일본어 앱의 설치페이지가 나타났습니다. 한국어 앱은 물론이고 한국에서의 다운로드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영수증 등록방법도 설명되어 있었지만 영수증에도 아직 QR코드가 함께 인쇄되지 않더군요. 물어보니 곧 예정이라곤 합니다만, 아직 완벽하게 시스템 구축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오픈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매번 애매하게 포인트가 부족해서 분기별로 선정되는 VIP 대우는 한 번도 받지 못했고 이번 달도 역시 그런 상황인데, 한국에 홍대점이 생기면 애매할 때 포인트 채우기 좋겠다 생각했습니다만 이건 아직이랍니다.

 

그렇게 한참 기다린 끝에 오므라이스가 나왔습니다. 먼저 동행인의 플레인 오므라이스가 나왔네요.

 

도깨비? 토끼

 

여우 그려주세요!! → 아.. 저... 토끼 잘 그립니다... → 이거 도깨비 아닌가요?

 

오픈 2일 차. 거기에 당연하게도 견습생들이니 케찹아트 실력은 부족한 게 당연하지요. 아직 메뉴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메이드들이 많아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여우를 그려달라고 했더니 토끼를 잘 그린다고 해서 토끼를 그려주는데 옆에 다른 메이드가 도깨비가 아니냐고 묻더군요.

 

예전에 텐진에서 악마 토끼, 보소조쿠 토끼 그려달라고 해서 그려줬던 사진을 보여주니 잘 그렸다고들 하더군요. 다음에 가면 여우는 물론이고, 악마 토끼, 폭주족 토끼도 케찹아트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플레인 오므라이스를 주문했으나... 좀 더 비싼 카레 소스 오므라이스가 나왔습니다.

 

강아지

 

어떤 걸 잘 그리나요? → 저 강아지 연습했습니다!!

 

다른 메이드가 그림을 그려줍니다. 강아지를 열심히 연습했다고 강아지를 그려준다고 하네요. 어 이거 곰인가? 싶었는데 강아지는 맞습니다. 그 눈 동그랗게 뜬 치와와 그런 느낌. 그리고 옆에 일본어로 와레와레(われわれ)를 적고 있었는데 레레레레(れれれれ)처럼 보이더군요. 아직은 미숙해서 우왕좌왕하는 메이드들의 모습이 더 재밌었습니다.

 

아 그리고 맛있어지는 주문도 일본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본에서 듣던 멘트를 정확히 번역한 느낌의 멘트들도 있었지만요.

 

매지컬 냥냥쿠지 4등

 

라이브 시작 전 이벤트라고 1만 원 상당의 매지컬 냥냥쿠지를 무상으로 뽑을 수 있게 해 줬습니다.

다른 분 후기를 보니 무상이라 뽑게 하고 비용을 청구했다던데 비용 청구는 없었네요.

 

4등이 나왔는데, 4등이 기념품이라더니 매지컬 스틱을 하나 주더군요. 아 클리어파일 같은 기념품도 주변에서 받는 모습을 보니 일본에서 보던 물건과 같은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매지컬 스틱 역시 일본에서 보던 물건과 같은 물건이라 생각했습니다만 매번 텐진에서 탑을 쌓는 메이드리밍 정품보다 작으며 그립감도 별로였고, 불량이었는지 라이브 때 발광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라이브의 경우 아직 리스트가 없어서 태블릿에서 오더 가능한 리스트를 보고 직접 선택하게 해 줬습니다. 점포에서 캐스트들이 태블릿으로 오더를 넣는 그 페이지를 직접 보기도 했네요.

 

 

다들 메이드리밍의 주제곡인 '드리밍 패스포트'라는 노래는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이건 점포 내에서도 밖에서도 지겹도록 흘러나오는 노래고 은퇴날 파이널 행사 맨 마지막에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봐야 진짜라 패스.

 

한 메이드가 허니웍스 모나의 팬사(ファンサ)가 가능하다고 해서 팬사로 선택했습니다. 확실히 춤은 잘 췄습니다.

 

드림타임

 

드림타임(연장)을 했습니다. 네 컷 사진 촬영을 기다렸다 다 마시고 나왔네요.

