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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수덕사ic에서 홍성방향으로 가다보면 응봉면소재지로 들어가는 사거리가 나오기 전 작은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간판도 없고 대로변 평범한 가정집처럼 보입니다만, 아는사람들은 잘 찾아오는 식당입니다. 간판도 없고 지도상에 나오는 이름은 박속황태칼국수. 영수증상의 상호명은 그냥 황태칼국수입니다.

 

황태칼국수집인데 사실 칼국수보다 막국수가 더 유명하다고 합니다.

 

물론 9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칼국수를 막국수와 병행하여 판매하기는 합니다만, 1월과 2월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3월부터 막국수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즉 상호는 칼국수집이지만, 칼국수는 두달 반 겨우 판매하고 막국수는 영업기간 내내 판매한다고 합니다. 상호는 황태칼국수인데, 정작 메인메뉴는 막국수입니다.

 

그냥 평범한 가정집처럼 보인다.

간판도 없습니다만, 주차된 차량이 많은 2층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면 제대로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알고들 잘 찾아오는 느낌입니다. 그냥 지나가다 찾아오는 손님은 거의 없을테고 입소문이나 맛집을 검색하여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일겁니다. 그럼에도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번호표까지 뽑아가며 대기해야 할 수준으로 돈을 쓸어모으는 식당입니다.

 

 

박속황태칼국수

충남 예산군 응봉면 충서로 245 (응봉면 증곡리 357-3)

place.map.kakao.com

 

박속황태칼국수 : 네이버

방문자리뷰 68 · ★4.57 · 매일 11:00 - 15:00, 영업은 12월 중순까지 1월.2월은 쉽니다. 3월1일 정상영업 합니다. 막국수 메일국수는 영업 기간동안 계속합니다.

m.place.naver.com

겨우 주차 완료

겨우 주차를 마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식당건물은 옆으로 증축하여 화장실과 대기실을 확충한 모습입니다. 체온을 측정하고 번호표를 뽑은 뒤 대기실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기다리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계속 몰려왔습니다.

 

발열체크 후 순번 대기표 발권.

발열 체크를 거친 뒤 대기표를 뽑아 대기실에서 대기합니다.

 

신발장에 신발을 놓을 공간이 없을정도로 식당 안은 가득찼습니다.

 

대기실

대기실도 마찬가지입니다.

 

번호표를 잘 보고 있다가 대기실에서 나와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자리를 안내해줍니다. 막국수라는 음식 자체가 회전율이 빠른편이기는 한데 대기인원도 많고 음식이 나오는 시간도 빠르지 않다보니 대기시간은 생각 이상으로 길었습니다. 그나마 아직 봄이라 덜한 수준이지 여름에는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기를 한다고 하는군요.

 

일행 모두 도착 후 입장 가능

영업시간은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영업기간은 3월 1일부터 12월 중순까지.

 

여러모로 손님이 몰리는 식당이다보니 갓길에 주차하는 차량들도 많아 도로를 달리던 차량과 사고가 생기기도 하고 신발도둑도 있어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고로 바로 위 아웃렛에 주차를 하고 걸어와도 됩니다.

 

아울렛이라고 하니 예전에 당진시청 기자단으로 활동하던 당시 게시글에 '모다아울렛'을 지칭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표준어인 '아웃렛'을 사용했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맘충이 보는 내내 오타가 불편했다고 댓글을 달아 관리자가 제 의견은 묻지 않고 임의대로 제 글을 편집하여 난리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 맘충한테는 답글로 아웃렛이 표준어가 맞다고 하니 댓글을 지우고 도망갔고 담당자에게 항의하여 다시 복구되었던 일이 기억나네요.

 

식당 내부

오랜 기다림 끝에 식당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자리에 착석한 뒤 주문을 받습니다. 손님이 많아서 그런건지 면을 삶는 일이 밀리는건지 주문 후에도 시간은 좀 걸리더군요. 그럼에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기로 합니다.

 

메뉴판

물막국수는 8000원 비빔은 8500원. 소바는 7500원입니다.

왕만두 네개 5000원. 소주 맥주 3000원. 음료수 2000원. 

 

메뉴판이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국수치곤 8천원대 가격이 좀 비싸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먹어본 바 충분히 그 값어치 이상 하고 남습니다. 여러모로 대기실에서도 한참 기다리고 식당 안에 들어와서도 한참 기다리는게 좀 지루하더군요. 음식은 번호표를 뽑고 들어온 순서대로 매우 공정하게 나옵니다.

 

열무비빔막국수

드디어 비빔막국수가 나왔습니다.

 

열무와 오이 김가루 계란 반쪽. 고명은 평범합니다. 육수 역시 전형적인 사골국물 육수네요.

 

비비기 아깝다

시원한 막국수의 핵심은 쫄깃한 면발과 양념장의 맛입니다.

 

산지인 춘천에서 메밀을 공급받아 면을 만든다고 합니다. 아깝지만 비벼보기로 합시다.

 

맛있다

면은 중면정도의 사이즈입니다.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는 메밀면들이 검은편에 속하지만, 진한 갈색 비슷한 색상을 내고 있습니다. 양념장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달달한 맛을 냅니다. 그리고 뒤끝이 맵네요. 자극적인 단맛보다도 은은하게 달달한 맛을 내는 막국수라 보면 되겠습니다. 이 은은한 맛이 간판도 없는 이 식당에 사람들이 번호표를 뽑고 먹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빔을 먹어봤으니 다음에는 물막국수나 메밀소바를 먹어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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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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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500명 수준의 면소재지인 당진시 면천면은 당진시 안에서 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동네이기도 합니다. 1914년 일제의 부군면 통폐합으로 사라진 면천군의 소재지였는데 지금은 그저 시골 면소재지로 몰락해버리고 말았네요. 그럼에도 당진-영덕 고속도로의 첫 나들목인 면천 IC가 면소재지에서 3분 거리에 있어 교통편은 매우 편리합니다.

