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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 좋지 않은 업무일지네요.

요 며칠 이 일로 잠도 오지 않고 마음고생 많이 했습니다만, 종결 된 김에 이야기나 해보려 합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어디 크게 때려박아서 사고라도 났냐고요? 그럼 이런 말을 하지도 않죠.

 

문콕? 아니 랩핑 눌림으로 저 견적이 나왔습니다. 

 

문짝 두개짜리 차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한참 기다리니 해당 업체에서 사용하는 주차장의 차단봉이 열리고 다른 차들은 다 주차선을 물고있어 상대적으로 넓은 자리에 선에 맞춰 차를 주차했습니다. 내리려 하니 내릴 공간이 나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시 시동을 걸어 우측 주차선을 물고 주차했습니다.

 

전화로 차를 놓고 가라 해서 놔두고 터미널에 갔습니다. 버스표도 발권하고 터미널에 있는 서점에 가서 구경도 했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군요. 기록상 20여분 지난 시점입니다. 전화를 받아보니 옆 차 찍혔다고 당장 오랍니다. 돌아가니 손톱만하게 눌린 흔적이 있네요. 위에서 닿는 모습을 다 보고 있었답니다. 보고 있는 상황에서 문이 닿았다면 보통은 내려와서 가려는 사람을 붙잡고 그자리에서 확인을 하곤 하는데 왜 한참 뒤에 전화를 걸어 오라고 했는지는...??

 

초점도 잘 맞지 않는다.

크롭한 이미지입니다. 사실 사진을 잘 찍고싶어도 초점조차 맞지 않습니다.

가보니 정황상 제가 타고 온 차의 문을 열으면 이 차의 저 위치가 닿습니다.

 

문신에 덩치도 있는사람 둘이 이게 외제차니 랩핑된차니 그냥 듣고 있으니 과장섞어 겁을 주며 보험 접수하고 현장출동까지 부르라고 그럽니다. 저는 제가 내리며 닿았다고 인지조차 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문이 닿는 상황을 봤다면서 20분 뒤에 연락이 와서 이게 찍혔으니 하네요. 쭉 차량 상태를 보아하니 기존 랩핑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제가 냈다는 문콕은 티도 잘 나지 않고 사진을 촬영해도 초점조차 잘 맞지 않습니다만, 그보다 더 큰 흠집이나 기스가 해당 문짝에도 그 뒤로도 여럿 보이더군요 전반적으로 상태는 험했습니다.

 

사정 알지 않느냐 현금으로 드리겠다 하니 외제차고 랩핑된차라 감당안될거다 어쩌고 사실상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일단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사고접수를 하고, 현장출동 직원까지 불렀습니다. 그 두 사람은 현출 오면 전화하라면서 사라졌고,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랩핑지가 찢어진것도 문콕으로 문짝이 푹 들어간것도 아니고 랩핑 필름이 눌린 상태입니다. 저 하나로 차체에는 사실 별다른 데미지가 없습니다. 제 차에 이런 상황이라면 사실상 별다른 데미지가 없는 상태이니 그냥 보냈을겁니다. 이런 일이 벌어져서 그런게 아니라 이전부터 같은 생각입니다.

 

내가 타고간차는 이미 문 끝이 다 까져있었다.

한참 기다리니 보험사 현장출동 직원이 왔습니다.

 

상황을 설명하고 사진을 촬영합니다. 하는 얘기가 4월에도 제가 타고왔던 차가 옆에 세워진 차를 문콕을 했다며 탁송보험으로 접수되어 출동했던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여 냄새가 난다고 얘기를 해주는데, 제가 빠져나갈 물증도 없고 정황상 제가 타고 온 차의 문이 닿았습니다.

 

이미 제가 타고 온 차량의 문짝은 여러 사람이 내리면서 꽤 세게 쳤는지 도장이 벗겨진 상태였습니다. 애초에 벗겨진 면이 크니까 이 차도 문이 닿으며 칠이 벗겨졌으니 처리해달라는 얘기는 없고 옆차 처리만 얘기하네요.

 

일단 처리하고 느지막에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다음날 공업사에 판금한다고 입고했다네요.

4일 걸렸습니다. 주말도 껴있고 문짝 한판 공업사에 차가 밀려서 그정도 걸렸다고 생각합시다.

 

애초에 눌린 수준이고 같은 문짝에 철판이 들어갈 수준의 문콕이 있는 상태에서 저걸로 판금을 하느냐 물어보니 랩핑지 뜯으면 칠이 벗겨진다고 판금을 한답니다. 제치 도장 아닌 차들은 오래 붙여놓으면 도장이 같이 떨어지니 그럴 수 있다 칩시다. 대물 직원도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만, 미수선도 아니고 적극적으로 수리를 원한다고 얘기했답니다. 감이 잡히죠? 전체랩핑 절대 인정 못한다 했습니다. 보험사도 과도하다 생각되어 막겠다고 합니다. 