 

동행인은 아아. 저는 우롱차를 마셨습니다. 가격은 7,000원. 일본에서의 가격이 680엔 정도 했었으니 조금 비싸긴 하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사진도 받고 주인님 안녕히 가세요, 아니 다음에 보면 텐진 단골 기억하겠다는 인사와 함께 밖으로 나왔습니다.

 

메이드리밍 홍대점 2025.8.9 개국

 

메이드리밍 홍대점 2025.8.9 개국

아리가또 냥

 

아키바 본점에서 지원을 나왔던 전설급 메이드 코요리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50개 한정이라고 했는데 방문했던 2일 차에도 꽤 많이 남아있던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마 다 품절되었겠지요. 나중에 저 봉투나 가져가서 보여주기나 해야겠습니다.

 

영수증

 

영수증을 확인해 보니 둘 다 따로 예약을 하고 가서 입국료를 두 번 뺐어야 하는데, 한 번만 뺐더군요.

 

그래서 둘이 두 시간 놀고 온 비용은 정확히 115,000원이어야 맞습니다. 영수증이 잘못되었다고 연락하니 환불해 준다며 계좌번호를 달라고 연락이 오더군요. 바쁘면 나중에 가서 만 원 빼줘도 된다고 했는데 저녁에 입금한다더니 입금되지 않았습니다. 한 번 정도 더 가볼 생각이니 다음에 가서 얘기해야죠.

 

전반적인 평은 나름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성급하게 오픈한 느낌과 일본보다 비싼 가격이 아쉽다.

 

실제 본점에서 견습을 했던 메이드도 있고, 죄다 견습생들에 아직 체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혼선이 생기는 등 부족하지만 점차 능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긴 합니다. 다음에 가면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그다음에 가면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거기에 아직 준비 중인 메뉴들이나 패스포트 안의 어프리민에 관련된 설명은 존재하나 아직 준비되지 않은 모습은 그저 아쉽기만 했습니다.

 

거기에 일본에서의 가격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구성이나 가격대가 지나치게 비싸다 느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찾아보니 주변 메이드카페들의 가격도 일본에서 봐왔던 가격보다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특별히 응원하는 캐스트가 있다면 모를까 딱히 그렇지 않다면 어차피 집에서 먼 거리인 건 똑같은데 차라리 응원하는 캐스트가 있는 텐진으로 비행기 타고 나가지 싶은 생각입니다.

 

진출 적기라 생각했던 시점보다 많이 늦었다 생각되지만, 본토의 메이드리밍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다는 기대감이 커서 그랬던 걸까요? 다음 방문 시에는 좋은 모습을 보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홍대 지천에 널린 곳이 메이드카페인데 부디 본토의 메이드리밍이 오래 살아남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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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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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요즘 재미를 들인 일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비행기 타고 메이드카페에 가는 것이요.' 라고 답하는 도태남 답게 재미도 감동도 없이 짜증만 가득한 인생에 그나마 요즘 좀 재미를 붙인 취미라면 메이드카페에 가는 겁니다.

 

메이드카페에 다녀오고 짧아도 한 일주일 정도는 그 약빨로 큰 짜증 없이 다닙니다. 왜 이걸 더 어렸을 때 오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긴 하지만 한 번은 궁금해서 간다고 치고 두 번 이상 가는 경우는 일반적인 시선에선 상당히 기괴하고 오타쿠 같고 무엇보다 가성비만 따지자면 딱히 별로인 취미죠.

 

지난 3월 사고 이후 기분전환 겸 갔던 후쿠오카 여행을 하며 우연히 메이드카페에 방문하여 카미노마니마니(神のまにまに) 라이브를 보고 상당한 여운이 남아 그다음 주에 또 다녀왔고 이후로도 꾸준한 여행(큐슈정복)을 겸한 메이드카페 방문이 취미가 되었습니다.

