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현대차가 다 그러했듯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탄생했던 차량입니다. 출시 당시 최신형 모델이던 3세대 델리카를 기반으로, 2004년 단종 시까지 풀체인지 수준의 부분변경을 거쳐가며 판매했었습니다. 최근에도 서울 시내에 살아있는 97년형 뉴 그레이스를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었죠.
생각보다 많이 다뤘던 차량입니다만, 오늘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룰 차량은 차체 색상이 좀 특이합니다.
구형 엑센트(X3) 초기형에 적용되던 '사하라 레드'컬러가 적용된 차량입니다. 지금은 그냥 영업용 봉고차 취급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의 카니발과 같은 레저용 차량 취급이였기에 색상 선택의 폭도 다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시 당시 최신형 소형차였던 엑센트에 적용되었던 컬러가 승합차인 그레이스에 함께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1995 HYUNDAI GRACE
서해대교를 내려가는 길에 멀리 그레이스가 달려오기에 핸드폰을 들었습니다만...
빨간 그레이스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칼치기까지 해가며 내려오네요.
순정 데칼도 깔끔하게 제 색을 유지하고 있었고, 특유의 차량 컬러 역시 바래거나 찍힌 부분 없이 잘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도색을 새로 올리고 데칼도 새로 붙인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대다수의 그레이스가 영업용으로 굴려지며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간에 올수리를 했다 하더라도 상당히 귀중하게 느껴집니다.
1995 HYUNDAI GRACE
차량 내부가 보여야 9인승인지 12인승인지 파악을 하겠습니다만.. 진한 틴팅으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승합차 본연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캠핑카로 개조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곧 30을 바라보는 그레이스는 자신보다 20년 이상 어린 차량들 사이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특유의 완두앙금빵처럼 생긴 휠커버도 잘 굴러가고 있었고요. 마치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느낌을 주네요.
1995 HYUNDAI GRACE
그렇게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경기74 고'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발급된 번호판입니다. 아마 한 자리 수 지역번호판에서 소유주가 변경되었거나 차주의 주소지가 옮겨오며 지금의 번호판으로 변경되었을겁니다. 딱히 흠을 잡을만한 구석이 없는 매우 준수한 상태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달리고 있었습니다.
저감조치를 마쳤을지는 모르겠지만 디젤이라면 5등급 노후경유차. LPG 모델이라면 역시 곧 규제가 시작되는 4등급 차량입니다. 어떤 이유에서 급하게 달려갔을지는 모르겠지만, 규제와 세월 앞에서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지 않고 오랜 세월 도로 위에서 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2013년부터 비스토 동호회 모임에 참여했던 기록을 돌아봅니다. 전국정모라고 다녀왔던 지역들도 다양했습니다. 금산,제천,대전,충주,당진,옥천,문경,군산,태안까지. 매년 다른 지역을 찾아다녔습니다.
이번에는 최근 대구 근교 지역에서 활동하는 회원님들이 늘어 참여율을 높여보고자 대구에서 진행했는데, 저조했던 참여율 대비 절반은 성공했습니다. 하필이면 토요일 오후에 카카오 서버에 불이 나서 다음 카페도, 카카오톡도 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레귤러 멤버라 볼 수 있는 운영진 외 다른 회원들이 오셔서 그래도 절반의 성공은 거뒀습니다.
VISTO TURBO
장거리를 뛰는 비스토 터보입니다.
그간 잠시 제 손 바깥에 있어 얘기가 없었습니다만, 수동 스왑 하려다가 터보용 신품 수동변속기가 그나마 재고로 잡히던 물건 역시 가라재고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동변속기를 오버홀 했습니다. 그래서 변속충격도 없고, 미션오일 유온 역시 75도 이상 올라가지 않네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170,000km 돌파!
주행거리 17만km를 넘겼습니다.
2020년 10월에 16.2만km를 탄 상태에서 처음 봤고, 16.7만km 정도 타고 내려보냈고 16.9만km에 다시 올라왔습니다. 20년 넘은 차량 치곤 매년 1만km 이하로 타서 계기판에 이 수준의 적산거리가 찍혀있을테니 많이 타지 않은 차량이지요.
비슬산을 올라간다
목적지는 비슬산 유스호스텔(호텔 아젤리아)
그간 민박이나 펜션 위주로 방을 잡았습니다만, 이번에는 유스호스텔로 잡고 밥은 식당에 나가서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호텔 아젤리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유스호스텔이 있었던 자리라 아직도 비슬산 유스호스텔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대구 달성군 남단의 현풍읍이 테크노폴리스라는 신도시로 개발되며 올라가는 길 근처는 도심의 느낌이 물씬 풍겨옵니다만, 비슬산 자락에 위치하여 올라가는 길이 꽤나 험악합니다.
호텔 아젤리아
달성군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호텔 아젤리아.
지자체 산하 공단에서 운영하는 호텔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작은 유스호스텔이 있었던 자리에 2017년 새로 건물을 올려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여타 중소규모 관광호텔처럼 웨딩홀도 함께 운영하고 있고, 유스호스텔이라 생각하고 갔더니 시설이 매우 깔끔하고 현대적이라 놀랐습니다.
비스토 레이 아토스 비스토
아토스 옆 주차공간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래도 비스토도 왔고 아토스도 왔습니다.
중간에 두 차량만 처음 봅니다. 레이는 이전까지 노란색 비스토를 타셨던 운영진께서 지난 여름 차량 검사에 통과하지 못해 교체하신 차량이고, 아토스는 대구에 계신 회원님 차량입니다.
호텔 아젤리아 로비
유스호스텔 생각하고 왔더니 시설이 매우 좋습니다.
네 그럼요. 관광호텔인데요.