 

판금도장 이후 랩핑집에 입고되었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색이 안맞는다 뭐 그런 이유로 전체랩핑을 얘기합니다. 단색이나 크롬도 그런 이유를 들어 보통 전체를 돌린다 합니다. 예상대로입니다. 물증도 없고 정황상 제가 했다는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답니다. 보험사 직원 얘기로는 만약 제가 양쪽으로 제 차를 좁게 세워두고 그 자리에 주차한 불특정인에게 보상을 요하는 상황을 만든다 쳐도 문제는 없다고 하네요.

 

여튼 보험사에서 저를 팔아먹어 전체랩핑 못해준다 하니 협박성 문자가 옵니다. 욕만 안썼지 사실상 협박입니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으니 저를 괴롭힙니다. 전화도 왔다고 느끼지도 못했는데 전화를 안받는다 몰아가고, 발주사니 어디니 전화해서 제게 전화가 오게 만들어버려 도무지 일도 못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전화를 했습니다.

 

이래이래하다 보험사도 이랬다 뭐 어쩌고 얘기하니 사정 봐줘서 유리막 보증서가 있는데 이건 청구를 안할거다 이런 얘기를 하네요. 랩핑차에 유리막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가끔 있으니 그렇다 칩시다. 더 얘기해봐야 짜증만 나고 또 과장섞어 얘기하는데 걍 알아서 하라 했습니다. 그리고 전체랩핑에 들어갔고 보험사에서 종결짓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경이로운 견적.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가 아닐까.

다른 차를 박은것도 아니고 문콕? 하나로 550만원이 지급되었습니다.

판금 약 70, 랩핑 220, 렌트 15일 250.

 

사실 종결 전에 우연히 이 차주가 사건 며칠 전 차를 판매한다고 올린 글을 봤습니다. 이거저거 했다고 자잘한 내용까지 써놨는데 제게 전화와서 이건 편의 봐주려 넣지 않으려 했다며 선심쓰듯 얘기하던 유리막은 당연히 없었고, 무엇보다 자신은 차량 외관은 신경쓰지 않고 탔으니 구입하는 사람이 정 신경쓰이면 랩핑을 다시 하라는 내용이 있더군요.

 

자칭 외판은 별 신경쓰지 않고 타던 사람이 불쌍한 기사 하나 잡아다 아주 깔끔하게 전체랩핑 돌리셨습니다. 보험료 환입 가능한 수준을 넘어선 견적이 나왔고, 갱신시점에서 업무용 탁송보험의 인수거부 확률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그럼 사실상 전화만 받아야 하고, 보험이 없어 현장으로 뛰진 못합니다.

 

개꿀탁송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제가 멀리 나가는 일은 이전보다 많이 줄었고 근처에서 거의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일들만 기사 입장에서 처리해주곤 합니다. 그것만 하고 배차수수료만 받아도 이전보다 더 편하고 벌이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이날은 꼭 시간적 여유가 있고 동선을 맞춰 나가는 일들이 있어 나가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나왔고 딱 이 오더까지 동선이 맞더니만 이상한 작업에 휘말려서 이런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그냥 씨발 다 좆같고 아둥바둥 살아보려 해도 항상 이지랄인 도태인생에 현타와서 개꿀 사무실도 다 팔아버리고 손털고 나갈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도무지 전생에 혹은 현생에 무슨 큰 잘못을 해서 저렇게 물려버리는지도 하는 일마다 마이너스 만들고 다니는지도 모르겠고 남들한테는 1년에 한두번 생길까 말까 한 일들이 제게는 한달에도 여러번 생기는지 모르네요. 

 

혹시나 싶어 동종업계 지인에게 물어보니 해당 장소에 같은 차를 타고 가서 느낌이 좋지 않아 이중주차를 하고 왔다고 하더군요. 정황상 제가 했다고 하니 뭐 그렇다 칩니다만. 일방적인 책임의 가해사고로 처리되기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서 그럴지는 몰라도 사고접수를 해주는 기사가 분명 나올겁니다.

건투를 빕니다. 저처럼 운 없기로 소문난 사람의 일이라 그런게 아니라 세상은 우리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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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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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시험도 합격했고 사무실 업무도 다 마쳤겠다 일당이나 벌어볼까 하고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남부지방에 물폭탄이 들이붓는 상황에 딱히 가야 할 이유가 있던것도 아니고 개꿀탁송 업무도 많아진데다가 고정적으로 받아 처리하는 근거리 배차가 주력이니 멀리 다니지 않습니다. 그래도 서울방향으로 올라가는 대중교통은 늦은 시간까지 존재하니 겸사겸사 푼돈이라도 벌고 수리를 위해 올려보냈던 젠트라를 찾아 내려오면 집에는 올 수 있다 생각하고 내려갔습니다. 다음날 오전 일정이 있으니 꼭 돌아와야 합니다.

 

열차 버스 비행기까지 모두 비교해보니 김해(부산)-김포(서울)행 비행기가 가장 저렴하더군요.