 

일본에 넘어가서 혹은 장기간 거주하면서 메이드카페에 꽤 큰돈을 쓰는 한국인 손님들도 많습니다만, 저같은 사람들은 언어 능력도 부족하고 아무래도 생각난다고 생업을 제쳐두고까지 자주 갈 수 없는지라 이런 취미를 지속하기에 어려운 부분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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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건 그렇고, 최근 들어 일본식 메이드카페가 인싸픽으로 여겨짐에 따라 홍대 근처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일회성이 아닌 홍대 근처에 메이드 복장을 한 종업원들이 서빙을 해주는 등 완전하지 않은 형태의 메이드카페가 생긴 적은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사장과 종업원 간의 성추문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문을 닫았고 요즘 들어 주문을 함께 따라 하는 이런 메이드카페가 생겨나고 있네요.

 

현재 홍대 근처에 성업 중인 메이드카페만 세 군데, 10월 오픈 예정인 곳을 포함하면 다섯 곳정도 되는지라 제로섬 게임이 예상됩니다만 얼마 전 한 언론사의 기사를 보고 '한국의 메이드카페는 어떨까?' '충분한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방문예약을 잡았습니다.

 

 

 

 

홍대입구역 근처에 소재한 오! 마이 메이드카페(Oh! My maid cafe)입니다.

 

예약 없이 현장방문도 가능하나 대부분 예약을 꽉 차게 받아서 조금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는 듯합니다. 현재 근처에 있는 메이드카페들 중 유일하게 라이브 공연까지 가능하다고 하네요. 특정 메이드의 덕질을 하러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 입장에선 역시 메이드카페는 라이브를 보러 가는 곳입니다.

 

예약과 동시에 결제되는 입장료는 1만 원. 체인점 형태의 전형적인 일본의 메이드카페에 비하면 조금 비싸지만 시간 연장 시 추가비용은 적습니다. 카카오에서는 어렵고 네이버에서 예약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네요. 이런 기괴한 취미생활을 함께 즐길만한 사람이 가까운 곳에 없는지라 예약 후 혼자 방문했습니다.

 

 

네이버 지도

오마이 메이드카페

map.naver.com

 

오! 마이 메이드카페(Oh! My maid cafe)

홍대 근처 골목길 한편에 자리 잡은 건물 지하에 소재해 있습니다.

 

핑크색 페인트가 칠해진 모습만 봐도 메이드카페가 있는 건물이 분명합니다.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업시간

평일 기준 오후 2시 ~ 9시까지 영업하고 주말에는 12시부터 영업한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평일과 주말 동일하게 예약 페이지에서는 1시 이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건 상황에 따라 달라질 테니 예약 페이지에 접속하셔서 보고 오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진짜 입장

1층은 사주카페가 있고, 2층은 참치집입니다. 

 

그 옆을 지나 지하로 내려가면 됩니다. 과연 어떤 느낌일지 떨립니다.

 

메이드 사진들이 걸려있다.

핑크빛 페인트와 밝은 조명이 어우러져 밝고 화려한 느낌이 듭니다.

 

바닥에 깔려있는 인조잔디와 넝쿨들이 뭔가 이세계로 향하는 느낌도 들게 하네요. 분명 그런 콘셉트를 노렸을 겁니다. 먼저 앞에 입장을 대기하는 손님이 있어 조금 기다렸다 들어갑니다.

 

머리띠 꼭 끼고 가야합니다.

귀여운 머리띠와 장난감 스타일의 반지 티아라등이 있습니다.

 

꼭 하나 끼고 와야 한다는데, 중간에 벗었는데 크게 뭐라 하진 않더군요. 액세서리를 착용한 뒤 기다립니다.

 

대략적인 정보

1인 입장료는 10,000원. 이용시간은 1시간. 추가시간은 7,000원.

1인 1 메뉴 필수 주문. 메이드와 즐길 요소가 많음.

 

이외에도 당연하게 본인과 음식 매장내부를 제외하곤 사전허가를 받지 않으면 촬영 금지. 메이드에게 연락처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알려달라고 하거나 손을 대면 당연히 안되고 음주 후 입장은 금지한다고 합니다. 그 외에 사진촬영은 요구하면 바로 해준다고 하네요.