호텔 로비입니다. 로비층 위로 1,2,3층까지 숙박시설입니다. 결혼식이 열리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만, 예식장은 로비 안내데스크 옆에 자리하고 있더군요. 단순히 예식을 보기 위해 오신 분들이라면 1,2,3층까지 올라갈 일은 없을겁니다.
매점도 있다
매점도 존재합니다.
간단한 컵라면이나 술안주같은 요깃거리를 판매하네요.
2001 VISTO TURBO
잠시 후 오셨던 회원님의 차량. 1인신조 비스토 터보 수동.
2001년 여름 출고 이후 20년 넘는 세월을 보유하고 계신 차량이라고 합니다. 강남구에서 발급된 서울 55 번호판이 세월을 증명합니다. 이거저거 많이 만져놓으셨고, 지금은 보기 어려운 용품들의 모습도 보이지만 차생의 대부분을 지하주차장에서 보내 엄청 깔끔하네요.
카카오가 터져서 연락이 어렵지만 모일 사람들은 얼추 다 모였고, 밥을 먹으러 테크노폴리스로 나갔습니다.
황제무한화로구이
황제무한화로구이라는 대구 근교에 체인점이 존재하는 무한리필 고기집에 왔습니다.
1인당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삼겹 갈비 막창 등 다양한 메뉴가 나옵니다. 밥은 무한리필, 불판은 직접 교체해야 합니다. 대기가 좀 있었지만, 약 2시간을 배터지게 먹고 올라왔네요.
비스토 터보 본넷
겉은 거의 순정이지만, 속은 지금은 보기 어려운 용품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신차 출고 이후 20년을 한 주인과 함께 하고 있는 비스토입니다. 서울로 다시 올라가셔야 한다고 해서 차량 구경을 하고 있네요. 이런 괴물 비스토 터보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럭저럭 보였습니다만, 지금은 꽤나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만큼 세월이 꽤 많이 흘렀다는 이야기겠죠.
서울 55
작별 인사를 나누고 들어갑니다.
영업용이 아닌 녹색 지역번호판이 달린 차를 가지고 싶습니다.
여튼 들어가서도 느지막에 오는 회원을 맞이하고, 총회를 진행했습니다. 총회래봐야 운영진 재배치 말곤 딱히 안건도 없었으니 간단히 마무리 하고 잠을 잤다고 봐야 맞겠죠.
조식
아침에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고 2일차 일정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조식 쿠폰에 인원수대로 도장을 찍어주네요. 그냥 적당히 먹을만 했습니다.
비슬산 너머 현풍
비슬산 너머 현풍 시내의 모습이 보입니다.
11시쯤 나와서 본격적인 대구 근교를 구경하러 다니기로 합니다.
아토스 대신 스파크
2일차 일정은 아토스 대신 1대 주인이나 2대 주인이나 다 아는 익숙한 스파크가 함께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현풍에 왔으니 일명 근혜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도 들려봅니다.
태극기
대부분 고령층인 지지자들.
으리으리한 저택 근처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근처에 상가도 생기고 카페도 생기고 임시주차장과 화장실도 생겼네요. 관광지는 아닌지라 관광지임을 알리는 표시는 없습니다만, 관광지처럼 찾는 사람들이 좀 있으니 다들 알음알음 오나 봅니다.
도동서원 근처 주차장
도동서원 근처 주차장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도동서원으로 이동합니다.
도산서원을 중학생 시절 수학여행으로 가보고 약 15년만에 처음 방문하는 서원입니다. 도산서원급 규모를 생각하고 갔더니 그렇게 크지는 않더군요. 서원 앞 주차장은 복잡하고요.
도동서원
낙동강변의 도동서원. 다른 서원들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조선 초기 비슬산 자락에 세워진 서원으로 병산서원,도산서원,소산서원,옥수서원과 함께 5대 서원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흥선대원군의 문화대혁명급 서원 철폐령에도 살아남아 지금껏 유지되고 있습니다.
환주문
수월루와 환주문을 거쳐 중정당으로 들어갑니다.
수월루는 조선 말기에 와서 세워졌고, 창건 당시부터 존재했던 환주문의 모습입니다. 도동서원의 경우 담장의 구조가 특이하여 담장까지도 보물로 보존되고 있다고 합니다.
중정당
중정당 마루 위에 앉아있으니 낮잠을 자고 싶어지네요.
사당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중정당까지 갈 수 있습니다. 나름 중정당에서 낙동강이 보이는 그런 뷰를 생각했습니다만, 비슬산 자락에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낙동강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달성보로 이동했습니다.
달성보 전망대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전국에 많은 보가 생겼습니다.
보 옆으로 전망대까지 건설하여 지금은 그냥저냥 관광지로 굴러갑니다.
대운하 사업의 좌초로 얼떨결에 밀어붙였던 치수사업이고 지금도 꽤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만, 완공 이후 10년이 지난 뒤 보니 가뭄에 유용하게 사용하기는 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도 잘 써먹었고요. 효과만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만, 아직도 자칭 깨시민들과 자칭 애국보수들이 보를 개방하니 철거하니 유지하니를 가지고 싸우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합시다.
달성보 전경
달성보는 개방되어 있습니다. 개방을 해도 물 색은 녹색입니다.
달성보 이후 송해공원을 거쳐 회원님께서 운영하시는 계명대 앞 떡볶이집에 들렸습니다.
떡볶이 만두 김밥 등등
떡볶이를 점심으로 먹고 해산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7시. 뻗었습니다. 그렇게 2013년부터 빠짐없이 참석했습니다. 햇수로 10년차가 넘어가네요. 다음카카오의 복구작업이 늦어지며 후기 작성도 꽤 늦어졌습니다. 연말 송년모임과 내년 전국정모를 기약합시다.