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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드카 목격담의 주인공은 1987년에 생산된 현대자동차의 프론트 엔진 버스인 FB500입니다. 86년 출시되어 92년까지 생산되었던 프론트엔진 버스 모델이였죠. 본격적인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탄생했던 에어로 시리즈 이전 80년대 현대자동차의 버스 라인업은 프론트엔진 버스는 FB로 시작하는 모델명을, 리어엔진 버스는 RB라는 모델명을 사용했습니다.

물론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현재 개발도상국에 수출된 차량들은 해당 국가에서 현역으로 달리고 있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국내에서 달리는 모습을 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여튼 송탄ic 근처를 킥보드를 타고 달리다가, FB500이 세워진 모습을 보고 바로 돌아가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번호판은 달려있지 않았습니다.

주행시에만 번호판을 부착하고 도로로 나가거나 그게 아니라면 이미 말소된 차량이겠죠. 주변에 다른 올드카들이 세워져 있었던 만큼 촬영용 소품이거나 누군가가 취미로 수집하고 있는 물건들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튼 저 자리에 세워진 이유가 무엇인지는 궁굼하다만 매우 준수한 상태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칠이 벗겨지고 녹물이 흘러내리고 있긴 합니다만....

폐차수준의 상태로 살아있어도 아주 좋은거 봤다고 좋아할텐데, 이 수준의 완벽한 보존상태를 가진 차량을 보았으니 경이롭기만 합니다. 개발도상국에 수출되어 혹사중인 동종의 차량들도 이만큼 관리가 잘 된 차량은 보기 어려울겁니다.

어렴풋이 운전석 유리창 너머로 내부 상태를 확인합니다.

테두리 칠이 약간 벗겨졌지만, 그 상태 그대로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계기판과 전혀 닳지 않은 핸들 및 기어봉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시트 상태도 준수했고요. 보통 대차시기까지 탄다면 닳고 또 닳아있는게 버스라지만 거의 신차급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얼마 주행하지 않은 버스라는 사실이 분명했습니다. 

FB500 엠블렘.

92년 FB500의 단종 이후 소형버스를 제외한 현대의 버스 라인업에서 프론트엔진 버스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험로주파능력이 뛰어났던 타사의 모델에 대비하여 경쟁력이 떨어졌던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볼 수 없는 버스도 아니였던게 닭장차(전경버스)와 군용으로도 다수 납품되었습니다.

여튼 프론트엔진 버스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있었던 대우는 BF105를 여객용으로 98년까지, 현금수송용으로 2010년까지 생산했었고 동시대를 풍미했었던 BF105는 상대적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특수목적(이동중계차)으로 개조된 차량인지라, 좌석도 1열만 남아있고 창문 역시 1개만 남아있습니다.

익숙한 도색과 기존에 붙어있었던 로고를 떼어낸 자리 역시 익숙한 모습을 보아하니 KBS(한국방송공사)에서 사용하던 차량입니다. 아무래도 1988년 올림픽 주관방송사로 선정됨에 따라 올림픽에 맞추어 도입된 차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날로그 방송장비를 가득 싣고 전국을 누볐겠지만 오래 전 퇴역했고. 현재는 이보다 한참 늦게 도입된 중계차량들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매우 깔끔한 상태로 보존중인 FB500.

다만 창문의 한 면을 대충 락카로 칠해둔 모습이 보여 아쉽습니다.

1987년부터 주요 사건사고 및 이벤트가 있는 장소를 누비며 격동의 세월을 보내왔었고 결국 불용장비가 되어 외딴 공터에서 남은 차생을 보내고 있는 이 버스가 부디 지금처럼 좋은 주인 곁에서 오랜 세월 보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기다리고 또 기다려주신 폐교탐방. 

멀리 가고 싶다만 시간이 없어 멀리는 못갔습니다. 참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올해 안으로 호남권 혹은 영동권 학교를 꼭 한군데 더 둘러보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여튼 오늘은 2016년 9월 정부제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되었을 당시 방문했었으나 결국 폐교 수순을 밟게 된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 이야기입니다.

↓↓↓↓↓ 아래는 5년이 넘는 세월동안 적어왔던 탐방기들입니다. ↓↓↓↓↓

여튼 남원의 서남대학교는 1991년에 개교하였으나, 지방의 한계를 느끼고 수도권에서 가까운 충남 아산시에 새 캠퍼스를 건립하여 2002년에 개교합니다. 그게 바로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이죠. 물론 수도권 전철까지 내려오는 아산시에 여러 대학이 소재해 있습니다만, 그 중 가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딴 동네인 송악면에 소재해 있습니다.