 

직업 선택

마치 RPG 게임처럼 직업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컨셉 자체가 위기에 빠진 메이드왕국을 구하러 온 용사님이기에 직업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초기에만 직업에 따라 컨셉이 정해지지 딱히 어떤 직업을 선택한다고 응대에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녔습니다. 저는 궁수를 선택했고, 기다리니 바로 입장이 시작됩니다.

 

인사가 철저합니다. 모든 메이드가 함께 국어책 읽는 느낌이 강한 한국어 억양의 일본어로 손님을 맞아줍니다. 갈 때도 역시 인사는 철저합니다. 일본에서는 가던 곳만 자주 가다 보니 걍 히사시부리가 인사가 되었는데, 제대로 된 메이드카페의 인사를 한국의 국어책 읽기 억양으로 듣다 보니 새로웠습니다.

 

용사증

메이도리민에 처음 입국하면 여권을 만들어 줍니다만, 이곳에서는 용사증을 나눠줍니다.

 

뭐 닉네임 해도 됩니다만, 딱히 떠오르지 않아 걍 실명 그대로 씁니다. 다른 분들도 대부분 실명을 사용하네요. 담당 메이드는 개구리왕국에서 온 하루라고 합니다. 메이드왕국이 처한 상황에 대한 브리핑과 함께 시스템과 메뉴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그간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들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한국어로 듣다 보니 조금 오글거렸지만 이미 메이드카페엔 익숙해진지라 금방 적응되었습니다. 컨셉에 상당히 진심입니다.

 

전직 체계

등급을 올리기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분기별로 우리돈 300만 원을 써야 VIP 취급을 받는 일본의 시스템과 달리 10만 원만 쓰면 바로 1차 전직입니다. 따로 정해진 기간도 없어 영구적인 승급입니다. 옆에 중급 용사 칭호를 달고 있는 손님이 계셔 물어봤는데, 한 40만 원 정도 쓰고 올라갔다고 하시네요. 가끔 가더라도 일본에서 하던 대로 계속 라이브 신청하고 체키 촬영하고 한다면 등급을 올리기는 쉬워 보입니다. 

 

세트메뉴 가격

단품 메뉴보다 확실히 세트메뉴가 저렴합니다.

 

단품 메뉴에 대한 설명 이후 세트메뉴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드링크 디저트 식사 라이브 세트와 함께 2인세트와 4인세트가 존재합니다. 풀코스에 준하는 코스를 선택해도 구성은 비슷하면서도 일본 메이드카페의 메뉴판보단 확실히 저렴합니다. 확실히 자리잡은 문화가 아닌지라 이보다 더 비싸면 망설일 사람들이 많겠죠.

 

콘텐츠

예상 이상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든 메이드를 소환하여 맛있어지는 주문을 외칠 수 있고 3인 이상의 메이드와 사진촬영도 가능하고 라이브쇼는 1절만도 가능합니다. 그 외에도 기사단장(사장)과 팔씨름도 할 수 있고, 닌텐도 스위치로 미니게임도 할 수 있네요.

 

메이드복 체험도 저렴한 가격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 남자분도 체험삼아 입으신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풀 패키지

그 외에도 이런 콘텐츠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패키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비밀 주문서

등급이 올라가면 주문서의 내용도 달라지나 봅니다.

 

일단 견습용사의 주문서는 이렇습니다. 초급 중급 상급 전설 궁극까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메뉴 가격이 할인되고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옆에 중급까지 올린 아저씨는 메이드랑 같이 음료를 마시더군요. 아마 비밀 주문서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을 겁니다.

 

메이드 라이센스 카드

위에 콘텐츠 메뉴판에도 있었던 메이드 라이센스 카드입니다.

이 카드가 굿즈 개념이겠네요 그럼.

 

포토카드 그런 거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메이드들의 기본 정보가 적혀있고, 이 정보를 기반으로 메이드가 와서 간단한 퀴즈를 냅니다. 자신이 어느 왕국에서 왔는지와 같은 정보를 물어보는데 맞추면 막대사탕을 선물로 줍니다.

 

라이브를 신청하니 태블릿 PC 하나를 줍니다. 유튜브 뮤직의 보관함이 켜져 있네요.