 

이러한 면천은 당진과 예산 서산을 비롯한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여름에 콩국수를 먹으러 가는 동네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어느 집이 맛있다는 취향이 다르니 사람들마다 의견이 갈리곤 합니다만, 지금은 흔적만 남은 옛 장터 근처로 콩국수를 파는 식당 서너 곳이 몰려있습니다. 옛 장터 근처가 아니고 면천면 소재지를 통틀어 콩국수를 파는 식당들이 두 곳 정도 더 있지만, 보통 면천으로 콩국수를 먹으러 간다 하면 옛 장터 근처로 가곤 합니다.

 

그러한 면천의 콩국수 식당 중 저는 어릴적부터 김가면옥만 다녀서 나이를 먹고도 김가면옥만 찾고 있습니다. 구전되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김가면옥이 원조라고 하네요. 합덕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지금의 김가면옥으로 이름을 바꾸고 영업중이라 합니다.

 

면천 김가면옥

대략 90년대 중후반 양식으로 지어진 2층 건물이 김가면옥입니다.

 

2층은 가정집으로 활용하는듯 보이고, 이 건물 뒷편으로 오래된 가옥이 있는데 그곳에서 주로 음식을 준비하고 식당 건물 내 주방에서는 국수를 삶거나 칼국수를 끓이는 간단한 조리만 해서 손님에게 내놓는듯 보입니다.

 

하절기에는 콩국수로 유명한 식당이지만, 동절기에는 바지락칼국수로 유명한 식당입니다. 그럼에도 콩국수만 먹으러 왔었지 칼국수를 먹으러 온 일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전형적인 90년대 중후반 스타일

전형적인 90년대 중후반 스타일의 식당입니다.

 

오래된 거울과 오래된 위니아 에어컨. 그리고 90년대 중후반 유행했던 낡은 민트색 좌식상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며 도배와 장판만 새로 했을 뿐 그 시절 그 양식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지금 보면 촌스럽고 투박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세기말 어느날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창틀도 마찬가지 90년대 스타일

요즘은 쉽게 볼 수 없는 90년대 중후반 스타일의 녹색 스테인레스 샷시입니다.

 

요즘은 PVC 샷시가 거의 대세가 되었죠. 그리고 이렇게 색이 들어간 스테인레스 샷시도 잘 사용되지 않스빈다. 딱 전형적인 90년대 중후반 지어진 건물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유리창의 스티커 역시 어릴적 보던 모습과 동일합니다. 오랜 세월을 버티며 떼어내기 힘들 수준으로 삭아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식별이 가능하니 그대로 놔두지 않나 싶습니다.

 

夏 콩국수 冬 칼국수

夏 콩국수 冬 칼국수

 

여름에는 콩국수를, 겨울에는 칼국수를 판매합니다. 4월부터 10월까지 콩국수를 판매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콩국수를 판매하는데 사장님께 물어보니 4월 중순부터 콩국수를 개시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보름정도 남았다는 얘기겠지요.

 

반찬

메뉴가 여름이고 겨울이고 하나뿐이니 그냥 자리에 앉으면 그대로 조리가 시작됩니다.

 

면만 삶아서 콩국물만 부어주면 끝나는 콩국수는 금방금방 나오지만, 이것저것 넣고 끌여야 하는 칼국수는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한참 걸리는 것도 아니고 조금 걸리는 수준인지라 충분히 기대릴 수 있는 수준이지요.

 

반찬은 깍두기와 배추겉절이. 그리고 매운맛을 내는 다대기와 청양고추가 나옵니다. 다대기와 청양고추는 취향에 따라 넣어 먹으면 됩니다. 저는 익은김치보다 겉절이를 좋아하는데 특히 겉절이가 맛있어 한번 더 리필해서 먹었습니다.

 

바지락칼국수와 밥

바지락칼국수와 밥이 나왔습니다. 밥은 따로 달라고 하니 잡곡밥을 조금 덜어서 주시네요.

 

육수에 애호박과 양파 그리고 바지락을 넣고 끓이다가 계란을 하나 풀어넣으면 완성입니다. 그 위에 김가루를 많이 뿌려놓았네요. 양은 보통이고, 국물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걸쭉한 국물이네요. 국수류의 국물도 취향에 따라 맑은 국물과 걸쭉한 국물을 좋아하는 부류가 나뉠텐데 저는 걸쭉한 국물을 좋아하는 부류입니다.

 

먹어보자

김가루를 국물에 잘 섞어 먹어보기로 합시다.

 

따로 먹는 방법이 있는건 아닙니다. 그냥 잘 섞어서 면과 국물을 먹어주면 됩니다.

 

칼국수 면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부 식당들은 바지락칼국수라면서 건어물 바지락을 넣는데 생바지락이네요.

 

바지락 껍데기는 반찬통 옆 스테인레스 그릇에 따로 놓습니다. 다대기와 청양고추를 조금 넣고 겉절이와 함께 곁들여 국물까지 다 비웠습니다. 4월 중순 안으로 가서 먹지 않는다면 10월쯤에나 다시 맛을 볼 수 있는 칼국수입니다. 참고로 콩국수 면은 칼국수면이 아닌 중면이라 식감도 많이 다릅니다. 벚꽃이 지기 전 다시 가서 한번 더 먹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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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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