뭐 조금 외딴데 있으면 어때요. 교통편이 좋으면 그만이지라 하겠지만 그것도 아녔습니다. 물론 셔틀버스가 있긴 했습니다만, 셔틀버스를 놓친다면 말 그대로 시망입니다. 온양온천역에서 택시를 타도 1만원이 넘는 거리고. 버스는 수익성이 없는 농어촌인지라 따복버스가 학교 언덕 아래까지 다닙니다만, 그마저도 1일 4회가 전부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송악 시내에서 걸어와야 하는데, 걷기엔 먼 거리죠.

여튼 교사와 목욕탕 사장으로 시작해서 사학재벌이 된 이모씨 관련 대학 중 대빵으로 여기던 서남대학교의 멀티라지만 시내 끝자락에서 한참 더 들어가는 최악의 접근성은 학교의 이미지 하락과 더불어 학생들의 외면을 받지 않는게 신기한 수준이였습니다.

평화로운 명절 연휴 끝자락. 아산서남대학교 이정표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물론 이정표만 남아있을 뿐이지, 마을 출입구로 사용되는 길목인지라 마을로 드나드는 차량들은 꽤나 자주 지나다니더군요. 여튼 서남대학교의 이정표는 마을 주춧돌과 전신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온천 관광단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광활한 도로도 여전합니다.

황금들판과 푸르른 숲. 그리고 청명한 하늘 아래에 칙칙한 회색 건물 두동과 짓다 말은 폐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마을 출입구로도 이용되는 길이고 하니 그럭저럭 깔끔했고, 정비도 잘 되어있었습니다만...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로 향하는 언덕입니다.

여기서부터 두꺼운 아스팔트와 보도블럭 틈새로 자라난 잡초들의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었습니다. 나름 언덕 초입만 하더라도 농자재 창고 혹은 쉼터로 이용되는 컨테이너 박스나 주차된 차량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올라가서 본 컨테이너..

주거용으로 활용하는듯 보였습니다. 전기도 들어가고, 휀스 안쪽으로는 꽃나무도 심어두었네요.

뭐 조금 더 올라온다면.. 제 차보다도 높게 자란 망초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잘 크면 2m 가까이도 자란다는 망초가 정말 2m 가까이 자란 모습을 보아습니다. 차 루프박스까지의 높이가 대략 170cm정도 된다는것을 감안하면 말이죠. 말 그대로 망한 학교에서 자랄 수 있는 만큼 자란 망초의 모습입니다.

학교 옆 콩밭 역시 잘 정리가 된 상태였고, 묘지도 명절을 맞아 벌초가 된 상태였습니다.

여튼 성묘객들이 놓고 간 꽃도 보이더군요. 어느날 갑자기 선산 옆으로 세워진 학교를 가꾸는 사람은 이제 더이상은 없지만, 학교보다 더 오랜 세월 그 자리에 있었던 묘지를 관리하는 후손들의 발길은 앞으로도 영원하리라 봅니다. 

조금만 더 올라간다면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입니다.

멀리서 보이는 모습 역시 2년 전과 크게 달라보이진 않더군요.

그냥 망초밭으로 보입니다만, 2년 전 탐방기를 보신다면 어떤 용도로 활용되던 장소인지 아시리라 봅니다.

뭐 당시만 하더라도 야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도구들이 쌓여있던 공간이였다지만 야구부의 훈련장이였습니다. 2016년 9월 이후 서남대학교 야구부는 감독의 선수 폭행사건이 알려지며 감독이 경질되고, 혼란기를 겪다가 다시 정상화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폐교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냥저냥 주변의 다른 학교로 편입을 하게 된 다른 학과 학생들은 그나마 다행이라지만, 서남대 소속 축구부와 야구부 선수들의 경우 갈 곳이 없다는 기사가 여러건 나왔습니다. 그리고 찾기 힘든 후속기사를 찾아본 바 야구부는 전북 완주의 한일장신대학교가 통째로 인수하여 5년만에 야구부가 재창단 되었다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축구부는 결국 통째로 인수하는 학교가 없어 뿔뿔이 흩어졌다고 하더군요. 

여튼 지금은 잡초만 무성한 이 자리에서 땀흘리던 서남대학교 야구부 선수들은 새 학교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겠죠.

텅 빈 경비실. 그리고 그 옆으로 크게 자란 망초.

경비실에도 비품들이 있었다만 죄다 사라졌습니다. 

더이상 돌아갈 일 없는 세륜기 역시 그자리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결국 다른 목적으로 이 건물들이 활용되고, 짓다 만 건물도 다시 짓게 된다면야 십수년 가까이 멈추어있던 이 세륜기 역시 다시 돌아가겠죠. 2부에서는 본격적인 진리관과 봉황관의 탐구가 있을 예정입니다. 2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