 

라이브 선택

앞에 '오늘의'라는 수식어가 붙은 메이드만 당일 라이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날 라이브가 가능했던 메이드는 총 세명. 이거 저거 눌러보니 트와이스 TT라던지, CHEER UP. 뉴진스 노래들이라던지 그렇습니다. 단체곡은 사쿠란보 한 곡 말곤 없네요. '오늘의'가 적혀있지 않은 다른 메이드의 라이브 리스트에도 귀여워서 미안해나 금요일의 아침인사 같은 잘 알려진 일본노래나 근래 유행하는 가요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앳 홈 카페 주제가 비슷한 노래도 있었고요. 아직 초기단계이다 보니 나중에 가면 주제곡은 아니더라도 한국 메이드카페에 가면 그래도 하루에 한 번은 들을 수 있는 주제가에 준하는 노래가 생기긴 할 겁니다.

 

리스트 밑에 와-스타가 있어서 와-스타 노래도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안된답니다.ㅠㅠ

네코네코 냥냥냥 이누이누 왕왕왕 듣고 싶었는데 ㅠㅠㅠㅠ

 

뭘 할까 고민하다 추천해 달라고 하니 아주 자신 있게 타마의 '루카루카 나이트 피버(ルカルカ☆ナイトフィーバー)'를 추천하더군요. 꽤 오래된 보컬로이드 노래입니다만, 알고 있으니 신청합니다.

 

음료 등장

음료는 포션이라 부릅니다. 색에 따라 포션의 종류도 달라지고요.

 

맛있어지는 주문과 함께 받은 음료는 딸기가 들어간 딸기우유로 기억합니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만. 메이드와 간단히 어느 왕국에서 왔는지를 맞추거나 취미나 특기등을 맞추는 게임을 하며 하이파이브를 연달아 하다가..

 

엎었다

엎었습니다.

 

바지도 다 젖었습니다. 물티슈를 가져와서 수습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계산하고 나갈 즈음엔 다 말랐네요.

 

다양한 미니게임

지루하게 느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메이드들이 다양한 미니게임을 들고 옵니다.

 

복불복의 개념이 강한 악어이빨 게임입니다. 번갈아가며 악어의 이빨을 누르다가 악어가 손가락을 무는 사람이 패배하는 그런 게임이죠. 메이드와 함께 이 게임을 진행하여 이기면 막대사탕을 줍니다. 지면 메이드를 바라보고 엄청 오글거리는 말을 해야 합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 뭐 이런 거요. 그래도 사람과 사람이고 재미 삼아하는 일이다 보니 융통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냥 즐기면 됩니다.

 

다양한 게임과 메이드복

메이드카페 한편에는 이런 다양한 게임들과 선물로 주는 사탕 복장등이 있습니다.

 

아까 봤던 악어이빨과 같은 미니게임의 경우 언제든 부르면 와서 해준다고 하네요. 하고 또 다른 메이드와 해도 됩니다. 조금 기다리다 보니 주문했던 식사가 나왔습니다.

 

핑크카레?

핑크카레라는데 조명 색이 있어서 그런지 조금 이상하긴 합니다.

 

그래도 맛은 괜찮았네요. 케첩아트는 오므라이스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오므라이스를 주문할걸 그랬는데 핑크색 카레가 뭔가 싶어 주문했더니만 결국 그림은 볼 수 없었습니다. 다음에 가면 꼭 오므라이스를 주문해야겠습니다.

 

뽑기 4등 상품

그리고 라이브와 함께 묶여있던 뽑기를 진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어릴 적 운동회 때 보던 종이 재질의 뽑기판에서 종이를 하나 뽑으면 됩니다. 이건 4등 상품인 아크릴 키링이네요. 5등 상품은 사탕입니다. 1등이 무료입장권이었나? 여튼 그랬습니다.

 

뽑기 이후 조명이 바뀌고 라이브가 진행됩니다. 라이브는 사진 및 영상촬영이 일체 불가한데, 작은 무대 위에 쇼파를 올려놓고 그 위로 라이브를 신청한 주인님을 모셔갑니다. 그냥 코 앞. 정면에서 부끄러울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라이브를 볼 수 있습니다. 탬버린과 응원봉을 모두에게 나눠준 뒤 라이브가 진행됩니다.