 

1만원대 후반에 풀린 항공권도 있었습니다만, 시간이 맞지 않았고 가장 늦게 뜨는 저가항공사의 항공권이 2만 5천원입니다. 마침 젠트라도 김포공항에서 차로 10분거리인 부천 오정동과 삼정동 경계지대에 있었습니다.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도 빠른데다가 저렴한 항공기가 그 가격이니 당연히 비행기를 타야겠죠. 김해공항까지의 택시비를 계산해도 버스비 수준이고 KTX보다는 저렴했습니다.

 

그렇게 퍼붓는 장맛비를 뚫고 부산에 도착했고, 항공기를 예매한 뒤 택시를 탔습니다만....

시험을 보고 분명 주머니에 넣어뒀던 운전면허증이 사라졌습니다.

 

주민등록증은 차에 있고.. 가방에 넣고 다니던 면허증을 가방에 넣지 않으니 바로 잃어버립니다.

좆됨을 감지하고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1. 공인인증서가 있다면 정부24 앱을 설치한 뒤 공인인증서로 로그인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2. 정부24에서 발급받은 사진이 붙어있는 운전경력증명서를 보여준다.

3. 공인인증서가 없는 경우 보안직원과 동행하여 무인발급기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한다.

4. PASS 앱으로 미리 발급받아둔 전자운전면허증을 제시한다.

 

알려진 방법을 보고, 허겁지겁 택시에서 정부24를 설치했습니다만 생체인식으로 통과했습니다.

 

살다살다 김해공항에 올줄이야..

살다살다 김해공항까지 올 줄 몰랐습니다.

 

비행기를 타러 가도 인천이나 김포고 국내선을 탄다 쳐도 제주행이지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리라는 생각도 못했지요. 늦은 밤 김해공항 국내선 터미널은 한산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제주도나 서울로 가기 위해 기다리는 이용객들은 왕왕 보이네요.

 

저처럼 업무때문에 비행기를 타러 온 사람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여행객입니다.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셀프 체크인을 위한 키오스크로 다가갑니다.

 

국제선이라면 여권을 대고 인증을 해야하는데, 국내선은 예약번호나 QR코드만 있어도 항공권이 발권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써먹기로 합니다. 여기서 안풀리면 창구로 가서 정부24를 로그인 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인증을 해야 합니다.

 

 

발권성공

신분증 없이 발권에 성공했습니다.

21시 10분 출발하는 김포행 티웨이항공 TW9982 항공편입니다. 

 

버스보다 저렴하고 기차보다도 저렴합니다. 그러면서 더 빠릅니다. 부산 여행을 간다고 쳐도 항공기는 나쁜 선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 다시 해외여행을 가기 시작하고 국내선에 집중된 항공기가 다시 해외를 다니게 된다면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쌉니다.

 

네. 여기까지는 신분증 없이 통과했습니다.

별다른 등록절차 없이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러 간 사람이라 할지라도 신분증 없이 발급됩니다.

 

자 이제 남은건 탑승수속. 직원이 있는 줄에 서면 정부24 앱을 로그인하는 과정을 보여줘야 합니다만, 생체인식으로 통과 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 혹시나 싶어 줄을 섰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전에 제주공항에서 등록했었네요. 정맥인증만을 거치고 아무런 제지없이 통과했습니다.

 

확진자 천명대고 나발이고 여행객 참 많다.

코로나 확진자 천명대고 나발이고 탑승객이 꽤 많습니다.

 

대부분 여행객입니다. 저처럼 업무차 방문한 사람들은 이미 일찍 돌아갔으니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여행가방을 들고 있거나 가벼운 복장으로 누가 봐도 놀러 온 사람들입니다.

 

탑승시에는 신분증 확인절차가 없습니다.

 

서울의 밤

부산 이륙시 기체가 꽤 무섭게 흔들리곤 했습니다만, 착륙을 앞둔 시점에서는 그저 평화로웠네요.

 

서울쪽으로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딱히 특별할 것 없는 국내선 비행기 탑승을 마쳤습니다. 생체인식의 유효기간은 5년입니다. 국내선 항공기를 타러 갈 때 딱 한 번 인증해두면 5년간은 신분증 없이 손바닥만 가지고 항공기 탑승이 가능합니다. 국제선 자동출입국심사도 초기에 등록해놓아 꽤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만, 지금은 주민등록증이 발급된 성인이라면 생체정보와 여권 스캔으로 자동출입국심사가 되더군요.

 

김포공항 도착

그렇게 무사히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김포공항 도착시까지 신분증 제시요구를 받지도, 정부24 앱을 켜보지도 않았습니다. 신분증을 가지고 가셨더라도 국내선 항공기를 타러 가셔서 꼭 생체정보를 등록해두세요. 신분증이 없는 상태에서는 등록이 불가합니다. 저처럼 갑작스레 신분증을 분실하거나 까먹고 놓고 나오셨을 때 당신의 소중한 비행기 놓치지 않도록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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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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