 

 

노래는 이거. 루카루카★나이트 피버(ルカルカ★ナイトフィーバー)

 

상당히 흥겨운 유로비트풍의 보컬로이드 메구리네 루카(巡音ルカ)의 대표곡입니다. 라이브에 이용된 곡도 커버곡이었고, 저도 커버곡으로 접했었습니다. 영상에 자막으로 보이는 한국어 가사를 보시다 보면 손을 잡으라는 내용도 있고 그렇다 보니 손도 잡아주네요? 예상치 못해서 놀랐고 설레었습니다만,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라이브이면서도 라이브를 신청한 그 한 사람 혹은 두 사람만을 위한 무대를 만들어 줍니다. 

 

진짜 최고의 라이브였습니다. 역시 추천대로 가니 실망을 주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우연히 간 메이드카페에서 처한 현실 속에서 힘을 주는 노래를 정말 우연히 선곡한 데다 열과 성의를 다하는 라이브에 하트까지 날려주던 모습에 여행을 겸해 메이드카페에 계속 가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 역시 메이드카페는 라이브를 보러 가는 곳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사진촬영 완료

주문했던 식사세트에 체키 한 장이 포함되어 있었던지라 체키 사진도 찍었습니다.

 

역시나 랜덤으로 뽑아달라고 해서 뽑았네요. 최애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최애가 없다면 이렇게 랜덤으로 사진을 함께 찍을 메이드를 선택하는 것도 나름 재미납니다. 나중에 당일 출근한 메이드 전부를 모은 단체사진도 도전해 봐야겠네요.

 

다시 몹을 잡으러 갈 시간이 되었다고 알려줍니다만, 한 시간 더 연장합니다. 연장 가능여부를 한참 확인한 뒤 가능하다고 하네요. 대부분 한 시간 정도 즐기고 가니 비슷하게 들어온 손님들이 나가기 무섭게 바로 다음타임 예약 손님들이 들어옵니다. 예약이 꽉 차있었나 봅니다. 음료 하나를 주문하고 라이브도 함께 하나 더 주문합니다.

 

투명 포션

투명포션. 사이다네요.

 

또 라이브를 선곡해야죠. 아까 최고의 무대를 봤던지라 같은 메이드 타마의 Snow halation을 선곡했습니다. 러브라이브!의 정규 2집 타이틀곡이자 가장 잘 알려진 곡이죠. 러브라이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잘 아는 분들 중 좋아하는 분들도 엄청 많고 워낙 유명한 곡이니 후렴구정도는 따라 부르고 간간히 듣습니다. 정말 순수한 감정을 담은 노래라 괜히 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긴 하지만 말이죠.

 

 

아까와 동일하게 무대 위 쇼파에 올라가 착석한 뒤 라이브가 진행됩니다.

 

정말 오랜 기간 연습했을법한 최고의 라이브를 선사해 줬습니다. 끝나고 가장 좋아하는 두 곡을 선곡해 줘서 고맙다고 하네요. 항상 일본에 가야 이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니 정말 좋았고 정말 즐겁게 놀았습니다. 아 나올 때도 인사가 정말 철저합니다. 모든 메이드가 모여서 다녀오시라고 국어책 억양의 일본어로 얘기하고 다녀온다고 하고 나가야 합니다.

 

영수증

회원등록도 하고 나왔고 쿠폰도 주네요.

결제 금액은 78,700원. 거기에 예약하며 1만원을 결제했으니 총 88,700원을 썼습니다.

 

여타 개인 카페나 미용실등에서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음식값은 일본 메이드카페와 비슷하지만, 시간 연장비용이나 패키지로 묶여있는 콘텐츠들에 대한 비용은 확실히 조금씩 저렴합니다. 좋은 대체재 혹은 그 이상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종종 일이 바빠 일본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메이드카페에 가서 스트레스를 풀고 오고 싶을 때 혹은 누군가를 입문시키고 싶을 때 자주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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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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